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적관'은 일본 제국주의 군대의 잔재다
[기고-표명렬 예비역 장군] 주적론 교육 철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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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news)
▲ 표명렬 육군 예비역 준장
ⓒ2004 오마이뉴스 남소연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 차장이 지난달 19일 군 장성들을 상대로 열린 '무궁화 회의'에서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에 기초해 방어선에 서는 것보다 조국에 대한 자부와 긍지로 무장하는 것이 더 강한 군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보수진영은 남북 대치상황을 무시한 발언이라며 맹 비판했다.
이와 관련 예비역 준장으로 육군 정훈감을 지낸 표명렬 장군이 기고문을 보내왔다. 그는 기고문에서 "대적관은 일제 군대의 잔재"라며 "시대의 흐름에 맞게 주적론 철폐 교육을 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필요시 목숨까지 기꺼이 바쳐야하는 국군 장병들이 지녀야할 가장 중요한 정신적 덕목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그리고 자신감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대부분 우리 국민들의 의식 속에는 ‘고급 군 간부출신’ 들일수록 거의가 강대국 공포의 사대주의에 찌들어 민족적 자부심과 자신감이 결여된 집단인 것으로 각인되어있다. 최근 냉전체제로 빚어진 너무나 비극적인 전향 장기수들의 인권과 북송문제를 두고도 군 최고 지도 그룹인 장군 출신들로서 목숨 바쳐 지키고자 했던 인간존엄의 민주적 가치관과 민족적 양심이 바로 서있었다면 보다 차원 높은 주장을 할 수 있었으련만 참으로 민망스러운 단세포적 모습들을 보였었다.
이는 우리 민족이 항일독립 전쟁에서 피 흘려 싸우고 있을 때 개인적 입신영달만을 꾀해 광복군과 독립군을 향해 총 겨누고 독립투사들의 색출을 도와 고자질하며 고문해온 일본군 앞잡이들이 광복 후 국군의 요직을 완전 석권해 버림으로서 빚어진 비극적 사실이다.
이들 친일분자들은 자신들의 반민족적 부끄러운 과거행적이 들어 날까봐 갖가지 이유와 핑계를 들어 국군 속에 민족정기가 바로 세워질 수 없도록, 민족혼이 살아나지 못하도록 절치부심 노력했다.
그들이 제국군대에 몸담고 있으면서 상전인 일본인 간부로부터 충성심을 의심받지나 않을까 지레 겁 먹어 우리나라 출신 병사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더 혹독하게 닦달하던 버릇 그대로를 광복된 조국의 병사들에게도 적용, 끊임없는 질책의 올가미를 씌워 옴짝달싹 못하도록 몰아쳤다.
이런 그들에게 냉전상황과 6.25남침은 북한에 대한 철천지원수의 증오심 촉발을 통해 민족의식을 잠재우며 자신들의 반민족적 과오를 덮어 애국자로 둔갑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리하여 국군 장병들의 가슴속에는 민족적 우애와 유대의 민족의식은 자랄 수 없도록 만들었고 서로간의 끊임없는 경쟁의식만 불태우도록 조장하여 국군의 존립 목적이요 이유인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는 한갓 구호로만 외쳤을 뿐 민족이 중심주제로 자리잡지 못한 이상한 군대로 육성되었다.
적이 누구라고 명시하는 군대 없어
한국군이 일본 군대 출신의 반민족적 친일세력들로부터 전수 받아 지금까지 버리지 못하고있는 가장 큰 대표적 악영향의 잔재는 바로 국군 속에 민족의 개념과 의식을 싹트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대북 적대의식 함양 교육이다.
이는 일본군대 내 한국인 출신 병사들의 마음속에 민족감정이 일까봐 두려워, 군인은 끊임없이 적과 아를 구분하여 적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으로 적개심을 견지하여야한다. 이것이 정신 교육의 핵심이라 세뇌시켜온 바를 우리 군에 그대로 뿌리내린 결과 길러진 잘못된 사고이다.
지구상의 어떤 나라 군대도 계획 목적상으로는 가상적을 상정하여 군사적 판단과 계획의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적이 어느 나라라고 뚜렷이 명시하지는 않는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안보 정세 하에서 적을 공개적으로 고착시킴은 외교적 선택의 폭을 약화시키는 우둔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적개심 함양은 계급적 적대의식을 내세우던 과거 공산 독재국가에서나 행하던 교육내용이다. 민주주의가 보편화된 열린 시대의 어느 나라 군대에서도 국민 정서를 황폐하게 만들뿐인 이런 시대착오적인 교육은 하지 않는다.
