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형사이야기 episode3 악연의 시[惡緣의 詩]5

전선인간200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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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다들 건강하시죠 지난주 까지 너무 바빴답니다. 또 몸도 조금 안좋구요^^

다들 건강특히 유념하시구요 파이팅하시는 거 잊지마세요

 

 

남형사이야기 episode3 악연의 시[惡緣의 詩]5

 

“대체 이놈의 장마 비는 언제까지 지속되려는 거야

연 3일째 퍼 붓는 구만......... 어랏!  라이터 까지 말썽이네. 젠장“


외투에 묻은 빗방울 들을 털어내며 남 형사는 잘 붙여지지 않는 라이터를

틱틱 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부싯돌 부분에 빗물이라도 스며든 것인지

싸구려 가스라이터는 스파크를 몇 번 피식하고 일으켰을 뿐 정작 담배를 태우기 위해

필요한 만큼의 불꽃을 피우진 못했다. 마치 풀리지 않는 사건의 실마리처럼


“에이 계속 오니까 장마 비죠. 그냥 그러려니 해야죠. 자연의 섭리인데

근데 남 선배 가신 일을 잘 되셨어요?“


김 경장은 늘 그렇게 해온 것처럼 익숙하게 남형사의 외투를 받아

한쪽에 위치한 옷걸이에 걸어주었다.


“이 놈이 말야. 이 놈이 말야. 김 경장 라이터 좀 줘봐”


남 형사는 한 손엔 채연이 그에게 증거물로 건네어 주었던 교복 상단의

학교 마크가 들려있었다.

그는 왼쪽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교복마크를 든 후 김 경장에게

건네어 받은 어딘가의 술집에서 홍보물로 준

가스 라이터를 일부러 세차게 그리어 켠 후 마크를 태우기 시작했다.

주머니 속에 넣어둔 교복마크도 장마 비에 젖었는지 제대로 태워지지 않았고

남 형사는 제대로 태워지지 않는 마크가

마치 자신이 제대로 풀지 못하는 오래된 사건처럼 느껴져서

울화가 불컥 치밀어 올랐다.


“시팔 날아가 버렸어. 전부. 서울 기계 종합 고등학교의 95년 화재사고로 인해

그 3년간의 학적부가 모두 태워져버렸단 말야.

더군다나 그때에 학생주임 선생조차도 어깨에 문신이 있는 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니 어디 가서 대체 그 놈을 찾느냔 말야.

학적부라도 있어야 일일이 탐문해서 그 썩을 놈의 어깨들을 다 까뒤집어 보기라도 하지

제길 시발 이건 또 왜 안태워져!“


남 형사는 타다만 교복마크를 주먹으로 꾸욱하고 구긴 후

경찰서의 벽면을 향해 세차게 집어던졌다.

던져진 마크는 남형사의 책상 앞쪽에 위치한 유치장 창살 아래 떨어졌고

피곤해 보이는 마른 손이 타다만 마크를 집어 들었다.


“선배 이 생생 톤 한 병 드시고 생생하게 힘내세요. 그 놈이 머 꼭꼭 숨어봐야

이 대한민국 안 아닙니까.

남 선배 별명 있잖아요. 영등포 경찰서의 스카이 라이프!

머 범죄자들이 어디에 숨어있든지 간에 50개 이상의 채널을 쫙 쫙 잡아내는

스카이 라이프처럼 선배가 결국 다 잡아 내잖아요.

저기 저 김 도형이만 해도 그래요.

저 잡기 어렵다는 놈도 선배가 네 번이나 잡았잖아요.

그러니까 그 놈도 선배가 결국 잡으실 거예요.

강간범도 잡는다. 남 형우 라이프“


“참 그 놈도....... 고마워 김 경장 내 이번일 끝나면 소주 한잔 쫘악 살게

전에 거기 연탄구이 집으로.......“


남 형사는 자신의 울적한 기분을 달래어 주기 위해

두 손가락으로 눈 두덩이를 눌러 쌍꺼풀을 만들어 이 봉주 선수의 흉내까지

내고 있는 후배가 내심 고마워져 힘차게 생생톤의 두껑을 돌려 연후

벌컥 벌컥 들여 마시기 시작했다.


