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에서 수박을 깨먹었죠^^

결혼6년차200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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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내가 처음 만난 곳은 영어학원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발령을 기다리던 지루한 여름나날들.....

할일이 없어서 고향으로 내려가서 영어공부나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토익학원 문을 열었다.

 

사무실에는 남자 한명, 여자 한명이 있었다.

난 거기서 접수를 하는 줄 알고, 거기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잠깐 기다리란다. 자기는 선배학원에 놀러온 후배란다.

선배라는 사람을 기다리면서 같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 남자가 나보고 영어는 왜 배우냐고 한다.

그래서 그냥 해보고 싶었는데, 별루 할 기회가 없어서 이번에 좀 많이 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그냥 몇 마디 하고 난 선배(원장)이 와서 접수를 하고 그 날부터 영어를 배웠다.

토익을 공부하면서 참 재미있다라는 생각을 했다.

잘 가르치기도 했지만 서두...

 

그렇게 몇일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을때..

그날따라 비가 억수로 왔다.

수업이 끝나면 밤 9시가 되는데, 우산도 없어서 막막했다.

어쨓든 수업이 끝나고 비를 맞으면서라두 가려고 강의실 문을 나서는데,

몇일 전 보았던 그 남자가 막 들어오면서 나에게 인사를 한다.

'나를 어떻게 안다고 인사 하고 난리야.. 흥.'

하고 나가는데, 뒤에서 나를 부르는소리가 들렸다.

그 남자가 막 달려오면서, 원장선생님이 나를 부른단다.

그래서 일단 가보는데, 그 원장샘 왈, 후배랑 데이트좀 하면 안되겠냐고 한다.

"그래요? 데이트가 뭐 별거라구... 하죠. 뭐."

 

원장선생님 후배는 하얀차를 가지고 와서 타란다.

내가 처음 보는 사람 차를 어떻게 타냐고 물었다.

"저를 못 믿으시네요. 그럼 제 선배를 믿으세요."

나:"선배도 못 믿죠"

남자:"선배는 학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불상사가 터지면 안되죠. 그러니 믿어보세요"

난 그 말에 믿어도 될거 같다는 판단이 서서 믿고 그 남자차를 탔다.

 

같이 커피숍에 갔다.

그 남자는 자기가 보아둔 커피숍이 있다면서 거기를 가자고 한다. 그래서 따라갔다.

분위기도 좋고, 커피숍 이름도 운치가 있었다.

일단은 그 남자 매너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목소리고 일단 시원시원하고 말투도 서글서글했다.

커피숍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하면서 이 사람 내 이상형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빠져들고 있는 내 모습에 신기했다.

'내가 왜 이러는거야... 도대체 .. 처음 만난 사람한테 지금 ...'

 남자가 나보다 꿈도 크고 야망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고,  그러면서도 여성의 권위와 여성의 힘을 믿어 주는 남자를 이상형으로 생각하던 터였다. 그런데 거기에 너무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도 어디 하나 빠진곳 없이 시원시원하게 생기기도 해서 더 호감이 갔는지도 모른다.

그날 그 남자는 다음에 만날때 같이 여행을 가잔다. 난 나도 모르게 그러자고 했다.

그렇지만, 그 남자는 너무 매너가 좋고, 여자 마음을 잘 알아서 분명히 플레이보이인가보다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나쁜 남자는 아닌거 같다는 확신이 들기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도대체 뭐가 그렇게 끌려서 그렇게 빠르게 여행까지 가자고 했는지 이해가 안 됬지만, 그러고 싶었다.

 

그날 집에 가서 곰곰히 생각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됬다.

다음에 연락을 했을때, 여행계획을 취소하고 대신에 잠깐씩 만남을 가졌다.

처음에 생각했던 플레이보이와는 달리, 너무 착하고 순수하면서 성실한 남자였다.

 

한참 뒤 친해진 뒤 그 남자 내게 그런다.

내가 학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이 여자가  내여자다'

하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왔다고 한다. 나이 31세가 되도록 고시공부에 매달리다가 연애 한번 제대로 안해본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게서 느낌을 받은 만큼 대쉬를 강렬하게 했다.

 

그리고 서로 원하는 모습을 갖고 있어서...

 

서로 사랑하기 바빴고, 30이전에 절대 결혼 안한다는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된채

양가 모두 반대없이 일사천리로 결혼해서 아들하나 딸하나 낳고 잘살고 있다.

 

처음 만날때, 여자도 힘이 있어야 된다는것을 말했던 그.

지금도 여전히 같다.

일요일이면 집안 살림 하는거 덜어줄려고 매번 야외로 나가 외식을 한다.

자라면서 아버지 사랑을 잘 못 받았던 내가 특히 크게 느끼는 것은 아이들 사랑이 대단하다는거다.

아이들을 너무 이뻐하고, 사랑해주는 모습 바라만 봐도 흐뭇하다.

 

그리고 대학원공부, 외국 유학 모두 지원해주고 있다.

아이도 있고, 집안의 큰 며느리지만, 남편이 너무 든든하게 지원을 해주니

아줌마지만 처녀이상으로 직장에서 능력도 인정받고,  유학도 가게 되고...

 

울 남편 너무 감사하다.

남들은 마누라 외국 보내는거 아니라 한다.

절대 못 보낸다 한다.

하지만 울 남편

'바람필 사람은 같이 살아도 다 핀다'는 생각하에 날 굳게 믿고 보내주었다.

유학기간도 다 끝나가고 있다.

남편처럼 마음이 넓고, 앞을 바라보는 남자. 거의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내가 너무 남편을 챙기지도 않고 내것만 챙기느라 소홀한점... 너무 미안하다.

너무 열심히 처절할정도로 앞만보고 열심히 사는 우리 남편에게 정말 잘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