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드디어 졸업이다. 다음달이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의사가 된 내 모습을 우진은 어떻게 생각할까? 달콤한 상상에 빠져 들었다.
"침 닦아. 무슨 상상하는거야... 혹시... 너 성인사이트..."
"아무튼 내가 오빠랑 대화하면 나도 오빠 수준으로 하락할까봐 겁이나"
우리집에 온지 3개월. 그 동안 오빠는 가정부나 다름이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나보다 집안일을 더 잘했다. 지금도 앞치마에 저녁을 준비하는 사람은 오빠였다. 생활비 대신 오빠는 이렇게 나에게 빚을 갚고 있는 중이다. 불쌍한 기상오빠. 집에서는 아무래도 용서받기가 힘들것 같았다.
"오빠는 결혼하면 와이프가 좋아할거야. 집안일도 잘하고, 음식 솜씨도 좋고... 사랑받을거야"
"칭찬이야, 욕이야. 그래도 넌 나랑 결혼하기 싫지"
"우진만 없었다면 생각은 했을거야. 오빠 참 괜찮은 사람이거든... 5년동안 내가 옆에서 지켜본 결과"
"그래도 우진 밖에 없다. 돌려 생각해도, 뒤로 생각해됴, 누워서 생각해도, 너에게 우진밖에 없다는 말이지"
"잘 아네"
"밥이나 먹어"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집에서 김치를 보내왔다. 이 김치가 얼마나 그리운지. 자취생들은 그 심정 알 것이다.
"졸업 선물 뭐해줄까?"
"돈도 없으면서... 됐어"
"옷 만들어줄까? 할 줄아는게 그것 밖에 없네"
"나야 고맙지만... 시간이나 있어. 오빠 작품발표한다면서, 요즘 밤새고 있잖아. 난 괜찮아. 한국에 가서 선물줘"
"선물 안 받는다는 소리는 안해요. 받고는 싶지"
"그걸 말이라고해. 재워주지, 밥주지. 이런 곳이 세상에 또 어딨어"
"주부습진 걸렸다. 이거 볼래"
기상오빠가 나에게 덥석 손을 내밀고는 울상을 지었다.
"괜찮아 이 정도로 안 죽어. 내가 약 발라줄께. 손 치워"
애가 따로 없다. 삼형제 중에 막내라서 그런지 나보다 애교도 많고 다정다감했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
"한국에서 연락왔어"
"당연하지. 바로 출근할 수 있을거야. 내가 누군데.. 당연 그쪽에서 연락이 와야지. 내가 점수가 좀 높잖아. 교수님 추천서도 있고, 최연소 의사는 나 밖에 없을거야"
어깨에 힘이 팍 들어갔다. 방학이면 집에 가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다. 방학이면 남아서 난 공부하느라 파리구경도 못해봤다.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난 모든걸 버려야만 했다. 그래서 5년만에 의사가 될 수 있었다.
"그럼 정말 의사가 되는거네.."
"아프면 언제든지 찾아와. 내가 고쳐줄께"
우진 생각이 났다. 내가 없어 얼마나 힘들어할까? 항상 내가 옆에서 치료해줬는데.... 생각보다 졸업을 빨리하게 되었다. 시험도 무사히 통과했고, 이런 특별 케이스는 없다고 교수님이 날 잡았지만 난 단호히 거절했다. 역시 난 대단해. 그래서 예정일보다 빨리 한국으로 가게 되었다. 물론 기상오빠도 같이 가게 되었다. 우진이 날 보면 아마 놀라서 기절할지도 모르겠다. 기다려 우진아
"우진아 괜찮나"
"응 견딜만해"
"오늘은 무슨 신들리 사람처럼 경주하노. 나는 니 죽는 줄 알았다아이가"
행국이가 옆에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우진을 쳐다보았다. 혜진이 가고 없는 날부터 우진이는 뭐든지 위험한 일만 찾아다녔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까지 다 간이 쪼그라들만큼 이놈은 경주자동차처럼 험하게 살았다.
