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 사람들은 진천장의 후광으로 주변에서 먹고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진천장의 안위에 지극히 관심을 보이고 도우려하는 사람들이다. 연아는 이들이 다치거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소리를 쳐 좌우로 분산 시켰다. 정면에 보이는 인마들의 모습 속에는 얼굴을 가린자들이 섞여있어서 분위기조차 음산하였다. 이윽고 이들이 장원에 거의 도달하자 수장 인 듯 한 자가 손을 들어 제지하였다. 전면에 도열한 말에서 내린 복면인이 앞으로 나서며 말한다.
“누가 우리의 명을 어길텐가?”
나노사가 앞으로 나서며 “본인이 진천장의 나웅 이오만 귀하의 존성대명은 어찌되시는지?”
“그래 우리의 명을 잘 생각해 보셨소?”
“음... 대체 무슨 연유로 우리 진천장이 봉문하고 귀하의 명에 따라야 하는지 영문을 모르겠소이다.”
“하하하하... 알 필요도 없고 알아서도 아니 되며 명에 따르지 않으면 멸문지화만이 있을 것이오.”
“음.... 참으로 광오한 말이로군. 당신들에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소이다.”
“따르는 자는 살고 따르지 않는 자는 무조건 죽을 것이다.”
나웅의 뒤에 서있던 제자들이 앞으로 나서며 “노사부님 저들은 저희들에게 맡기시고 물러나 구경이나 하십시오.”
6대제자 중 우수한 실력을 보이던 셋이 앞으로 나서며 병기를 빼어들자 나웅 노사가 제지하면서 “너희들이 나설 자리는 아니다. 물러 서거라.” 하며 내력을 사용해 “오는 사람은 약자가 없다고 했으니 좋은 뜻으로 오지 않으신 분들의 솜씨를 보겠소이다.” 하고 외치자 모두들 귀가 멍하였다.
“하하하하... 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이군. 그래, 겨우 팔비신장이란 호로 나를 막겠단 말이냐? 호오, 이건 아주 본좌를 능멸하려는 처사인걸...”
“누가 나서겠느냐?”
“영주님! 제가 처리하겠습니다.”하며 복면을하고 청색장삼을 입은 자가 몸을 날려 앞으로 나선다.
“내가 누구인건 알 필요가 없고 목이나 늘여라. 감히 영주님께 대항한 죄 얼마나큰지 알려주겠다.”
“하하하...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쓸 필요는 없겠지요? 노사님 제가 대신하지요.” 6대제자중 수좌인 능풍이 앞으로 나서며 검을 빼어 든다.
앞으로 나서 대치하던 둘이 탐색전도 없이 검을 휘두르며 서로 초식을 겨룬다. 청색장삼을 입은 자의 내력이 능풍을 압도하는 듯 했으나 능풍은 어제부터 배운 검법을 잘 운용하여 하나씩 파훼하며 대적하는데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 능풍은 속으로 내 실력이 이정도가 되었나? 스스로 놀라면서도 연아의 지도로 급성장한 것에 대하여 다시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서로 십여 초식을 겨룬 후 떨어지면서 검을 고쳐 잡고 능풍이 검에 최대한의 내력을 주입하고 새로배운 후반12식을 사용하려 준비한다. 우습게 생각했던 청색장삼도 이제는 경각심을 갖고 자신의 절초를 펼치며 덤벼든다. 십여초식을 다시 주고받은 능풍의 검에서 은은한 뇌성이 들리기 시작하고 드디어 완성되지 않은 운중섬뢰가 펼쳐지자 “아악!”하는 단말마와 함께 인영이 갈리고 피가 튀어 오른다. 장내의 능풍은 검을 지팡이 삼아 비틀거리며 서있고 청색장삼의 검을 들었던 오른팔이 몸에서 분리되어 땅바닥에서 떨고 있다. 청색장삼은 자신이 흘린 피로 붉게 물들어 선명하게 자욱을 보인다.
휘익하는 소리와 함께 여섯명의 복면이 앞으로 나서며 능풍을 치려하는데 연아가 앞으로 나서며 가로막자 “웬 놈이냐?”하며 검을 휘두른다. 연아는 검집에서 검을 빼지도 않은 채 그들의 공격을 막으면서 “고작 한다는 게 합공이냐?”하며 비웃자 놈들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는지 고함소리와 함께 무자비한 공격을 하였다.
