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면책특권을 이용한 비열한 인간들!

살펴보자200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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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워싱턴 주재 그루지야 부대사가 만취한 채 시속 130 km로 차를 몰다

16세 소녀를 숨지게 했다. 그는 외교관 면책특권에 따라 체포를 면했다. 여론이 들고 일어났다.

의회는 그루지야가 면책특권을 계속 고집하면 약속된 원조 3000만달러를 취소하라고

클린턴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셰바르드나제 그루지야 대통령은

면책특권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루지야 부대사는 미국에서 살인죄로 기소돼 21년 형을 받았다.


▶2004년 CIA는 미국 주재 바레인 외교관이 방글라데시 가정부를 부리면서

3년 동안 집에 가둔 채 임금도 주지 않은 것을 비롯해 외교관들의 인권유린 사례를 여럿 보고했다.

차량 8대를 굴리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가 반년 사이 470건의 주차위반을 하고 벌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아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참다 못한 뉴욕시는 2002년 불법주차 벌금을 100일 넘게 내지

않는 외교관 차량은 번호판을 말소하기로 국무부와 합의했다.


▶엊그제 서울 신촌 찻길에서 외교 번호판을 단 주한 중국대사관 승용차가 음주단속을 거부하고

차문을 잠근 채 경찰과 밤새 8시간 30분을 대치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은 창문을 두드리며

“외교관인지 확인만 되면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신분 확인조차 못하고 말았다. 중국대사관

측은 빈협약에 따라 외교차량에 대한 음주단속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2002년 중국은 베이징 한국대사관에 들어온 탈북자 2명을 뒤쫓아 영사부 안까지

진입해 한 명을 연행했다. 중국 공안은 한국 외교관을 때리기까지 했다. 같은 해 다른

탈북자 2명이 선양(瀋陽)의 일본 총영사관에 진입했을 때도 공안이 일본 주권지역인

총영사관에 들어와 붙잡아갔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공관지역 불가침권’을 보장한

빈협약 위반이라고 항의했지만 중국은 들은 척도 안 했다.


▶빈협약은 외교관 면책특권도 어디까지나 ‘국가 간의 우호 증진에 기여하고 외교관 직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한다. 주재국 법을 존중하는 것은 외교관의

기본의무다. 중국 외교차량의 검문 거부에는 면책특권을 넘어 상대국에 대한 모욕과

무시의 기운이 배어 있다. 미국 외교 차량이 그랬다면 단골 시위꾼들이 한바탕 “반미”를

떠드는 구실이 됐을 것이다. 중국 외교관의 안하무인에서 중국에 주눅 든 자세로 일관하는

우리 외교의 흔적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