그러다가 우진이 카레이서가 되겠다고 어느날 선언했다. 그런 우진을 누가 말릴수 있을까?
"진옥이가 한번 오라고하더라"
"진옥이랑 결혼하는거야"
"나도 모르겠다. 그 가시나는 내가 무슨 붕어대가리인줄 아는가 했던말 또하고 또하고 사람 미치게 한다아이가"
"행복한 소리하고 있네 자식"
"혜진이는 언제오노. 어쩜 파리에 가서 돌아올 생각을 안하노. 파리 머슴아랑 눈이라도 맞았는지.. 방학이면 올까했드마 올생각을 안하네. 가시나 참 지독하다"
"하고 싶은 일이 있잖아. 혜진에게 꿈이 있잖아"
그렇게 말은 했지만 내심 서운하기는 했다. 한번쯤 한국으로 올 줄 알았는데... 혜진은 돌아올 생각도 하지 않았다. 5년동안 한번도 한국에 오지 않는 혜진에게 섭섭했다.
여기 기억은 다 잊었는지 아님 다른 남자라도 생겼는지 불안한 마음은 우진 자신도 어쩔 수 없었다.
우진은 그저 하늘만 쳐다보았다. 밤하늘에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은주선배는 늘 내가 있는 곳으로 출퇴근하다시피했다. 그게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은주선배도 알 것이다.
"진옥이 호출이다. 나 먼저 간다잉"
"그래 잘가"
혜진이 없는 자리를 대신해 혜진의 부모님한테 요즘 사랑을 받고 있다. 혜진 부모님은 늘 이건저건 챙겨주시고 맛나는 음식이 있을때면 나를 불렸다. 이게 부모의 사랑이 아닐까라고 우진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또 다른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게 우진에게 아주 큰 힘이 되었다.
"차우진"
집앞에 은주선배가 서 있었다. 하늘거리는 원피스, 긴생머리, 섹시해보이기까지한 도발적인 자세. 어느 남자가 안 넘어갈까?
"여기 무슨일이에요"
"꼭 무슨일이 있어야 네 얼굴보는거 아니잖아. 하루종일 전화했어" "바빴어요"
우진은 그저 이 상황을 빨리 피하고 싶었다. 무표정하게 은주선배를 외면해 버렸다
"우진아 그냥 네옆에 있기만해도 안되겠니. 그 동안 너나 많이 봐줬잖아. 이번에도 나 한번만 봐주면 안되겠니?"
나 때문에 많이 힘들어 했을 은주선배. 나 때문에 참 많이 눈물 흘렸을거라는 걸 안다. 그러나 난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다.
은주선배의 그 마음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내가 혜진에게 그랬으니까? 내가 혜진에게 갖진 마음이 꼭 그랬으니까?
은주선배는 다른 사람에게 사랑 받아야할 사람이다. 내가 아니다. 나에게는 누굴 사랑할 마음이 더 이상 없으니까? 은주선배만 아플 것이다.
"미안해요. 은주선배"
"미안하다고 하지마. 선배라고도 부르지마. 나도 너 없으면 안돼. 그때 그럼 날 구해주지 말지. 성폭행당해서 그 자리에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왜 날 구했니"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은주선배가 오열하면서 우진에게 안겼다.
"너 아니면 나도 안돼 우진아. 나 너옆에 있게 해줘"
어디가서나 대접 받고 살았을 그녀가 아무것도 아닌 나때문에 절규하고 있었다. 어깨를 들썩거리면 나를 잡고 울고 있는 그녀. 난 아무것도 해 줄수 없는 놈인데....
맞고 오는 남자! 치료해 주는 여자 /12편
오늘 너무 덥네요. 월요일날 힘드시죠.. 힘내시고 한주일 행복하게 지내요
야호 드디어 졸업이다. 다음달이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의사가 된 내 모습을 우진은 어떻게 생각할까? 달콤한 상상에 빠져 들었다.
