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한국음식 세계화 현주소

빅맨2006.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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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한국음식 세계화 현주소

융합의 시대라고도 말하는 21세기에서 정통이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오리지널(Original)과 어덴틱(Authentic)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예전 그대로를 재현한 오리지널과 출처가 분명한 것을 토대로 정통을 이어가는 어덴틱. 사실, 요즘 같은 시대에 오리지널을 그대로 살리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다. 복구하기 어렵다는 말이 아니다. 그것을 다음 세대, 또 다음 세대로 넘기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선호하는 부분이 시간을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덴틱이다. 그것이야말로 신구의 조화, 동서의 화합으로 시너지를 부를 수 있다. 기존의 틀 위에 새로움을 덧씌우며 부대끼지 않는 발전을 꾀하는 것이라고나 할까. 이것이 시대의 요구다.

음식문화 또한 예외는 아니다. 기본을 지키되 새롭고 긍정적일 수 있으려면 ‘상생’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각각의 맛을 잃지 않고도 ‘비빔밥’이란 어우러진 맛을 이끌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음식에도 조화가 필요하다. 내 것을 양보하고 네 것을 들이지만, 우리 음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적극적인 상생. 이것은 국제사회의 급변에 발맞춘 변화이며, 또한 남녀 맞벌이가 주류인 최근 한국사회를 위한 대안점이기도 하다.

2006 한국음식 세계화 현주소요즘은 음식 고유의 맛, 즉 재료 자체가 가진 맛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웰빙 열풍과 더불어 건강식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고 있는 까닭이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소장은 “우리 전통음식도 예전처럼 강한 향신료와 짜고 매운 것은 탈피하고 있다”며 재료 자체가 가진 맛을 살리는 요리가 대세라고 귀띔했다. 조리법보다는 그 재료 특성을 살리도록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할 우리의 맛은 손맛이라 일컬어지기도 하는 감칠맛과 깊은 맛”이라고 윤 소장은 덧붙인다. 이는 가공식품이나 서양의 어떤 요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정서와 문화 속에서만 나타난 맛. 발효문화와 함께 하는 이 맛은 사실 외국인에게는 익숙해지기 어려운 향과 맛이기 쉽다.

그렇다고 주춤할 수는 없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도 바로 발효식품인 까닭이다.
주미대사관 김재수 농무관은 “세계의 입맛을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와 결합해 적절한 퓨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양념의 기본이 되는 간장·된장·고추장의 매운맛과 짠맛을 완화시키는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이용한 서양요리를 개발해 소스시장에 새로운 세계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반상을 점령한 전통 속 현대화
또한 우리의 맛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전통음식 조리법 표준화가 급선무다. 남녀노소 동서양을 불문하고 조리법만 보고도 음식을 해낼 수 있는 체계적 정리도 필요하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강인경 주임은 “실험조리를 통해 한국인의 입맛과 세계인의 입맛에 맞출 수 있는 조리법을 표준화 시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전통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한국음식의 가장 큰 변화는 스타일이다. 그 하나의 예로, 반찬을 코스 요리로 변경하고 있음을 들 수 있다. 비빔밥, 장국밥 같은 요리 하나만으로 식사가 가능한 것을 더욱 다양화해 다채로운 일품요리를 만들고, 다양한 종류의 죽을 전채요리로 만드는 등 시간 전개형 코스 요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주혜준 씨는 “코스화된 우리 음식은 한국전통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하나의 장치”라고 말한다.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은 외국인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준다. 어느 것부터 먹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 헌데, 코스요리를 선보인다면 훨씬 편안하고 익숙한 마음으로 식사에 임할 수 있다는 게다. 방법적 접근이 되는 셈. 또한 주씨는 “그러한 형식의 변화가 맛이나 음식의 특성을 200% 전달해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2006 한국음식 세계화 현주소반면에 푸드스타일리스트 송혜진 씨는 “음식을 입으로만 먹는 시대는 지났다”며 “눈으로도 즐길 수 있어야 진정으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릇은 물론 인테리어·포장·세팅 등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그 방안 중 한 가지로 생활 도자기의 대중화로 일반인도 저렴하고 아름다운 생활 도자기를 접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들을 고안해내는 게 중요하단다. 저렴하고 아름다운 그릇은 실용적일 뿐 아니라, 한국전통음식의 스타일을 지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떡카페 ‘질시루’에서는 모양, 크기, 포장지, 매장 분위기 등을 지금의 시대에 맞게 바꿨다.

질시루 관계자는 “지하에 있는 방앗간과 재래시장의 분위기에서 탈피해 산뜻하며 고즈넉한 쉼터의 분위기를 주었다”면서 “한 입에 쏙 들어가는 작은 떡, 천연재료를 이용해 여러 가지 색으로 아름답게 빚은 떡은 내외국인 모두가 좋아하는 추세”라고. 그야말로 눈과 입을 만족시키면서 영양까지 갖춘, 트렌디한 떡이 된 것이다.

 

현대사회 템포에 맞춘 요리법 개발해야
한국음식은 먹어서 약이 되는 우수한 식품으로 제대로 된 식사만으로도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은 괜한 말이 아닌 게다. 김 농무관은 “제철식품을 이용한 다양한 조리법과 숙성하고 발효시켜 내놓은 우리 음식은 세계가 놀란 영양 백배 음식”이라고 역설한다.
우리 고유의 음식인 김치·된장·간장·고추장 등은 자타가 공인하는 과학적 음식인 게다. 그뿐인가. 채소 위주의 식사로 성인병도 예방할 수 있다. 콜레스테롤을 없애주고, 혈압이 올라가는 것을 막아주니 비만 예방에 좋다. 더불어 영양분의 소화와 흡수를 억제하면서 만복감을 주기 때문에 과식하지 않게 된다고도.

2006 한국음식 세계화 현주소윤 소장은 “우리의 조상들은 인간의 최적 상태를 지키기 위해 여러 음식을 만들어냈다. 우리 음식의 영양은 두 번 말하면 잔소리”라고 이야기했다. 때문에 “무엇보다도 이 멋진 전통음식들을 어떻게 내보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어떻게 부대낌 없이 일상에 스며들도록 도울 것인가가 관건이란 말이다.
송씨는 “현대사회에 맞게 간편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패스트푸드를 선호하는 까닭이 조리 속도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보다 간편한 조리방법으로 한국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반가공식품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는 게 많은 요리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이를테면 ‘격자갈비’에서는 포장법을 개발해 포장된 설렁탕과 갈비를 시판할 계획이고, ‘질시루’에서는 전자레인지용 떡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몰이 중이다. 조금만 생각한다면 우리 음식의 변화는 무궁무진하다.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비빔밥은 서양의 햄버거와 같이 간편하게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좋은 메뉴다. 비빔밥의 재료를 더 다양하게 개발하거나 포장법을 더욱 간편하게 하는 방안의 연구를 통해 간편하게 널리 이용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우승연 객원기자

 

 

 

 

 

 

 

 

출처 : 코리아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