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하지 않는 공간에서 지금 속칭 ‘그림자 살인’ 이라 세간에 알려진 사건에 관해서 회원들간의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타락천사 : 그림자 살인사건이 일어난 이후 이미 8개월 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재판은 진행중이예요. 그리고 끝을 모르고 있죠. 그런 와중에 피고인 김채연은 연쇄살인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고 공언하고 있어요.
No2739 : 하지만, 김채연의 말이 정말 사실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어요.
뽈 : 맞아요. 역으로 그녀가 살인자라는 증거도 없죠.
미로 : 그렇다고 해도 그녀가 무죄라는 말은 너무 지나 치군요. 그녀는 살인사건에 끼 깊이 관여한 게 틀림 없어요.
뽈 : 하지만 그녀에게도 그녀만의 사연이 있겠죠.
미로 : 그렇다면 ‘뽈’님은 살인이 정당화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건가요?
No2739 : 살인이라는 대전제의 정당성 보다는 이 사건에서의 그녀의 살인 동기가 정당하다는 의미 같은데…
미로 : 그렇다 하더라고 그녀는 처벌을 받아야만 해요. 사유가 있다고 해서 모든 살인이 용인될 수는 없는 일이에요.
진행되고 있는 토론을 지켜보고 있던 방의 개설자인 타락천사가 제동을 걸었다.
타락천사 : 잠깐만요. 뭔가 토론의 방향이 이상하군요. 우리는 살인의 법적, 도덕적 정당성을 토론하자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아직 그녀가 유죄평결을 받은 것도 아니고요.
No2739 : 저도 타락천사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타락천사 : 김채연은 처음에 자신이 한 짓이라고 하면서 정신분열을 주장했지만, 이제는 그것마저 경찰의 협박 때문에 허위자백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또 실제로, 경찰에서 한 그녀의 자백이 거짓이 라고 전제한다면, 경찰은 그녀가 유죄라는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요.
미로 : 그렇다면, 김채연은 왜 스스로 경찰에 의해 감금 된 거죠?
No2739 : 아마 경찰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미로 : 거래?
No2739 : 네… 아직 잡히지 않은 살인범을 잡기 위한…
미로 : 지나친 비약 이군요.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강재우 반장이라는 사람은 범죄자와 그런 거래를 할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던데…
뽈 : 그렇게 말한다면 역시 김채연도 범죄자처럼 보이지는 않던데요?
윌리엄 : ‘미로’님 ‘뽈’님 두분 모두 지나치게 감정적이군요. 논리적이지 못합니다.
타락천사 : 제 생각도 그래요. 그보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미로 : 이번 사건?
타락천사 : 네! 국회에서 투신자살한 소설가 ‘이철’ 말이에요.
윌리엄 : 저도 그 애기를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야 말로 냄새가 나요.
No2739 : 어떤 면에서 그렇죠? 그 동안 살인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이 토론 방이 시끄러웠지만 역시 결과는 항상 허탕이었잖아요. 그리고 경찰도 자살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 같던데.
윌리엄 : 설마 경찰 발표를 그대로 믿는 것은 아니겠죠. 경찰은 아직도 작년 겨울의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김채연이 공공연히 말하는 끝나지 않은 ‘그림자 살인’에 대해서 신경이 극도로 예민한 상태죠. 그래서 설사 이것이 ‘그림자 살인’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해도 사건의 파장을 고려해서 비밀조사를 진행하면서 언론에는 숨겼을 가능성이 켜요.
타락천사 : 제 생각에는 경찰은 아직 깨닫지 못한 듯 해요. 제가 아는 사람이 언론에 종사하고 있는데… 아직 아무런 낌새가 없어요.
윌리엄 : 하지만, 우리 역시 이 사건이 연쇄살인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증거는 없어요.
미로 : 아니 있어요.
그 순간, 직전까지 뜨겁던 토론 방이 갑자기 고요해 졌다. 그와 동시에 토론에 참가한 모든 접속 회원에게 하나의 영상이 전송 되었다. 그리고 회원들이 모두 전송 받은 동영상을 보기 까지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지금 성윤기는 토론 방을 나온 상태에서 옆 자리에서 방장으로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이정아의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었다.
윌리엄 :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어린시절 정혁필과 김채연의 학교 선배가 있어요. 그 사람 애기로는… 정혁필의 동생 정우주는 김채연과 아주 가까운 것처럼 보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정우주를 김채연이 죽였다는 주장에는 타당성이 낮다는 거예요. 더군다나… 김채연이 정우주를 죽였다는 증거도 없고…
타락천사 : 글쎄요. 그 선배라는 사람이 말도 신빈성은 없어 보이네요. 지나치게 개인적 감정이 개입된 냄새가 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김채연이 정우주를 죽였다는 것 자체가 지금으로써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성립 되지가 않아요.
