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마자 혼내시는 택시기사.

뽕이...2009.07.04
조회725

톡쓰는건 자주 없는 일인데

오늘 진짜  황당한 일을 겪었네요..

 

4년동안 타고 다니던 제 애마를

동생에게 물려 준 지 고작 몇 일 .

외출 할 일이 생겼어요.

 

사실 워낙 게으른 성격이라...

제가 봐도 한심하지만 천성인가봐요..

그 어떤 자극도 도움이 안되는-_-;;

게다가 버스를 타려하니 만원 짜리 뿐..

집 주위에 슈퍼도 없어서 잔 돈 바꾸지도 못해서

그냥 택시를 잡아 탔습니다.

딱 기본요금 거리라서 돈 아깝지만

그래도 편하니까 ㅋㅋㅋㅋ-ㅁ-;;

 

제가 사는곳에 지하철 역이 들어선 지 얼마 안되서

무슨 역인지 헷갈리는거에요;; 여긴 경남! ㅋ

타자마자 저는 "XX 지하철 역 부탁 드릴께요~"

했더니

아저씨께서..

"XX가 아니고 CC역이겠지 .뭐도 모르면서 택시를 탑니까"

( 콧방귀 끼시며.... 어이없다는 듯이 ㅜㅜ)

 

헐!!!!!!!!!!!!!!

 

"죄송해요. 제가 거길 첨 가봐서요. "

 

"첨가봐도 아니고 이 아가씨야, QQ.EE,RR역이 있고 ~

기본은 알아야지,,난 전국 지리를 다아는데

거 아가씨 . 우리나라 국립공원이 몇 갠지 아나?"

(갑자기 반말 ㅜㅜ)

 

저 사실 성격이 좀 이상해서 모르는 사람이 말거는 거 엄청 싫어하거든요.

계속 백미러로 저 쳐다보시면서 말씀하시는거에요. 정말 싫은데 ㅜㅜ

그래도 어른이니까 대답은 해야지 생각했어요.

 

"20개 정도 안되나요..더있나.."

 

"20갠데 뭐뭐 있는지 아나?"

 

"아뇨.. 전부 다는 잘 몰라요 ."

 

"그걸 몰라서 되나. 하여튼 요즘젊은것들은 기본도 모르고 으이고...

기본적인건 알아야지. (여러개 말씀하시고 설악산얘기도 막 하시는데 귀에 안들어옴 ㅜㅜ)

난 공부를 많이 해서 다 안다. 미국 일본 국립공원도 몇 갠지 다 안다

다 알아야지 당연히~우리 택시 기사들이 세상에서 젤 똑똑하다니까"

 

대답 안했어요 ㅋㅋ;

아 진짜  문열고 내리고 싶더군요..

진짜 가까운 거린데  진짜 멀게 느껴지더군요 ㅜㅜ

 

또 말씀 이어가시는 아저씨

 

"내가 이 일을 23살 때 부터 시작했다. 지금 50됐는데 내가 이나이먹고도 일을 한다. 자식새끼들 뒷바라지 해줘야되니까. 우리 아들이 둘 있는데 25살 27살이야.아직 학교 다닌다고 이런다이가.내가 잠을 3시간 밖에 안잔다"

 

아 이 말은 왠지 뭉클했어요.

열심히 사시는 구나..

대단하시네.. 생각하는 데  또 말씀 계속 이어지십니다.

 

"요즘 것들은 30살 넘어도 부모가 뒷바라지 해줘야되니 이게 말이 되나

등록금이 이쪽에는 얼마고? 우리아들은 JA대인데 450이더라.

부모가 다 해먹여야 되고 우리때는  대학 안가도 노가다를 하든가 뭘하든가

돈벌어서 썼는데 요새 것들은 아무거나 안할라케요~ 결혼도 늦게하고

이게 뭐고 대체 , 우리는 23~25살만되도 그냥 결혼해서 어떻게든 살았는데

요새는 그저 ~~(한숨..그리고 긴 포즈....이제 끝인가??   아냐 ㅜㅜ)

남들하는건 다해야되고~  ,,,그 노무혀이 봐라. 젊은것들 뭐안다고

죽은 데 까지 따라가노? 공부나 더 할 것이지"

 

맞는 말도 있고..아닌거 같기도 한 말씀도 있지만...

저에게 자꾸 훈계하시는 아저씨..

아저씨 말투가 진짜 무서웠어요. 한 대 때릴 기세;;

경상도 사투리가 또 워낙 거칠어야죠..ㅜㅜ

 

아 드뎌 다 왔습니다.

택시기사분들 만원짜리 안 좋아하신단 말이 갑자기 떠올라서

"아저씨 죄송해요 만원짜리에요"

 

"아가씨도 참 철없네~ "

 

헐;;;;;;;;;;;;;;;;;ㅜㅜ

 

잔 돈 받는 것도...눈치가 보여서...킁..

 

제가 많이 잘못 한건가요..

제가 쓴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하셨는데

기억나는게 저 내용 뿐이네요.

 

우리나라 국립공원 20개 다 알지 못한 것

무릎 꿇고 사죄라도 드리고 싶어지더라구요..-_-;;

 

 

다음에 또 택시탔을 때 다짜고짜 혼나는건 아닐까요..

무서워서 못 타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