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 브라 좀 사줄래요?

전망200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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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 브라 좀 사줄래요?

 

요즘 저녁을 먹고 꼬맹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까지 산책을 하고 운동장에서 조깅도

하곤 하는데 예전에 내가 즐겨 사용했던 스포츠 브라가 있었으면 싶던 중 오늘 낮에

남편이 마산에 볼일이 있어 간다고 했다.

 

나는 결혼 12년이 되어 가지만 결혼전 친정 가까이 있었던 마산 어시장으로 싱싱한

생선이나 활어회를 사러 아직도 가끔 가곤 하는데 가면 근처 있는 공무원 연금매장에

들려 라보라 스포츠 브라도 잘 사곤 했으며 몇번 남편과 같이 간적도 있었다.

 

그 브라는 백화점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단골로 이용하는 공무원 매장에서 쭉 사와 나는 남편에게 "여보! 나 브라 좀 사 줄래요?" 라고 물으며 마침 장농에 있던 케이스를

보여줬더니  남편은 무슨 뜻인지 이해를 하며 "알았다 내 지나는 길에 사오지뭐.." 하는

것이 아닌가..

 

남편은 막내로 자라서인지 심부름을 잘 하긴 하지만 여성 속옷은 처음으로 사달라고

하며 뭐라고 답변할까 솔직히 궁금하기도 했다.

 

물론 대답 하나는 '알았다' 이겠지만 그대답은 갸우뚱이고 '남자가 어떻게 니가 사라'

아니면 '같이 가자마' 로.. 그런데 남편의 대답은 나의 예상에서 조금 어긋나 쉽게

'알았다'여서 조금 놀랐다. 특히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경상도 남자가..

 

그랬다 남편은 어릴적 어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누이가 험하게 강인하게 사는 모습을

보다 천둥벌거숭이 같이 밥도 못 짓는 연상의 아내를 만나 처음엔 놀라는 눈치더니 결혼 12년은 또 그렇게 맞춰 살아갈수 있게 서로에게 길들여져 있었다.

 

어린날 행복하지 못한 가정에서 자란 남편은 우리 가정의 행복을 부여잡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아내나 아이들이 좋아하고 남에게 폐가 되지 않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용감하게 하는 성격이라는 것을..

 

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내게 브라 3개를 내밀며 맞는지 확인해 보란다.

내일부터 나는 남편이 사온 스포츠 브라를 하고 아이들이랑 축구도 하고 조깅도 하며

운동 부족에서 온 뚱에서 벗어나 좀더 아름다운 아이들 엄마가 되어야 겠다.

 

오늘은 뽀빠이가 학교에서 시험도 100점을 두개나 받아왔는데 일년 일찍 조기 입학을

하여 두번째 시험을 20점을 받아오기도 학교를 끊어 달라고 하기도 하더니 요즘 장마철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뽀빠이에게 "학교 끊을까?" 라고 물으면 고개를 살래살래 흔든다.

 

며칠 있으면 뽀빠이 첫여름 방학을 하는데 그 방학을 지나면 가을 운동회를 하겠지..

방학동안 아이들이랑 열심히 운동을 하여 뽀빠이 가을 운동회날 손잡고 달리기도 하고

게임도 하며 좋은 성적을 얻어 자신감을 심어줘야지.. 남편이 사준 그 브라를 하고..!!

 

여보! 나 브라 좀 사줄래요? 

 

 

Beautiful Girl - Jose Mari C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