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오는 남자 ! 치료해 주는 여자 /14편

나다2004.06.15
조회1,557

오늘도 덥네요. 즐거운 생각만하세요맞고 오는 남자 ! 치료해 주는 여자 /14편

 

 

"기상오빠 여기는 어떻게..."

 

집앞에 기상오빠가 여행가방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난 지금 기상오빠가 반갑지 않았다. 우진때문에 내 기분은 한마디로 떡이었다. 오늘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내 가방을 갖고 가면 어떡해. 너 때문에 내가 이게 무슨 생고생이야"

"그 가방이 오빠거였어. 잠시만 기다려"

 

대문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다 난 우진과 은주언니가 걸어오는 모습을 보았다. 갑자기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나 지금 열받았다.

 

"혜진아 왜 그래"

"오빠는 가만히 있어"

 

은주언니도 나를 보고 있었다. 이렇게 네 사람이 우연히 한 자리에 본의 아니게 모였다.

 

"은주언니 안녕하세요"

 

반가워하지 않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진심으로 반갑지 않는 얼굴인것 맞는 말이니까?

 

"한국에 아주 온거니"

 

은주언니도 별로 반가워하는 얼굴은 아니었다. 쌤쌤이다.

 

"아직도 우진이 졸졸따라 다녔요"

"파리에서 남자랑 같이 온 모양이지"

 

은주선배가 기상오빠를 가르켰다.

 

"은주언니는 다리도 짧으면서 힘들겠어요. 우진이 다리는 긴데... 쫓아다닐려면..."

 

마음껏 비웃어주고 싶었다.  은주언니 옆에 서 있는 우진이 더 얄미웠다.

 

"넌 디자이너가 됐니?"
"저 의사 됐어요"

"우진이는 이제 싸움안해. 마음 잡아거든 너 떠나고후부터..."

"그래도 병원에는 오겠죠. 감기나 예방접종도 있고, 각종 잡다한 병으로 안그래요.  언니도 언제 병원에 오세요 제가 주사 안아프게 놓아드릴게요"

"아마 너에게 갈 일 없을 것 같아. 내 주치의는 최고거든"

 

의미심장한 은주 언니의 미소에 난 폭발하기 일보진직전이었다. 저 언니 한판붙자는 거야 뭐야

 

"혜진아 니가 진것 같아"

"오빠는 아군이야, 적군이야, 아!!!!혈압올라"

 

이게 아니었다.

 

"그만가세요. 선배"

"그래 우진아. 너 오늘 많이 힘들었지. 할머니 때문에 들어가서 쉬어"

 

방금전과 다르게 우진에게 다정하게 말하는 은주언니가 가증스럽게 느껴졌다. 우진의 팔에 손을 얻은 은주언니를 난 째려보기만했다.

 

"놀고 있네"

 

내 입에서 좋은말 안 나오는게 정상이었다. 어떻게 내가 이상황에서 짐착할 수 있단 말인가?

 

"혜진아 다음에 또 보자"

 

얼굴은 웃고 있지만 나를 향한 눈은 차가웠다. 다음에 또 보자고 웃기고 있네. 언니는 내 상대가 안되지. 한 주먹도 안되는 것이...

우진의 표정이 어두웠다. 화낼 사람이 지금 누군데... 분위기 잡고 있어. 그럼 내가 무서워할 줄 알고... 좀 무섭다.

 

"차우진 나랑 얘기좀 해"

"다음에 하자"

"나보고 얘기해 등돌리지 말고..."

 

그게 얼마나 날 비참하게 하는지 모를것이다. 거부당하는 느낌같아서 너무 슬폈다.  난 우진에게 잘 보이기위해 아침부터 치장하고 별짓을 다 했는데... 우진은 날 쳐다봐주지도 않았다.

 

"혜진아 그만해"

"오빠는 좀 끼어들지마"

"내가 우진이야. 왜 나한테 화풀이야"

"아무튼 오빠는 내 인생에 태클이야"

 

기상오빠가 날 억지로 끌고 집으로 들어갔다.

 

"왜그래. 우진이랑 얘기해야해"

"오늘 우진이 할머니 병원에 입원했어. 너는 왜 니 생각만하니"

"은주언니랑 우진이 같이 있는것 봤지. 내가 없는 5년동안 둘이 뭐짓을 했는지 어떻게 알아. 우진은 나보고 반가워하지도 않았어. 오히려 화만 냈다구"

 

우진이 날 껴안고 보고 싶다고 그 동안 너 많이 그리워했다고 보고 싶었다고 그렇게  수없이 상상했는데... 그건 다 물거품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기지도 못하는 싸움걸었어"

"오빠는 몰라"

"내가 보기에 너보다 그 은주씨가 더 낳더라. 너 5년동안 파`~싹 삭은것 알지. 거울 좀 보고 살아라"

"나 죽는 꼴 보고 싶은거야. 안그래도 속에서 천불올라오는데 오빠까지 옆에서 염장지를거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나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아까는  감정조절을 못해서 한순간 내가 실수한거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림도 없다. 오빠 말이 맞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 역시 내 머리는 녹슬지 않았어

 

"오빠 들어가지"

 

갑자기 난 태도를 바껴 다정하게 말을 했다.

 

"무슨 속셈이야"

"아무튼 들어가"

 

부모님엑 기상오빠를 소개시켜주었다. 얘기가 길어질 것같아 난 중간에서 다 짤랐다.  기상오빠에게 정말 급하게 할 말이 있었다.  엄마는 할머니의 안부를 잊지 않았다. 물론 그 동안 내가 본의 아니게 부모님을 속인것은 정말  죄송한 일이지만 지금은 우진옆에 붙어있는 은주언니를 떼어내는게 더 다급한 일이다.  늦은 시간이라서 기상오빠는 우리집에 자게 되었다. 그래서 내일 다시 얘기하기로하고 엄마는 친절하게 기상오빠에게 방을 내주었다.

 

"무슨일이야"

"오빠 예전에 선수였지 그럼 은주언니 꼬셔봐"

 

나를 어이없이 쳐다보는 기상오빠. 그러나 나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너 미쳤어"

"그래 미쳤어. 미쳐도 좋으니까 은주언니 꼬셔봐. 오빠 선수였다면서 할 수 있잖아. 아님 무늬만 선수였어."

"그건 둘 사이문제야 내가 어떻게 한다고 될 문제야 아니잖아"

'누가 오빠보고 은주언니랑 사귀라고했어"

"그럼"

"오빠랑 은주언니가 같이 있는 모습만 보여줘. 아주 다정하게 그럼 내가 우진이를 데리고 그 모습을 보여주는거야 ok"

"유치찬란하다"

"원래 사랑은 유치한거야. 할거지 오빠"

"선수생활 은퇴했어"

"그럼 다시 복귀해"

"못해"

"해. 내가 하라면하는거야. 오빠 솔직히 집에서 쫓겨났지. 이 가방이 뭐가 중요하다고 서울에서 여기까지 오냐. 솔직히 얘기해봐"

"너 어쩜 눈치가 백단이냐. 무섭다 박혜진"

"눈치없는게 인간이야. 아무튼 내 말대로 할거지"

"졌다.졌어"

"오빠 알지. 오늘은 푹쉬고 내일 부터 작업해. 성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걸 명심해"

"널 누가 말리니"

 

기상오빠에게 방을 안내하고 난 짐정리를 했다. 마음이 무거웠다. 우진과의 첫 만남은 이런것이 아니었다. 좀더 낭만적이고 로맨틱하고... 우진에게 줄 선물도 준비했는데.. 이런 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