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사랑 나의 어여쁜자 - 열하나

라엘2004.06.03
조회619

번쩍하고 눈이 떠졌다. 5시다. 샤워를 하고는 밤에 곱게 다림질 해둔

 

 하얀 원피스를 입었다. 화장을 잘 하는 편이 아니라... 맨 얼굴로

 

 자주 다니지만... 오늘은 나름대로 열심히 화장도 한다.

 

 (친구들은 신영아! 넌 맨날 기초만 하구 다니니? 라고 말하긴 하지만...)

 

 머리는 그냥 말려서 빗기만 했다. 왜냐구? 그건... 비밀입니다.

 

 (아! 이건 리나에 나오는 제로스 버전으로 읽어주세요!!! ㅋㅋㅋ)

 

 일어났다. 앉았다. 를 벌써 몇 번 반복했는지 조차 알 수 없다.

 

집안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서성이다... 얼핏 비치는 거울속의 내 모습을

 

 보며 웃기도 하고...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으로 다시 한번

 

 정리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 네~~ 박신영 입니다.

 

- 어... 집 앞에 도착했는데.. 기다릴까?

 

- 아뇨!!! 지금 나가요~~~

 

 

벌써 7시라니...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되었는데... 아주 깊게 숨을

 

 들이키며... 밖으로 나갔다.


 

- 좋은 아침!!!

 

- 그래... 너도 좋은 아침... 오늘 신영이 너무 예쁘네...

 

- 고마워~~~ 오빠도 충분히 멋쪄!!!!

 

- 어디로 모실까요? 공주님!

 

- 오늘 하루는 전부 나에게 맡기세요!!! 내 맘대로 해도 되죠?

 

- 그럼~~~

 

- 영화 보러 가요!!!! 고! 고! 고!


 

영화가 상영되는 117분... 그중에 절반이상을 난 준석오빠의

 

얼굴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웃는 모습 찡그리는 모습 오빠가

 

이런 표정도 지을 줄 아는구나.... ‘하하하’ 하고 큰 소리로 웃는 것도

 

잘하는구나... 매일 봤던 모습인데... 오늘은 더 특별해 보인다.

 

환하게 웃는 모습은 누가 훔쳐 볼까봐... 더 맘 졸이게 되고...

 

 아주 잠깐이라도 얼굴이 굳어지면 내가 귀찮게 구는건 아닌지? 고민에 빠졌다....

 

 


- 이제는 어디로 갈까요? 신영님!!!

 

- 호호호... 남자들이 젤루 가기 싫어하는 곳!!! 어딜까요? 맞춰보세요~~~

 

- 글쎄... 쇼핑이니? 다른 선생님들에게 들으니... 여자들 물건 사러

 

 백화점갈 때 절대 같이 가지 말거나... 혹, 가게 되면 엄청난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구 하던데... 신영이가 원한다면이야... 인내심 좀 기르지...

 

 좋은 수련 아니겠니?...

 

- 오빠! 나 눈물이 날려구해~~~^^ 오빠가 그케 까지 날 생각해줄 줄이야...

 

근데 어쩌지... 아닌뎅... 구치만 이 곳도 쇼핑 못지않을 꺼야!!!

 

 미용실루 가 주세요~~~

 

- 어... 미용실두 지겹니?

 

- 오늘은 특별하니까... 짧게 하라구 할께요...


아침에 머리를 만지지 않은 이유다... 오늘 하루 애인과 할 수있는

 

 모든 것을 해보고 싶었다. 미용실에 갔을때 가끔 남자친구와 함께 와서

 

 머리하는 동안 연애질??? (내 눈엔... 사악하게 보였다!!!! 왜냐! 난 혼자

 

 졸고 있었으니까...)하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서... 나도 꼭 이담에 저렇게

 

 해야지 하고 생각했었으니까....


 

- 오랜만이네... 신영씨... ‘누구야? 애인? 너무 잘 생겼는데...’

 

- ‘아직은 아니 예요!’ 헤헤헤 언니~~~ 오늘은 그냥 손질만 해주세요...

 

 옷이랑 잘 어울리는 머리로...

 

- 알았어... 걱정 붙들어 매고 있으라구... 같이 오신 분은...

 

 성함이? 아! 준석씨는 저쪽에 편하게 앉으세요!  커피 드릴까요?

 

- 아뇨!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매일보거나 통화하고... 그런데 뜬금없이 어제 신영이가 데이트를 하자고

 

 해서 놀랐다. 처음에야 그냥 또 밥이나 먹으러 가자는 거겠지 했는데...

 

 아침 7시부터 만나자고 해서 당황했다. 완벽한 데이트를 원하는 건지

 

 옷차림에도 무척이나 신경 쓴 듯하다. 평소에는 케쥬얼을 죽어라

 

 고집하는 아인데... 많이 여성스러운 옷을 입었으니... 화장도 한 것 같고...

