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준중형의 극과 극 비교시승~ 포르테 쿱과 SM3!

vamos2009.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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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포르테 쿱과 SM3가 같은 날에 시승이 잡혔습니다.
두 대 모두 1박 2일씩 시승차가 나왔고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번갈아 타가며 비교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두 차가 공교롭게도 국산 준중형 중에서 양 극단을 달리는 차라는 점입니다.
일단 형태부터가 문짝 2개짜리 쿠페와 준중형 최대 크기의 오버사이즈 세단이죠.
포르테 쿱이 가장 스포티한 차라면 SM3는 가장 실용적인 찹니다.
스포티한 주행성을 바탕으로 준중형 중에서 순위를 매겨 보자면,
포르테 쿱 – 라세티 프리미어(디젤!) – 포르테 – 아반떼HD - 라세티 프리미어 – SM3 정도?
개인적으로는 요 순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프를 굳이 디젤과 휘발유로 나눈 이유는 하체 성능과 엔진 간의 밸런스에서
너무나 큰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엔진 하나로 말이지요...
휘발유의 경우는 뭐… 코끼리한테 강아지 심장 얹어 놓은 기분까지 들 정도니 쩝…
그 무게에 엔진이 그모냥이니 미션을 6단을 붙여놓는다 한들
이전 토스카와 같은 혹평을 받을 수밖에요.
반면 디젤은 이제서야 물 만난 고기 같은 인상이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와인딩 주파 성능은 시승 전에 입수한 사전 정보를 감안 하더라도
포르테 쿱이 기대 이상, SM3가 기대 이하였습니다.
포르테 쿱은 기아 측에서 워낙 ‘스포츠 쿠페가 절대 아니다’며 겸손을 떨어 둔지라…
사실 별 기대도 안 했었거든요.
‘대체 얼마나 못 만들었으면 저리도 자신이 없을까 쯧쯧…’하고 속으로 생각했었죠.
그런데 스포츠 드라이빙 입문용으로도 썩 괜찮겠다는 인상입니다.

물론 예전 투스카니나 티뷰론과 비교하시면 미워할 겁니다ㅡ.ㅡ;;
투스카니의 대체 모델로서의 달리기 성능은 기대하지 마시길.
포르테 쿱은 절대로 투스카니의 후속 모델이 될 수가 없다는 전제로 출발해야 합니다.
엔진은 같은 2.0으로 놓고 보면 포르테 쿱이 세타II 엔진으로 더 강력해졌습니다만…
그 뿐입니다.
제도적으로 보면 포르테 쿱은 스쿠프 보다도 덜 스포티한 취급을 받는 찹니다.
일단 보험료 구분부터가… 스쿠프는 스포츠카! 포르테 쿱은 세단!
땅땅땅!
ㅡ,.ㅡ;;;

반면 SM3는 물렁한 승차감에 동급 최대 크기, 떨어지는 출력, CVT의 조합이라는…
들려오는 얘기부터가 ‘어차피 와인딩엔 젬병이겠네’싶은 구성이었죠.
그런데 기대보다도 더 젬병이었습니다ㅡ,.ㅡ;;;
일단 CVT의 변속 효율과 엔진과의 궁합은 나무랄 데 없습니다.
무게도 라세티 프리미어 보다는 가볍구요.
가속도 라프보다는 나았습니다만…
문제는… 움직임이 이승기입니다. (허당이라고요)
라프는 아무리 굼떠도 탄탄하게 노면을 밟아주는 느낌이 있는데
SM3는 일정한 굴곡의 코너를 일정한 속도로 돌아도 차체가 지 혼자 쌩쑈를 합니다.
반면 포르테 쿱은 국산 준중형 세단 중에서 가장 탄탄한 그립을 보여주고 있죠.
노멀 포르테와 비교해도 분명 눈에 띄는 차이가 있습니다.
어차피 특성은 둘 다 언더이긴 하지만 포르테 쿱 쪽이 훨씬 늦게 찾아옵니다.
VDC의 개입도 훨씬 늦구요.
유명산 초입에서 1km정도 올라가다 보면 코너 도중 둔턱 비슷한 게 있는데
두 차를 비교해 보면 둔턱을 넘은 후 자세를 바로잡기까지의 시간 차가 큽니다.
포르테 쿱도 튀는 편이긴 하지만요.
SM3는 바운싱(상하움직임)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포르테 쿱에 비해 서스펜션이 무른데다 앞이 많이 무거워 노즈다이브가 심합니다.
정확한 앞,뒤 중량 배분은 찾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게다가 롤링도 훨씬 심해서 뻥 좀 보태면 본격적인 와인딩 공략에서는 앞 바퀴 한 쪽으로
코너링 하는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가속력은 CVT의 특성 상 실제 가속에 비해 재미가 없습니다.
분명 꾸준한 가속이 이뤄지기는 하는데…
펀치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죠.
이 점은 SM3가 일반 오너들에게 억울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겠군요.
전체적으로 보면…
르노삼성이 아주 작정을 하고 현대보다 더 현대스러운 차를 만들었다는 느낌이네요.
작은 엔진에 덩치 키우는 건 현대의 장기였는데…ㅡ,.ㅡ;

