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가 보고싶다.

얼렁뚱당2004.06.05
조회460

저 백수입니다.

별로 바쁘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지요.

그래서 사는 얘기라고 해봐야

밥먹고 자고 그런 것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생각나는 이야기들을 적어볼랍니다.


오늘 사진을 정리하다가(뭐라도 할 일을 찾아야 하기에)

군대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그 친구가 생각나더군요.

여자분들 군대얘기 싫어한다고 하던데...

그 친구를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었던 그때 그일이 생각납니다.

전방에 있을 때였습니다. GOP라고도 하지요.

하여간 그곳에서 밤새 근무를 서고 아침점호를 할때입니다.

보통 피곤하기 때문에 소대장님의 배려(?)하에 종종 건너뛰던 점호를

날도 추운데... 하여간 하게 되었습니다. 2000년 겨울,

그 해에 눈 절라 많이 왔습니다. 눈 안올 때는 절라 춥고요.

하여간 점호때는 알통구보를 하게 됩니다.

알통구보 이거 죽음이지요. 절라 추운데 웃통 벗고 뛸라치면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특히 말초신경 있는 몸의 끝부분. 떨어져 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보를 마치고 소대장님이 손으로 몸을 비벼 몸을 녹이라고 하더군요.

다덜 열심히 비벼대더군요.

그리고는 식사를 하러 가려는데

아까 그 친구가 애처러운 목소리로 상당히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소대장님을 부르더군요.

‘소대장님~~~’

‘왜’

‘소대장님,  젖이....’

‘젖이 뭐?’

‘젖이 깨졌습니다.’

‘젖이 깨지다니 뭔 소리야?’

소대장님이 그 친구에게로 다가갔습니다.

주위에 있던 놈들 다덜 뭔소리인가 하고 그 친구를 쳐다봅니다.

그리곤 그 친구에게 모여들었습니다.

그 순간 주위사람들 아무말이 없었습니다.

젖꼭지가 반으로 안쪽부터 쪼개져서 끝부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입니다.

추운 날씨에 젖꼭지가 얼어있다가(남자도 작지만 있기 있지요.) 갑자기 손으로 문질러대니

그만 말그대로 깨져버렸던 것입니다.

다덜 할말을 잃고 황당한 표정으로 있는데

소대장님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합니다.

‘아프냐?’

‘안 아픕니다.’

아직 얼어 있어서 아프지는 않은가 봅니다.

‘그래!’

소대장님 이렇게 말하고는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떼어버리자니 있어야 할 게 없으면 좀 그렇고

떨어져 버린 것을 의사도 아닌데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상당히 난감한 표정이더군요.

그 친구도 상당히 불쌍한 표정을 하고 있구요.

그러더니 소대장님 한마디 합니다.

‘괜찮아. 야! 누가 반창고 좀 가져와라.’

누군가 막사안으로 뛰어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반창고를 가지고 오지 않더군요.

‘야! 반창고 빨리 안가져오냐?

소대장님이 재촉합니다. 그때 막사안에서

‘소대장님, 반창고 떨어졌습니다.’

그 말에 그 친구 더 불쌍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래, 그럼 스카치 테이프라도 가져와라.’

소대장님 정말이지 태연스럽게 대답합니다.

스카치테이프를 받아든 소대장님 조심스럽게 십자모양으로 젖꼭지를 붙였습니다.

그러고는 그친구에게

‘괜찮을 테니 건드리지 말고 그냥 나둬라. 녹으면 붙을꺼야. 밥이나 먹자.’

그러더니 휙 돌아 식당으로 갑니다.

다덜 식사를 마치고 취침을 하고는 오후가 되었을 때

소대장님 그 친구에게 다가갑니다.

그리고는 젖꼭지를 확인합니다.

그런데 젖꼭지가 감쪽같이 붙어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 친구 표정 밝아지데요.

‘거봐 괜찮을 거라고 했지.’

주위에 있던 넘들 다들 신기한 듯 쳐다봅니다.

그 때 소대장님 그말 하고는 뒤돌아가는데 조용히 혼잣말로 한마디합니다.

‘거참 신기하네.’


길기만 하고 재미없으셨지요.

워낙 글재주가 없어서...

아뭏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친구 어디에서 무얼 하는 지 한번 보고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