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힘들게 똥쌌습니다

2002113312009.06.28
조회464

이제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스물일곱살의 예비백수입니다 ㅎㅎ
간단하게 제가 있었던 일을 적어보려고 해요

그냥 재미삼아 적는거니 그러려니 하고 읽으셨으면 하네요 ㅎㅎ

 

저는 밤에 뛰는 운동을 합니다 그냥 산동네를 러닝하는거죠
엊그제는 날이 무척 더웠죠... 전 더운걸 무지싫어합니다ㅠㅠ


저녁에 집에서 쉬고있던 저는 너무 더워서
냉장고에 있는 수박을 우걱우걱 처먹었죠
신나게 먹고보니 수박반통을 다먹었고 배가 조낸 불러왔죠

 

잠시후, 해도 지고 운동화를 멋드러지게 신고나온 저는
기분좋게 열심히 뛰기 시작했습니다.

한 30분쯤을 산을 뛰어올라갔을까요....
갑자기 괄약근이 저에게 눈치를 주기시작했습니다ㅠㅠㅠㅠㅠ

다리근육이 똥꼬로 모여드는 느낌이 나더니
배에선 순두부찌개끓는 소리가 나고 살살아파오기 시작하면서
항문에 힘이 잘안들어가는것이 '아 이건 물똥이겠는데' 싶더군요

 

주위를 둘러보았죠.........

아............

네..... 산동네였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죠..........

 

전..... 왜 산동네를 뛰는걸까요.............
그냥...../// 학교나 헬스장 러닝머신을 뛰지
왜 하필산동네를 뛰었을까.......싶더군요....

하지만 후회를 아무리 해봐도
제주위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잠시 서서 눈물을 닦은 저는 괄약근을 부여잡고 다시뛰기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안보이더군요.....
아니..... 아무것도 못본걸수도있죠......

 

10분쯤 뛰었을까요.... 숨이가파오고 좌심방과 우심실에서 통증이 느껴지며
식은땀이 쏟아지더니 배에서 끓던 순두부찌개는 넘쳐나는 소리를 동반하고
대퇴부와 삼두박근이 굳어버리더군요.................


아........

휴지는 당연히 없지만.. 일단 그냥 길에다싸버릴까?
....그냥 이대로 싸버리고 길가에 누워버릴까? 그럼 누가 119를 불러주지않을까?
.........난왜 똥이마렵지? 수박을 왜먹었을까?
....사람은 왜 똥을쌀까?........................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나더군요...

울다가...
다시 걷기시작했습니다...
막 걷기시작할때 그때!! 제 눈에 들어온건 다른아닌 아파트!! 그리고 그앞에있는 아파트상가!!


저는 기뻤습니다......

무게중심을 엉덩이에 둔채 아장아장 상가로 들어갔습니다

1층.. 중국집이더군요
시간이 늦어서 문은 닫혀있었구요...
2층으로 올라갔죠...
아..... 공....사.... 중이었습니다.....
시멘트와 벽돌만 굴러다니고 있었죠........
정말 마음같아선 ... 그냥 시멘트에다 싸버리고 벽돌로 닦고싶었죠......
ㅠㅠㅠㅠㅠㅠㅠ다시 3층.... 아..... 학원.....
4층...... 옥상.....
화장실을 생각하고 눈물흘린지 15분.....
하지만 제눈앞에 있는것은 넓은하늘이더군요..........

 

다시 1층으로 내려와... 걷기시작했습니다......

집까지 가보자.......
참을수있다.... 참을수있다...... 참아야한다.......

오로지 참을인.......
참을 忍 하나만 생각했습니다....

걷다가...섰다가...걷다가..섰다가...
그리고 5분쯤 지났을까요..

 

눈앞에 보인것은 ... 다름아닌 십자가!!

네! 그랬습니다!! 교회였습니다!

아! 하나님의집!교회!처치!구원의손길!믿음의천국!불신지옥! 크하..............

(참고로 저는 불교입니다 ㅡㅡ;;)


저는 기뻤습니다.....
당장이라도 십자가위로 뛰어올라가 세상을향해 엉덩이를 들이대고
"나 똥싼다!!!!!" 라고 외치며 구원의 똥덩어리를 뱉아버리고싶었죠


슬픔의 눈물은 기쁨의 눈물과 뒤섞였고
눈물을 닦은 오른손은 조심스레 교회의 문을 열었죠
건물은 불이꺼져서 캄캄하더군요.......................

하지만 제눈은 고양이의 눈보다도 어둠에 강했습니다


내 등뒤에는 방금내가 들어온문, 1층의 끝쪽에 불이꺼져있는 화장실
화장실까지는 평균보폭으로 27걸음, 왼쪽에 관리실 하나,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계단
그다음 내려가는계단과 거기서 열두걸음뒤 화장실의 문턱, 손잡이는 열려있고 불을켜는 스위치는 문안쪽에 왼쪽.....


저는 이제막 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제 머릿속은 문에서 변기까지 스피디하며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이동경로 및 주변사물의 배치까지.

프리즌브레이크의 석호필이 이런느낌이었을까


0.1초만에 화장실 변기앞까지 도착한 저는 여유있게 불을켜고
바지를 내렸...습니다.....

 

 

저는 기뻤습니다.....


오... 주여... 할렐루야...
그리스도... 여호와... 아멘... 하나님아버지..어머니..관세음보살....


쌌습니다...

수십분 참아왔던 똥덩어리를 포함해 온몸의 독소와 내몸을 돌아다니던 유해물질과 황산화물질까지
다싸버렸습니다


아......

저는 기뻤습니다.....


여유롭게 마무리를 하던 제 눈앞에는 벽에붙어있는 글귀 하나가 보이더군요

"오 주여, 당신으로 하여금 제 인생이 쓸모없는 삶이 되지않도록 하옵소서."

 

아...
난 쓸모없는 인생인가...
똥만싸는 똥벌레인가......
난 왜 여기있을까.. 무엇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고왔을까...
과연 그건 똥일까... 아.. 내가 또하나를 배우는구나....

 

뒷일을 다보고 여유있게 나와서 화장실에 불을끄고 나오니
앞에 관리하시는 아주머니 한분이 계시더군요
말끔한 청년의 모습으로 씨익 한번 웃어드리고 "고맙습니다"를 외쳤죠

힘차게 문을 나왔습니다

세상은 밝더군요
시간은 밤 열두시였지만요;;;;;;;


앞으론 수박을 조금씩만 먹어야겠습니다 ㅋㅋ;;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차가운거 너무많이먹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