"침 닦아. 무슨 상상하는거야... 혹시... 너 성인사이트..."
"아무튼 내가 오빠랑 대화하면 나도 오빠 수준으로 하락할까봐 겁이나"
우리집에 온지 3개월. 그 동안 오빠는 가정부나 다름이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나보다 집안일을 더 잘했다. 지금도 앞치마에 저녁을 준비하는 사람은 오빠였다. 생활비 대신 오빠는 이렇게 나에게 빚을 갚고 있는 중이다. 불쌍한 기상오빠. 집에서는 아무래도 용서받기가 힘들것 같았다.
"오빠는 결혼하면 와이프가 좋아할거야. 집안일도 잘하고, 음식 솜씨도 좋고... 사랑받을거야"
"칭찬이야, 욕이야. 그래도 넌 나랑 결혼하기 싫지"
"우진만 없었다면 생각은 했을거야. 오빠 참 괜찮은 사람이거든... 5년동안 내가 옆에서 지켜본 결과"
"그래도 우진 밖에 없다. 돌려 생각해도, 뒤로 생각해됴, 누워서 생각해도, 너에게 우진밖에 없다는 말이지"
"잘 아네"
"밥이나 먹어"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집에서 김치를 보내왔다. 이 김치가 얼마나 그리운지. 자취생들은 그 심정 알 것이다.
"졸업 선물 뭐해줄까?"
"돈도 없으면서... 됐어"
"옷 만들어줄까? 할 줄아는게 그것 밖에 없네"
"나야 고맙지만... 시간이나 있어. 오빠 작품발표한다면서, 요즘 밤새고 있잖아. 난 괜찮아. 한국에 가서 선물줘"
"선물 안 받는다는 소리는 안해요. 받고는 싶지"
"그걸 말이라고해. 재워주지, 밥주지. 이런 곳이 세상에 또 어딨어"
"주부습진 걸렸다. 이거 볼래"
기상오빠가 나에게 덥석 손을 내밀고는 울상을 지었다.
"괜찮아 이 정도로 안 죽어. 내가 약 발라줄께. 손 치워"
애가 따로 없다. 삼형제 중에 막내라서 그런지 나보다 애교도 많고 다정다감했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
"한국에서 연락왔어"
"당연하지. 바로 출근할 수 있을거야. 내가 누군데.. 당연 그쪽에서 연락이 와야지. 내가 점수가 좀 높잖아. 교수님 추천서도 있고, 최연소 의사는 나 밖에 없을거야"
어깨에 힘이 팍 들어갔다. 방학이면 집에 가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다. 방학이면 남아서 난 공부하느라 파리구경도 못해봤다.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난 모든걸 버려야만 했다. 그래서 5년만에 의사가 될 수 있었다.
"그럼 정말 의사가 되는거네.."
"아프면 언제든지 찾아와. 내가 고쳐줄께"
우진 생각이 났다. 내가 없어 얼마나 힘들어할까? 항상 내가 옆에서 치료해줬는데.... 생각보다 졸업을 빨리하게 되었다. 시험도 무사히 통과했고, 이런 특별 케이스는 없다고 교수님이 날 잡았지만 난 단호히 거절했다. 역시 난 대단해. 그래서 예정일보다 빨리 한국으로 가게 되었다. 물론 기상오빠도 같이 가게 되었다. 우진이 날 보면 아마 놀라서 기절할지도 모르겠다. 기다려 우진아
"우진아 괜찮나"
"응 견딜만해"
"오늘은 무슨 신들리 사람처럼 경주하노. 나는 니 죽는 줄 알았다아이가"
행국이가 옆에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우진을 쳐다보았다. 혜진이 가고 없는 날부터 우진이는 뭐든지 위험한 일만 찾아다녔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까지 다 간이 쪼그라들만큼 이놈은 경주자동차처럼 험하게 살았다.