우리 군의 5027작전계획이나 지휘소 연습 훈련 등은 북한을 적으로 상정하여 계획하고 실시된다. 우리 군의 모든 장거리 대포는 북한 쪽을 향해있고 적 전술 교육시간에는 북한군의 전술을 익히고 있음은 너무도 당연하다. 적대의식 함양과는 다르다.
격변하고 있는 현 안보상황 하에서 아직도 우리 군은 시대착오적인 냉전적 사고를 고수하여 ‘주적론’이니 ‘대적관’ 이니 하며 대북 적개심 고취가 정신교육의 핵심인양 주장 실시하고 있으니 역사적 정리를 하지 못한 친일세력들의 적폐가 이렇게도 심각하다. 그들의 망령이 아직도 여러모로 군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전투원들에게는 전투가 개시되었을 때 바로 적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는 것으로 충분하다. 적개심 배양은 전투력 강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투는 조폭들의 주먹다짐과는 다르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라는 대의명분아래, 무기를 가지고 생명을 던져 조직끼리 싸운다.
이라크 파병 미군들에게 대적관 교육을 시키는가
시스템에 따라, 최선을 다해 자기 책무를 완수할 뿐이다. 따라서 가장 맑은 이성적 판단에 의한 엄격하고 냉철한 행동을 요구한다. 적개심이나 분노는 군인정신 요소도 아니려니와 오히려 전승을 그르치게 할 수 있는 전장 심리상의 한갓 감정에 불과하다. 운동이나 화투놀이 등을 포함하여 상대와 승부를 겨루는 어떤 개임에서도 분노의 마음은 패망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지극히 상식에 속하는 사실을 도외시한 채 일본군대가 한국인 사병들에게 민족감정과 민족의식을 흐리게 만들기 위해 가르쳐온 위와 같은 거짓 내용을 정통성 취약한 독재정권은 냉전 이데올로기에 접목시켜 침이 마르도록 세뇌시켜왔다.
결과, 우리 군은 “군인은 마땅히 적이 누구인지를 알고 그 적에 대해서는 철두철미 적대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냉전시대에나 통하던 주적론(主敵論) 교육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이 크게 일자 이름만 대적관(對敵觀)으로 바꾸어 북한에 대한 증오심을 증대함이 안보 의식의 핵심이며 애국이라며 지금도 그대로 교육하고 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안보의식이 어디 그런 것인가? 이라크 파병 미군들이 대적관 교육을 시키던가? 적 전술 교육은 필요해도 적에 대한 적대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교육은 전혀 불필요하다. 아니. 하면 안 된다. 이라크 포로에 대한 적대적 행위의 결과는 미군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적국 주민의 마음까지를 사로잡을 수 있을 때 승리는 확실히 보장된다. 동족간의 전쟁에서는 더욱 그렇다.
흔히 전투 경험자들이 무용담을 말할 때, 부하가 쓰러져 피를 토하는 장면을 목도하게 되면 적개심이 끓어올라 앞뒤 가릴 것 없이 일제히 돌격하여 적을 쳐 부쉈노라고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전투가 아닌 그야말로 ‘차로 졸 치기’ 식의 일방적 소탕작전에서나 가능한 특수한 경우의 이야기다.
수색 작전 중이었는데 옆 마을에서 날아온 총탄에 의해 내 부하가 전사했다고 해서 격분하여 그 마을에 진격, 옥석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난사로 주민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 분풀이했다고 가정해보자. 이것은 용감함도 전우애도 애국심도 아니다. 아니, 이런 군대는 군대도 아니다. 아무리 전투 중이라도 민간인을 해쳐서는 안 된다 함은 군인의 본질 자체에 관한 문제다. 도저히 용서될 수 없고 절대 금기되어야 할 지극히 야만적인 이런 행위를 일본군 출신들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있을 수도 있다는 식으로 얼버무려 왔다.
북한에 대한 적대의식의 강화가 안보의식의 강화라고 하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안보의 궁극적 목적은 인류평화와 우리 민족의 평화적 통일이다. 이를 실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초는 남북한 서로가 신뢰를 쌓아가는 일이다. 적대의식 고취는 반 평화적이며 반 통일로 가는 잘못된 길이다.
냉전 지향적 극우세력들이 잘도 써먹던 해묵은 월남 패망의 예를 지금도 들고 있는데 참으로 딱하다는 생각을 금치 못했다. 지금 월남과 우리나라는 정상적인 국교를 맺고 있다. 베트남이 망한 것은 월맹에 대한 적대의식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월등한 물리적 전투력에도 불구하고 남북 월남인들의 마음을 누가 사로잡느냐의 싸움에서 진 것이다. 오늘 우리는 기아와 암흑의 독재 하에 놓여있는 북한을 민족적 애정의 자비와 측은지심을 가지고 대함이 바로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결과적으로 통일에 이르게 하는 지름길이 됨을 알아야 한다.