“시발 저 것도 다 내가 낸 세금에서 사서 먹는 걸 거야.

아니면 내가 얼마 전에 낸 교통위반 범칙금에서 던지.

암튼 짭새들 치사하다니까

아 나도 한 병 주쇼. 생생톤“


유치장 안에서 한 손에 남형사가 던진 마크를 쥐어든 피곤한 손이 외쳤다.


“머야? 저 자식 왜 김 도형이가 아직 저기에 있어?”


“구속 적부심 심사가 다음주 화요일잖아요. 그때까지 저희가 데리고 있어야죠

야 김 도형이 너 조용히 안할래? 너 이자식 공무집행 방해죄까지 첨가 되고 싶어?“


“공무 집행 방해는 무슨 공무집행 방해!

생생톤이나 처먹으면서 그런 공무면 나도 할 테니까 나도 한 병 줘보슈?“


“아니 저 자식이 그래도......”


“참나 그나저나 왜 쓸데없이 남의 학교 마크를 던지고 그래요?

내가 아무리 미워도 그렇지 말야 남의 모교 마크를 일케 반쯤 태워서

나한테 던져도 되는 거유. 응 이 남 탱이 영감탱아!“


“컥”


생생톤을 들여마시던 남형사의 목에 사래가 걸렸다.


“컥컥...... 이봐 김 경장 등 좀...등 좀”


김 경장은 서둘러 남 형사의 등을 치기 시작했고 그제서야 조금 사래가

가신 남 형사는 마치 김 도형을 잡아 먹기라도 할 것처럼

충혈된 큰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며 유치장 창살 쪽으로 다가선다.


“이봐 김 도형이 자네 지금 머라구 그랬어?”


남 형사의 눈이 유난히 튀어나와 보여서였을 까 도형은 흠칫 놀라 마른 침을

삼키기 시작했다.


“아 그니까 남탱이. 그건 그냥 나 나름대로 남 형사님과 친해서 그런건데

아 머 그런거 까지고 그렇게 사람잡아먹을 듯한 눈을 하고 그러세요.

미안합니다. 정말........“


겁을 집어 먹은 도형은 머뭇 머뭇 시키지도 않은 사과를 하기 시작했고

남형사는 갑자기 유치장 안으로 굵은 손을 쑤욱 하고 집어 넣어

도형의 오른쪽 손을 들어 올렸다.


“아니 그게 아니라 방금 이 마크 보고 머라고 했냐고?”


그제서야 도형은 남 형사의 관심이 자신이 놀린 호칭이 아니라

이 교복 마크에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이내 여느때처럼 실실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아 그러니까! 남 탱이 영감. 왜 남의 학교 교복마크를 태워서 나한테

던지냐구요. 그래도 나에겐 나름대로 소중한 모교인데 말야“


“너 너 이 자식 너 서울기계공업고등학교 출신이야?”


“어허 남탱이 진짜 맛탱이가 갔네. 나 고등학교때

교복입고 지하철 쓸이 할때 누가 잡아갔우? 쪽팔린다고 사복 입게 해달라고

했을때 누가 끝까지 교복 그대로 여기 유치장에 집어 넣었우?

이거 남 탱이도 기억력이 진짜 황되었구만

오호 흐르는 세월은 남 탱이의 뇌세포도 피해가지 못하는 것인가?“


“그래 맞다. 어쩐지 이 교복마크가 눈에 익더라니.

도형이 자네가 이 학교출신이지 어디보자 자네나이가 28살이니 얼쭈 비슷하겠군

이봐 도형이 혹 자네 학교 다닐때 오른쪽 어깨에

거미문신을 한 조금 노는 친구가 있었나?“


“거미문신을 한 날라리요?”


“응 그래 거미문신!”


“글쎄요. 거미 문신이라....... 어 어 뒷골이야 이거 생각을 할려고 하는데

이 뇌가 움직이질 않네. 이 뇌를 움직일려면 무언가 생생한 액체가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말예요“


“알았네. 알았어. 어이 김경장 생생톤 한병 줘봐”


“아이씨 저런 놈 주기 아까운데.......”