검을 빼어든 연아는 진천검식과 변초를 사용하며 이들의 연환격을 막다가 갑자기 내력을 검에 주입하고 “운중섬뢰! 잘 보아라.” 하며 초식을 펼친다. 그러자 갑자기 사위가 어두워 진듯하면서 우뢰소리와 함께 검광이 하늘을 가르며 이들을 가두어 놓았다. 이들을 지나친 연아는 영주앞쪽으로 움직이며 “직접 나서지? 왜 애꿎은 부하들만 죽음으로 몰고 있나?”
“이...이런 쥐방울같은 괴물 놈이...”하는데 연아의 등 뒤에 있던 여섯이 전부 쓰러지는 게 아닌가. 너무 빠른 검초에 제대로 대항조차 못하고 전부 불귀의 객이 되고 만 것이다.
“와아~” 하늘을 찌르는 함성이 진천장 사람들 쪽에서 울려 퍼지고 당황한 영주는 한걸음 물러서며 “모두들 준비해라!”명령을 하자 전부 병장기를 빼어든다. 연아는 생전 처음 검으로 사람을 해쳤다는 생각에 당혹스럽다가 영주란 놈의 명령소리에 화들짝 놀라 검을 고쳐 쥐며 “누구든 덤비는 자는 무조건 도륙한다!”소리를 쳤다. 하지만 놈들은 함성소리와 함께 불나비처럼 날아들었고 연아와 나노사 그리고 6대 제자들이 전부 뛰어들어 혼전이 벌어졌다. 연아는 마치 신룡처럼 이들 사이를 휘몰아 도륙을 하며 영주쪽으로 다가선다. 앞을 막아서던 놈들은 모두 사지의 순서가 바뀌듯 쓰러지고 “야핫”하는 창룡음과 함께 연아의 신형이 허공에 떠올라 영주를 향해 빛살처럼 쏘아 간다. 깜짝 놀란 영주는 “이놈이 감히..” 하는 소리와 함께 용두장을 휘둘러 대항을 시작하고 둘은 龍虎相搏(용호상박)의 결전을 벌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연아의 공격이 신랄해지자 영주란 놈이 급히 몸을 물리며 “전원 퇴각하라!”하며 도망간다. 이어 놈들이 전부 도망치자 장원 앞의 공터에는 시신들만 피비린내를 풍기며 늘어져있다. 나노사가 전신에 피칠을 하고 제자들을 독려하여 이들을 치우고 장원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연아도 나노사를 도와 같이 정리 하고나서 들어가 쉬며 운기행공을 하였다. 한편 밖에서는 사람들이 웅성이며 연아의 무공에 놀라 신룡이니 무신이니 하며 연아에게 결국은 추면유룡(醜面游龍)이란 별호를 지어 주었다. 본인도 모르는 별호가 생긴 연아는 그런 사실조차 모르는데 이미 발 빠른 강호의 소식은 추면유룡이란 별호를 멀리 멀리 퍼뜨리고 있었다.
몇일을 더 쉬며 6대 제자들의 수련을 도와주던 연아는 이번의 경험으로 많은 자신감과 본인의 미숙함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되었다. 결국 연아는 진천장을 떠나 더 높은 경지의 무공을 찾아서 길을 떠나기로 작정하였다. 이런 연아를 숨어보는 진천장의 또랑또랑한 눈동자가 있었으니 진천장주의 손녀인 유선이었다. 유선은 숨어서 연아를 바라보았다. 얼굴은 추하지만 왠지 정감이 가는 눈빛은 어린 유선의 마음에 따뜻한 감정을 유발시켰다. 하지만 엄한 할아버지가 겁이나 뒤에서만 지켜봤을 뿐이다.
연아는 다시 떠나기로 작정하고 노사에게 말씀을 드렸다. 간곡하게 만류하는 노사는 어쩔 수 없이 연아를 장주에게 대려가 작별인사를 시킨다. 장주는 서운해 하면서 연아가 쓸 수있을 만큼의 금전표를 주어 편히 지낼 수 있게 조치하라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다음날 연아는 진천장을 뒤로하고 진천장에서 내준 말에 올라타고 길을 떠난다.
연아가 떠난 날부터 진천장의 유선은 할아버지를 졸라 진천검식을 모두 익히고 각종의 무기와 권법 등을 익혀나가면서 할아버지의 오랜 친구인 자운선자(慈芸仙子)를 찾아 무공을 배우게 되었다. 겨우 열여섯의 나이었지만 무공으로 다져진 유선은 여인의 향취가 배어나올 만큼의 조숙함이 풍겼다. 오직 한 가지 연아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할 뿐...