윌리엄 : 흠… 하지만 한가지 의심 가는 점이 있기는 해요.
타락천사 : ?
윌리엄 : 정혁필의 아버지인 정상만과 그 아들인 정우주의 사인이 모두 심장마비라는 거에요.
타락천사 : 그건… 좀 냄새가 나는 정보네요.
윌리엄 : 그래서 제가 정혁필의 병원기록을 조사해 보았는데… 그는 심장병력이 전혀 없더군요.
타락천사 : 아버지의 심장병이 모든 자식에게 유전되라는 법은 없잖아요.
윌리엄 : 맞아요. 하지만 제가 아는 김채연의 선배의 말에 의하면, 정혁필은… 아마… 입양아일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타락천사 : 그런…
윌리엄 : 아무튼, 내가 가진 정보는 여기까지에요. 물론, 제 지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타락천사 : 좋은 정보가 될 것 같네요… 그럼 다음 토론에 또 참여해 주세요.
윌리엄 : 꼭 그러죠.
토론을 마친 성윤기와 이정아는 의외의 정보에 다소 흥분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 정보가 도대체 뭘 의미하는 거죠?”
“입양아라… 그것도… 핏덩이를… 주변사람 모르게 친자처럼…”
“어쩐지… 강재우반장의 주장대로 최초의 살인이 최광호가 아니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네요…”
Shadow 2부 : 장미의 이름 (1막 : 아델모의 장 #04)
정보의 바다라 불리는 거대한 네트워크.
‘그림자 살인’ 회원들간의 온라인 토론 방.
실존하지 않는 공간에서 지금 속칭 ‘그림자 살인’ 이라 세간에 알려진 사건에 관해서 회원들간의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타락천사 : 그림자 살인사건이 일어난 이후 이미 8개월 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재판은 진행중이예요. 그리고 끝을 모르고 있죠. 그런 와중에 피고인 김채연은 연쇄살인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고 공언하고 있어요.
No2739 : 하지만, 김채연의 말이 정말 사실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어요.
뽈 : 맞아요. 역으로 그녀가 살인자라는 증거도 없죠.
미로 : 그렇다고 해도 그녀가 무죄라는 말은 너무 지나 치군요. 그녀는 살인사건에 끼 깊이 관여한 게 틀림 없어요.
뽈 : 하지만 그녀에게도 그녀만의 사연이 있겠죠.
미로 : 그렇다면 ‘뽈’님은 살인이 정당화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건가요?
No2739 : 살인이라는 대전제의 정당성 보다는 이 사건에서의 그녀의 살인 동기가 정당하다는 의미 같은데…
미로 : 그렇다 하더라고 그녀는 처벌을 받아야만 해요. 사유가 있다고 해서 모든 살인이 용인될 수는 없는 일이에요.
진행되고 있는 토론을 지켜보고 있던 방의 개설자인 타락천사가 제동을 걸었다.
타락천사 : 잠깐만요. 뭔가 토론의 방향이 이상하군요. 우리는 살인의 법적, 도덕적 정당성을 토론하자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아직 그녀가 유죄평결을 받은 것도 아니고요.
No2739 : 저도 타락천사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타락천사 : 김채연은 처음에 자신이 한 짓이라고 하면서 정신분열을 주장했지만, 이제는 그것마저 경찰의 협박 때문에 허위자백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또 실제로, 경찰에서 한 그녀의 자백이 거짓이 라고 전제한다면, 경찰은 그녀가 유죄라는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요.
미로 : 그렇다면, 김채연은 왜 스스로 경찰에 의해 감금 된 거죠?
No2739 : 아마 경찰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미로 : 거래?
No2739 : 네… 아직 잡히지 않은 살인범을 잡기 위한…
미로 : 지나친 비약 이군요.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강재우 반장이라는 사람은 범죄자와 그런 거래를 할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던데…
뽈 : 그렇게 말한다면 역시 김채연도 범죄자처럼 보이지는 않던데요?
윌리엄 : ‘미로’님 ‘뽈’님 두분 모두 지나치게 감정적이군요. 논리적이지 못합니다.
타락천사 : 제 생각도 그래요. 그보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미로 : 이번 사건?
타락천사 : 네! 국회에서 투신자살한 소설가 ‘이철’ 말이에요.
윌리엄 : 저도 그 애기를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야 말로 냄새가 나요.
No2739 : 어떤 면에서 그렇죠? 그 동안 살인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이 토론 방이 시끄러웠지만 역시 결과는 항상 허탕이었잖아요. 그리고 경찰도 자살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 같던데.
