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귀거래사 81 / 우물 퍼서 물 마시고 밭 갈아서 밥 먹는데

김명수200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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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퍼서 물 마시고 밭 갈아서 밥 먹는데

신귀거래사 81 / 우물 퍼서 물 마시고 밭 갈아서 밥 먹는데

 
꽃밭에 노랑 나리꽃 수줍게 피었다

 

뒤를 이어 원추리꽃도 활짝 피었다

 

참나리도 질세라 훌쩍 피었다

 

강원도 어느 산골에서 케어다 심은 겹꽃 참나리도 우람하게 피었다

 

나리꽃들 속에 흰 백합이 고고히도 공주처럼 피어있다

 

범의귀꽃이 하얀 실타래처럼 꼬여 나도 꽃이라 한다

 

해바라기가 내려다보며 싱그운듯 웃는다

 

울타리 타고 오른 물외 한 놈 툭 따고

 

매운 풋고추 몇 알 텃밭에서 골라내어

 

넓은 호박잎에 된장 한 술 담아서

 

시원한 막걸리 한사발에 꽃을 보다 갈증난 목을 축이니

 

능소화가 뚝 떨어지며 그 꽃잔에 저도 한 잔 달라며 발아래로 굴러온다

 

온 세상 사람이 제각기 제 멋으로 살아가지만

 

그것이 하늘이 내려준 이치인줄 모른다

 

아주 아주 옛날 한 노인이 땅을 치며 노래한 <격양가>를

 

나도 오늘은 흔쾌히 노래한다

 

 

     해 돋으면 밭갈이 하고

 

     해가 지면 잠 자고

 

     우물 퍼서 물 마시고

 

     밭 갈아서 밥 먹는데

 

     임금의 힘이 나와 그 무슨 상관이리 !

 

                 신귀거래사 81 / 우물 퍼서 물 마시고 밭 갈아서 밥 먹는데

 

                                      신귀거래사 81 / 우물 퍼서 물 마시고 밭 갈아서 밥 먹는데


 

2004  07  07

 

김 명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