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잃어버린 사다함의 매화를 찾아서 (2009)

후덜덜2009.07.23
조회514

 

SF판타지사극초자연심령빙의트라우마동화신화시조최면테크놀로지의승리컬트몰카예능블랙코메디수다판소리미스테리포르노다큐추리심리극무협우화뎃츠베리핫애니메이션민요멜로공포스릴러전설순정에로의학코믹액션패러디히어로물음모론법정학원물신파대서사시롤러코스터고전가사

 

전개가 지나치게 빨라 구토를 유발할 수 있음

 

 

태양-지구-달 계에서 지구가 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태양이 가려지는 현상                                                                     

                                                                                                    사다함의 매화

2009 07 22     오늘

 

 

 

금세기 최고의 우주쇼라는 개기일식이 오늘 일어났다.

 

이번 개기일식은 우리나라에서도 부분일식이긴 하지만

태양의 70퍼센트 이상이 가려지고,

이 후 이번과 같은 개기일식을 보기위해서는 2300년까지 살아있어야 할 뿐 아니라,

천 여 년전 신라에서 사다함의 매화가 미실에게 알려준, 하늘의 뜻이 아닌 사람의 뜻이 담긴, 미실의 시대를 연 천문현상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금세기 최고의 우주쇼가 제기동에서도 볼 수 있다는 사실.

 

아홉시쯤 눈이 떠졌다. 잠을 자고 있을 수 가 없었다.

보다 정밀한 관측을 위해서는 사전조사가 필수

시작 시각, 절정에 다달했을 때의 시각, 끝나는 시각 확인

또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인터넷으로 생중계해주는 곳 체크

그리고 일식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태양필터나 일식관측용 안경이 필요하다는 정보까지

 

하지만 훗, 그런 정보 개나줘버려

나는 고등교육을 원활하진 않으나 받고는 있는 몸

언론이 던져주는 떡밥을 덥썩 물고 태양필터다 안경이다 맹목적인 소비를 해대는 일반인들과는 달라

난 한시도 언론에 대한 비판적 자세를 잃지 않지

천 년 전 미실궁주께서도 그 따위 것들의 힘을 빌지 않아도 일식을 정확히 예측하시지 않았던가

 

 

저 또한 궁주님 뒤를 따라 제 힘으로 일식을 보고 말겠나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맨 눈으로 보려하는 것은 참으로 미련한 짓,

2년 동안(실질적인 일 수는 계산 불가) 천 여 만원을 쏟아 부으며

배운 고등교육이 드디어 그 결실을 이루는 것인가

 

집 안 곳곳에 방을 붙여 저 태양의 빛을 잃게할 인재를 모집한 지 수 분 여 후,

수 많은 자원자들 중 눈에 띄는 한 도령이 있었으니

그 이름 하야 특수코팅된솥뚜껑도령

 

보라, 저 오묘한 빛깔을

마치 고대 마야인들이 사랑한 흑요석의 그것과 같은,

태양의 빛을 빨아들여 어둠으로 만들 것만 같구나

나와 함께 옥상으로 가자꾸나, 채비를 하거라

 

옥상에 올라 예를 갖춘 후

손을 곧게 펴 흑요석솥뚜껑과 태양과 내가 일직선상에 위치케 하고

고개를 들어 태양과 마주하였다.

 

하지만 고대 마야인의 흑요석솥뚜껑도 태양으로하여금 그 빛을 잃게 하기엔 무리였다.

새삼 태양의 힘을 절감하고 나의 실패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는 법,

저 미실 궁주도 수많은 시련을 딛고 그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닌가

 

다시 고을로 내려와 모여있는 자원자들을 살피니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는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검정비닐우산팔자매 (훗날 공이 큰 세자매는 정1품 희빈, 경빈, 숙빈으로 공이 작은 나머지 자매는 종4품 숙원으로 책봉됨)

 

보라, 저 오묘한 빛깔을

마치 고대 마야인들이 사랑한 흑요석의 그것과 같은,

태양의 빛을 빨아들여 어둠으로 만들 것만 같구나

나와 함께 옥상으로 가자꾸나, 채비를 하거라

 

다시 옥상에 올라 예를 갖춘 후

손을 곧게 펴 흑요석우산과 태양과 내가 일직선상에 위치케 하고

살며시 고개를 들어 태양과 마주하였다.

 

그러자 그 강렬하던 태양빛은 오간데 없고 하늘이 칠흑같이 변해

마치 태양이 그 힘을 모두 잃어 온 세상 만물이 제기동곰팡이배양센터에 있는 것 같아 보이더라

드디어 나만의 '사다함의 매화'를 발견했음이야

 

내 너희를 다시보니 빛깔은 솥뚜껑과 비슷하나 너희는 그가 없는 능력을 지녔구나

두껍고 딱딱한 피부를 가진 솥뚜껑은 제 힘을 아무리 과시하여도 혼자서는 태양빛을 당할 제간이 없더라

허나 너희는 비록 얇고 흐늘흐늘 약하나 여럿이 몸을 포개어 일치단결하니 태양이 아니라 그 무엇인들 너희를 이길소냐

내 너희에게 후한 상금과 흑요석우산팔자매의 칭호를 하사할지니

십시일반의 아이콘이 되어 상부상조의 정신을 널리 퍼뜨리거라

 

 

12: 06

 

천 년 전 신라의 하늘에 다시 태양이 모습을 나타냈다.

사람의 뜻이 담긴 일식 후 태양은 예전의 빛을 잃었고

미실은 사다함의 매화로 모든 권력을 손에 넣었고 모든 것을 가졌고 모두가 두려워했다.

 

 

천 년 후 오늘 하늘에 다시 태양이 모습을 나타냈다.

이 번 일식 역시 누군가의 뜻이 담겨 있었을까

미실은 누구고 사다함의 매화는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리고 모두가 두려워 할까

 

 

미실궁주는 말했다.

두려우냐 그러면 두가지가 있다.

 

  

                                                                                                            분노하거나

도망가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