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얘기를 한번 해볼까요. 남들보다 조금 빠른 나이에 결혼을 해서 서울 암사동에 신혼살림을 차렸습니다. 물론 아주 저렴한 전셋집이었죠. 정신없던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마친 뒤 드디어 신혼집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편안했습니다.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안방 창 밖에서 불꽃놀이가 일어나고 있더군요. 저희 결혼을 축하하는 불꽃놀이일리는 만무하고…. 창문을 열어 보니 1층 치킨집 네온사인 간판이 저희집 안방 창문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게 보였습니다. 오래돼서 그런지 스파크도 튀고요.ㅎㅎ 싼 맛에 상가 4층집을 얻었더니 이런 경우가 있을 줄이야! 밤마다 나이트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하루걸러 한 번씩은 밤중에 취객들의 싸움이 일어났습니다. 새벽에 겨우 잠이 들만 하면 그때부턴 맞은편에 있는 가스 총판집에서 가스통 받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주 환장했습니다. 저희가 신혼이라서 그나마 다행이었죠. ㅋㅋㅋ 이런 복 받은 상황 속에 우리 첫째 형우가 태어났습니다. 이 녀석이 이런 나이트 분위기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지금도 좀 부잡스럽습니다. ㅋㅋㅋ 2년 만에 나이트 신혼집을 탈출해서 간 곳이 옆 동네 성내동이었습니다.아는 분 덕분에 50평짜리 단독주택을 싼 전세로 얻었습니다. 저희에겐 어마어마하게 넓은 집이었습니다. 이때 부모님과 잠시 같이 살게 되었죠. 집도 넓고 마당도 있고 조그만 텃밭도 있고 참 살기 좋았죠. 단 겨울이 오기 전까지는···.이 집은 옛날집이라 우풍이 심한데다가 기름 보일러였습니다. 지금 기름 값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그 당시도 기름 값은 한창 오를 때였습니다. 정말 거짓말 안 보태고 제 쥐꼬리만 한 월급으론 한 달 기름 값도 감당 못하겠더군요. 겨울 한철 넘기고 도망치듯 그 집을 나왔습니다.세 번째 이사한 곳은 서울 시흥동입니다. 네온사인 덕에 부잡스러운 놈, 형우를 위해 빌라 1층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말이 1층이지 거의 지하에 가깝더군요. 낮에도 햇볕이라곤 구경할 수 없고, 프라이버시도 지킬 수 없었습니다. 창 밖으로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하고 누워서 눈인사를 했으니까요. ㅎㅎ둘째 송이 성격이 아무래도 내성적이고 음흉한(?) 구석이 있는 게 아마여기서 유년시절을 보낸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여기서 저는 누구나 몇 번 겪었을 집 없는 자의 설움,갑작스런 전세 값 인상 통보를 받고 쫓겨나듯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그리고 옆 동네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쯤 되다 보니 흔히 듣던 일이 저한테도 일어났습니다.아내 혼자 이사를 한 것입니다. 퇴근하고 오니 이사를 했더군요. ㅎㅎ 아내가 이삿짐 싸고 푸는데 이젠 이골이 났나 봅니다. ㅎㅎ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정말 뭣 같은 세상’하면서하늘 한 번 보고 속에서 피눈물 흘렸던 시절의 얘기지요.전세 설움을 당해보신 분들이라면 제 말 이해되실 겁니다. 물론, 전 지금도 전세를 살고 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집도 오래된 집이라 매년 한두 번씩 사고가 일어납니다. 저희 집 보일러관이 터지면, 윗집 보일러관이 또 터지고, 수도관도 가끔 터지고, 화장실도 새고···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인은 주변 시세에 맞춰 때가 되면 꼭 전세 값 인상을 합니다.며칠 전 일요일에 가족사진 찍을 일이 있어서 멀리는 못가고동네 가까운 공원에서 사진 몇 장을 찍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을 배경으로 가족사진 한 방을 찍었습니다.아파트가 거의 다 올라간 듯싶었습니다. 1층부터 세어 나갔습니다.1, 2, 3… 13. 13층 젤 끝 라인 110동 1301호…. 10개월 후에 들어갈 우리 집입니다. ㅎㅎ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이어서 출퇴근 할 때마다 항상 먼 발치에서 봅니다. 아니 맘속으로는 열댓 번도 더 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에 들어 올 때 이사 나가시는 분이 제 아내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애기 엄마, 우리 집 사서 나가요. 그 전 사람들도 집 사서 나갔고요. 애기 엄마네도 꼭 집 사서 나가요."저도 다음에 들어오실 분이 어떤 분인지 모르겠지만똑같은 말을 해주고 나갈 수 있겠네요. ㅎㅎ제 아내가 요즘 즐거운 소식을 전해줍니다."여보 대출이자가 또 올랐다네."이런… 그냥 웃어야죠 뭐. ㅎㅎㅎㅎㅎㅎ -------------------------------------------------[출처] 12년 전세를 살면서 · · · 그냥 웃어요|작성자 나야나http://blog.naver.com/agora_nayana/150054970582
12년 전세를 살면서....
