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없는 바보

후회2004.07.06
조회1,887

어디서 부터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모르겠네요...

한숨만 나오고 가슴에 응어리가져서 밤잠을 이룰수가 없습니다.

7월1일 밤이였습니다.

그간에도 남편과 작고 크게 티격태격했지만 그래도... 하면서 참았죠

일을 마치고 집에 와보니 이미 술에 취해 온집안에 술냄새로 가득찼고

거실에선 돌쟁이와 7살난 두 아들들이 TV만 주시하고 있더군요

(신랑이 직장을 그만둔지 두달됐고 그전에도 꾸준히 직장생활을 하진 못했습니다.)

너무 화가났어요 매일 집에서도 술타령에 게임에 미쳐 컴퓨터앞에서

거의 살다시피했으니까요.. 아마 인내심있는 사람도 지속적으로 그런생활하면

못봐줬을 겁니다. 아이들이 놀아달라 보채도 듣는척도 안하고 날을 세가며 게임하는날이

부지기수니 직장을 다녀야 하는 나는 덩달아 잠을 깊이자지 못해

하루하루가 피곤이 누적되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나도 화를 누를수가 없더군요

한마디 했습니다.

"직장 언제 구할꺼야? 왜 하루도 거르지않고 집에서 술을 마시고 그래.. 아이들도 보는데"

암말 안하더군요

어영부영 치우고 세탁기 돌려 빨래 널고 있는데 갑자기 다가와 한마디 하더라구요

"내가 없어졌으면 좋겠냐는둥, 날 구속한다는둥, 남편 가르치려든다는둥,"

술만 먹으면 의래적으로 하는얘기들을 또 나열하더군요..

(울신랑 주사가 좀 있어서 술취했을땐 건들면 안되거든요, 폭언에 물건 가벼운 손지검은

일도 아니죠.  결혼하고 지금까지 4차례정도 제앞에서 칼들은 적이있었습니다. 

지금도 생각만하면 넘 무섭고 떨리는데... )

아차시퍼 괜히 말걸었나부다 싶더군요 아마 왜 이혼 안하냐고 물으시는 분 계실겁니다. 물론

이혼하려고 법원까지 갔었죠 손이 발이 되게 비는데 야속하게 할수 없더군요 그래서 용서한게

잘못이었나 봅니다. 일단, 진정을 시키려고 했죠

'왜 그러느냐, 암말도 안했으니까 나중에 얘기하자, 아이들 보고있다"

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남편은 습관처럼 또 주방에서 칼을 빼들더군요

온몸이 뻣뻣이 굳어 한발짝도 땔수없었습니다. 떨리고 몸이 굳어 어찌할바를 모르겠더군요

아마 당해보지 않은 분들은 모를꺼에요

얼마나 공포스럽고 무서운지, 침대에 말뚱말뚱 바라보고있는 둘째를 안고 얼른 배란다로 갔습니다.

마침 둘째가 핸드폰을 들고있더군요 (둘째는 재 핸드폰을 자주 가지고 놀거든요)

다행이다싶어 신랑이 칼들고 엎드려있는 사이

시댁에 전화를 걸어 빨리 오시라고 했습니다. (시댁과의 거리 3분)

그 와중에 남편이 덮칠까 아님 자해할까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다행히 시아주버님이

오셨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눈이 뒤집혀 행동할땐 언제고 누가 오면 행동이 틀려집니다.

금방 칼을 놓더군요. 얼마나 다행이든지 아이가 핸드폰을 안가지고 있었다면 큰일이 났을수도

있어요 아주버님 설득후 돌아가는데 집에 있지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전 아이를 엎고 밖으로나와 집앞계단에 앉아있었습니다.

무서워도 갈때가 없으니 어떻하겠습니까..

잠들었을까 싶어 새벽4시에 집에 들어갔습니다. 남편은 여전히 겜을 하고있더군요..

남편의 의도를 모르겠어요 날 겁먹게 하기위함인지 아님 정말 순간적으로 죽고싶어 그러는건지

직접적으로 나에게 칼을 들이덴적은 한번밖에 없었지만 자신을 자해하려는 모습을 계속적으로

저한테 보여왔거든요.. 이런 가정이 또 있을까요? 정상적인 가정에서 볼수없는 상황에

당황스럽고 곤혹스럽습니다.

그래도 그순간은 정말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일전에 이혼하려위기를 맞을때도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다짐하던 사람이..

술의 힘을 빌려서 나한테 이런모습 또 보이는거 보면 정말..

제가 어떻게 해야하는걸까요,, 겁먹은 눈으로 뚤어져라 바라보면 둘째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도 헤어져야 되겠다 맘만 먹지만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으니 저또한 답답합니다.

그이후 남편과 거의 대화하지 않고 지냈지만 물론 주방의 칼이란 칼은 모두 없애버렸습니다.

아직도 잠자리 들기전에 남편눈치 보게되고 맘속으론 이젠 헤어져야겠다 다짐만 하고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제가 헤어질수 있을까요? 아님 남편의 주사를 그냥 받아주고 살아야 할지..

가슴이 답답하고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내가 아이들을 키우며 혼자 살수 있을지도 겁나구...

서러움만 밀려오는게 장차 우리아이들이 자라서 되풀이하지 않을까 걱정도 앞섭니다.

이혼할 용기도 없는 전 바본가 봅니다.

오늘도 떨어지지않는 발걸음을 집으로 향해야 합니다.

이젠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정말 죽고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