한편 길을 떠난 연아는 계속 북으로 말을 달려 협서성을 지나 천산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가는 길에 여전히 연공을 게을리 하지 않음은 물론 자신이 생각했던 검초를 운용하는 방법을 생각해가면서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나뭇가지로 시전해 보면서 길을 갔다. 두 달여를 가다보니 광활한 대지위로 멀리 웅장한 산세가 이어지고 아직 가을인데 멀리 산은 눈이 덮여있는지 봉우리는 하얗다. 왠지 으슬으슬 추워진 것을 느끼는 연아는 잠시 쉬려고 말에서 내려 큰 바위 옆에 말을 매어 놓고 바위에 걸터앉아서 하늘을 바라다본다. 솜털 같은 구름이 점점이 떠있는 하늘은 움직임도 없이 고정된 것 같고 하늘아래 혼자인 연아는 갑작스런 고독감에 눈을 감는다. 그때 깊은 땅속에서 쇠사슬 부딪는 소리가 절그렁거리며 들리는 것 같다. 가만히 들어보니 누가 중얼거리는 듯한 소리도 들린다. 멀리서 욕을 하는 것 같다. 연아는 호기심에 말을 끌고 소리 들리는 곳으로 따라갔다.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산세는 험해지고 더 이상 나갈 수 없는 곳까지 왔다. 연아는 말을 나무에 메어두고 혼자서 소리를 따라 계속 갔다. 결국 깍아지른 듯한 벼랑아래에 도착하여 보니 소리 나는 곳에는 큰 바위가 있다. 욕소리와 쇳소리가 바위 뒤에서 들리는 것이다. 연아는 바위를 치워보려고 힘을 써봤지만 만근거석(萬斤巨石)인 바위를 인간의 힘으로 치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주변을 돌아보니 흙더미 속에 뭔가 보인다. 흙더미를 치우자 기관의 손잡이 같은 게 보이고 연아가 이를 작동시키자 바위 밑으로 통로가 보이는 것이다.
醜面游龍
모인 사람들은 진천장의 후광으로 주변에서 먹고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진천장의 안위에 지극히 관심을 보이고 도우려하는 사람들이다. 연아는 이들이 다치거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소리를 쳐 좌우로 분산 시켰다. 정면에 보이는 인마들의 모습 속에는 얼굴을 가린자들이 섞여있어서 분위기조차 음산하였다. 이윽고 이들이 장원에 거의 도달하자 수장 인 듯 한 자가 손을 들어 제지하였다. 전면에 도열한 말에서 내린 복면인이 앞으로 나서며 말한다.
“누가 우리의 명을 어길텐가?”
나노사가 앞으로 나서며 “본인이 진천장의 나웅 이오만 귀하의 존성대명은 어찌되시는지?”
“그래 우리의 명을 잘 생각해 보셨소?”
“음... 대체 무슨 연유로 우리 진천장이 봉문하고 귀하의 명에 따라야 하는지 영문을 모르겠소이다.”
“하하하하... 알 필요도 없고 알아서도 아니 되며 명에 따르지 않으면 멸문지화만이 있을 것이오.”
“음.... 참으로 광오한 말이로군. 당신들에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소이다.”
“따르는 자는 살고 따르지 않는 자는 무조건 죽을 것이다.”
나웅의 뒤에 서있던 제자들이 앞으로 나서며 “노사부님 저들은 저희들에게 맡기시고 물러나 구경이나 하십시오.”
6대제자 중 우수한 실력을 보이던 셋이 앞으로 나서며 병기를 빼어들자 나웅 노사가 제지하면서 “너희들이 나설 자리는 아니다. 물러 서거라.” 하며 내력을 사용해 “오는 사람은 약자가 없다고 했으니 좋은 뜻으로 오지 않으신 분들의 솜씨를 보겠소이다.” 하고 외치자 모두들 귀가 멍하였다.
“하하하하... 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이군. 그래, 겨우 팔비신장이란 호로 나를 막겠단 말이냐? 호오, 이건 아주 본좌를 능멸하려는 처사인걸...”
“누가 나서겠느냐?”
“영주님! 제가 처리하겠습니다.”하며 복면을하고 청색장삼을 입은 자가 몸을 날려 앞으로 나선다.
