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렇게 잘 생겼어요..!!"

전망200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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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렇게 잘 생겼어요..!!"

 

지난 토요일 친정어머니는 우리아이들이 좋아하는 단술(식혜)을 만들어 놓으셨다며

먹으러 온나고 전화가 왔는데 나는 아이들 시험을 앞두고 괜스레 마음이 바빠 시험

끝나면 가겠다고 했더니 일요일 우리집 근처 병문안 오신다길래 나는 점심을 대접

한다며 시내 고깃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일요일 꼬맹이 둘에게 똑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혀 서둘러 약속 장소로 나가 어머니와

같이 나온 올케와 같이 고기가 부드러운 갈색고기(갈비찜)를 맛나게 먹고 어머니와

올케는 병원으로 우리는 백화점으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가까운 백화점을 향해 걸어가며 큰아이와 뽀빠이는 "비옷 사주세요 꼭이요"

"엄마 돈 없어.."  "그럼요.. 용돈 없애고 비옷 사주세요.  (손으로 발목을 가르키며.)

여기까지 오는 것으로요."

 

할수 없이 백화점 아동복 코너로 갔는데 비옷은 생각보다 비쌌지만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이것 저것 살펴보고 큰아이는 선명한 노란색으로 뽀빠이는 푸른색으로 약간

큰사이즈로 사줬더니 얼마나 좋아하는지 당장 입고 난리가 났다.

 

돌아오는 길에 소아암 어린이 돕기 음악회가 있어 잠시 무명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전시된 어린이들의 사진을 보고 꼬맹이 둘에게 모금함 안에 돈을 넣어라고 줬다.

그런데 어디선가 우리 세모자를 지켜봤던 방송 관계자들이 인터뷰 요청을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간곡하게 거절을 했다가 그럼 꼬맹이 둘만 하라고 허락을 했지만 집요하게 내게

부탁을 하는데 너무나 예쁜 아이들 사진을 보고 더 이상 거절하기가 그래서 인터뷰에

응하고 말았다. 내용은 아픈아이들에게 "용기 잃지 말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며 화이팅을 외치며 마무리를 했다.

 

주최측에서는 내게 고마움을 표현했지만 나는 속으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정작

꼬맹이 둘은 자신이 테레비에 나온다는 사실에 얼마나 신이 났는지 좋아 싱글벙글..

평소 성격이 명랑한 뽀빠이에게 늘 웃으며 바라보는 내게 "제가 그렇게 잘 생겼어요.."

라던 뽀빠이는 정말 자신이 잘 생겨 테레비에 나오게 되는 줄 아는 눈치였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아이들에게 샤워를 하게 하고 간단히 밥을 준비해서 저녁을 먹고

안방에 갔더니 방안이 온통 물바다가 되어 난리가 나 있었다. 가만 보니 아이들이 비옷을

샀는데 처음 입어보는 비옷에 정말 물이 들어오나 안오나를 샤워기 물을 틀어놓고

실험을 해 본 것.. 오 마이 갓.. 꽈당.. 

 

기어이 두 아이는 내게 야단을 맞았지만 꼬맹이들은 요즘 컴퓨터에서 날씨 검색을 한다.

새로 산 비옷을 입고 학교를 가고 싶은 마음에 비를 기다리며.. 나는 그 옛날 어머니

생각이 문득..

 

당신의 딸들에게 친구들보다 예쁜 옷을 입게 하시고 친구들이 책을 보자기에 싸서 다닐때 내게 빨간 책가방을 사주시고 친구들이 검정 고무신을 신고 다닐때 내게 빨간 구두를

신게 하셨던 어머니 생각을 하며 나도 비를 기다린다.

 

아이 둘이 해맑은 미소를 머금은 채 조금은 장난스런 목소리로  "안녕히 다녀오겠습니다" 인사 하며 노랑 파랑 비옷을 입고 나란히 집을 나서는 아이들을 나도 행복한 미소 머금고

고층아파트에서 오랫동안 내려다 볼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Itsy Bitsy Teenie Weenie Yellow Polka Dot Bikini

- Brian Hy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