 

 무슨 생각인지... 오늘 하루는 자신에게 맡기라더니... 지금 난 미용실에서

 

 신영이의 거울로 보이는 얼굴과 뒷모습을 보고 있다...

 

머리를 하고난 다음에 신영은 글쎄... 그래!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오드리햅번을 닮았다.


 

- 오빠! 끝났어... 지겨웠지?

 

- 아니... 재미있었다. ^^ 가자...


점심을 먹고 동물원에 갔다... 나이가 몇인데... 그런델 가냐고 한다면

 

 당연! 할말 없다... 하지만 해 보고 싶은걸 어떡하냐???

 

 내가 만약 잡지사에 취직이 안 됐으면... 지금쯤 저기 보이는

 

 사육사처럼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릴때의 나의 꿈 이였으니까...

 

 과자도 던져주고... 악수도 하고... 즐겁다...

 

또 작은 발로 뒤뚱뒤뚱 걷는 아이들이 많이 보였다. 너무 신기하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조마조마 하다. 넘어 질까봐!

 

 정신없이 이리저리 뛰어 다녔다.

 

 

- 애기야! 몇 살?

 

- 다젓 쌀...

 

- 이름이 뭐야?

 

- 나... 예비니.......언니는?

 

- 언니! 언니는... 신영이... 박신영...

 

- 시녕!!! 내 이름이 더 이뻐!!! 그치?

 

- 응!!! 많이많이 이뻐... 바이바이~~~

 

- 언니두 안녕~~

 

- 그만 봐라... 애기가 그렇게 좋니?

 

- 응!!! 너무 이쁘잖아~~~ 저 손하고 발 좀 봐!!! 너무 작지?

 

 깨물어 주구 싶어... 아~~~ 나도 얼른 애기 갖고 싶다...

 

 정말 좋은 엄마 할 수 있는데...

 

- 니가 무슨 애기를 가져... 너도 아직 애 잖아!!!

 

- 잉... 아닌데... 나 이제 진짜 어른인데... 나이도 많은데... 진짜야!

 

- 알았다... 것보다 다리 안 아프니? 도대체 몇 시간째 헤메고 다니는 건지 모르겠다.

 

- 그러고 보니 나두 다리 아프다... 배두 고프고...

 

- 그럼 식당으로 갈까?

 

- 응! 조금 조용한 곳으로...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말해야 한다... 오늘은 절대 잊지 못 할꺼다...

 

 너무 행복했으니까!!! 만약 거절당하더라도 난 오늘의

 

추억으로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말해야하는데 네 앞에 서면 아무 말 못하는 내가 미워져 용기를 내야해 후회하지 않게 조금씩 너에게 다가가 날 고백해야해~~~ ..........”

 

 


이 레스토랑 음악 선곡을 누가하는지 모르겠지만... 맘에 든다...

 

 휴~~ 그래! 후회하지 않게 고백을 해야 한다. 이 노래를 들으며... 정말 용기를 낸다.


 

- 오빠!

 

- 어! 왜?

 

- 뭐.. 하나 물어볼께?

 

- 그래... 그런데 아프지 않게 살살 물어라.

 

- 켁켁켁.... 콜록! 콜록!

 

- 왜 그래? 등 두드려줄까?

 

- 아니 괜찮아... 그냥 좀 의외라서... 오빠가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거든...

 

- 시대에 너무 뒤떨어진 유머였나?

 

- 아니... 오빠....

 

- 응! 왜?

 

- 오빠... 여자친구 아니 애인 없지?

 

- 응! 왜?

 

- 그럼... 내가 오빠 좋아하면 안 될까? 내가 오빠 여자친구 하면 안 될까?

 

 (이런... 바보 같은... 그렇게 연습 해 놓고는 결국엔... ‘응’ 이라는 대답이

 

 나에게 불리하게끔 물었다.)

 

- ................. 저기.... 신영아..... 갑자기 왜 그래? 넌 내 동생이잖아....

 

 준영이 동생.... 신영이...

 

- 안돼?... 그런 거야?... 부담 갖지 말구 말해줘....

 

- 신영아... 그냥... 지금처럼 편하게 지내자.... 지금도 충분히 좋잖아....

 

- 왜? 왜? 안되는데....

 

- 그냥... 오빠는 아직 누구 사귈 마음 없어....

 

- 알았어! 나가자 오빠! 여기 좀 갑갑하다.

 

- 그럴래? 그러자... 기다릴래? 차 가지고 올께...

 

- 아니... 오빠야~~ 조금만 걷자... 요 앞에 공원까지만...

 

 

결국 이렇게 되는 건가... 웃으며 보내줘야 하나... 내가 너무 슬퍼하면

 

오빠가 너무 미안해하겠지... 내가 힘든게 좋겠지... 그래 그래야겠다...

