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아이를 위해 200달러를 내 주셨던 한 미국인 아저씨.

롤리팝2009.07.10
조회660

 

 

 

안녕하세요, 판 매일 보다가 이렇게 글로 쓰는건 처음인데^^;;

(이런 말이 나오는 군요... 판 보다가 글에 꼭 이런말 있어서 참 생소하다 싶었는데.)

 

 

저는 미국에서 겪은 감동적인(?) 실화를 한번 말해보려구 해요.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심장이 콩닥콩닥 대네요.

 

 

때는 6월 7일, 장소는 미국 워싱턴 달라스 국제공항 이었습니다.

저는 미국 고등학교 유학생이구요.

열심히 공부하고, 비행기 값 아끼느라 못 갔던 한국을 1년 반만에 들어가는 거였습니다.

 

두근두근 거리죠~ 새벽 5시 부터 짐 부치구, 이른 아침이라 인적 뜸한 공항이었어요.

이제 호스트와도 빠이빠이 하고, 여권 검사 마치고, 이제 그 몸수색과 기내 가방 검사까지 다 마쳤죠. X-Ray로.

뭐 출국이라 그런지-_- 아님 아직...신종 플루에 대한 개념이 없는건지? 검역은 물론이고 단 하나의 건강적인 질문도 묻지 않더군요...;;;


아- 이제 끝이구나.

이제 조금만 있으면 한국으로 가는구나.

아틀란타까지 2시간 30분 가량 + 다시 한국까지 14시간 가량 비행이 남아있었지만

나름 정말 설레했죠.

서서히 밝아오는 아침을 바라보며, 또 제가 탈 비행기를 바라보며 약 2시간 가량 탑승구 앞에서 대기를 했습니다.

 

 

드디어 탑승 시작*^^*

긴 줄이 싫어 조금 기다렸다가 이제 표를 막 보여주고 들어가려는데..

사건은 여기서 터지죠

 

(저는 비행기 여행을 참 싫어합니다-_-

고소공포증도 엄청 심한데다가 아주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살려달라고 기도하기 바쁩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친척들끼리 제주도로 여행가는데ㅋㅋㅋㅋ.....저 공항까지 가가지고 비행기 못타겠다고 무섭다고 그러고 그냥 저만 안간..기억이 있음)

 

제가 미국에서 바이올린을 샀거든요.

그래서 악기들고 비행기 타는건 처음이라..

나름 알아본다고 수하물 규정사항을 알아보긴 했는데

원래 보통은 노트북 가방이나 작은 가방 + 작은 커리어 이 두개가 가능하잖아요

알아본 바로는... 바이올린 정도 까지의 크기의 악기는 들고 타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첼로는 ... 좌석을 하나 더 구매해야 한다고 하고

 

그래서 별 생각 없이

숄더백 하나 + 커리어 하나+ 바이올린 하나를 들고 잇었거든요.

표검사를 딱 하고 들어가려고 하니 갑자기 그 표검사 하시는 분이..

 

" 어...저기 짐이 3개네요? 잠시 저쪽으로 가서 기다리겠어요? "

 

이러는 거에요-_-

헐...이게 아닌데?

바이올린...안되나? 아까 출국 심사하고 짐검사 하는데서도 암말 없었는데...

 

당황해서 어쩄든 친구 먼저 비행기 안으로 보내고ㅠㅠ

작은 비행기라 탑승은 금방 끝났어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어보니까

카운터 가서 물어보래요. 왜 탑승 바로 게이트 옆에 각 항공사 카운터요.

 

거기로 갔죠. 깐깐하게 생긴 40대 초반 아저씨 한분과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줌마 한명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 상황을 설명했죠. 아저씨가 무표정으로 하는 말이

 

" 초과 갯수니까 200달러를 내고 부치던지 아님 가방 두개를 하나로 합치던지 "

이러는 거에요. 바이올린도 기내반입 가능 '2개' 가방 하나로 친다는 거에요.

 

" 200...200달러요???? "

 

전 그 때 수중에 20달러 밖에 없었습니다. 아틀란타에서 아침 사먹을 돈....

그냥 무조건 빌었죠ㅠㅠ 200달러면...지금 환율로 약 25만원 될까요?

 

" 저 이런거 첨이고 몰랐는데.. 좀 봐주시면 안되요? "

" 어쩌겠어, 그냥 가방 두개를 하나로 합쳐보든지. "

 

하... 가방을 합치라구요

베낭과 커리어에는 짐이 아주 -_- 완벽하게 채워져 있었습니다

커리어에 그 베낭의 물품 하나라도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겁니다..

 

" 그럼, 제가 여기서 외상으로 하고 한국가서 돈을 입금 한다던가..그런건 안되나요? "

" 안되는데. "

그래서 진짜 너무 당황해서...가만히 서있으니까..

 

" 너 그러다 비행기 놓친다. "

 

이러는 거에요!!!!!!!!! 아 !!!!!!!!!!! 누가 모르냐고!!!!!!!!!!!ㅠㅠ

 

그때 부터 눈물이 나데요ㅠㅠㅠ 주변엔 아무도 없고....

그래서 쪼그려 앉아서 막 바이올린 가방에도 물건 쑤셔놓고

진짜 말도 안되는 노력을 하고 있었죠.. 제가 할 수 있는건 그것 밖에 없었으니까

머릿속이 깜깜했어요.. 나름 들고타는 거라고 중요한 짐들이라

하나를 버릴 수도 없고...

