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선일님....용서하세요

고개를 숙이며2004.06.24
조회453

여느때와 다름없는 하루입니다.

개구장이 아들들과 씨름을 하고, 일 많아 늦는 남편을 기다리는 하루....

그러나 왠지 한숨이 턱턱 가슴을 치는 듯한 답답함이 있습니다.

 

고 김선일님 죄송합니다.

당신의 그토록 살고싶던 하루가 이렇게 흘러갑니다.

살았을때 당신을 알지 못하다가 이제 고인이 된 당신을 알아갑니다.

살고싶다고 외치던 당신의 모습을 TV에서 보며 참 가슴이 아팠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당신의 영정사진이 된 졸업사진과 생전의 당신의 육성테이프를 들으며,

당신의 얼굴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못 견딜만큼의 억울함도 치밀어 오릅니다.

 

지금은 장마라 질퍽한 이 땅을....당신은 그토록 밟아보고 싶다 하셨죠.

늘 한끼로 먹고 있는 김치, 자장면을 당신은 그립도록 먹고 싶다 하셨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저 어제와 같은 하루를 보내는 저를 용서해 주세요.

 

얼마나 사랑하는 이들이 그리웠을까.....

사랑하는 부모님, 형제, 자매...그리고 사랑을 다짐한 여인...이 나라의 모든 국민까지.

........................................................우리도 당신이 그립습니다.

 

이 나라 안에서도 재해, 질병, 사고로 오늘도 많은 이들이 죽음과 고통에 있습니다.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들이지만,  그 일로 힘겨운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죽음은 아닙니다........그 죽음은 안됩니다.......이렇게 당신을 보낼 수는 없습니다.

무엇때문에 ....당신이 죽어야 했습니다.  왜 당신이 결박을 당하고  섬뜩한 칼날에 희생되어야 했습니까.

되돌리고 싶습니다. 

당신의 살아있을 시간으로, 당신이 피랍되기 전의  그 시간으로..되돌리고 싶습니다. 

 

생전의 당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인터뷰를 통한 당신의 모습은 선하고,  또박또박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던 모습.....같은 하늘 아래 살때는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던 우리가 당신의 죽음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여전히 세상은 어제처럼 돌아갑니다.  술 취한 아저씨의 고함소리와  재잘대던 아이들의 웃음소리.

뿌연 연기 내뿜는 자동차의 경적소리, 크게 켜 놓은 TV속의 연속극소리..........

 

용서하세요.

당신의 죽음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다만 명복을 빌며 고개를 숙이는 나를, 우리를  

하루 지나고  이틀 지나며 점점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겠죠.....

그러나 우리의 가슴속에 당신을 묻겠습니다.

 

이젠 편히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