김경장은 자신의 책상위에 놓여있는 박스에서 생생톤 한병을 꺼내어

남형사에게 건네어 주었다. 남 형사는 손수 두껑을 돌려 연후

유치장 안으로 손을 넣어 직접 도형의 입에 먹여 주기 시작했다.


“어때? 좀 돌아가?”


“아 그 남탱이 더럽게 급하기는 잠깐만 거미 거미.......

아 생각이 날려고 하는데 영 머리가 무겁네. 하얀 가벼운 연기를

뇌에 공급해주면 금방 생각이 날것같은데.......“


“시발! 더럽게 요구사항 많구만! 자 이거

내가 한 가치 밖에 안 핀 A급 담배야 자 이거 다 가지고 어서

말해보게“


도형은 자신의 윗주머니에 남형사의 담배가 꼽히는 것을 본 후

내심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한가치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불!”


거만한 표정의 도형이 담배의 불을 붙여주길 원했고

남 형사는 아니꼬운 표정으로 도형이 입에 문 담배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주었다.


“휴우 졸라게 맛있구만. 역시 국민의 혈세로 먹는 이 음료수와

담배 맛이 죽이는 구만 이래서 정치하는 나리들이나 공무원 나리들이

혈세를 걷어서 생활하는 구나.“


“어이 도형이 쓸데없는 소리 계속 하지말고”


“아 참 그 양반 거미 문신이라........

우리때 놀던 아이들은 내가 꽉 잡고 있는데 말이요.

거미 문신을 한 놈은 없었소“


“머야? 이 자식이 지금 나를 가지고 놀리나”


남 형사는 굵은 두 팔을 유치장의 철장살 안으로 집어 넣어 도형의 목을

세차게 움켜 잡았다.


“쿨럭 쿨럭

아....... 내 말은 노는 아이 중에 거미문신을 한 아이가 없었다는 말이오.

그니까 쿨럭 분명 거미문신을 한 또라이는 있었소. 쿨럭

이 손 좀 놓고........“


“아 미안하네. 도형이 내가 조금 급해서 말야. 미안해.”


“아 그 남탱이 힘은 여전히 졸라 세구만.......

그러니까 우리 학년에 그 참 사이코 같은 새끼가 하나 있었는데 말이요

우리는 그 놈을 불덩이 가스, 내지는 불 사이코라고 불렀어요.“


“불덩이 가스?”


“그니까 그 놈이 평상시에는 모범 학생인 척 했는데 왜

고등학교 때 그런 놈들 있잖우. 적당히 공부하는 척하면서 뒤에서

뒷 다마 엄청 까는 놈들 그 놈이 바로 그런 놈이었어.

수업시간엔 얌전하다. 학교가 끝나거나 수업시작 전엔

언제나 가스를 가지고 장난치고 가스 마시고 하는........“


“그런데? 그런데 왜 불덩이지?”


“그니까 그 미친 놈이 제일 좋아 하던게 바로 이런 거란 말이요

가스라이터 좀 줘보슈“


도형은 남 형사에게 받은 가스라이터의 가스 배출버튼을 깊게 누른 후

왼쪽 손을 동그랗게 오므리고 그 안으로 가스를 넣기 시작했다.

그런 후 왼쪽 손의 안 쪽으로 라이터를 한번 휙하고 그렸다.

도형의 왼쪽 손에서는 응집된 가스 때문에 불덩이가 펑하고 나타났고

도형은 재밌는 듯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보셨죠? 그 놈이 젤 좋아하던 장난이 바로 이런 거라니까요

가스가지고 불 만드는 거. 첨엔 라이터를 가지고 하더니

어느 날 보니까 에프킬라로도 불 만들고 부탄가스도 입에 넣더니

불 만들어 뿜고 이러더라니까요

완전 미친 새끼였죠.“


“이봐 도형이 그런데 그 불덩인지 하는 놈의 어깨에 정말 거미 문신이 있었나?”


“정확히 그 놈 오른쪽 어깨에 거미 문신이 있었소.