“내가 누구인건 알 필요가 없고 목이나 늘여라. 감히 영주님께 대항한 죄 얼마나큰지 알려주겠다.”
“하하하...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쓸 필요는 없겠지요? 노사님 제가 대신하지요.” 6대제자중 수좌인 능풍이 앞으로 나서며 검을 빼어 든다.
앞으로 나서 대치하던 둘이 탐색전도 없이 검을 휘두르며 서로 초식을 겨룬다. 청색장삼을 입은 자의 내력이 능풍을 압도하는 듯 했으나 능풍은 어제부터 배운 검법을 잘 운용하여 하나씩 파훼하며 대적하는데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 능풍은 속으로 내 실력이 이정도가 되었나? 스스로 놀라면서도 연아의 지도로 급성장한 것에 대하여 다시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서로 십여 초식을 겨룬 후 떨어지면서 검을 고쳐 잡고 능풍이 검에 최대한의 내력을 주입하고 새로배운 후반12식을 사용하려 준비한다. 우습게 생각했던 청색장삼도 이제는 경각심을 갖고 자신의 절초를 펼치며 덤벼든다. 십여초식을 다시 주고받은 능풍의 검에서 은은한 뇌성이 들리기 시작하고 드디어 완성되지 않은 운중섬뢰가 펼쳐지자 “아악!”하는 단말마와 함께 인영이 갈리고 피가 튀어 오른다. 장내의 능풍은 검을 지팡이 삼아 비틀거리며 서있고 청색장삼의 검을 들었던 오른팔이 몸에서 분리되어 땅바닥에서 떨고 있다. 청색장삼은 자신이 흘린 피로 붉게 물들어 선명하게 자욱을 보인다.
휘익하는 소리와 함께 여섯명의 복면이 앞으로 나서며 능풍을 치려하는데 연아가 앞으로 나서며 가로막자 “웬 놈이냐?”하며 검을 휘두른다. 연아는 검집에서 검을 빼지도 않은 채 그들의 공격을 막으면서 “고작 한다는 게 합공이냐?”하며 비웃자 놈들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는지 고함소리와 함께 무자비한 공격을 하였다.
검을 빼어든 연아는 진천검식과 변초를 사용하며 이들의 연환격을 막다가 갑자기 내력을 검에 주입하고 “운중섬뢰! 잘 보아라.” 하며 초식을 펼친다. 그러자 갑자기 사위가 어두워 진듯하면서 우뢰소리와 함께 검광이 하늘을 가르며 이들을 가두어 놓았다. 이들을 지나친 연아는 영주앞쪽으로 움직이며 “직접 나서지? 왜 애꿎은 부하들만 죽음으로 몰고 있나?”
“이...이런 쥐방울같은 괴물 놈이...”하는데 연아의 등 뒤에 있던 여섯이 전부 쓰러지는 게 아닌가. 너무 빠른 검초에 제대로 대항조차 못하고 전부 불귀의 객이 되고 만 것이다.
“와아~” 하늘을 찌르는 함성이 진천장 사람들 쪽에서 울려 퍼지고 당황한 영주는 한걸음 물러서며 “모두들 준비해라!”명령을 하자 전부 병장기를 빼어든다. 연아는 생전 처음 검으로 사람을 해쳤다는 생각에 당혹스럽다가 영주란 놈의 명령소리에 화들짝 놀라 검을 고쳐 쥐며 “누구든 덤비는 자는 무조건 도륙한다!”소리를 쳤다. 하지만 놈들은 함성소리와 함께 불나비처럼 날아들었고 연아와 나노사 그리고 6대 제자들이 전부 뛰어들어 혼전이 벌어졌다. 연아는 마치 신룡처럼 이들 사이를 휘몰아 도륙을 하며 영주쪽으로 다가선다. 앞을 막아서던 놈들은 모두 사지의 순서가 바뀌듯 쓰러지고 “야핫”하는 창룡음과 함께 연아의 신형이 허공에 떠올라 영주를 향해 빛살처럼 쏘아 간다. 깜짝 놀란 영주는 “이놈이 감히..” 하는 소리와 함께 용두장을 휘둘러 대항을 시작하고 둘은 龍虎相搏(용호상박)의 결전을 벌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연아의 공격이 신랄해지자 영주란 놈이 급히 몸을 물리며 “전원 퇴각하라!”하며 도망간다. 이어 놈들이 전부 도망치자 장원 앞의 공터에는 시신들만 피비린내를 풍기며 늘어져있다. 나노사가 전신에 피칠을 하고 제자들을 독려하여 이들을 치우고 장원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연아도 나노사를 도와 같이 정리 하고나서 들어가 쉬며 운기행공을 하였다. 한편 밖에서는 사람들이 웅성이며 연아의 무공에 놀라 신룡이니 무신이니 하며 연아에게 결국은 추면유룡(醜面游龍)이란 별호를 지어 주었다. 본인도 모르는 별호가 생긴 연아는 그런 사실조차 모르는데 이미 발 빠른 강호의 소식은 추면유룡이란 별호를 멀리 멀리 퍼뜨리고 있었다.
