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알바인 나를 '애기야' 하고 부른 형 이야기.

글쓴이2009.07.28
조회1,023

20대 후반의 직장인입니다.

예전에 군대 전역 후 잠시 했던 PC방 아르바이트에서 잼났던 에피소드가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23살 군대를 갓전역하고 노가다를 잠시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실내에서 하는 아르바이트로 바꾸었고

집 근처에 있는 겜방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한 형이 있었는데

얼굴도 좀 잘생겼었고..

나이는 한 26-8사이 정도로 보이는 형이었는데

직업이 아마도.. 한게임 포커로 작업해서 사이버머니를 파는..

그게 직업이었던거 같습니다.

 

하루종일 한게임 포커만 치고 있더군요..

아침 10시쯤와서 .. 오후 8시정도까지..

 

그러다가 그 겜방에서 3-4명 한방에 들어가서 돈 몰아주고..

그리고 현금으로 바꾸고..

 

하루에 버는 돈이 약 10-20만원정도라고 하더군요.

(왠만한 직장인보다 많이 벌죠..;;)

 

근데.. 이 형.. 제가 아르바이트하기 전부터 이 겜방에 다닌 모양이던데..

처음 출근했는데 자리에 앉아서는 일하던 저를 부릅니다.

 

"아가야~~"

 

첨에는 저를 부르는지 몰랐습니다.

설마 23살인 저를 아가야 라고 부를거라고는 생각못했죠.

 

"아가야~"

 

다시 한번 부르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개를 살짝 들어서

확인했습니다.

 

"저예?"

"그래, 니 새로온 알바가? "

"네. 맞는데예."

"그래. 요 커피 한잔만 갖다도"

 

 그 후로 그 형은 매일 저를 보면 불렀습니다.

 

"아가야~요 재떨이 비아도."

 

"아가야~ 커피 한잔만 갖다도."

 

"아가야~ 햄 계산 좀~."

 

...

 

끽해봐야 3-4살 밖에 차이 안나보이는데...

 

솔직히 기분 살짝 안좋기도 했지만..

저도 마음상으론 머.. 어려보이나? 하는 생각에..

그래도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형이

아가야 아가야 하는데..

왜 인지 모르게 거슬리더군요.

 

그 옆에 나이 40대 정도로 보이는 형도 저한테

"알바야~" 그러는데..

 

머..알바야 하는거나.. 아가야... 하는거랑..

다를지 모르겠는데.. 머랄까;; 정말..

아가야 하는데. 기분 살짝..

 

아르바이트 한지 약 한달쯤 지났을때

이제 그 형이랑 아주 친해져버려서 장난삼아서

 

"아가야. 니 햄하고 이거 같이 안할래?

햄이 니 요서 버는거보다는 많이 벌게 해주꾸마."

 

막 이런 말도 하고.ㅎㅎ

진심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당시엔 거절을 했었죠.

왠지 꺼려진달까..

 

머 그러다가 갑자기 이야기를 하다가 군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도 옆에서 한마디했죠

 

 

"맞아요, 제가 군대 있을때도 머.."

 

 

그러자 그 형이 갑자기 말을 끊습니다.

 

 

"어.. 니 군대 다녀왔드나?"

 

"네. 당연하지예!"

 

"니.. 몇살이고?"

 

"23살인데예."

 

"어.. 맞나. 아이고야.. 와 말 안했드노. 아가라고 부를 나이가 아니네."

 

"네? 몇살인지 알았는데예?"

 

"난 니 고등학교 이제 졸업한지 알았따이가. 머리도 빡빡 깍아가꼬.."

 

"그래예? 햄은 몇살인데예?"

 

 

사실 여기서 몇살 차이 안날꺼라 생각하고

물어봤습니다.

근데 그 형왈..

 

 

 

"햄은 35살이다."

"햄은 35살이다."

"햄은 35살이다."

"햄은 35살이다."

 

 

"헐.."

 

 

그후로 그 형은 저를 부를때

아가야~ 대신에 알바야~ 하고 부르더군요.

 

근데.. 참 사람이란게..

그 형도 군대갔다온 제 머리스탈을 보고 졸업한 고3으로 봤겠지만..

그래서 외모가지고 물어보지도 않고

무턱대고 아가야 라고 부른게 기분이 안좋았지만..

저도 그 형 외모보고 나이도 얼마 차이 안나는데 아가라고 부르냐고

기분나빠하고 있었던 제 모습이 생각나더군요.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되는건데..

첫인상이란게 외모로 정해지는거라 서로 잘 알기전에

참으로 조심해야하는거 같습니다.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