장차 국군의 기둥이 될 사관생도들에게조차 이런 민족의식이 배제되고 역사의식이 흐려진 적대의식 고양 교육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우려되는 일이다. 북한을 적으로 정해두고 대북 적대의식과 적개심의 정도가 안보관의 강도라고 강변하는 이런 비논리적이고 비사실적인 내용을 주입시켜 누구를 이롭게 하려는 것인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국군은 극우세력의 군대가 아니다
조국과 민족의 꿈이요 비전인 통일의 길에 철저히 역행하는 이런 정신교육을 하고 있음에도 군 당국은 무엇에 홀려있는지 속수무책 수수방관이다. 정부의 대북 기본정책이 엄연히 포용과 협력의 평화 정책임에도 군은 이와 정면으로 반하는 교육을 고집하고 있지만, 아무도 이를 제지하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이는 필경 한국군대가 반민족적 극우 족벌신문이 벌이고 있는 말장난의 함정에 빠져 놀아나고 있거나 예비역 고급간부를 중심으로 한 냉전 수구세력들의 극우 바람몰이의 부추김 때문에 갈피를 못 잡아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 아닌지 심히 염려된다. 대한민국 국군은 수구 기득권 층만의 군대가 아니다. 극우세력의 군대는 더더욱 아니다.
국가와 민족이야 어찌되든 상관없이 국군을 자신들을 보호해주는 도피처로 만들고 이용하는데 진력해온 친일세력의 흉계가 지금까지 성공을 거두고 있음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군대가 마치 친일세력과 독재옹호세력으로 아우러지는 극우세력의 아성처럼 되어있는데는 바로 대적관 교육이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세뇌된 간부 출신들은 전쟁불사의 호전성과 대북 적개심이 바로 강한 안보의식의 발로라는 착각에 지금도 사로 잡혀있다.
시대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역행하고 있는 이들의 영향력으로부터 군을 해방시켜야한다. 그 시작은 바로 주적론 교육의 철폐로부터 구체화 될 것이다
주적론(主敵論
'대적관'은 일본 제국주의 군대의 잔재다 [기고-표명렬 예비역 장군] 주적론 교육 철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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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news)
▲ 표명렬 육군 예비역 준장
ⓒ2004 오마이뉴스 남소연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 차장이 지난달 19일 군 장성들을 상대로 열린 '무궁화 회의'에서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에 기초해 방어선에 서는 것보다 조국에 대한 자부와 긍지로 무장하는 것이 더 강한 군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보수진영은 남북 대치상황을 무시한 발언이라며 맹 비판했다.
이와 관련 예비역 준장으로 육군 정훈감을 지낸 표명렬 장군이 기고문을 보내왔다. 그는 기고문에서 "대적관은 일제 군대의 잔재"라며 "시대의 흐름에 맞게 주적론 철폐 교육을 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필요시 목숨까지 기꺼이 바쳐야하는 국군 장병들이 지녀야할 가장 중요한 정신적 덕목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그리고 자신감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대부분 우리 국민들의 의식 속에는 ‘고급 군 간부출신’ 들일수록 거의가 강대국 공포의 사대주의에 찌들어 민족적 자부심과 자신감이 결여된 집단인 것으로 각인되어있다. 최근 냉전체제로 빚어진 너무나 비극적인 전향 장기수들의 인권과 북송문제를 두고도 군 최고 지도 그룹인 장군 출신들로서 목숨 바쳐 지키고자 했던 인간존엄의 민주적 가치관과 민족적 양심이 바로 서있었다면 보다 차원 높은 주장을 할 수 있었으련만 참으로 민망스러운 단세포적 모습들을 보였었다.
이는 우리 민족이 항일독립 전쟁에서 피 흘려 싸우고 있을 때 개인적 입신영달만을 꾀해 광복군과 독립군을 향해 총 겨누고 독립투사들의 색출을 도와 고자질하며 고문해온 일본군 앞잡이들이 광복 후 국군의 요직을 완전 석권해 버림으로서 빚어진 비극적 사실이다.
이들 친일분자들은 자신들의 반민족적 부끄러운 과거행적이 들어 날까봐 갖가지 이유와 핑계를 들어 국군 속에 민족정기가 바로 세워질 수 없도록, 민족혼이 살아나지 못하도록 절치부심 노력했다.
