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물 속 헤치던 출근길 훈훈한 훈남 이야기 (사진有)

울산매일신문2009.07.16
조회197,245

아침부터 친구에게 네이트쪽지가 와서 헤드라인 걸렸다고 해서

깜짝 놀랬습니다,ㅎ

완전 기대도 안했는데 ㅠ

 훈남 총각 이야기이기는 하나 사진은 폭우사진 有를 말한건데

의도치 않게 낚시성이 되어버렸네여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

 

훈남 총각 사진 찍고 싶어도

처음보는 사람이라...ㅎㅎㅎ

 

아 그리고 가야는 부산 지역 이름이구요,ㅎ

내릴 때 감사하다고 고맙단 말씀 드리고 내렸구여 ㅎㅎ

마지막사진은 일하는 곳이 대연동이라 대연동 사진이예요-ㅎ

어제 대연동에 비가 젤 많이 왔다더라구요

그리구 훈남 마음이 훈훈한 훈남이라고 적어놨어여~!!!

전 뒷좌석 구석탱이에 앉아 얼굴도 제대로 못봤어여 ㅎ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에 사는 25세 마음은 20, 몸은 35세 직딩녀입니다.

매일 아침 오전 시간을 톡을 읽으며 알차게 보냈는데

오늘 너무 훈훈한 일이 있어서 이렇게 직접 톡을 쓰게 되었습니다~

 

 

모르는 분들은 모르겠지만ㅋㅋㅋ

7월 16일 오늘! 부산엔 엄청난 비가 내렸습니다-

20년 정도 우리 동네에서 살았지만, 그 사이 수 많은 장마를 겪었지만

이렇듯 우리 동네가 물에 잠긴 적은 없었는데...

 

아침에 출근 할려고 일어났는데 밤새 비가 너무 많이 온 듯 하여

베란다로 밖을 내려다보니 버스정류장이 전부 물에 잠겼더라구요

 

초등학교 2학년부터 살았지만 이런 적 처음입니다!!!

 

 

저 흙색깔 다 물입니다

흙탕물

 

 

왼쪽 밑으로 내려갈수록 완전 더 심했어요 ㅠ

 

 

 

 

 

 

맙소사-

정말 출근하기 싫더라구요

하지만 먹고 살아야하니

몸을 응기적응기적 움직여 출근 준비를 마치고 엄마와 함께 집을 나왔습니다.

나오니 이건 뭐..

인터넷 기사 사진이나 티비 뉴스로만 보던 물이 콸콸콸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막상 발걸음을 그 거친 물 속으로 옮길려니 겁부터 나더라구요

이놈의 물이 날 휩쓸어 가는건 정말 순식간이구나 싶어서 ;;;

(물이 진짜 거센 힘으로 철철철 흘러 넘치고 있었어요ㅠ)

어야 둥둥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도중엔 바퀴가 구멍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는 차, 땅은 다반사로 무너져 내려 있고,

가는 길 곳곳은 흙탕물로 잠겨 있었습니다.

 

 

 

버스 정류장도 물에 다 잠겨 사람들 모두 차도로 나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원래 인도가 버스 정류장, 근데 밑에서 부터 올라오신 분들은 윗 쪽이 이렇게

잠긴 줄 모르고 인도로 올라오다 인도에서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음)

 

 

 

엄마와 나도 버스 정류장을 못가니 차도로 조심 조심 움직여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운전하는 사람들..

좀 그렇더라구여

 

바쁜건 알겠는데 뒤에 빵빵 거리며 속도 내서 달려오고,

(저런 상황에서는 조금만 밟아도 무섭더라구요)

우리라고 차도에 서 있고 싶었겠습니까?

어떤 할아버지는 그렇게 쌩쌩 거리며 지나가는 차 보며 막 언성을 높여서 뭐라고 하시더라구요 “천천히다녀~”하면서요

 

 

그렇게 버스를 기다리는데

마침. 차로 이동 중이시던 어떤 남자분이 달리다가 멈춰 서서는 보조석 창문을 열고

“가야~ 가야~” 외치시더라구요

 

정말 마음 착한 훈남님이 가시는 길에 빗 속 차도에서 버스 기다리는 사람들 보고

안타까우셨는지 차를 세워 가는 방향 같으면 태워주실려고 했던거예요,

 

 

마침 엄마랑 저는 그 쪽 방향이었고 뒤도 안돌아보고 의심 한 번 없이 냉큼 탔습니다.

저랑 엄마가 타니 어떤 여자분도 함께 타시더라구요

 

 

그렇게 우리는 너무 착한 훈남님의 차를 얻어타고 편안히 지하철 역까지 이동했습니다.

덕분에 지각도 면했구요~!!!

 

차를 얻어타면서 젊은 남자분의 마음이 너무 따뜻하게 느껴져

아직 대한민국이 죽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꽉꽉 막힌 차들. 모두 제 갈길 바빠

차도로 힘들게 물 속 이동하는 사람들한테 빵빵 승질만 내고 달렸는데..

 

온 몸과 가방, 우산이 비에 젖어 우리가 타면 차에 물기가 적셔져

 많이 언짢으셨을텐데도

 

그런 고마운 일 해주신 남자 분께 너무 고맙고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어요~

그 분이 톡을 읽으실지는 모르겠지만,ㅠ

 

너무 급하게 내렸거든여 ㅠㅠㅠ

 

 

 

 

요새 나라가 시끄럽고 점점 자기 편한 것만 생각하는 나라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런 일 겪으니 새삼 우리나라가 우리나라 국민이 사랑스럽네여

뭐 별일 아닐수도 있지만,ㅎㅎ

 

아무튼 대한민국 파이팅입니다!

 

 

 

아침에 거센 물 속 뚫고 출근하신 직딩 여러분들 화이팅~

 

근데 사진은 저래도 흙탕물이라 하나도 안보이니 발을 내딛기가 겁나더라구여 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