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성(城)을 향해 가는 길 [3-②]-적응의 시간들※

미강2004.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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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런 이유도 없이 온 몸이 떨려왔다.

 

방 안 공기가 조금 썰렁한 것 같아 하연은

 

옷장에서 무늬가 없는 검정색 가디건을 꺼내 걸쳤다.

 

 

따뜻한 차라도 한 잔 끓여 마셔야겠다는 생각에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하연은 창 밖에 점점이 흩뿌려지고 있는 물방울들을 보았다.

 

 

 

[내일은 오전 일찍부터 비가 내릴 것 같군.]

 

 

 

묘한 주문처럼 민혁의 말은 현실이 되어 하연에게 다가왔다.

 

 

도도독 도도독 유리창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그나마 칙칙함을 씻어 내리는 것 같아서 가슴 한켠이 시원해졌다.

 

 

 

“…허억!”

 

 

주방으로 들어가려던 하연은 어두운 곳에서 움직이고 있던 사람 그림자 덕분에

 

놀라서 주저앉아야 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놀람의 연속이네.

 

 

 

벌렁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희미한 불빛에 의지해서 살펴보니 그림자의 정체는

 

민혁도, 조비서도 아니었다.

 

 

작고 뚱뚱한 아주머니였다.

 

 

소스라치게 놀란 하연과는 달리 아주머니는

 

놀란 하연을 돌아보며 살짝 미소까지 짓고 계셨다.

 

아마도 이 분이 집안일을 해주신다는 아주머니인가 보다.

 

 

 

“죄송해요. 누가 있는 줄 몰랐어요. 그런데…아주머니께서 주방일을 해주시는 분인가요?”

 

 

아주머니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기가 들어서 차나 한 잔 끓여 마실까 해서요. 아, 아니, 제가 해도 되는데….”

 

 

차를 끓여 마시러 왔다는 하연의 말을 듣자마자

 

아주머니는 부드러운 손길로 하연을 인도해 식탁 의자로 앉게 했다.

 

얼떨결에 의자에 앉은 하연은 찻물을 올리는 아주머니를 보며 엉거주춤 다시 일어섰다.

 

 

 

“아니에요. 제가 끓여 마셔도 되는데….”

 

 

달그락. 달그락.

 

아주머니는 하연의 말을 간단히 무시한 채 묵묵히 잔을 꺼내고 차를 준비했다.

 

 

아무런 반응조차 없는 것이 머쓱해진 하연은 다시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주방 안에 향긋한 홍차 내음이 퍼졌다.

 

아주머니가 건넨 찻잔에서는 홍차의 떫은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혀끝에 살짝 감도는 사과향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감사해요. 한기가 좀 가시는 것 같아요.

 

아주머니께서는 이 곳에서 일을 시작하신 지 오래 되셨나요?”

 

 

 

이번에도 역시나 하연의 말에 대한 대답 대신 빙그레 웃으며

 

작은 애플파이 두 개가 담긴 접시를 건넸다.

 

 

아직도 적응하려면 한참이나 먼 것 같아서

 

하연은 달콤한 애플파이를 입에 베어 물었는데도 불구하고 착잡해졌다.

 

 

입 안의 파이조각을 우물거리고 있는 하연 앞에 종이쪽지 하나가 쓰윽 내밀어졌다.

 

 

 

〔파이가 맛이 없나요?〕

 

 

 

종이에 쓰인 글 한 번 아주머니의 염려스러운 얼굴을 한 번 쳐다봤음에도 불구하고

 

하연은 도무지 상황이 이해되질 않았다.

 

 

 

“간병을 했다는 사람이 눈치가 없군. 아주머니께서는 목소리를 잃어버렸지.”

 

 

 

갑자기 등 뒤에서 민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제 왔을까.

 

소리나 기척도 없이 가까이에 다가와 있는 민혁을 바라보며

 

하연은 놀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 그럼….”

 

“수화 할 줄 아나?”

 

“아, 수화는 아직….”

 

 

언젠가 집 근처 전봇대에 붙어있던 ‘사랑의 수화교실 무료 교육’ 전단지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후회됐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 때 배워두는 건데.

 

 

 

“입모양을 보면 거의 알아들으시지.

 

하지만 되도록이면 대답을 요구하지 않는 말을 하는 게 나을 것 같군.”

 

 

 

민혁이 자리를 잡자 아주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리대 한 쪽에 놓여 있던 접시를

 

민혁의 앞에 놓아 주었다.

 

 

접시에는 보기만 해도 배가 고플 만큼 먹음직스러운 샌드위치가

 

냅킨과 함께 놓여 있었다.

