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오는 남자 ! 치료 해 주는 여자 /5편

나다2004.06.09
조회1,541

"진옥아"

 

체육시간  나는 우진를 좋아한다는 그 선배에 대해서 너무나 궁금한 나머지 자존심도 버리고 진옥에게 물어볼 작정이었다.

 

"와 그라노, 내한테 할 말 있나"

 

그러나 진옥의 얼굴을 보니 용기가 나지 않았다. 혹시 비웃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고, 내 이미지에 손상이 갈까봐 그것도 걱정이 되었다. 심호흡을 한번하고 난  진옥에게 다가갔다.

 

"저기 있잖아, 우진이 좋아한다는 선배는 누구야"

 

 

최대한 나는 무심하게 관심없는듯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그냥 그렇게 던졌다. 진옥이 눈치채지 못하길 바라면서....

 

"그 말이 그렇게 어럽나,  니도 궁금하제, 하긴 우진이 안 좋아하는  여자는 솔직히 없을기다. 다만 그 선배가 무서워서 말도 못하는거다"

 

진옥이 고래를 돌려 누굴 쳐다보고 있었다. 나도 그 시선를 따라 그 곳을 쳐다보았다.  진옥이 머무는 곳에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지금은 1학년 수업이다.  운동장에는 지금 1학년 남자들이 축구 시합을 하고 있고 여자들은 응원을 하고 있었다. 멀리서 보기에도 그 여자가 좀 예쁘게 보였다. 물론 난 객관적으로 아주 세밀하게 관찰을 하고 있었다. 검은 단말머리에 도도하게 앉은 자세.  탄력있는 몸매. 그래도 나보다  안 예쁜다. (흥)

 

"거기 축구하는 남자들 보고 있는 저 언니야가 그 선배다. 이름은 이은주. 이 학교에서 알아주는 퀸카인데... 물론 공부도 잘한다. 선생님들이 데깔리 좋아한다. 집안도 좋고 시장딸이니 오죽하겠나. 그런데 흠이라면 성격이 아주 지랄같고, 어찌나 성깔이 더러운지 말로 다 표현 못한다.  거만함이 하늘을 찌르고 바늘로 찌려도 피 한방울 안나올끼다. 그런데 우진이 앞에서는 꼬리 내린 고양이 아이가, 180도 다른 사람 된다아이가"

"그럼 우진이는.... 우진이도 저 언니 좋아해"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모르는게 세상에서 딱 하나 있는데.. 그게 우진이 속아이가"

 

진옥은 너무나 심각하게 말하고 있었다. 표정도 아주 진지했다. 정말 진옥은  이 학교에서 모르는 일이 없다. 그런 진옥에게 우진은 미스테리 풀 수없는 숙제인 것이다.

 

"니 우진이 좋아하나"

 

뜬 구름 없는 진옥의 질문에 난  황당함을 숨겼다.  숨기것 하나는 자신 있었다.

 

"아니야"

"빼지 말고 말해라. 내한테는 말해도 된다. 우리는 친구아이가"

"그래, 솔직하게 말 할께 우진이 안 좋아해"

 

 

미안하다. 진옥아 아직까지 나도 내 마음을 몰라. 그래서 지금은 거짓말할께 내가 좋은 친구라는 것 의심하지 않아.  나는 그렇게 속으로 진옥에게 말했다. 아직까지 자신의 속 마음을 잘 표현하지도 친구들과 친하게 지낸적도 없었다 . 여전히 학교에서는 공주 박혜진 왕따일뿐이다.

 

 

시간이 지나 이 학교에서 처음으로 시험을 쳤다.  생각보다 쉬웠다. 서울에서는 경쟁해야 할 친구들이 많았고,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시험 자체로 긴장이 되었고, 어려운 법이다. 서울에서 예고를 다닌 나는 그래도 이론보다 실기가 우선이었지만  시험에서도 난 지기 싫었다. 이기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 그곳에서도 1등만 했다.

 

 

"2학기 중간고사 시험 결과가 나왔다. 너무한것 아이가 우리 반이 또 꼴찌다. 그나마 혜진이가 전교에서 1등해서 반평균이 조금 올라갔는데... 김행국이 너 죽고 싶나. 국사가 30점이 뭐꼬, 눈 깜고 쳐도 이 보다 낳겠다."

 

주위 친구들이 낄낄 거렸다

 

"답도 사람 미치게 한다.  일본군이 죽인 국모가 누구냐는 물음에 '지는 안그랬는데요' 누가 니보고 죽였다고 하더나. 점수 좀 올리보라고 낸 문제도 못 맞추고 초등학교 수준도 못된다. 니가 아는게 뭐꼬"

 

선생님이 상민을 불렸다.