윌리엄 : 설마 경찰 발표를 그대로 믿는 것은 아니겠죠. 경찰은 아직도 작년 겨울의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김채연이 공공연히 말하는 끝나지 않은 ‘그림자 살인’에 대해서 신경이 극도로 예민한 상태죠. 그래서 설사 이것이 ‘그림자 살인’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해도 사건의 파장을 고려해서 비밀조사를 진행하면서 언론에는 숨겼을 가능성이 켜요.
타락천사 : 제 생각에는 경찰은 아직 깨닫지 못한 듯 해요. 제가 아는 사람이 언론에 종사하고 있는데… 아직 아무런 낌새가 없어요.
윌리엄 : 하지만, 우리 역시 이 사건이 연쇄살인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증거는 없어요.
미로 : 아니 있어요.
그 순간, 직전까지 뜨겁던 토론 방이 갑자기 고요해 졌다. 그와 동시에 토론에 참가한 모든 접속 회원에게 하나의 영상이 전송 되었다. 그리고 회원들이 모두 전송 받은 동영상을 보기 까지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윌리엄 : 음… 이 영상을 보니… 자살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좀 어색한 부분이 있군요.
뽈 : 하지만, 여전히 타살이라고 보기에는…
미로 : 맞아요. 타살이라는 확증은 없지만, 자살이라고 보기에는 어색하죠.
No2739 : 경찰의 현장 감식 자료를 볼 수 있다면… 판단이 서겠지만…
뽈 : 그런 것을 구할 수 있나요?
윌리엄 : 전혀 불가능 한 것은 아니겠죠.
No2739 : 미로님은 이 동영상을 어디서 구하셨죠?
미로 : ‘그림자 살인’ 회원의 규칙을 잊은 건 아니겠죠?
No2739 : 죄송합니다.
타락천사 : 방장의 권한으로 ‘No2739’님은 지금토론에서 퇴실 시키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잠시 동안, ‘No2739’가 강퇴될 때까지 모두 침묵했다.
타락천사 : 그럼 계속 해 볼까요?
미로 : 아니 난 더할 맘이 사라졌어요.
뽈 : 나도
타락천사 : ‘윌리엄’ 님은 요?
두 사람이 퇴실하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윌리엄 : 제 궁금증이 하나 더 있는데… 혹시 정보가 있으신지…
타락천사 : 어떤 거죠?
윌리엄 : 최초의 살인에 관한 것이에요.
타락천사 : 최초의 살인?
지금 성윤기는 토론 방을 나온 상태에서 옆 자리에서 방장으로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이정아의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었다.
윌리엄 :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어린시절 정혁필과 김채연의 학교 선배가 있어요. 그 사람 애기로는… 정혁필의 동생 정우주는 김채연과 아주 가까운 것처럼 보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정우주를 김채연이 죽였다는 주장에는 타당성이 낮다는 거예요. 더군다나… 김채연이 정우주를 죽였다는 증거도 없고…
타락천사 : 글쎄요. 그 선배라는 사람이 말도 신빈성은 없어 보이네요. 지나치게 개인적 감정이 개입된 냄새가 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김채연이 정우주를 죽였다는 것 자체가 지금으로써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성립 되지가 않아요.
윌리엄 : 흠… 하지만 한가지 의심 가는 점이 있기는 해요.
타락천사 : ?
윌리엄 : 정혁필의 아버지인 정상만과 그 아들인 정우주의 사인이 모두 심장마비라는 거에요.
타락천사 : 그건… 좀 냄새가 나는 정보네요.
윌리엄 : 그래서 제가 정혁필의 병원기록을 조사해 보았는데… 그는 심장병력이 전혀 없더군요.
타락천사 : 아버지의 심장병이 모든 자식에게 유전되라는 법은 없잖아요.
윌리엄 : 맞아요. 하지만 제가 아는 김채연의 선배의 말에 의하면, 정혁필은… 아마… 입양아일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타락천사 : 그런…
윌리엄 : 아무튼, 내가 가진 정보는 여기까지에요. 물론, 제 지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타락천사 : 좋은 정보가 될 것 같네요… 그럼 다음 토론에 또 참여해 주세요.
윌리엄 : 꼭 그러죠.
토론을 마친 성윤기와 이정아는 의외의 정보에 다소 흥분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 정보가 도대체 뭘 의미하는 거죠?”
“입양아라… 그것도… 핏덩이를… 주변사람 모르게 친자처럼…”
“어쩐지… 강재우반장의 주장대로 최초의 살인이 최광호가 아니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네요…”
“그래…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말 김채연이 정우주를 죽였다면… 어떻게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트릭을 쓴 걸까요?”
“…”
두 사람은 점점 더 깊이 사건의 그림자에 빠져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