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슈슈의 모든것

MONO200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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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타 많아요.

제가 아직 파릇파릇한 신입생일때 어떤 영화잡지에서 이 영화를 소개하는 글을 봤었습니다.

그때가 2002년도였지요. 그땐 아, 재밌겠다. 개봉되면 봐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2년이 지나고 까맣게 잊어버렸다가 피디박스에서 돌아다니다가 발견했습니다.

 

이 영화는 러브레터로 유명한 (오겡끼데스까~~) 이와이 슌지 감독이

자신의 유작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이지메를 그리고 있습니다.

줄거리를 말하자면 하스미 유이치는 중학교에 입학하여 호시노라는 친구를 사귀게 됩니다.

호시노는 공부도 잘하고 엄마도 젋고 예쁜 범생이같은 아이입니다. 유이치는 호시노를

검도부에서 만나고 다른아이들보다 웬지 조숙해보이는 호시노에게 끌리게 됩니다.

처음 만난 날 호시노와 유이치는 친해지고 호시노는 유이치를 자기 집으로 데려와서

그날 밤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호시노의 방에 릴리 슈슈의 앨범 포스터가 붙여있는 것을 보고

유이치는 릴리 슈슈에 관해서 알게 됩니다.

 

호시노와 유이치는 다른 몇명의 친구들과 같이 다니다가 어느 비오는 날 호시노가 초등학교때

이지메를 당했던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해 여름 그들은 오키나와로 여행을 갑니다.

나중에 유이치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실현되어 이 해 여름으로 세상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절친했던 호시노는 여름방학이 끝나고 완전히 딴 사람처럼 변해서 폭력적인 행동을 하고

다른 아이를 이지메시킵니다. 우리나라의 속칭 "짱" 같은 지위에 오른 호시노는 유이치도

심하게 이지메합니다.

 

유이치는 폐쇄적인 아이가 됩니다. 하긴, 친구였던 호시노는 자기를 이지메시키고 엄마는 재혼해서

새아빠랑 새동생이 생기고 친구라는 녀석들은 맨날 돈이나 뺏고 심부름시키는데 오죽하겠죠.

유이치에겐 오직 릴리슈슈의 음악만이 위안이 될 뿐입니다.

 

유이치는 오프라인에선 말이 없지만 릴리 필리어란 릴리슈슈의 팬페이지를 만들고 그

곳에서 다른 팬들과 자기들만의 언어로 이야기 합니다. 에테르라는니, 제가 보기엔 무슨 뜬구름

잡는 이야기같더군요. 여기서 에테르는 사람의 상처를 치료하는 무엇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유이치는 그 팬페이지에서 아오네코(푸른 고양이) 라는 한 팬과 친해지게 됩니다.

영화를 보면 이 아오네코가 바로 호시노란걸 알 수 있죠. 아오네코가 자신이 릴리 슈슈를 알게된

계기를 드뷔시를 연주하던 초등학교때의 여자애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때 화면에는 어느 비오는날

호시노가 쿠노 요코라는 여자애와 부딪쳐서 쑥스러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영화에서 피아노를

잘 치는 여학생으로 나오는 쿠노 요코는 유이치가 좋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점점 고통스러워지기만 한다. 호시노는 츠다 시오리란 여학생의 약점을 잡아

( 쿨럭...그 방법이. 애네들이 에로를 너무 많이 봤어. ) 원조교제를 시킵니다. 츠다 시오리는

이제 모든 남자가 손님으로 보인다고 애기합니다. 츠다는 유이치에게 원조교제를 한 남자의

지갑을 훔쳐서 밥을 사주고 유이치가 듣던 릴리 슈슈의 씨디를 빌려갑니다. 최신 앨범을 빌려달라고

했지만 이미 호시노가 최신 씨디를 망가뜨렸기 때문에 유이치는 주지 못합니다.

그리고 유이치가 좋아하던 쿠노는 여자애들 사이에서 왕따입니다. 여자애들은 학예회에서

피아노를 잘 치는 쿠노가 피아노를 치는 것을 반대해서 쿠노는 그냥 학예회때 피아노옆에

서있기만 합니다. 그러던 중 호시노는 유이치를 시켜서 쿠노를 어떤 외딴 곳으로 데려오게 합니다.