 

"이 상민 이봐라 이명희. 이것 또 누구고. 니 엄마 이름이가"

"네"

"잘한다. 니 엄마가  일본군에 죽었나. 독립투사가"

 

상민은 선생님의 말씀에 고개도 못들고 그저 웃고 있었다

 

"웃음이 나오제, 그리고 우진이 니는 대학 안갈끼가, 요번에도 또 꼴지다. 행국이는 좋겠네 늘 우진이가 꼴지해줘서.."

" 선생님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사회에 나가서 제가 사장되면 어짜라고 그래요"

"입만 살아가고,  사회에 나가서 공돌이만 안해도 니는 성공했다. 대학가야 사회 나가서 취업하제 꼭 공부 못하는 놈들이 그런 소리하제 공부 못하는 놈은 사회에서 똑 같다. 지 버릇 개 못준다. 이상"

 

선생님이 나가시고 행국이는 억울한다는 듯이 코를 실룩거렸다.  그런 모습도 잠깐 뿐이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행국이는 금세 친구들과 떠들고 장난치고, 그런 행국의 모습이 귀엽게 보였다.

 

"저 머슴아는 붕어머리아이가. 3초면 다 까먹는다. 커서 지 마누라는 얼마나 고생하겠노, 저런 머슴아 데고 산다고.."

"그렇게 생각해"

"부럽데이 니는 1등하고... 내는 생각도 못하는 일이다"

 

그저 진옥의 말에 난 어깨만 으쓱했다. 늘 항상 내 스스로 체면을 걸면 살아왔다.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에... 남들과 다른 특별한 아이라고 늘 그렇게 살아왔다.

 

 

 

점심시간에 난 바위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았다. 한달동안 시험때문에 너무나 긴장했는지 머리가 다 아파왔다.

 

"일등해서 좋겠다. 축하해

 

어느새 우진이 옆에 와 있었다.

 

"꼴등해서 좋겠다. 그렇게 틀리기도 쉽지 않을거야"

 

악의 없는 농담이었다.

 

"쉽지 않지 일등하는것 보다 힘들어"

"넌 대학 안갈거야"

"응"

"대답이 확고하네"

 

둘은 그렇게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너무나 평화로운시간이었다. 이대로 잠들어 버렸으면.... 나는 나른한 미소를 지었다.

 

 

"차우진 일어나"

 

분노에 찬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나는 일어났다. 그건 우진이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둘이 뭐하는거야, 박혜진 1학년 박혜진, 전학온지 몇달 안되서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우진이한테 눈독들이지마"

 

여자의 질투가 이렇게 추하게 볼 수있도 있구나. 난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런 일에 끼어들지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저 무시 할 생각 뿐이었다. 그런 나를  은주선배는 가로 막고 나의 뺨을 세게 쳤다. 세상에 태어나 누구에게 맞기는 처음이었다.

 

"이게 무슨 짓이에요"

 

우진이 내 옆에 다가와 은주 선배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나보다 우진이 더 많이 화를 내고 있었다.

 

 

"너에게 꼬리치는 애는 다 내가 가만두지 않을거야. 이건 내가 하는 경고의 일부분에 불과해"

 

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싸늘한 눈빛으로 한번 은주선배를 쳐다보고는 난 그대로 뺨을 때렸다. 연속적으로 두대를...  날 잘못 본걸 후회하게 만들어 줄 생각뿐이었다.

 

 

"선배면 선배답게 행동하세요. 이런 추한 모습 보이지 말고... 경고하거든요. 저 건드리지마세요. 그 배로 갚아줄거에요. 우진이 좋아한다고요,? 사랑한다고요? 언니는 우진이 사랑할 자격없어요. 적어도 사랑을 한다면 그 사람의 모든걸 포옹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집착하지 않고... 그게 사랑이에요"

 

너무 화가 나고 분했다. 내가 맞은게 억울하고 이런 취급받고 있는 이 상황에 난 분노하였다. 누구에게 맞는게 이렇게 아픈것인지 몰랐다. 그리고 또 다른 불같은 감정이 피어올랐다. 난 가끔 내가 고슴도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누가 날 건드리면 상대방을 아프게하는 고슴도치. 방어할 능력이 아마 그거 밖에 없는 고슴도치 말이다. 우진은 날 따라오지 않았다. 그게 더 고마웠다. 지금의 내 모습  우진이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나도 그 언니랑  똑같이 행동한게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스러웠다. 참을 수 있었는데... 참아야했다. 그러나 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아마 그게 솔직한 내 심정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