그들이 제국군대에 몸담고 있으면서 상전인 일본인 간부로부터 충성심을 의심받지나 않을까 지레 겁 먹어 우리나라 출신 병사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더 혹독하게 닦달하던 버릇 그대로를 광복된 조국의 병사들에게도 적용, 끊임없는 질책의 올가미를 씌워 옴짝달싹 못하도록 몰아쳤다.
이런 그들에게 냉전상황과 6.25남침은 북한에 대한 철천지원수의 증오심 촉발을 통해 민족의식을 잠재우며 자신들의 반민족적 과오를 덮어 애국자로 둔갑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리하여 국군 장병들의 가슴속에는 민족적 우애와 유대의 민족의식은 자랄 수 없도록 만들었고 서로간의 끊임없는 경쟁의식만 불태우도록 조장하여 국군의 존립 목적이요 이유인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는 한갓 구호로만 외쳤을 뿐 민족이 중심주제로 자리잡지 못한 이상한 군대로 육성되었다.
적이 누구라고 명시하는 군대 없어
한국군이 일본 군대 출신의 반민족적 친일세력들로부터 전수 받아 지금까지 버리지 못하고있는 가장 큰 대표적 악영향의 잔재는 바로 국군 속에 민족의 개념과 의식을 싹트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대북 적대의식 함양 교육이다.
이는 일본군대 내 한국인 출신 병사들의 마음속에 민족감정이 일까봐 두려워, 군인은 끊임없이 적과 아를 구분하여 적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으로 적개심을 견지하여야한다. 이것이 정신 교육의 핵심이라 세뇌시켜온 바를 우리 군에 그대로 뿌리내린 결과 길러진 잘못된 사고이다.
지구상의 어떤 나라 군대도 계획 목적상으로는 가상적을 상정하여 군사적 판단과 계획의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적이 어느 나라라고 뚜렷이 명시하지는 않는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안보 정세 하에서 적을 공개적으로 고착시킴은 외교적 선택의 폭을 약화시키는 우둔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적개심 함양은 계급적 적대의식을 내세우던 과거 공산 독재국가에서나 행하던 교육내용이다. 민주주의가 보편화된 열린 시대의 어느 나라 군대에서도 국민 정서를 황폐하게 만들뿐인 이런 시대착오적인 교육은 하지 않는다.
우리 군의 5027작전계획이나 지휘소 연습 훈련 등은 북한을 적으로 상정하여 계획하고 실시된다. 우리 군의 모든 장거리 대포는 북한 쪽을 향해있고 적 전술 교육시간에는 북한군의 전술을 익히고 있음은 너무도 당연하다. 적대의식 함양과는 다르다.
격변하고 있는 현 안보상황 하에서 아직도 우리 군은 시대착오적인 냉전적 사고를 고수하여 ‘주적론’이니 ‘대적관’ 이니 하며 대북 적개심 고취가 정신교육의 핵심인양 주장 실시하고 있으니 역사적 정리를 하지 못한 친일세력들의 적폐가 이렇게도 심각하다. 그들의 망령이 아직도 여러모로 군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전투원들에게는 전투가 개시되었을 때 바로 적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는 것으로 충분하다. 적개심 배양은 전투력 강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투는 조폭들의 주먹다짐과는 다르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라는 대의명분아래, 무기를 가지고 생명을 던져 조직끼리 싸운다.
이라크 파병 미군들에게 대적관 교육을 시키는가
시스템에 따라, 최선을 다해 자기 책무를 완수할 뿐이다. 따라서 가장 맑은 이성적 판단에 의한 엄격하고 냉철한 행동을 요구한다. 적개심이나 분노는 군인정신 요소도 아니려니와 오히려 전승을 그르치게 할 수 있는 전장 심리상의 한갓 감정에 불과하다. 운동이나 화투놀이 등을 포함하여 상대와 승부를 겨루는 어떤 개임에서도 분노의 마음은 패망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지극히 상식에 속하는 사실을 도외시한 채 일본군대가 한국인 사병들에게 민족감정과 민족의식을 흐리게 만들기 위해 가르쳐온 위와 같은 거짓 내용을 정통성 취약한 독재정권은 냉전 이데올로기에 접목시켜 침이 마르도록 세뇌시켜왔다.