이거 비행기 놓치면 아틀란타 가서 한국 가는 비행기도 놓칠텐데..

진짜 멍하더라구요.

 

 

여담으로..도대체 비행기 여행때는 순조롭게 된적이 없던 저는..

- 한번은 새가 엔진에 들어가서 12시간 연착

- 미국 입국 때 시카고 공항에서 폭설로 22시간 대기

등등....;;

 

 

최악의 상황이라...도대체 뭘 바랄 수도 없는..

정말 아무것도 생각 할 수 없었어요.

 

눈물 뚝뚝 흘리면서 커리어에 베낭을 쑤셔놓고..

얼마나 추했을까요-_-;;; 아침 일찍 일어나 퀭한 어느 동양인 아이가

바닥에 울면서 가방을 쑤시고 있는...

그 직원 들은 날 본체 만체고!!!!

참... 지금이야 웃으며 추억하지만 그땐 세상이 끝난 줄 알았어요.

 

 

그때 말입니다..

 

 

 

" 제가 이 아이를 위해 돈을 내겠습니다. 얼마라구요? "

" i'll pay for her. how much is it? "

 

....

전 무슨 소린가 싶어, 잘 못들었나 싶어.....

고개를 홱 돌렸죠.

어떤 40대 후반~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미국인 아저씨가 카운터에서 이야기 하고 있더라구요.

 

저는 ....

이 상황을 정리하는데 대략 10초가량이 걸렸고..

 

그 항공사 아저씨는 여전히 무표정으로-_-^ (감동도 없나봐요) 결제할 준비를 하고있고

 

200달러는..결코 큰 돈이 아님을 알기에

사양...-_-은 하지 않고;;

 

" 감사합니다..너무 감사합니다... 이름이랑 주소 알려주세요..제가 한국가서 꼭 갚아 드릴게요.."

 

울면서.... 또 갑자기 찾아온 감동에 더욱 북받쳐서 이야기 했죠.

당연하잖아요. 갚아야죠.

 

그런데.. 그 천사 아저씨 분은 미소를 지으면서

 

" 괜찮다 얘야, 어서 타거라. "

" it's okay, honey. just pack your stuff and hurry- "

 

라고 말했죠.

ㅠㅠㅠㅠㅠㅠㅠㅠ 전 진짜.....그때 부터 거의 통곡 수준으로

(엉엉 울지는 않았지만 솟구치는 눈물...)

 

땡큐...땡큐...를 연발했고....

카드로 결제를 하신 그 아저씨는...

 

안전한 여행 하라며 저의 어깨를 두드려 주셨고

저는 항공사 직원에 이끌려...도대체 여기가 어딘지도 모를 지경이었는데

비행기 게이트가 닫히기 바로 직전 비행기로 입성 할 수 있었습니다..

 

아저씨가 내주신 200달러로 저의 짐 하나는 부쳐졌구요.

저는 바이올린과 베낭하나를 지고 탔죠.

 

울면서 복도를 걸어가니 사람들 다 쳐다보고..

친구도 무슨 일이냐고=0=;;;( 얼마나 놀랐겠어요)

또 앉자마자 눈물이 쏟아져서 또 울다가..

 

 

진짜..오히려 시카고에서 기다린 22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느껴졌던

어떻게 보면 제 인생 최고의 위기였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정말 말도 안되게, 드라마 같이-

생전 알지도 못하는 어느 한 외국 여자아이에게 200달러를 선뜻 내어주신

정말 아무 상관도 없는... 스쳐 지나갈 인연이었을 텐데..

날 무시했던..(친절하게라도 말하면 몰라ㅠㅠ) 항공사 직원처럼

그냥 모른척, 남의 일인척 지나 갈 수도 있으셨을텐데

그래놓고도 이름조차 안 가르쳐 주신..

그분..

 

' 뭐, 그 사람 돈이 남아 돌겠지'

이런 생각? 절대 안해요.

돈이 남아 도는 사람도....그런 일을 선뜻 할까요?

원래 가진게 많을 수록 더 주기 힘든 법이니까요..

 

 

이런 생각을 했어요.

제가 나중에 꼭 커서 성공해서, 미국 전역에 광고를 내서라도 그 분 찾겠다고

그래서 꼭 200달러에...그 아무런 보상 바라지 않는 사랑까지 갚아 드리겠다고.

저에게 소중한 목표가 생겨버렸네요.

 

미국 살면서, 사람들의 관계에 있어서 상처 받은 적도 있고.. 또 행복했던 적도 있지만

미국 사람들은 정이 없다.. 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 한분이 저의 생각을 바꾸어 놓았어요.

미국 사람이 이렇고 저렇고가 아니라... 아직 세상엔 사랑이 있다구.

아직은 살만하다고.

내가 이 세상 따뜻하게 지켜가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겠다고.

 

 

 

 

저 진짜 복 받은 사람인가 봐요..

이런 일들.. 꼭 보답해 드릴려구요.

알게 모르게 받은 많은 도움들... 꼭 세상에 보답할거에요.

 

 

스크롤 바 내리신 분 꽤 많으실거라고 생각하지만^^;

읽어주신 몇몇 분들 감사합니다.

그냥, 작은 미소 번지는 글 하나 올리고 싶었어요.

 

 

행복하세요, 모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