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또 다른 현실》 -5-

유하2004.07.06
조회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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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개에 음성메세지가~]

1번

 

"나 아경이라고해요. 둘이 같이있는거 알아요 그사람 보내주세요 부탁이예요"

그녀였다..그사람옆에 7년이나 있었던 여자..

[다음메세지]

 

"당신전화기는 꺼져있고 오빠는 전화를 안받네요..둘다 나한테 할말있지않나요?

우리 만나요. 셋이만나서 결판을내요. 음성확인하면 바로 전화해요"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계속해서 메세지를 들었다.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았을까..

피하고싶다. 이런걸 원한건 아니였다고 말해도 믿어주지않을텐데..

이상황에서 내가 무슨 변명을해대고..내가 무슨 말로 그녀를 납득시킬수있을까..

물론..없다..그녈 찾아가  머리채를 뜯겨주고  때리면 맞고 욕하면 들어주고..

그러면 죄책감이 다 사라질까...

 

[다음 메세지]

"엉~엉..나 그사람없으면 못살아요..제발 보내줘요..그사람옆에서 떠나줘요..

나 죽을거같아요..나 죽어버릴꺼야. 그사람 나한테 다시 돌려줘요.."

 

3번을 길게 눌렀다...더이상 들을 자신이 없어서..

 

[메세지가 삭제되었습니다. 다음메세지]

 

"야! 니가 뭔데..우리사이 껴들어서 오빨 뺏어가..너 얼굴내놓고 다닐 생각하지마 싸가지..

나이도 어린게 어디서 남의 남자나 뺏고다녀...XX년..너 내가 찾아가서 죽여버릴꺼야. 그러고도 무사할거같아?"

 

3번..

 

[다음메세지]

 

"야..니들 어딨어..둘다 오빠집으로와 올때까지 기다릴테니까

내가 니들 다 죽이고 나도 죽을꺼야..전화빨리 받어 XXXX 니들 같이있는거 내가 모를줄알어?

당장 전화해! 빨리!"

 

그녀는 이성을 잃은듯했다..

화내고..달래고..그런 음성이 8개전부 그녀꺼였다.

메세지를 전부 삭제하고..

한참을 전화기를 쳐다보고있었다..

난..그녀한테 이러면 안돼는거였다.

자그마치 7년을 그사람이랑 살다시피한 그녀에게..하루아침에 날벼락을 준 셈이다.

그사람은..나 아니여도 헤어지려고 했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내가 결정적인 이유가 됬을것이다. 아무리 부인해도..그건 사실이다.

 

한참을 고민하다 난 그녀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우리 아경이한테 전화거는 사람이 남자면 당장 끊고. 여자면 잠깐 기다리세요. 아경아! 전화받아]

 

.....놀래서 전화를끊었다..

그사람의 목소리였기때문이다.

그사람이 아경씨한테 녹음해준 인사말을 듣고..순간 나도모르는 질투가났다.

그래..이 두사람 그래도 한때는 사랑하던 사이가 아닌가..

지금 우리처럼..아니 ..어쩌면 더..많이 그리고.. 7년이라는 그시간만큼의 정도 많이 들었을터이다.

 

전화기를 침대위에 던져버리고.. 그위에 몸을 던졌다..

천정위를 바라보다..문득.. 어젯밤 그사람과 깊이 사랑을 나누던 장면들이 스쳐지나갔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기시작했다..상상만으로도..그사람이 너무 좋다.

 

지이잉~~지이잉~~

전화진동에 몸을 움찟했다.

 발신자표시를 보고 다시한번 심장이 움찟했다.

그녀다..

용기가 나지않는다..뭐라고 해야하나..어떻게해야하지..어떻게..

 

전화가 한번 끊어지고 연이어 다시 진동이 울려대기시작했다.

피할수만은 없다..부딪치자..

 

"여..여보세요"

"왜 전화를 했다가 끊어"

"안받으시길래.."

"내가 왜 안받아? 전화 기다렸는데. 혹시 인사말때문 아니야?"

뭐 이정도 가지고 놀래?"

 

아무말도 할수가없었다..이상황에서 내가 무슨 할말이 있으랴..

 

"나지금 오빠만나기로했는데 너도 나와"

".....전.."

"너 안나오면 니네 회사로간다. 회사에서 쪽당하고싶지않으면 지금 나와"

"어디신데요.."

"너 어디야? 내가갈께. 오빠만나기전에 너부터 좀 만나서 할말있어. 너 준비하고 나와서

아무데나들어가서 전화해"

 

뚝!

 

각오했던일아닌가...차라리 울고 애원하는것보단... 내 맘이 더 편했다.

나도 어쩔수없이 사람이였다.

내 맘이 조금이나마 더 편할수있다면..

그녀가 무슨 만행을 저지른대도 난 받아줘야했다.

 

광장사거리 제일 손님없는 커피숍에들어가 난 그녀를 기다렸다.

20분쯤 지났을때..그녀가왔다.