그리고 쿠노를 똘마니들을 시켜서 윤간해버립니다. 그 광경이 참....

무슨 이불공장이었는지 쿠노는 도망다니는데 막 깃털날리고 노래는 아름다운 피아노곡이 흐르고

잔인한 현실과 아름다운 영상이 인상적이더군요.

그리고 호시노는 그동안 담배만 피고 있고 유이치는 울음을 터뜨립니다. 잔인한 현실의 압박에

이제 유이치는 온라인상에서도 편안해지지 않습니다. 유이치를 좋아하던 츠다는 어느날 푸른하늘을

날아다니는 연을 보고 자신도 카이트를 해봅니다. 즐겁게 웃던 츠다는 자신이 연을 떨어뜨린 것처럼

자살해버립니다. 그때 글라이드라는 릴리 슈슈의 노래가 나오는데 정말 아름답고 슬픕니다.

 

유이치는 머리를 깎아버린 쿠노를 보고 또 츠다의 빈 책상을 보고 토해버립니다. 마침내 양호실에서

선생님에게 자신의 부서진 리리슈슈의 최신 씨디를 보여줍니다. 아마 츠다에게 빌려주려고

가져온거겠죠. 그리고 호시노가 그랬다고 일러바칩니다.

 

그리고 릴리 슈슈의 콘서트날, 아오네코와 유이치는 만나기로 합니다. 유이치가 두근거리면서 간

콘서트장에는 호시노가 아오네코의 표시인 파란 사과를 들고 있습니다. 호시노는 유이치가 필리어인줄

모르고 유이치의 표를 뺏어서 찢어버립니다. 그리고 유이치는 하염없이 콘서트장 밖에서

대형 전광판의 릴리 슈슈의 뮤직비디오를 봅니다.

 

그리고 마침내 콘서트가 끝나고 호시노는 유이치가 가지고 있던 파란 사과를 가져가면서

누굴 만나기로 했었다고 합니다. 유이치는 아오네코가 호시노임을 알게 되고 폭발합니다.

유이치는 릴리 슈슈가 있다며 소리를 지르고 사람들이 정신없이 혼란스러워진 틈을 타서

호시노를 죽이고 맙니다.

 

그리고 유이치는 15살이 됩니다.

 

이 영화를 처음 1시간동안 봤을땐 뭐 이런게 다 있냐고 다운받은 시간아까워서

본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보니까 참 여운이 남는 영화더군요.

그리고 내가 14살이었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지금 어른이 되서 생각해보면

별거 아니었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런 별것 아닌 곳에도 계급과 착취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청소년들은 호시노처럼 고통을 주고 유이치처럼 그 고통을 묵묵히 용인하고

츠다처럼 자살하고 쿠노처럼 저항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그렇게 고통스러운 청소년기가 지나가면 어른이 되겠죠. 이 영화를 보니

청소년기가 반드시 아름다운 건 아니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내가 그시절이 절대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영화가 난해하기도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왜 호시노가

그렇게 첫사랑을 윤간시키는 등 싸이코같이 되었냐는 것입니다.

아직도 릴리 슈슈를 좋아하면서 유이치의 씨디를 부수질 않나...

이 영화를 보고 나중에 감독 인터뷰를 보았는데 이와이 슌지는 호시노가 너무 조숙해서

일찍 생긴 번데기처럼 썩어들어간 것이라고 하더군요. (뭔소리야!!!)

 

그렇게 잔인한 호시노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호시노를 미워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마 이게 이와이 슌지가 의도한 바이겠지요.

영화를 보면 호시노도 아버지의 사업이 파산하고 부모님이 이혼했다는게 나옵니다.

그도 아마 상처를 가지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릴리 슈슈의 음악을 여전히 좋아하는 것이겠죠.

 

영화에 가끔 나오는 릴리 슈슈의 노래들은 가상의 가수인 릴리 슈슈가 부른 것입니다.

벅스뮤직에 앨범이 있으니 이 영화를 보고 노래를 들으시면 색다른 감정이 느껴질 것입니다.

 

< 투고자 : MO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