그러다가 우진이 카레이서가 되겠다고 어느날 선언했다. 그런 우진을 누가 말릴수 있을까?
"진옥이가 한번 오라고하더라"
"진옥이랑 결혼하는거야"
"나도 모르겠다. 그 가시나는 내가 무슨 붕어대가리인줄 아는가 했던말 또하고 또하고 사람 미치게 한다아이가"
"행복한 소리하고 있네 자식"
"혜진이는 언제오노. 어쩜 파리에 가서 돌아올 생각을 안하노. 파리 머슴아랑 눈이라도 맞았는지.. 방학이면 올까했드마 올생각을 안하네. 가시나 참 지독하다"
"하고 싶은 일이 있잖아. 혜진에게 꿈이 있잖아"
그렇게 말은 했지만 내심 서운하기는 했다. 한번쯤 한국으로 올 줄 알았는데... 혜진은 돌아올 생각도 하지 않았다. 5년동안 한번도 한국에 오지 않는 혜진에게 섭섭했다.
여기 기억은 다 잊었는지 아님 다른 남자라도 생겼는지 불안한 마음은 우진 자신도 어쩔 수 없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그카더라. 니는 아직도 혜진이 좋아하나"
"누가 혜진이 좋아한다고 했어"
"그라면 왜 은주선배 싫다고하노. 솔직히 은주선배 얼굴도 예쁘고 집안도 좋고, 뭐가 부족하노. 땡잡은기라"
"됐어"
"자식 튕기기는 니도 은주선배 싫지 않제 말해봐라"
우진은 그저 하늘만 쳐다보았다. 밤하늘에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은주선배는 늘 내가 있는 곳으로 출퇴근하다시피했다. 그게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은주선배도 알 것이다.
"진옥이 호출이다. 나 먼저 간다잉"
"그래 잘가"
혜진이 없는 자리를 대신해 혜진의 부모님한테 요즘 사랑을 받고 있다. 혜진 부모님은 늘 이건저건 챙겨주시고 맛나는 음식이 있을때면 나를 불렸다. 이게 부모의 사랑이 아닐까라고 우진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또 다른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게 우진에게 아주 큰 힘이 되었다.
"차우진"
집앞에 은주선배가 서 있었다. 하늘거리는 원피스, 긴생머리, 섹시해보이기까지한 도발적인 자세. 어느 남자가 안 넘어갈까?
"여기 무슨일이에요"
"꼭 무슨일이 있어야 네 얼굴보는거 아니잖아. 하루종일 전화했어"
"바빴어요"
우진은 그저 이 상황을 빨리 피하고 싶었다. 무표정하게 은주선배를 외면해 버렸다
"우진아 그냥 네옆에 있기만해도 안되겠니. 그 동안 너나 많이 봐줬잖아. 이번에도 나 한번만 봐주면 안되겠니?"
나 때문에 많이 힘들어 했을 은주선배. 나 때문에 참 많이 눈물 흘렸을거라는 걸 안다. 그러나 난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다.
은주선배의 그 마음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내가 혜진에게 그랬으니까? 내가 혜진에게 갖진 마음이 꼭 그랬으니까?
은주선배는 다른 사람에게 사랑 받아야할 사람이다. 내가 아니다. 나에게는 누굴 사랑할 마음이 더 이상 없으니까? 은주선배만 아플 것이다.
"미안해요. 은주선배"
"미안하다고 하지마. 선배라고도 부르지마. 나도 너 없으면 안돼. 그때 그럼 날 구해주지 말지. 성폭행당해서 그 자리에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왜 날 구했니"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은주선배가 오열하면서 우진에게 안겼다.
"너 아니면 나도 안돼 우진아. 나 너옆에 있게 해줘"
어디가서나 대접 받고 살았을 그녀가 아무것도 아닌 나때문에 절규하고 있었다. 어깨를 들썩거리면 나를 잡고 울고 있는 그녀. 난 아무것도 해 줄수 없는 놈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