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변태다 변태..!!"

전망200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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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변태다 변태..!!"

 

어느 사이 여름이 된 요즘 아침에 집을 나서 학교 학원을 다녀 늦은 오후에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은 먼지와 땀에 얼룩져 마치 굴뚝 청소라도 하고 온냥 새깜둥이가

되어 현관문을 들어선다.

 

나는 매일 두아이를 씻길 수가 없어 안방 화장실 안에 있는 샤워 부스에 들어가 둘이서

씻어라고 일러줬다. 그런데 씻기보다 물장난을 하느라 신바람이 나서 얼마나

시끄러운지 도대체 뭐하나 궁금해  화장실 문을 살짝 열면 둘이서 샤워 부스 문을 활짝

열어 제끼고...

 

"으악~ 변태다 변태.." 라며 까르르 자지러지게 웃느라 연방 뒤로 넘어간다.

지네들이 문만 안열면 굳이 내게 알몸을 안보여 줘도 되는데 두 아이는 스스로 문을 열어

고추를 보여 주며 내게 변태라고 난리 벅석을 떨며 얌전한 이 엄마를 변태로 만든다.

 

나는 웃으며 문을 닫아 주고 아이들이 시장할것 같이 서둘러 저녁을 준비한다.

샤워를 하고 팬티도 입지 않고 소파에 앉아 만화를 보는 아들에게 나는 "아~ 나 다

보인다" 라면 둘이는 서둘러 런닝과 팬티만 입는데 얼마나 이쁜지..

 

배가 고픈 뽀빠이는 먹고 싶은 것을 숨도 쉬지 않고 주문을 한다.

"팥빙수랑 요플레랑 볶음밥이랑 탕수육이랑 오징어 삶아 초장에 찍어 먹고 싶어요.."

한꺼번에 수도 없이 주문하고 스스로 생각해도 조금 미안한지 내게 들어라는 듯이

독백을..

 

"나는 왜 먹고 싶은 것이 많지.." 나는 속으로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 임마..

그래도 자식이 먹고 싶은 것이라 뽀빠이 손을 잡고 가까운 마트에 가서 한바구니 사서

배달 시키고 빵집에서 팥빙수 2개를 포장해서 집으로 돌아와 큰애랑 둘이 먹인다.

 

오늘은 여름을 잘 보내기 위해 모처럼 백화점에서 곰거리를 사서 하루종일 끓였다.

요즘 아내가 곰국 끓이면 남편이 아내 눈치를 본다던데 아이들 아빠는 눈치는 커녕 땀

뻘뻘 흘리며 한그릇을 맛나게 먹는다. 눈치가 없는건지 둔한건지..

 

그 아빠의 그 아들 둘..

평소 국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이라 작은 그릇에 곰국을 줬더니.."와~ 맛있다 한그릇 더

추가요.." 라며 두그릇을 거뜬히 먹는다.

 

오늘은 주말이라 큰아이는 테레비 만화를 보며 쉬고 뽀빠이는 나랑 말이 하고 싶은지

그동안 읽은 책 이야기 하느라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 하며 중간중간 내가 듣고 있는지

확인까지 한다.

 

요즘 뽀빠이를 보며 내 어릴적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내가 뽀빠이 만한 나이에

집에 가득 있는 동화책이랑 위인전 등을 읽고는 어머니께 얘기를 하곤 했는데 요즘

뽀빠이에게서 꼭 그때 내모습을 본다.

 

그리고 뽀빠이는 얼마나 사교성이 좋은지 1학년 전반에 친구를 사귀고 생일파티등에

초대 받아 다니느라 사무가 나보다 더 바쁘다. 오늘도 옆반 친구 생일 잔치에 초대

받았다며 선물 사게 돈 500원을 달란다.

 

나는 친구들과 돈을 모아 선물 살것인지 물었더니 요즘 아이들 사이 유행하는 카드 한장

사가지고 가면 된단다. 타고난 사교성은 또 어쩜 아빠를 닮았는지 피는 못 속인다는

증거가 아이들이다.

 

오늘 학교를 다녀온 큰아이는 친구들과 한바탕 족구를 하고 뽀빠이는 생일 파티 참석후

축구 한게임 하고 피곤한지 책 읽은 얘기하다 잠이 온다더니 스르르 잠이 들었다.

런닝과 팬티만 입은채..

 

지금 사는 전망 좋은 집에 이사 와서 뽀빠이 돌 잔치를 했는데 어느새 자라 초등학생이

되어 내게 변태라며 장난을 치고 친구 생일 파티에 초대를 받는 등 활기찬 생활을 하는

아이의 잠자는 모습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마치 나만 엄마가 된듯이..!! 

 

"으악~ 변태다 변태..!!" 

 

  Rico Vacilon -  Karl Zero

(음악 왼쪽은 제목이고 오른쪽은 아티스트입니다

제목이 있는데 문의하는 쪽지가 와서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