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 빛나는 한국 전통주<3>

아자 아자2006.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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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경주 신라주

세계속 빛나는 한국 전통주<3>

해동역사’와 ‘지봉유설’에는 당대의 중국시인 ‘이상은(李商隱)’이 신라주를 칭송한 구절이 나온다.

“한잔 신라술의 취기가 새벽바람에 사라질까 두렵도다(一盞 新羅酒 浚晨恐易銷)”

유리왕때 여성들이 두 편으로 나눠 베짜기 솜씨를 겨뤘고, 경기에서 진 쪽이 신라주와 요리를 준비해 노래와 춤을 함께 즐겼다고 한다. 신라 명장 김유신이 신라주를 머금어 맛이 좋으므로 승리를 확신하고 전장에 나갔다는 고사도 널리 알려져 있다. 경주 신라주 대표 이진완씨(72)는 1987년 구 (주)신라개발 상무로 일하면서 ‘황금주’를 만들었다.

신라주의 전신인 황금주는 침전주였다. 원료를 발효시킨 뒤 여과해서 추출하는데 그쳤던 것이다. 황금주에다 소주고리 작업을 통해 한 수준 높인 증류주가 바로 신라주다.

 

(22)연꽃 향기 머금은 ‘선비의 술’ 연엽주

세계속 빛나는 한국 전통주<3>
조선 고종 때부터 빚어졌다고 알려진 이 술은 ‘선비의 향기’로 불리며 지금도 외암마을에서 세월의 맛을 이어가고 있다. 구한말 당시 3년째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자 전국 각지에서 굶주림을 호소하는 백성들의 상소가 잇따랐다. 이에 고종은 “대궐은 물론 사대부 집안에서도 잡곡밥을 섞어 먹고 5첩 반상 이상은 절대 들이지 말라”는 어명을 내려 백성들과 어려움을 함께 했다. 하지만 고종 본인은 점차 기력을 잃어갔고 이를 걱정한 신하들은 “몸에 좋은 술을 만들어 임금께 진상하자”는 의견을 모으게 됐다. 이때 채택된 약주가 바로 비서감승 이원집이 직접 빚은 연엽주이다.
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된 연엽주는 해마다 봄이 되면 고종에게 진상됐다. 찹쌀로 빚은 누룩에 연근과 솔잎을 넣고 발효시켜 만든 술로 단맛이 없어 단술을 싫어하는 애주가들에게는 제격이다. 알코올 도수가 10~15%로 순하고 쌉쌀하면서도 감칠 맛이 난다. 장기간 복용할 경우 탁한 피를 맑게 해주며 혈관을 넓게 해주는 효능을 갖고 있다. 남성에게는 양기를 북돋워 주고, 여성에게는 산후 하혈을 방지해 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3)경북 ‘청송 불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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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불로주의 제조 비결은 지하 150m 암반층에서 솟는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탄산수인 신촌약수와 닥나무 잎에 있다. 철분을 여과시킨 독특한 맛의 탄산약수를 쓰고, 발효 과정에 닥나무 잎을 사용하기 때문에 깊은 맛과 향취가 난다.토종 우리밀로 누룩을 만든다..신촌리 신촌약수탕 인근에 250여평의 제조장 청송불로주는 함안 조씨 집의공파 문중에서 빚어온 가양주다. 현재 대를 잇고 있는 조복래씨(54)의 고조부 때부터 빚어왔다.

 

(24)충북 진천 ‘덕산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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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군 덕산면 용몽리 세왕주조(대표 이규행·45). 여기서 생산되는 ‘덕산약주’엔 76년의 전통주 혼이 담겨있다.  덕산약주는 국내산 백미를 80% 사용하고 있다. 그것도 햅쌀만 쓴다.묵은 쌀을 쓰면 술에 묵은 맛이 그대로 배어 나오기 때문이란다. 옥수수 전분과 물을 섞어 끓인 뒤 고두밥 대용으로 4~5일 정도 발효시켜 내놓는, 요새 시중에 유통되는 당화주(糖化酒)와는 차원이 다르다. 저온 살균처리로 낸 맑은 빛깔과 부드러운 맛은 애주가들의 입술에 미소를 머금게 하고도 남는다.