집 얘기를 한번 해볼까요.
남들보다 조금 빠른 나이에 결혼을 해서
서울 암사동에 신혼살림을 차렸습니다.
물론 아주 저렴한 전셋집이었죠.
정신없던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마친 뒤
드디어 신혼집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편안했습니다.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안방 창 밖에서 불꽃놀이가 일어나고 있더군요.
저희 결혼을 축하하는 불꽃놀이일리는 만무하고….
창문을 열어 보니 1층 치킨집 네온사인 간판이 저희집 안방 창문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게 보였습니다.
오래돼서 그런지 스파크도 튀고요.ㅎㅎ
싼 맛에 상가 4층집을 얻었더니 이런 경우가 있을 줄이야!
밤마다 나이트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하루걸러 한 번씩은 밤중에 취객들의 싸움이 일어났습니다.
새벽에 겨우 잠이 들만 하면 그때부턴 맞은편에 있는 가스
총판집에서 가스통 받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주 환장했습니다. 저희가 신혼이라서 그나마 다행이었죠. ㅋㅋㅋ
이런 복 받은 상황 속에 우리 첫째 형우가 태어났습니다.
이 녀석이 이런 나이트 분위기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지금도 좀 부잡스럽습니다. ㅋㅋㅋ
2년 만에 나이트 신혼집을 탈출해서 간 곳이
옆 동네 성내동이었습니다.
아는 분 덕분에 50평짜리 단독주택을 싼 전세로 얻었습니다.
저희에겐 어마어마하게 넓은 집이었습니다. 이때 부모님과 잠시
같이 살게 되었죠. 집도 넓고 마당도 있고 조그만 텃밭도 있고
참 살기 좋았죠. 단 겨울이 오기 전까지는···.
이 집은 옛날집이라 우풍이 심한데다가 기름 보일러였습니다.
지금 기름 값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그 당시도
기름 값은 한창 오를 때였습니다. 정말 거짓말 안 보태고
제 쥐꼬리만 한 월급으론 한 달 기름 값도 감당 못하겠더군요.
겨울 한철 넘기고 도망치듯 그 집을 나왔습니다.
세 번째 이사한 곳은 서울 시흥동입니다.
네온사인 덕에 부잡스러운 놈, 형우를 위해 빌라 1층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말이 1층이지 거의 지하에 가깝더군요.
낮에도 햇볕이라곤 구경할 수 없고, 프라이버시도
지킬 수 없었습니다. 창 밖으로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하고
누워서 눈인사를 했으니까요. ㅎㅎ
둘째 송이 성격이 아무래도 내성적이고
음흉한(?) 구석이 있는 게 아마
여기서 유년시절을 보낸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
여기서 저는 누구나 몇 번 겪었을 집 없는 자의 설움,
갑작스런 전세 값 인상 통보를 받고 쫓겨나듯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옆 동네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쯤 되다 보니 흔히 듣던 일이 저한테도 일어났습니다.
아내 혼자 이사를 한 것입니다.
퇴근하고 오니 이사를 했더군요. ㅎㅎ
아내가 이삿짐 싸고 푸는데 이젠 이골이 났나 봅니다. ㅎㅎ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정말 뭣 같은 세상’하면서
하늘 한 번 보고 속에서 피눈물 흘렸던 시절의 얘기지요.
전세 설움을 당해보신 분들이라면 제 말 이해되실 겁니다.
물론, 전 지금도 전세를 살고 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집도 오래된 집이라 매년 한두 번씩
사고가 일어납니다. 저희 집 보일러관이 터지면,
윗집 보일러관이 또 터지고, 수도관도 가끔 터지고, 화장실도 새고···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인은 주변 시세에 맞춰
때가 되면 꼭 전세 값 인상을 합니다.
며칠 전 일요일에 가족사진 찍을 일이 있어서 멀리는 못가고
동네 가까운 공원에서 사진 몇 장을 찍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을 배경으로
가족사진 한 방을 찍었습니다.
아파트가 거의 다 올라간 듯싶었습니다. 1층부터 세어 나갔습니다.
1, 2, 3… 13. 13층 젤 끝 라인 110동 1301호….
10개월 후에 들어갈 우리 집입니다. ㅎㅎ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이어서
출퇴근 할 때마다 항상 먼 발치에서 봅니다.
아니 맘속으로는 열댓 번도 더 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에 들어 올 때 이사 나가시는 분이 제 아내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애기 엄마, 우리 집 사서 나가요. 그 전 사람들도 집 사서
나갔고요. 애기 엄마네도 꼭 집 사서 나가요."
저도 다음에 들어오실 분이 어떤 분인지 모르겠지만
똑같은 말을 해주고 나갈 수 있겠네요. ㅎㅎ
제 아내가 요즘 즐거운 소식을 전해줍니다.
"여보 대출이자가 또 올랐다네."
이런… 그냥 웃어야죠 뭐.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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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2년 전세를 살면서 · · · 그냥 웃어요|작성자 나야나
http://blog.naver.com/agora_nayana/150054970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