 

 

하연은 아주머니께서 쓰시던 펜을 집어 들고 메모지에 급하게 휘갈겨 썼다.

 

 

 

〔죄송해요.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제가 몰랐어요. 파이는 지금까지 먹어 본 것 중에서 최고로 맛있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다음번에 또 주셨으면 좋겠어요. -하연-〕

 

 

쪽지를 받아서 읽던 아주머니는 점점 표정이 밝아지더니 활짝 웃었다.

 

주름이 깊게 패인 얼굴이었지만 맑음이 뚝뚝 묻어나는 웃음이었다.

 

 

결코 인사치레로 다음번에 파이를 또 달라는 말을 쓴 건 아니었다.

 

파이는 굉장히 맛있었고 달콤했다.

 

 

“아주머니….”

 

 

“…이제 됐습니다. 그만 가 보십시오. 밖에 조비서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하연이 입을 뗀 것과 민혁이 빠른 속도로 말을 끝낸 것은

 

거의 동시에 일어난 일이었다.

 

 

좀 더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이야기가 아니라면 눈빛만이라도 교환하고 싶었는데.

 

그런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다니.

 

하연은 마음속으로 민혁을 원망했지만

 

다행히 아주머니를 향한 목소리는 얼음장같이 차갑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민혁의 눈빛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하연도 느낄 수 있었다.

 

 

지난밤에 보여 주었던 약간의 인간적인 면모도 언제 그랬냐는 듯

 

냉랭한 민혁의 얼굴 너머로 숨어 버렸다.

 

 

아주머니가 밖으로 나간 뒤 하연은 신경질적으로 남은 파이 한 조각을 입에 물었다.

 

 

 

“내가 아주머니를 나가게 한 것이 못마땅한가?”

 

 

“…아닙니다.”

 

 

아니라는 말 속에 강한 긍정이 숨어있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할 민혁이 아니었다.

 

작은 조약돌 하나를 던질 때 퍼져나가는 물의 파동.

 

점점 크게 번져나가는 물의 파동 같았다, 진하연이라는 여자는.

 

 

오렌지 주스가 담긴 컵을 들면서 민혁은 하연의 얼굴에서 불편한 기색을 읽어냈다.

 

한여름에 검은색 긴 팔 가디건이라.

 

 

 

“…할 수 없군.”

 

 

“뭘 할 수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머리를 손질해달라고 말할 참이었는데.”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 수준은 아니어도.”

 

 

“…몸이 불편하면서 하겠다고?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아니. 그냥 다음으로 미루지.”

 

 

 

찻잔을 들던 하연의 손이 허공에서 우뚝 멈췄다.

 

몸이 불편하다는 걸 이 남자는 도대체 어떻게 알아차렸을까.

 

 

게다가 지금 한 말은 걱정?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걱정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자마자

 

하연은 그럴 리가 없다고 단정 지었다.

 

 

 

“약이 없으면 내 방에 와서 가져 가. 비상약은 어느 정도 상비되어 있으니까.”

 

 

“약은…저에게도 있습니다.”

 

 

단호한 말투로 대꾸하면서도 하연은 이번만큼은 멋대로 단정 지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정말로 걱정해 주는 것일지도 모르잖아.

 

민혁은 하연의 얼굴에 떠오른 심경을 재빨리 읽어내고는 딱 잘라 말했다.

 

 

 

“내 집에서 간병인으로 온 사람이 아파서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은 없어야지. 안 그래?”

 

 

역시. 그럼 그렇지.

 

하연은 지금 절 걱정해 주시는 건가요, 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염려는 접어 두셨으면 합니다. 전 그렇게 나약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야지. 병원비까지 업무상 과로로 지불하고 싶지는 않거든.”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 같으니라구.

 

인정머리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

 

 

하연은 유유히 휠체어를 끌고 주방 밖으로 나가는 민혁의 등 뒤로 악담을 해댔다.

 

 

다른 사람의 등 뒤에다 대고 악담을 퍼부을 줄이야.

 

 

실컷 골을 내던 하연은 민혁의 모습이 사라지자

 

어깨가 축 처질만큼 의기소침 해지고 말았다.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는데, 내가 왜 이러지.

 

 

모든 것에 적응이 필요한 사람은 어차피 자신인데 말이다.


 

 

☆★☆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말은 바로 이런 때 써먹는 것 같았다.

 

소화제나 감기약 정도는 늘 가방 속에 상비해 두곤 하는 하연이었기에

 

필요할 때 없으리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다.

 

 

알약들은 넣어두곤 하는 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문제는 감기약만 없었다.

 

 

소화제, 해열제, 심지어 설사약까지 있는데 감기약만 쏙 빠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자기 방에 와서 약을 가져가라던 민혁의 제안에 따를 걸 그랬다.

