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세계화 ‘매운 맛 등급화’ 부터

롸맨티스트200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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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매운 맛!

세계화를 위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겠지만,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수준의 매운 맛으로는 세계인의 입맛에 어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아래 기고된 글은 이를 잘 설명해 준다.

 

[경향신문 2005-07-24 18:45]    

전성군/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한류 열풍을 타고 최근 농촌에서도 문화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음식은 독특한 하나의 문화상품이다. 이를 잘 발전시키면 그것이 곧 한식(韓食)의 세계화다. 한식의 세계화는 산업적 의미와 문화적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다. 한류 열풍을 잘 이용하면 한식의 세계화는 의외로 쉽게 이뤄질 수 있다. 한식의 세계화가 이뤄진다면 농촌 경제에 ‘단비’ 역할을 함은 물론 식(食)문화 위상을 높이는 바탕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식의 세계화는 어떤 분야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렇다면 한식의 세계화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우선 한식이 가진 맛과 향의 특성을 관광객의 기호에 맞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들은 대부분 매운맛을 가진 한국 음식에 익숙해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촌을 여행할 때 음식점을 이용하다보면 90% 이상의 음식점이 매운맛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요즘엔 매월 정기적으로 전국의 매운맛을 찾아 기행하는 ‘핫톡 매운맛’ 체험단까지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한국의 상징으로 고추장을 내세운다. ‘한국’ 하면 ‘고추장’, ‘고추장’ 하면 ‘한국’이라는 것이다. 이럴 때, 외국관광객들은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그들의 눈에는 가뜩이나 매운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걸로 비쳐진다. 물론 외국인도 전 세계를 여행하는 것이 생활화되어서 입맛도 그만큼 국제화되었다고 하지만, 매운 고추를 먹는 사람은 세계적으로 네 사람 중 한사람에 불과하다. 따라서 지나친 매운맛은 관광객의 발길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다.

 

그러므로 한식의 세계화, 나아가 외국인들에게 내세울 문화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선 ‘매운맛의 등급제’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 식당의 경우 음식의 매운맛에 대한 등급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이같은 매운맛 등급제는 그 기준을 관련 대학과 농협 등 전문기관에서 설정하고 그것을 전국의 식당에 보급하는 것이 현실화의 첫걸음이다. 이를 위해선 식당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고 고추장을 만드는 제조 공장의 협력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예컨대 고추의 경우 매운맛을 결정하는 것은 캡사이신 성분의 함량 정도(심미도)이다. 따라서 고추의 경우 ‘매운맛’과 ‘보통 매운맛’으로 맛의 등급을 정해야 한다. 특히 매운맛 정도에 따라 품종을 구분, 육종할 수 있어야 보급을 확대할 수 있다. 그래서 식당을 찾은 관광객이 고추장 하나를 주문하더라도 매운 고추장과 덜 매운 고추장을 내놓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매운맛과 관련된 각종 포장재에도 매운맛의 등급이 표시되어야 한다.

 

앞으로 농촌관광시장에서 ‘맞춤 맛’ 음식문화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한류 열풍을 농촌관광으로 연결시키고 나아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매운맛의 세계 표준을 먼저 선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