하지만 종목을 바꿔 유명산으로 가는 국도변의 크루징 시에는 SM3가 왓따였슴다.
웬만한 불규칙 노면은 그냥 쌩까버리더군요.
이 역시 포르테 쿱과 비교하면 물침대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슴다.
딱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승차감이더군요.
(운전하다 졸려 죽는 줄 알았음…)
하긴 뭐… 일반 오너들이 코너링 성능 따위야 관심이나 있겠습니까?
그냥 승차감 편하면 장땡이죠.
아무리 언더가 심하다 해도 그 속도 안 내면 그만이고ㅡ,.ㅡ;
메이커 욕할 거 하나도 없습니다.
다수를 위한 차를 만들어 다수에게 파는 게 양산 메이커의 존재 의미이거늘.

가장 큰 차이는 역시나 뒷 자리 승차감이더군요.
SM3는 정말 한 없이 중형에 가까운 준중형입니다.
레그룸만 차이가 좀 날 뿐, 폭이나 높이는 중형과 별반 차이가 나질 않더군요.
포르테의 경우는 제 아무리 세단이라고 주장해도 뒷자리가 너무 불편합니다.
다른 쿠페보다는 분명 훨씬 넉넉한 공간입니다만…
그래도 ‘세단이라며!’ 하고 속은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죠.
무엇보다 키 182cm인 필자의 경우는 시트에 기대고 앉으면 머리가 뒷유리에 닿더군요.
내 앉은키가 커서 그렇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음




운동성만큼이나 실용성에서도 두 차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저보고 포르테 쿱의 뒷자리에 앉으라면, 3인 승차일 경우는 감수하겠으나…
(가로로 누워버리면 되니까-_-;)
4인 승차의 경우라면 운전자 멱살을 잡아버릴 겁니다.
방지턱 넘을 때마다 뇌진탕 혹은 목디스크를 염려해야 할 테니까요.
(거듭 강조하지만 쿠페 중에서는 그래도 포르테 쿱이 제일 나은 편입니다.)
하지만 SM3라면 주저 없이 탈 수 있습니다
구형 SM3는 실내 넓이에서 꼴찌를 기록한 차였는데
한 세대를 거치면서 단숨에 넘버원을 차지했네요.

개인적인 호불호나 성능의 문제를 떠나 이 날 시승은
우리나라의 준중형도 선택의 폭이 참 넓어졌다는 느낌이 들어 뜬금없이 뿌듯한 느낌도 들더군요.
언제나 두리뭉실한 차만 만들어 온 국내 메이커가 이렇게 다양한 차를 선보이는 건
그만큼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졌기 때문이겠죠.
‘국산차가 다 거기서 거기지~’하던 시대는 이제 종말을 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요구는 적극적으로 하되, 욕은 좀 하지 맙시다.
그렇잖아도 기자나 자동차 마니아들은 더 탄탄한 차 만들어 달래지…
소비자들은 승차감 안 좋거나 실내 좁으면 안 사지…
메이커도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머리 터질 겁니다 ㅎㅎㅎ

[출처] 오토씨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