몇일을 더 쉬며 6대 제자들의 수련을 도와주던 연아는 이번의 경험으로 많은 자신감과 본인의 미숙함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되었다. 결국 연아는 진천장을 떠나 더 높은 경지의 무공을 찾아서 길을 떠나기로 작정하였다. 이런 연아를 숨어보는 진천장의 또랑또랑한 눈동자가 있었으니 진천장주의 손녀인 유선이었다. 유선은 숨어서 연아를 바라보았다. 얼굴은 추하지만 왠지 정감이 가는 눈빛은 어린 유선의 마음에 따뜻한 감정을 유발시켰다. 하지만 엄한 할아버지가 겁이나 뒤에서만 지켜봤을 뿐이다.
연아는 다시 떠나기로 작정하고 노사에게 말씀을 드렸다. 간곡하게 만류하는 노사는 어쩔 수 없이 연아를 장주에게 대려가 작별인사를 시킨다. 장주는 서운해 하면서 연아가 쓸 수있을 만큼의 금전표를 주어 편히 지낼 수 있게 조치하라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다음날 연아는 진천장을 뒤로하고 진천장에서 내준 말에 올라타고 길을 떠난다.
연아가 떠난 날부터 진천장의 유선은 할아버지를 졸라 진천검식을 모두 익히고 각종의 무기와 권법 등을 익혀나가면서 할아버지의 오랜 친구인 자운선자(慈芸仙子)를 찾아 무공을 배우게 되었다. 겨우 열여섯의 나이었지만 무공으로 다져진 유선은 여인의 향취가 배어나올 만큼의 조숙함이 풍겼다. 오직 한 가지 연아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할 뿐...
한편 길을 떠난 연아는 계속 북으로 말을 달려 협서성을 지나 천산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가는 길에 여전히 연공을 게을리 하지 않음은 물론 자신이 생각했던 검초를 운용하는 방법을 생각해가면서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나뭇가지로 시전해 보면서 길을 갔다. 두 달여를 가다보니 광활한 대지위로 멀리 웅장한 산세가 이어지고 아직 가을인데 멀리 산은 눈이 덮여있는지 봉우리는 하얗다. 왠지 으슬으슬 추워진 것을 느끼는 연아는 잠시 쉬려고 말에서 내려 큰 바위 옆에 말을 매어 놓고 바위에 걸터앉아서 하늘을 바라다본다. 솜털 같은 구름이 점점이 떠있는 하늘은 움직임도 없이 고정된 것 같고 하늘아래 혼자인 연아는 갑작스런 고독감에 눈을 감는다. 그때 깊은 땅속에서 쇠사슬 부딪는 소리가 절그렁거리며 들리는 것 같다. 가만히 들어보니 누가 중얼거리는 듯한 소리도 들린다. 멀리서 욕을 하는 것 같다. 연아는 호기심에 말을 끌고 소리 들리는 곳으로 따라갔다.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산세는 험해지고 더 이상 나갈 수 없는 곳까지 왔다. 연아는 말을 나무에 메어두고 혼자서 소리를 따라 계속 갔다. 결국 깍아지른 듯한 벼랑아래에 도착하여 보니 소리 나는 곳에는 큰 바위가 있다. 욕소리와 쇳소리가 바위 뒤에서 들리는 것이다. 연아는 바위를 치워보려고 힘을 써봤지만 만근거석(萬斤巨石)인 바위를 인간의 힘으로 치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주변을 돌아보니 흙더미 속에 뭔가 보인다. 흙더미를 치우자 기관의 손잡이 같은 게 보이고 연아가 이를 작동시키자 바위 밑으로 통로가 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