 


- 아~~ 시원하다...  그치 오빠?

 

- 어! 그래... 신영아... 지금처럼 전화도 하고... 가끔 밥도 사달라고 하고...

 

 그래라... 연락 뚝 끊지 말구... 알았지?

 

- 오빠! 내가 선물 줄께... 눈 감고 손 내밀어봐~~~

 

- 뭔데...

 

- 얼른 눈감아~~~

 

- ‘쪽!’ 나... 간다!!!


선물!!! 내가 주고 싶은 걸 줬다. 나를 닮은 세상에 하나뿐인 내가 만든 인형!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향수... 그리고 자동차 방향제... 그리고 내 첫 입 맞춤!!!


잔인하다... 내가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하고 또 다시 얼굴을

 

 마주하고 그럴 수 있단 말인가!!! 지금 이 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데...

 

 나의 모든 것을 걸고... 한건데...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어요. 이 세상에서 가장 값진 것은

 

사랑의 아픔이래요. 사랑 때문에 아파한 마음은 우리 마음의 많은 보석 중

 

 가장 빛나는 보석이래요. 삶의 군데군데에 있는 사랑의 아픔과 상처는

 

 우리를 진정한 삶의 길로 안내 한대요. 사랑으로 아파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세계가 따로 있대요. 지식이나 상상이나 정성으로는 알 수 없는,

 

 경험으로서만 알 수 있는 세계가 있대요. 길을 걸을 때 생각하지 않아도

 

 방향을 바꾸어 가듯이 사랑의 아픔은 눈물의 반짝임으로 나를 가치와

 

 성숙과 의미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인도한대요.


 

하지만 전 이모든 것 필요 없어요... 준석오빠가 없으면

 

나의 가치도 필요 없고, 성숙해질 필요도 없고 나의 의미도 찾을 필요가 없어요...

 

 제가 겪은 사랑의 아픔은 결코 보석이 될 수 없을 것이랍니다...

 

 이렇게 아픈 보석을 누가 보겠으며, 또 누가 좋아 하겠어요.


 

전 그렇게 강하지 않아요... 한없이 약하고 약해요...

 

 저에게 준석오빠가 없었다면 난 벌써 오래전에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꺼예요 ...

 

 제가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누가 좀 알려주세요!!! 나에게 또 다시

 

삶을 살아갈 이유를 알려주세요... 이대로 포기해야 하는 걸까요...

 

 그래요... 고백을 하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만약, 거절당하면...

 

깨끗이 포기하자 구요... 그런데 막상 현실이 되고나니 그럴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숨을 쉬는 것조차 힘이 들어요...


잠을 잘래요... 모르잖아요. 혹시나 꿈속에서는 준석 오빠가 나의 사랑을

 

 받아줄지... 만약... 만약... 그런 꿈을 나에게 허락한다면 깨지 않을래요...

 

 제발.. 빌께요... 바라고 또 발라께요. 그 꿈을 저에게 허락 해주세요... 

 

 하루 밤 만이라도... 한번 만이라도... 허락 해주세요... 그럼 잊을께요...

 

 아니 잊어 볼께요... 분명 잘 안 될꺼예요. 하지만 노력할께요.


 

그리고 또 바랍니다. 이 일로 준석오빠가 나를 싫어 하지만 않게 해주세요...

 

 힘들어하지 않게 해주세요.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은 제가 아픈 것 보다

 

 더 힘듭니다... 아파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또 시간이 흘러 옛날에 이랬지... 하고 웃을 수 있게... 나에게 흐르는

 

 시간을 빨리 지나가게 해주세요... 인간의 축복이자 저주인 망각을

 

 저에게 빨리 주세요... 이렇게 큰 아픔을 주셨으니... 그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나요? 그래야 합니다. 피할 길을 저에게 주세요... 신은 인간에게

 

 감당치 못할 만큼의 시련은 안준다면서요... 이미 나에게는 감당치 못할

 

 만큼의 시련을 주셨으니... 빨리 잊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오늘은 하루종일 일도 안하구... 글만 쓰고 있네요.... 이제부터는 일을 해야 해요... 안그면... 저 짤립니다.ㅋㅋㅋ 울 사장님이 주신 한문 가득한 워드를 작성해야 한답니다... 에휴~~~ 

 

ㅎㅎㅎ님, 빨간망또차차님, 바다 님, 김현희님, 이이티센님, 들꽃님, 밥풀님,銀景님, 에~~또 희동이마을님, 좋은아이님, 성미이님,고구마님 모두 감사인사!!!!  글구 부탁하나!!! 오셨으면 흔적 남기구 가세요...구래야 제가 힘이나져!!!! 협박수준인가요???? 어쩔수 없어요... 점점 자신없어지는 라엘이거덩여....

오늘 무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궁...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