 

(25)양평 와송(瓦松)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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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 (주)와송제의 ‘와송주’. 진시황제도 몰랐다는 신비의 불로초 와송(瓦松)으로 빚은 이 술은 깊고 순한 듯하면서도 은근하게 올라오는 알싸한 취기로 인해 흥취가 있으면서도 숙취없이 빨리 깬다.
와송은 옛날 궁전이나 사찰 등 오래된 기와지붕 위에서 자라는 다년생 약초다. 또 바위에서도 자라기 때문에 석송(石松)이라고도 불린다. 길이는 30㎝ 정도 된다. 한방고서인 ‘본초강목’에는 ‘와송은 항암 효과가 있는 본초(本草)로 해열, 지열, 간염, 습진, 화상 등에 특효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현대 의학에서도 현재까지 알려진 토종 항암약초 40여종 가운데 와송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992년 와송의 축출물인 ‘아플라톡신 B1’ 등이 발암물질의 발암성을 줄이고 암세포를 파괴하는 강한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후 와송주는 항암효과에 탁월한 전통 민속주로 주목받고 있다
와송주는 (주)와송제 이상식 사장(54)의 증조 할아버지가 손님 접대용으로 술을 담그기 시작한 것이 효시다. 100년 넘게 가문 대대로 전해진 비법을 간직한 이사장 어머니 정경사씨(85)의 67년 된 양조 솜씨는 2000년 안양과학대학과의 산학공동개발을 통해 다시 태어났다. 여기에 현대식 공장 설비와 함께 국내 유일하게 농업환경 21 ISO인증을 받으면서 최고의 건강 기능성 전통주로 거듭났다. 다른 전통주와 달리 판매망이 비교적 탄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경기도가 우수관광상품으로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군납과 함께 일본에까지 수출되고 있다. 와송주는 와송을 천연 그대로 발효, 숙성해 만든 약주로 특허출원한 제품이다

 

(26)양주 대나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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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껍질을 죽여(竹茹)라고 한다. 죽여는 열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어 열을 수반하는 토혈이나 코피, 두통 등을 치료하는 데 약재로 사용된다. 기력이 쇠진해질 때, 큰 질병을 앓고 난 뒤 잠을 이룰 수 없을 때도 좋다. 또 여름철 더위로 갈증이 멎지 않을 때도감초·오매 등과 함께 끓인 물을 차처럼 마시면 효험이 있는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150m 지하에서 끌어올린 지하수를 사용하는데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독특한 술 맛을 낸다.대나무주는 생쌀을 잘게 부숴 숙성시킨 뒤 숙성된 술에 일정한 크기로 자른 대나무를 10여일 동안 담가 놓으면 대나무 껍질에서 우러나는 은은한 향과 약주와 뒤섞인다. 이후 대나무 잎 엑기스를 적당량 술과 혼합한다. 앞으로 대나무술의 알코올 도수와 포장을 다양화 해 해외 시장에 내놓을 계획을 갖고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지로 수출하기 위해 미 식품의약국(FDA) 등에 관련 서류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양주 주조>


(27)경주법주의 ‘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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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법주(주)가 10년전 찹쌀 100%를 소재로 선보인 ‘화랑’.화랑은 제조 전 과정이 15도 미만의 저온에서 이뤄진다.

공기는 술의 산화를 촉진시킨다. 저온술은 공기와 접촉했을 때 쉽게 변질되거나 부패할 수 있다. 차고 어둡고 공기와의 접촉을 최대한 막는 제조법이 화랑에 동원되고 있다.

 

