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사람들이랑 말싸움해서 이긴거같아요-ㅁ-;

날아라백조2009.07.21
조회1,292

안녕하세요, 전 22살 세상물정 모르는 백조처녀랍니다.

일단 제 소개를 하자면 제 주변일 아니면 관심 절대 없고 긍정적임과 낙천적임의 대명사,

저 혼자도 뭐든 잘할 수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왠지 챙겨줘야 할 거 같담서 챙겨주게 만드는 약간 어리버리해보이고 멍해 보이는 그정도의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음.. 3개월 전까진 학원에서 영어 강사를 하다 이제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원장님의 러브콜을 뒤로한 채

학원을 나오고 지금 일자리 찾느라 여념이 없는 처자랍니다.

사실 일 그만두고 일주일쯤 됐을 때 친구한테 연락이 왔어요, 요새 뭐하냐고..

연락온 그 친구는 제가 6살일 때부터 앞집살며 중학교1학년때까지 함께 해 온 친구인데요 사실 막 그렇게 친하게 지내진 않았지만 같은 친구들을 알고 같은 어린시절을 공유했기에 반갑기도 했죠. 그 친군 중학생때 이천으로 가고 전 고등학생때 미국을 갔다와서 연락하는 친구들이 별로 없었거든요^^;

어쨌든 그 때엔 그 친구가 일을 도와달라고 해서 연락이 왔는데 전 고등학생때부터 쉬기 전까지 일과 공부를 병행하느라 몸이 많이 지친상태였고 좀 놀고도 싶어서 휴식중이었던거라 정중히 거절을 했습니다.

그러고 이번달부터 일을 구하고 있었는데 종종 연락오던 그 친구에게 진담반 농담반으로 일자리 없냐고 물어봤습니다. 그 친구가 말하길 출산휴가중인 언니가 있는데 계약직자리가 하나 있다고.. 그러면서 회사에 대한 소개와 이것저것을 잘도 말하더군요. 회사도 인터넷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꽤나 이름있고 괜찮은 회사였기에 맘에 들었던 전 이력서를 보냈고 바로 다음날 이력서 통과 됐담서 면접없이 바로 부산출장을 가야 한다고 그러는거예요. 사실 전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는데 제 남자친구가 두가지 의문을 제시하더군요. 

면접없이 합격한 점

마케팅 관련 아무런 경력도 없는 신입을 가서 배우라면서 출장을 보낸 점

워낙 일이 바쁘다며 말도 어쩜 그리 잘하던지 완전 청산유수더군요, 일단 집안끼리 아는 사이고 하니까 그럴 일 없다며 남친을 안심시키며 알겠다 하고 그 이틀 후인 일요일에 짐 싸서 오랜만에 만날 친구와 회포를 풀고 내려갈 심산으로 먼저 만났습니다. 짐은 그 친구 선배에게 맡기고 저녁을 함께 먹고 잠은 찜질방에서..

다음날 아침, 부산으로 출발하기 전 제 이력서를 추천해주신 대리님께서 오신다더군요, 절 보러.. 그러려니 했습니다. 원래는 면접을 보는게 정상이니까..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진지한 척을 하더니 자기가 회사 이름을 속였다더군요. 첨엔 벙쪘어요, 그러면서 제 안에 잠자고 있던 본능이란게 꼼틀꼼틀 거리면서 살아나더군요, 그들이 말했어요, 이건 위험하다_ 라고 ..

그래서 친구의 말을 들은 순간부터 안하겠다고 말했죠, 그 친구가 가지고 있는 카드는 오직 우리가 오랫동안 알던 사이며 가족도 친구도 다 공유한 사이이기에 자신이 나를 나쁜거를 추천하겠느냐와 자신을 믿고 온거 아니냐 이 두가지였죠.

그래서 전 반박을 했습니다. 너를 못믿는게 아니라 니가 회사 이름을 속였어야 했던 그 이유가 의심스러운 것이며 나에게 있어서 일이란 바로 내 자부심이기 때문에 너만을 믿은 것이 아닌 내가 찾아본 회사에 대한 정보를 보고 온 것이다라고요, 사실 제가 두세곳 합격한 회사가 있긴 했는데 친구가 절 추천해줬고 그로 인해 피해볼 걸 생각해서 그보다 좋은 조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친구회사를 택했던 것이거든요. 이런 얘기도 다 했죠.

마음같아선 당장에라도 집에 가고 싶었지만 이미 인질이 되어버린 제 짐때문에 짐 돌려줄 사람을 기다려야했고 결국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친구가 밥을 다 먹은 후에 다시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더군요. 걘 제게 계속 똑같은 이야기를 했고 전 또한 똑같은 이야기를 다른 예로 들면서 했죠, 그러면서 하는 말이 니가 정말 그곳이 나쁜 곳이라 생각된다면 일단 일 배우러 잠깐 들어왔다가 바로 나가라고, 대신 그땐 자기도 같이 그만두겠다고.. 친구의 반응에 이미 그 회사가 이상한 회사라는 확신이 든 저는 '니 인생은 니 인생이고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할 내 인생이다, 그리고 친구를 희생시키려고 하는 것은 그 순간부터 친구가 아닌거다' 등등 약 4시간동안 같은말만 미친듯이 해댔네요. 결국에 포기를 했는지 어떤 여자가 제 가방을 들고 오더군요. 자기 상사라면서 걘 화장실 가겠다고 자리를 피하고.. 둘이 남아서 또 비슷한 얘기를 했는데 그 여자분은 포스부터가 달라서.. 엄청 순진하고 착하게 생겼는데 뭔가 똑부러진 느낌이랄까? 또 촉이 왔죠, 위험하다.. 그래서 이분한텐 친구한테 했던것처럼 강하겐 안나가고 내가 집에 가겠다는 생각으로 수긍해주는 척 하면서 받아주는 척 하면서 제 생각을 말하고.. 결국엔 그 윗사람이란 사람이 저보고 말을 참 잘하시네요.. 라고 말하며 장장 5시간만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성격상 저는 마냥 그 상황이 웃기고 재밌기만 했는데 정작 제 남친이랑 부모님이랑 친구들은 난리가 났더라구요, 일요일 아침부터 서로 전화 돌리고 저 데리고 간 그 친구한테 계속 전화하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뭐 다행인거죠,ㅋㅋ

 

방금 들은 얘긴데 같은 날 같은 시각 제 정말 친한 다른 친구가 파리바게트에서 제빵을 하는데 거기에서도 같은 상황이있었다더군요. 어떤 짐같은거 들고 있는 여자가 다단계 회사 사람들이랑 싸우다가 뛰쳐나갔다고..

그러면서 혹시 어제 어디있었냐고 물어보는거예요

 

저같은 상황이 많긴 많은가봐요, 아무데서나 일을 하는건 쉽지만 자기 주관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 원하는 곳에 취업한다는게 무지 힘든 일 같아요, 그래서 그걸 노리고 접근하는 그런 사람들이 많은거같은데 여러분들도 조심하시구요..

만약에라도 그런 사람들한테 잡힌다면 절대 흥분하지 마세요, 조근조근 그 사람들 말 들어주는 척 하면서 자신의 뚜렷한 주관을 가진 이야기를 하시면서 최대한 빠르게 빠져 나오시길 바래요, 저야 워낙 물렁한 상대를 만난 듯 하고..

 

그나저나 전 그 친구가 걱정스럽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