그때가 내가 우리 애들이랑 소주랑 구름과자 먹을려고

학교 창고에 갔을 때였는데 아니 우리 아지트에 문이 열려 있더라구

그래서 누가 먼저왔나 하고 문을 열였는데

아 글쎄 그 미친 놈이 옆 학교의 완전 빠순이 같은 년 하나를 데리고

와서 가스 빨고 그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게 아니야!

나 참 어찌나 황당하고 열 받던지 그 자식을 밟아서 쫒아 낼려고

하는데 자식이 완전 가스에 취해서 힘이 장난이 아니더라구

그래서 애들이 모여서 팔 하나 다리하나씩 잡아서 던져 버렸는데

그때 분명히 봤어. 그 놈 오른쪽 어깨에 있는 거미 문신을.......

완전 또라이 새끼였다니까. 키득키득“


“이런 개자식!”


남 형사는 이제야 범인의 윤곽을 잡은 듯 분노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봐 도형이 자네 지금 그 불덩이인가 먼가 하는 놈

어디 있는지 알아?“


“에이 그 싸이코 새끼가 어딨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수?. 고등학교 졸업하고

한번도 못 봤는데.......“


“이런....... 그럼 혹시 그 놈 이름이라도 기억하나?”


“글쎄요. 이름이 굉장히 특이 했는데.......흠....... 너무 오래되어서 잘 기억이

안나는데.......“


“이런 제길 그럼 머야? 결국 그 놈이 어딨는지. 그 놈의 이름이 먼지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잖아. 결국 그럼 원점이잖아. 이런 시팔“


남 형사는 도형에게도 불덩이를 잡을 만한 그 어떤 단서도 잡지 못하게 되자

결국 수사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만 같은 초조함에 손바닥으로 세차게

유치장 철창살을 치기 시작했다.


“아....... 잠깐만 맞다. 그 놈이 그 고 3때 옆 학교의 쭉빵이랑 동거를

했었는데 그 쭉빵이가 기가 막혔거든 우리 애들도 맨날 군침 삼키고 그랬는데......

내가 여기 유치장 들어오기 몇 주전인가 영등포 신세계백화점 옆에

빤쭈빌라 단란주점에 갔는데 그 새끼마담으로 있더 라구

세상 참 좁지“


“응 빤쭈빌라 단란주점. 오 고마워 도형이 역시 자네는 나의 사랑스러운

범죄인이야. 이리와봐“

“쪼옥”


남 형사는 두 손으로 김 도형의 얼굴을 부여잡고 유치장 창살 근처로 끄집어

댕긴 후 도형의 입술에 가벼운 입맞춤을 하였다.


“에 퉤퉤퉤퉤! 영감탱이 지금 머하는 거야?

칙칙한 경찰서에 있다 보니까 이제 남자 취향으로 바뀌었나?“


“퍽”


갑자기 남 형사가 도형의 머리를 세차게 쥐어박았다.


“아악..... 아 또 왜 때리고 지랄이야”


“이봐 도형이 나 남탱이 영감탱이 아니라고

아직도 밖에 나가면 20대 걸들이 쫒아 온다니까

그러니까 남탱이니 영감탱이니 하지말라고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이런 옘병!”


“이봐 김 경장!”


남 형사가 고개를 돌려 김경장을 불렀다. 자기 자리에 앉아있던

김 경장은 검은색 업무일지 파일을 두 손으로 들며

익숙한 듯이 씁쓸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이거 말이죠?”


“역시 김 경장은 울 영등포 경찰서의 스마트 가이라니까

금새 알아버리는 구만 부탁해“


남 형사는 자신의 걸상에 걸쳐있는 외투를 집어 든 후

경찰서 밖을 나왔다.


경찰서의 계단을 내려가면서 그는 주머니 속에 챙겨둔 가스 라이터를

다시 꺼내었다.

그리곤 왼 손을 오무린 후 그 공간 속으로 가스 라이터의 가스를 뿜어 넣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의 가스가 차 있을 무렵

라이터의 불꽃을 왼 손의 구멍사이로 점화시켰다.

왼 손의 구멍에서는 불꽃이 크게 일어났고

남형사는 뜨거움이 느껴질 정도로 불꽃을 유지한 후 손을 크게 펴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을 대기 속으로 날려버렸다.


“개자식 날려주마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