 

 

 

“콜록…. 콜록….”

 

 

이젠 기침까지 나왔다.

 

몸은 물에 젖은 솜처럼 한 걸음 떼기조차 힘들었고

 

눈앞이 빙글빙글 돌 만큼 어지러운 걸 보면

 

열까지 동반한 감기몸살이 단단히 찾아온 것 같았다.

 

 

사람이 아픈데도 병원비 들어갈 것을 걱정하는 그 남자에게만큼은

 

절대로 가고 싶지 않았는데.

 

방법은 없었다.

 

그냥 꼼짝없이 앓을 만큼 앓거나,

 

민혁의 방에 찾아가 아쉬운 소리를 하며 약을 얻어 오거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사람을 상대로 거부감이 들었던 적은 거의 없었다.

 

 

하연은 그 거부감을 딱히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민혁의 차가운 눈초리를 떠올릴 때면

 

도저히 옆에 다가설 수가 없을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는 것이었다.

 

 

한참동안 손에 들고 있던 알약들을 내려다보던 하연은

 

해열제 두 알을 입에 넣고 물과 함께 삼켰다.

 

 

열만 내려 준다면 감기몸살은 버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한편 민혁은 방 안에서 조비서와 함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A는 모두 팔아치워. 최대한 빨리.”

 

 

“알겠습니다. 그러면 C는 어떻게 할까요?”

 

 

“좀 더 기다려. 아직은 시기상조야.

 

먹음직스럽다고 덥썩 삼켜 버리면 체하기 마련이니까.”

 

 

 

두 사람이 말하는 A와 C는 두 사람끼리 서로 정한 일종의 암호 같았다.

 

오늘은 단조의 피아노 선율이 민혁의 방 안을 이리저리 떠다니고 있었다.

 

피아노 선율은 도독도독, 빗방울이 유리창을 때리는 소리와 어우러져

 

더욱 더 우울한 분위기를 짙게 빚어내고 있었다.

 

 

민혁의 손에는 조비서가 브리핑한 자료파일이 들려 있었다.

 

 

세상과 동떨어진 이곳에 살고 있으면서도

 

매일같이 이루어지는 조비서의 전달사항 덕분에 민혁은

 

이 집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빠짐없이 알고 있었다.

 

 

성의 없이 종이들을 넘겨보던 민혁은 파일을 다시 조비서에게 건넸다.

 

그렇지만 조비서는 결코 민혁이 서류들을 대강 훑어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기억나나? 처음 내 곁에서 일을 맡게 됐을 때?”

 

 

“예…. 기억납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도련님께서는 변함없으신 것 같습니다.”

 

 

“자네는 변했지. 날 처음 바라보는 자네 눈빛은 경계심을 잔뜩 담고 있었어.

 

아니라고 발뺌할 생각은 하지 마.”

 

 

“그 땐…서로 잘 알지 못했으니까요. 저나…도련님이나.”

 

 

“그녀도…그럴까?”

 

 

“진하연씨…말씀이십니까?”

 

 

“참 이상해. 오래 전 화석처럼 굳어버린 감정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옆에 오면 죽었다고 생각한 감정들이 하나씩 깨어나는 것 같아….”

 

 

 

“…그것은 관심…입니다.”

 

 

“관심? 그게…나한테 가능하다고 보나?

 

내 자신을 추스르는 것조차 힘겨운데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라….”

 

 

“관찰도 일종의 관심입니다.

 

도련님께서는 하연씨를 처음 보시던 날부터 관찰하지 않으셨습니까.

 

아니라고는 말하지 않으시겠지요?”

 

 

 

“그녀를 보면…살아있다는 게 뭔지 느껴져.

 

숨을 쉬는 게 뭔지, 살아 있다는 게 뭔지…알려주는 것 같아.

 

나조차도 잊고 있었던 숨쉰다는 사실.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본 적 있나?”

 

 

“…참 예쁜 눈이더군요.”

 

 

“눈동자가 깊어. 그런 깊은 눈동자에…아직 담아둔 사람은 없더군.

 

깊은데…비어 있어.”

 

 

“도련님께서…타인에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 많이 하신 적 없다는 거…알고 계십니까?”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나가봐.”

 

 

 

마치 방 안에 들어온 사람을 내쫓는 것처럼 나가라고 말하는 민혁의 반응에

 

조비서는 빙그레 웃으며 가벼운 목례를 한 뒤 방을 나갔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른 사람에 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일상속의 평범한 이야기조차도

 

입을 열어서 한 적은 거의 없었다.