결과, 우리 군은 “군인은 마땅히 적이 누구인지를 알고 그 적에 대해서는 철두철미 적대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냉전시대에나 통하던 주적론(主敵論) 교육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이 크게 일자 이름만 대적관(對敵觀)으로 바꾸어 북한에 대한 증오심을 증대함이 안보 의식의 핵심이며 애국이라며 지금도 그대로 교육하고 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안보의식이 어디 그런 것인가? 이라크 파병 미군들이 대적관 교육을 시키던가? 적 전술 교육은 필요해도 적에 대한 적대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교육은 전혀 불필요하다. 아니. 하면 안 된다. 이라크 포로에 대한 적대적 행위의 결과는 미군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적국 주민의 마음까지를 사로잡을 수 있을 때 승리는 확실히 보장된다. 동족간의 전쟁에서는 더욱 그렇다.
흔히 전투 경험자들이 무용담을 말할 때, 부하가 쓰러져 피를 토하는 장면을 목도하게 되면 적개심이 끓어올라 앞뒤 가릴 것 없이 일제히 돌격하여 적을 쳐 부쉈노라고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전투가 아닌 그야말로 ‘차로 졸 치기’ 식의 일방적 소탕작전에서나 가능한 특수한 경우의 이야기다.
수색 작전 중이었는데 옆 마을에서 날아온 총탄에 의해 내 부하가 전사했다고 해서 격분하여 그 마을에 진격, 옥석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난사로 주민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 분풀이했다고 가정해보자. 이것은 용감함도 전우애도 애국심도 아니다. 아니, 이런 군대는 군대도 아니다. 아무리 전투 중이라도 민간인을 해쳐서는 안 된다 함은 군인의 본질 자체에 관한 문제다. 도저히 용서될 수 없고 절대 금기되어야 할 지극히 야만적인 이런 행위를 일본군 출신들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있을 수도 있다는 식으로 얼버무려 왔다.
북한에 대한 적대의식의 강화가 안보의식의 강화라고 하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안보의 궁극적 목적은 인류평화와 우리 민족의 평화적 통일이다. 이를 실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초는 남북한 서로가 신뢰를 쌓아가는 일이다. 적대의식 고취는 반 평화적이며 반 통일로 가는 잘못된 길이다.
냉전 지향적 극우세력들이 잘도 써먹던 해묵은 월남 패망의 예를 지금도 들고 있는데 참으로 딱하다는 생각을 금치 못했다. 지금 월남과 우리나라는 정상적인 국교를 맺고 있다. 베트남이 망한 것은 월맹에 대한 적대의식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월등한 물리적 전투력에도 불구하고 남북 월남인들의 마음을 누가 사로잡느냐의 싸움에서 진 것이다. 오늘 우리는 기아와 암흑의 독재 하에 놓여있는 북한을 민족적 애정의 자비와 측은지심을 가지고 대함이 바로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결과적으로 통일에 이르게 하는 지름길이 됨을 알아야 한다.
장차 국군의 기둥이 될 사관생도들에게조차 이런 민족의식이 배제되고 역사의식이 흐려진 적대의식 고양 교육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우려되는 일이다. 북한을 적으로 정해두고 대북 적대의식과 적개심의 정도가 안보관의 강도라고 강변하는 이런 비논리적이고 비사실적인 내용을 주입시켜 누구를 이롭게 하려는 것인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국군은 극우세력의 군대가 아니다
조국과 민족의 꿈이요 비전인 통일의 길에 철저히 역행하는 이런 정신교육을 하고 있음에도 군 당국은 무엇에 홀려있는지 속수무책 수수방관이다. 정부의 대북 기본정책이 엄연히 포용과 협력의 평화 정책임에도 군은 이와 정면으로 반하는 교육을 고집하고 있지만, 아무도 이를 제지하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이는 필경 한국군대가 반민족적 극우 족벌신문이 벌이고 있는 말장난의 함정에 빠져 놀아나고 있거나 예비역 고급간부를 중심으로 한 냉전 수구세력들의 극우 바람몰이의 부추김 때문에 갈피를 못 잡아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 아닌지 심히 염려된다. 대한민국 국군은 수구 기득권 층만의 군대가 아니다. 극우세력의 군대는 더더욱 아니다.
국가와 민족이야 어찌되든 상관없이 국군을 자신들을 보호해주는 도피처로 만들고 이용하는데 진력해온 친일세력의 흉계가 지금까지 성공을 거두고 있음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군대가 마치 친일세력과 독재옹호세력으로 아우러지는 극우세력의 아성처럼 되어있는데는 바로 대적관 교육이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세뇌된 간부 출신들은 전쟁불사의 호전성과 대북 적개심이 바로 강한 안보의식의 발로라는 착각에 지금도 사로 잡혀있다.
시대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역행하고 있는 이들의 영향력으로부터 군을 해방시켜야한다. 그 시작은 바로 주적론 교육의 철폐로부터 구체화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