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를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다른 남친..

DJeJRGKSK2009.08.02
조회5,382

마음을 담아 써 주신 리플들 감사합니다.

 

하나하나,, 반복해서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그냥 끝을 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고 느낀대로 남친에게 이야기하고 끝낼 생각입니다.

 

쉽지 않을 것 같네요.. 남친이 조금만 속상한 표정을 지어도 전 가슴이 미어지는데..

 

그 다음 만날 인연이 더 좋은 사람일지 상종 못할 인간일지 모르지만

 

오늘은 이 정도만 생각하고 싶네요

 

선배 주부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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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째 고민이라 써 봅니다

 

 

남친은 약 4년 째 만나고 있구요

 

굉장히 착하고 순수한 사람입니다. 세상 때가 타지 않은 것 같은..

 

저랑 개그 코드도 잘 맞고 외모가 딱 제 스타일이라 서로 너무 좋아해서 사귀게 됐어요

 

직업은 저나 남친 모두 중고등학교 선생님입니다. 저는 27살, 남친은 26살이구요.

 

서울에서 대학 다니면서 지인의 소개로 만나 지금까지 사귀고 있습니다.

 

 

어릴 땐 별 생각 없이 사람이 너무 좋으니까 사귀었는데

 

오래 사귀다 보면 단점이 점점 보이게 마련이죠

 

우선 남친은 삼남매의 맏이인데.. 너무나 가족을 사랑하는데다 효자입니다

 

맏이지만 막내같은 성격인데다 연하라서 의지가 좀 안 되는 건 있구요..

오빠보단 친구나 예쁜 동생같은 편안함에 좀 더 가깝다고 봐야 겠네요

 

전 의지가 좀 되는 든든한 사람이 좋아서 계속 바꿔보려 했지만 부담만 줄 뿐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그냥 성격 면에선 그러려니 하고 있어요

 

예전에 남친 부모님 만나 뵈었구요.. 부모님도 정말 좋은 분이셨어요

 

모시고 살더라도 제가 스트레스 받고 힘들다기 보다 가족이라는 테두리가 넓어져서 행복하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절 많이 좋아해 주십니다. 빨리 시집오라고 하면서 잘 챙겨주시고 안부도 가끔 전화해서 챙겨줬으면 하시는 정도에요..

 

하지만 전 잘 챙기는 성격도 아니고 챙겨받길 원하는 것도 아니라서.. 괜히 같이 살다가 밉보이고 실수 할까봐 따로 살고 싶습니다. 제가 참하게 보이는 건 가능해도 사랑스럽고 예쁜 며느리는 너무 힘들어요..애교도 좀 떨고 잘 하고 싶어도 어른들 앞에선 항상 조심해야 된다고만 알고 자라서 너무 어렵네요..

조금 먼 곳에서 주말에 한번씩 찾아 뵙고 그러고 싶어요.

 

근데 남친은 자기 고향에 부모님 집 근처에서 살며 한 주에 두세번씩 종종 찾아 뵙고 식사도 같이 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다고 해요.

 

그 고향.. 깡촌은 아니고.. 인구 30만 정도의 지방 중소도시라고 생각하심 됩니다..

 

그치만 저는 고향도 멉니다. 그리고 도시에서 커서 시골에서 살고 싶진 않아요..

 

그래서 난 서울에서 살고 싶다.. 너도 서울에서 살면 안 되냐고 했더니 그것만은 안 된다네요.. 자긴 자기 가족과 고향을 너무 사랑한다며 너도 이 좋은 동네에서 같이 살자 그래요

 

그 동네 좋은 거 압니다.. 근데 살더라도 60 넘어서나 살고 싶지 이 젊은 나이에 시골에서 살고 싶진 않아요..

 

 

 

그리고 또 하나.. 남친이 3남매의 맏이라고 했는데 동생이 둘 다 여동생입니다.

 

남친네 집 돈 없습니다.. 집안 월수입이 부모님 두분 합쳐서 150이에요

 

나이도 많으시고 젊어서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셔서 병원도 다니고 계세요

 

여동생 두명 중 하나는 대학생, 하나는 고등학생입니다

 

대학생 동생은 집에 부담 안 되려고 학비 아르바이트 뛰어서 벌고 있고.. 고등학생 동생은 공부를 잘 못해서 전문대 진학해서 기술을 배우고 싶어하는데 아직 잘 모르겠네요..

 

지금 남친 버는 돈 집에 용돈 드리고 동생들 용돈 주는데

대학생 동생이 이젠 학점 관리도 하고 취업도 해야 해서 등록금도 다 대줘야 할 것 같아요.. 막내도 그럴테고..

집에 돈이 많지 않으니 시집도 남친이 보내야 겠죠

 

남친이 워낙에 알뜰한 사람이라 저축을 하지만 주변 사정상 많이 모이지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그 집안 전체가 다 가난해요.. 게다가 남친 종손이라 제사도 많이 지내야 합니다

 

반면 저는 굉장히 알뜰한 부모님 밑에서 컸고 나중엔 금전 여유가 좀 있는 집으로 시집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집은 어느 정도 잘 사는 편이구요

 

하지만 남친은 돈 없이도 좋은 사람들이랑 살면 알콩달콩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자기 동네로 시집와서 같이 행복하게 살재요.. 잘해 주겠대요..

 

 

세상 더러운 일은 모두 돈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하는 제겐..

돈은 나갈 구멍만 보이고 재테크엔 눈꼽만큼도 관심, 소질이 없는 남친을 보면..

어떻게 해야 될 지..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저는 하고싶은 일도 많고 공부하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그 동네로 시집가면 다신 제가 제 발전을 위해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내려가는 즉시 시골 학교 선생님으로 사람좋게 살다가 늙어서 평온한 노년을 보내겠죠

 

외모도 괜찮은 편이라 직업 얘기 안 해도 소개해 달라는 말 많이 들어오고 아직은 당장 결혼을 고려하기에도 젊은 나이입니다.

 

그렇지만 전 저 남친을 많이 사랑합니다. 만나본 남자들 중 이렇게 사랑한 사람이 없었어요. 하지만 저는 제 자신을 더 사랑해요.

 

어떻게 해야 좋은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