 

 

하연이 이 집에 찾아온 뒤로 민혁은 필요 이상 말을 많이 하는 편에 속했다.

 

그것조차도 평범한 사람들 수준에 훨씬 못 미쳤지만.

 

누군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건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미안하다는 말을 한 게 처음이라는 사실을

 

그녀가 알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음악이 다음 악장으로 넘어갈 때 즈음, 민혁은 힘들어보이던 하연의 얼굴을 떠올렸다.

 

 

수화기를 손에 들려던 민혁은 휠체어를 돌려 방을 나서기 시작했다.

 

하연의 방문은 완전히 닫혀있지 않았다.

 

방 안에서 간간히 흘러나오는 신음소리에 민혁은 침대에 누워있는 하연 곁으로 갔다.

 

 

 

“미련할 만큼 고집스럽군.”

 

 

하연의 귓가에 누군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부서지는 것 같은 아픔과 열기에 묻혀버렸다.

 

자신의 몸을 천근만근 짓누르는 이불을 조금만 아래로 내리고 싶었지만

 

손가락 하나도 까딱 할 힘조차 없었다.

 

 

하연은 입술에 닿는 축축한 느낌에 정신없이 받아먹었다.

 

목구멍이 썼다.

 

헉헉대며 숨을 몰아쉬던 하연은 어느 순간 찾아온 차가운 냉기가

 

몸 속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가면서 열기를 식혀주는 것을 느꼈다.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시원함에 온 몸이 부르르르 떨렸다.

 

하연은 그대로 잠 속에 빠져들었다.

 

 

 

“…이곳에 적응하기가 그토록 힘들었나….

 

때때로 상상하지 못한 상황에 처하면 호되게 아프지.

 

그렇지만 한 번 앓고 나면 오히려 편해질 거야.”

 

 

 

민혁이 타고 있는 휠체어가 하연의 방을 천천히 빠져나갔다.

 

무엇인가가 옷에서 툭, 떨어졌지만 민혁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민혁이 머물러 있던 하연의 옆에는 작은 대야가 놓여 있고

 

거기에 물수건 하나가 걸쳐져 있었다.

 

 

입술 하나 달싹거릴 힘조차 없이 몸살을 앓고 있는 여자.

 

파르르 떨리던 속눈썹과 곧게 뻗은 가는 목.

 

오물거리며 갈색 시럽을 정신없이 받아먹던 입술.

 

민혁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서 여자를 관찰했다.

 

 

항상 바짝 긴장하며 자신의 눈길을 피하던 하연의

 

무방비한 상태를 보며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감정 하나가 또다시 꿈틀댔다.

 

 

밤새도록 하연의 방문 앞에서 민혁은 시간을 보냈다.

 

하연의 목구멍을 타고 내려간 약이 제 역할을 하고 훌륭히 수행하는 듯 했다.

 

 

불규칙적으로 오르내리던 하연의 가슴은 규칙적으로 잦아들었고

 

간헐적으로 흘러나오던 신음소리도 잠잠해졌다.

 

 

민혁은 하연의 방문을 가만히 닫은 뒤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아주 오랜만에 창문을 덮고 있던 두꺼운 커튼을 활짝 열어젖혔다.

 

이미 비는 그쳐 있었다.

 

 

민혁은 초여름 장대비가 지나간 자리를 눈으로 훑었다.

 

흔들리고 있다.

 

자신의 마음이 어느 날 갑작스럽게 찾아 온 낯선 여자로 인해

 

흔들리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관심이라….”

 

 

입 속에서 중얼거리는 말소리는 오랜 추억 속으로 되돌아가는 듯 멀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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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한 주 시작 잘 하셨나요? ^^

 

이번 이야기는 최대한 길게 올린다고 올렸는데 어떨 지 모르겠습니다. ㅎ

 

오늘 오전에는 지지난 이야기에 대한 답쪽지를 날려 드렸구요...

 

로그인 상태가 아니라서 파페포포님께는 쪽지를 발송하지 못했습니다.

 

파페포포님, 미강이 글에 중독되신 것 같다구요? ^^ 헤헤.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이곳을 빌어서 파페포포님께는 따로 코멘트 다는 거에요~

 

 

그리고, [3-①]에 달린 리플에는 빠짐없이 댓글을 달아 놓았답니다.

 

쪽지 발송할 때는 한 분, 한 분 일일이 따로 내용을 써드립니다.

 

물어보시는 분이 계셔서요. ^^ 

 

호젓한 여름밤, 한여름밤의 꿈처럼...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나가길 바랍니다.

 

참! 힘찬 하루의 시작도 빌어 드려야겠네요. 헤헷. 미강이는 이만 총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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