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글 입니다..

걱정200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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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학에 다닐 때 만나 5년을 연애를 한 뒤 결혼했습니다. 결혼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남편이 직장에서 같이 일하는 여자와 외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남편은 잠깐 동안의 불장난일 뿐이었다고 말하고 이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편은 회사를 그만두지도 옮기지도 않았으며 그 여자도 역시 같은 부서에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저는 매일 남편 몰래 남편의 휴대전화에 메시지가 온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누구와 통화했는지 목록을 확인합니다. 메일도 몰래 열어봅니다. 지갑과 옷에서도 모텔의 영수증이 없는지 술집 영수증이 없는지 다 뒤져보며 남편의 카드 명세서가 오면 일일이 체크해 봅니다. 저는 이런 제 자신이 너무 싫습니다. 자존심도 상하고 괴롭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습니다. 남편에게 회사를 옮기라거나 그만두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남편이 회사에 나가 있는 동안에는 불안해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남편은 저를 사랑하며 저와 헤어질 생각이 전혀 없으며 한 번의 실수니까 용서해달라고 늘 말합니다. 저 역시 그런 남편을 믿고 싶으며 남편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남편에 대한 의심과 불안을 떨칠 수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은 배신감은 아주 큰 상처입니다. 그 상처를 꿰매고 아문 자리에 새살이 돋기까지는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애인이나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면, 그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라도 계속 의심하게 되고 애인 혹은 배우자의 행동을 감시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일단, 자기 자신에 대한 자책감과 죄책감은 접어두세요. 그래, 누구나 그럴 수 있어, 라고 생각하세요.

사람은 상처를 받으면 누구나 다른 일에 매달리거나 탐닉하게 됩니다. 우울한 마음에 자신을 돌보지 않고 먹을 것에 빠져들거나 술에 의존하거나 쇼핑에 매달리기도 합니다. 의심과 감시 역시 그런 집착의 하나입니다. 자신의 상처를 가리고 보상 받으려는 몸부림인 것입니다. 배우자에 대한 믿음을 잃었고 배반 당했다는 상실감에 빠지게 된 것을 가리기 위한 행동이지요. 잠시의 이런 행동은 의지할 곳을 찾는 마음에는 조금의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라도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면 잠깐 동안이라도 평소의 내가 아닌 행동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정상이 아닌 게 아닐까. 나에게 이런 행동까지 하게 만들다니, 내 남편(아내)는 너무나 나쁜 인간이야.'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일단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지나치게 죄책감을 느끼거나 괴로워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에 그냥 함몰되어 당연하게 여겨지는 상태가 되어서는 안되겠죠. 서서히 벗어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과연 내가 하루 온종일 남편을 감시하는 것이 과연 두 사람의 관계를 위해 무슨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 보세요. 한번의 외도였고 그것이 수면 위로 떠올라 공개되어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남편께서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면 두 사람이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 무엇이며 그 노력들이 관계 회복을 위한 것이어야 하겠죠.

그러나 강박적인 의심과 감시는 관계 회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닐 뿐더러 상대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만약 남편이 그런 님의 모습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요? 자신이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알고 실망하고 두려워하게 될 겁니다. 감시 당하고 있다는 강박적인 생각으로 배우자에게 정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집에 오기가 겁이 날지도 모릅니다. 물론 자기 자신에게는 더 나쁘겠지요. 이미 '자존심이 상하고 괴롭다'고 말씀하셨듯이, 이것은 자신의 자존심을 스스로 갉아먹는 일입니다.

나의 불안한 감정을 벗어버리고 예전의 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마음을 가라앉히고 두 사람의 문제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배우자나 애인이 외도를 했다면 과연 그 원인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문제를 직면하는 것은 두렵고 회피하고 싶은 일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 과정은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그냥 덮어두고 현상에만 집착한다면 언젠가 그 상처는 안으로 곪아 더 큰 문제가 되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