어떡하면 이해심을 기를 수 있을까요.

2004.05.30
조회679

저는 결혼한 지 두달 된 새댁입니다.

한참 깨가 쏟아져야 할 지금 저희는 자주 싸웁니다.

결혼한 친구들 말에 의하면 원래 초기에는 자주 싸운다고 해서 그 말을 위안삼아 살았는데...

어제 저녁 11시 50분경 신랑한테서 회식을 한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늦을 것 같으니까 먼저 자라고...

신랑은 삼교대 근무를 하고 있거든요.

보통 때는 2시경에 들어오는데 오늘 따라 2시 30분이 넘었는데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신랑에게 네 번 정도 전화를 했건만 받지 않았습니다.

노래방이나 단란주점에 있어서 못 받겠거니 하면서도 다섯번째 전화를 걸었을 때는

전원이 꺼진 상태였습니다.

순간 화가 나서 다 집어던지고는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왔습니다.

집에서 회식자리까지는 15분 거리이기 때문에 가까운 편이었지만

안개낀 새벽길은 너무도 무서웠습니다.

게다가 이곳은 시골이라 논밭밖에 없지요.

간혹 지나가는 차들은 타라는 식으로 크락션을 울리며 멈춰섰고

오토바이를 탄 남자는 자꾸만 내 주위에서 왔다갔다 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신랑이 원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회식하는 가게에 도착해서 신랑 차를 발견하고는 가로등 밑에서 울면서 망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감기까지 걸린 상태에다 심장이 약한 탓에 몸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망을 본 지 어언 2시간...

4시가 넘어서자 회식자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신랑이 직원 2명과 함께 다정히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절 발견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빤히 쳐다보고 있었건만 신랑은 못 봤는지 차를 타고 가버리더군요.

다시 혼자서 집으로 돌아가던 길 어찌나 눈물이 흐르던지.

신랑이 딴 짓을 하며 다니는 건 아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던 것에 화가 났습니다.

집에 거의 도착하자 신랑이 숨을 헐떡이며 제게 달려왔고

울면서 화를 내는 제게 자초지종을 얘기하더군요.

회식1차에서 소주 대여섯잔 마셨고 정신이 없는 탓에 전화를 하지 못했다고.

게다가 밧데리가 닳아졌고 회식2차에 다른 술자리로 간다는 것을 빠져나와

어떤 선배를 따라 pc방에 갔었다고.

자기도 일찍 들어오고 싶었지만 선배말을 거역할 수가 없었다면서 왜 이해를 못하냐고

자기가 잘못 한건 인정할테니 피곤한 사람한테 자꾸 화내지 말고 제발 이해해달라고.

그래요. 이해를 해야 되는데 워낙에 성격이 내성적인지라 자꾸만 눈물이 나왔습니다.

제가 그랬죠.

전화할 정신은 없고 게임할 정신은 있었냐고..

사무실에 있을 때 문자진동 한 번 온 건 느꼈으면서 자꾸 울리는 전화진동은 왜 못느꼈냐고..

신랑은 화를 냅니다. 자기처럼 잘못을 쉽게 인정하는 사람도 없다고.

더이상 자기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냐고. 왜 이해를 못하냐고...

어떡하면 이해할 수 있을까요.

공중전화로라도 전화하지 않았던 신랑에게 화가 나고

그 새벽에 회식한다고 늦게까지 붙잡고 있던 정신상태가 썩어빠진 회사사람들한테 화가 나고

중간에서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 신랑임을 알면서도 이해하지 못하는 제 자신에게 화가 납니다.어떡하면 이해심을 기를 수 있을까요.어떡하면 이해심을 기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