그녀도..나도 한눈에 서로를 알아차렸다.

그녀는 검정색투피스를 멋들어지게 차려입고왔다

갈색웨이브파마에  자칫 나이들어 보일수있는 굵은 진주목걸이를 잘 소화시켜냈다.

세련된 아가씨였다..그녀는..한마디로 예뻣다.

선글라스를 벗으며 그녀가 내게 말을걸어왔다.

 

"나 아경이야..나만나러 온거맞지?"

"네? 네..."

그녀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자리에않아서 냉커피를 시켰다.

그리곤 나를 보더니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너였어?'하는 식으로 조금 불쾌한..

 

" 나.. 여러말안할께, 오빠가 이여자 저여자 만나고 다닌거 한두번아니고,

그래도 결국엔 꼭 나 찾아오더라구. 너도 얼마 못갈거같은데, 몸버리지말구 일찌감치 맘접어라"

좀 당황스럽다..하지만 각오는 했지않는가..

"전..미안하단 말밖에 할말이없네요"

"나 아무한테도 오빠 안뺏겨. 나 그사람하고 7년이야. 7년이 장난같아? 너 그사람이 처음이야?"

"네?"

"그사람하고 잔게 처음이냐구"

"아..아뇨"

"나 그사람이 처음이야..그사람도 내가 처음이구..나 그사람 애기도 여러번 지웠어. 그사람 나 못버려"

"저..헤어지게된거 저때문아니라고들었어요. 오빠랑 아경씨 두사람 문제때문에 사이가 안좋아져서..

그러다가..어떻게 절 만난거라고...전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그사람이 하자는대로할꺼예요."

"아씨..장난하네..말 못알아들었어?"

그녀가 핸드백에서 담배를 꺼내 물며 욕설을 해대기 시작했다

"너 한달짜리나 될까? 그사람이 너 사랑한다고 생각해? 어리숙해보여서 며칠밤 데리고 놀려고 만난거같은데..진짜 둔한건지 순진한척하는건지..쯧쯧.."

"말이 좀 심하시네요.."

"심해? 그 주둥이에서 그런말이 나와? 누가 누구한테 심하다고 하는데? 너 싸가지는 집 냉장고에다 너놓고다니냐?"

"그만 일어날게요..더 애기 못하겠네요"

"앉아! 나 애기 안끝났어"

"나오는게 아니였는데.. 생각이 짧았어요"

"아씨..앉으라고, 진짜 짜증나게하네"

 

그녀가 내 팔을 끌어 날 의자로 밀쳐서 앉히고 물한모금을 마시더니

담배하나를 다시 물었다.

"솔직히 같은 여자로써 애기할께. 너 순진해보이는데 오빠 노리개꺼리 되지말고 그냥 헤어져

너 위한거야. 그사람이 가지고 논여자가 한둘인줄알어? 나나되니까 7년을 만난거야

너같은 곰팅이는 버티지도 못해"

이여자..오빨 사랑하긴 하는건가..싶었다.

"사랑한다면서.. 왜 오빨 그런식으로 애기해요.."

"내꺼니까."

그한마디에 난 말문을 잃었다. 모든게 답이된듯보였다.

내..꺼..니..까... 가영씨는 당당했다..

저상황에서 어떻게 저런 자신감과 도도함이 나올수있을까.

멋진 여자였다. 나와는 전혀 다른 모습과 느낌의..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보더니 갑자기 자세를 반듯이고쳐앉고

담배를 끄더니 급히 전화를 받았다.

"오...오빠.."

"어디야?"

난 순간..놀랬다..수화기 저쪽에서 그녀랑 통화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그사람이였다.

아경씨 핸드폰 수화음이 큰탓에 그사람의 목소리가 나한테까지 다들렸다.

눈앞에서 그사람과 아경씨가 통화하는걸 목격하자

당황스럽고 은근히 불쾌했다..질투가났다..

그녀는  계속  징징거리면서 오빠한테... 아양을 떨어댔고

그 와중에 날 힐끔 힐끔쳐다보며  봐라!는 식으로 콧대를 올리며 비웃어댔다.

 

난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차값을 계산하고 출입문을 열었다.

잠깐 걸음을 멈춰 뒤를 돌아 그녀를 봤다.

멀리서..그녀는 아직도 수화기를 든채 열심히 애기를 하는도중이였고

그사람에게 서운한 마음이들어  나도모르게 눈물이 울컥했다. 

차를타고..집으로 돌아가는길에 그사람에게 전화를 했지만 통화중이였다.

집에 도착해서 다시했지만 ..그때까지도 통화중이였고....

울다가 깜빡잠들어 깬후 다시 전화를했는데...그땐..전화기가 꺼져있었다...

 

======================================5화 End================================

 

5화 리플도 내용을 모르겠다고 쓰시는분이 계실까바 걱정이됩니다 ㅠㅠ

하지만 그 리플도 저한테는 힘이된다는거 잊지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