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게 군인이라서 그런거면 차라리 좋겠어

이제일병꼼신2009.07.07
조회633

                                                        +군대가면 사람된다는 -

                                                          군대가 성격 버려놓는다는 -

                                                          무수히 많은 말들이 있지만

                                                           난 생각한다.

                                                           군대는 사람을 만들어놓지도

                                                           성격을 망쳐놓지도 않는다고

                                                           단지 잠재된 본성이 드러나는 것 뿐이라고


전화하면
너의 첫마디는 항상 "어디니" 였지.

내가 집이라고 대답하면
넌 안심하고 그때부터 니 얘길 시작하지

 

밥은 먹었냐고
어디 아픈덴 없냐고
오늘은 뭐했냐고
나에 대해 한마디 묻지 않아도
난 참았어.

 

군대안에서 얼마나 힘들까
얼마나 스트레스 받을까 
이런 얘길 나 아니면 누구한테 할까 하는 생각에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니 얘길 들었어

 

아침에 물었던 얘기, 저녁에 또 물어봐도
어제 한 얘기 오늘 똑같이 또 말해도
니가 너무 바빠서,정신없어서,
그런걸꺼라며 말도안되는 온갖 이유들을
붙여가며 널 포장하고 이해하려 노력했어

 

글쓰는 거 싫어하는데도
너 생각하면서 편지썼고,

공부할 책 보내달라길래
가지도 않던 서점가서 책골랐고,

목욕용품도 보내달라길래
어떤게 좋을지 한참을 고민했어


근데 돌아오는 말은

편지 몇장밖에 안썼드라?
(소포)상자안에 진짜 소포밖에 없던데?
.
.
.
정말  미안함 마음으로 물었어
"그럼 뭐가 들어 있어야되는데?"
"음.... 니 소포에는 사랑이 없어 사랑이ㅋㅋㅋ

 선임들이 소포왔다고 다 몰려왔는데 상자안에 보더니

'OO야 너도 좀 아쉽지?' 이러길래 난 가만히 있었어ㅎㅎ"


난 이 말을 듣고도 ㅄ같이 더 미안하기만 하더라

누구한테 편지를 쓴 적도
선물을 해본 적도 
소포를 보내본 적도 없어서
정말 그 상자안에 뭘 더 넣어야하는건지 몰랐고

그렇게 살아온 내가 죽도록 미울만큼 더 잘해주지 못한게 후회스러웠어

 

우리같이찍은사진으로
싸이꾸며놓으니까
싸이에 돈쳐발랐냐고,

 

1분이라도 더 같이 있고싶어서
면회갈때렌트하니까
돈지랄하고있다고, 말했었지

난 이때도

말은 막해도 마음은 깊은 사람이라며 널 감싸줬어

 

기말고사끝난날
내 생일이기도 했고
너의 외박날이기도 했지

여자친구생일인데 같이보내야지
무슨소리냐고 무조건
외박나온다고 큰소리 뻥뻥치길래

시험이고뭐고 답안지만 대충 작성하고
바로 차타고 부대쪽으로 갔어

시험잘봤냐고
생일축하한다고
말 한마디 안해줘도


하루종일
선임, 선임여자친구랑 밥먹고 노래방가고
나한테 신경안써줘도

웃으며 넘겼어

나 씻는동안
내 생일케익에 촛불키고 기다리다 잠들었지
촛농 다 떨어진 케익과 잠든 널 보면서
난 오히려 니가 안쓰럽고 가여웠어

 

이번 2박3일동안 일본갔을때
한국도착하면 밤이라고 10시쯤 통화하자고 약속하고갔는데
핸드폰 키니까 너한테 온 전화는 딱 한통화
그것도 오전 ...

그리고 집에 와서

그동안 니 싸이에  새글떴나하고 확인하니까
왠 여자가 과자를 보내주겠다고 일촌평을 남겼더라.

그 여자 이름알면서
나 없는 동안 어떤 여자한테 전화했냐고 장난으로 물었지.

여자이름만 5명 말하더라..

 

여행가서 못받을게 뻔해서 나한텐 아예 안건거라고

당당히 말하는 너에게 난 아무말도 못하겠더라.

 

그래 이번에도
그럴 수 있겠다 이해했고
내가 너무 구속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에 쿨한척 넘겼어

 

이렇게 작게 쌓이고 쌓인게
눈덩어리처럼 커져버려서
니 앞에서 맘껏 웃을수도, 얘기할수도 , 선물할 수도없는데

 

난 서러운일 있어도 힘들어도
너 걱정할까봐  얘기안하고 혼자 낑낑대는데


이런 날 보고 넌..
"니가 요즘 너무 힘들어하니까 나도 힘들다..

근데 더 힘든건 그 이유가 나 때문이니까,

내가 니 곁에 있을 이유가 없는 것 같애

넌 나 없으면 다시 잘 웃고 행복해질 수 있잖아 그치?"

그래서 물었지

헤어지자는거냐고 헤어지자고 말하는거냐고

그냥 솔직히 말하라고

넌 모르겠다고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것도 모르겠다며

내 탓으로 돌렸지

"넌 내 말투, 내 행동 다 마음에 안들었으면서

그동안 내 앞에서 어떻게 웃었냐"고

"나랑 어떻게 사겼냐"고

오히려 날 비난했지

 


그래
난 여태까지  모든걸 니가 "군인이기 때문에"  이해하려고했고
가슴아프고 힘들어도 좋아하니까 참아냈던 거였어.

근데 뭐라고?

 

진짜 서럽고 눈물나는데

니옆에서 힘든 나보다

나없이 잘지내는 널 볼 자신이 없어서

입에서 맴도는 그 말...

난 죽어도 먼저 못하겠다.

 

 

+사랑한다. 힘들다.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는게 더 힘들다.

  헤어지자는 건 아니다. 이젠 진짜 아무것도 모르겠다

 

 

  그래 뭐 어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