(28)동의보감이 효능 보장 ‘무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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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내주로 개고기 술을 빚는 집이 있다. 초등학교 교사인 이종록씨(61·부산 북구 화명동)의 집안은 3대째 이 술을 빚고 있다. 술 이름은 무술주(戊戌酒). 8월 복날이 제격인 술이다. 개고기에 찹쌀과 누룩을 섞어 빚은 술로 더위를 ‘한 방’에 날리는 보양술이다. 개고기로 만들다보니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지방이 많은 술은 쉬 시큼해지고 맛도 떨어진다. 그래서 지방과 단백질을 최대한 빼낸 술이 이씨가 빚는 무술주다. 개고기로 만들었다는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 술 맛은 깔끔하다.도산서원에서는 오래 전부터 여름철이면 무술주를 빚었다고 한다.
무술주의 역사는 조선 중기까지 올라간다. 15세기 때의 명나라 의술서적 ‘활인심방(活人心方)’에 무술주 이야기가 나온다. ‘활인심방’은 퇴계 이황이 필사해 가까이 두고 본 책으로도 알려져 있다. ‘활인심방’은 무술주를 ‘원기를 보하고 양기를 돋우는 보신주’라고 적고 있다. 찹쌀 세 말을 찌고 복날에 개를 고아 묵처럼 만든 뒤 이를 섞어 만든다고 제조법까지 기록하고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무술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술이 되면 빈 속에 한 잔씩 먹는데 원기를 보한다’ ‘노인이 마시면 좋다’고 기록, ‘활인심방’과 같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산림경제’ ‘증보산림경제’ ‘임원십륙지’ ‘양주방’ 등도 무술주를 소개하고 있다.
이씨는 “무술주는 끼니마다 반주로 한 종지씩 마시는 것”이라며 “이는 무술주를 술로 생각하지 않고 몸을 보하는 음식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9)전남 보성 어성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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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성초(魚腥草)는 글자 그대로 ‘고기 비린내가 나는 약초’다. 45년 원폭 투하로 ‘죽음의 땅’이 된 일본 히로시마에서 가장 먼저 생명의 싹을 틔워 일약 유명세를 얻은 식물이다. 당시 학자들은 히로시마에 10여년간은 식물이 자랄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으나 이듬해 어성초는 보란 듯 눈처럼 하얀 꽃을 피워냈다. 일찍이 ‘해독초’로 불려온 어성초가 방사능까지 녹여내는 진가를 드러낸 것이다. 그런 상징성 때문에 어성초는 일본에선 ‘제1상비약’으로, 세계적으론 ‘생명초’로 통한다. 한방에선 몸안의 독소를 배출, 피를 맑게 하고, 각종 피부질환과 변비 등 10가지 효험이 뛰어나다고 해 ‘십약’이라 불린다. 학계에선 항암물질인 설파민의 4만배 이상 항암효과를 갖고 있고 혈압을 조절해주는 ‘칼륨의 보고’라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어성초주는 단연 주목을 받게 됐다.

우선 알코올 도수 95%짜리 주정에다 어성초 마른 잎을 물과 함께 넣어 60일 동안 우려내면서 도수를 50%까지 낮춘다. 여기에 다시 암반수를 넣고, 42%까지 재희석시킨 후 어성초 농축액과 올리고당을 탄 후 30일간 숙성하면 20%짜리 어성초주가 된다. 찰진 벌교 개펄을 스쳐온 갯바람을 맞으며 황토에서 자란 어성초라야 된다. 약초로 대량 수입되고 있는 중국산 어성초는 건조 기후와 석회질 토양에서 자라 제맛을 낼 수 없다. 맛이 쌉싸름하지만 와인처럼 부드럽다. 취기가 금방 올라오지만 머리가 맑아진다.
보광어성초(www.pokwang.co.kr) 대표 서두석씨(66)홈페이지와 전화(061-857-7221)

 

(30)덕유산 준령 ‘샤또 무주 머루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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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는 포도에 비해 껍질이 두껍고 과육이 적어 농축된 과즙을 얻어낸다. 그 효능은 껍질에 함유된 안토시아닌 색소가 알코올에 의해 추출돼 나타난다. 강력한 항산화물질로 변화돼 콜레스테롤 산화를 억제하고 혈소판 응집억제작용을 도와 맑은 혈액과 탄력있는 혈관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백두대간 준령에서 직접 재배된 머루는 25일간의 발효과정을 거쳐 1년간 탱크에서 숙성된다. 숙성이 끝나면 원액 그대로 병에 담긴다
원료가 와인 맛의 90% 이상을 좌지우지하는 머루주 특성 때문이다. 큰 폭의 일교차와 채광량, 고산지대 등 가장 이상적인 기후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 전북이다. 그 중에서도 무주는 덕유산이 휘감고 있는 데다 반딧불이 축제가 열리는 청정지대다. 이곳에는 머루와인 공장이 4개나 된다. 심지어 무주 군청이 지난해 41억원을 투입해 산성와인이라는 머루주 공장도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