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갑자기 찾아온다..

썸데이200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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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안 백번째 맞선 보던 날..


수안은 여느 맞선 날처럼 말없이 앉아 그녀가 해올 질문들에 그저 대답해주며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

“직업이 치과 의사세요?”

“취미는 뭐에요?”

“어떤 스타일의 여성을 좋아하시나요?”

등..


그러나 그녀의 첫 질문은 무방비 상태의 수안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저기.. 무슨 안 좋은 일 있으세요?”

차분한 목소리에 잔뜩 걱정어린 마음이 묻어나는 질문이었다.

수안은 그제서야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긴 웨이브 머리에 진하지 않은 화장..

그녀를 살펴보던 수안은 마지막으로 걱정어린 그녀의 눈빛을 보게 되었다..


“아뇨.. 안 좋은 일 없습니다.”

“다행이네요.. 계속 뭔가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요.. 표정도 안좋구.. 무슨 안 좋은 일 있나 했거든요”


그제서야 얼굴에 미소를 보이는 그녀를 보면서 수안은 그녀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이름이 뭐죠?”

“네?”

분명 좀전에 만나 이름을 밝히고 자리에 앉은 그녀로써는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곧 웃으며 그녀가 말했다.


“연지우에요. 연..지..우.. 또 물어보시면 안돼요.”

“아, 미안해요”

그제서야 자신의 질문이 지우에게 실례였음을 알게 되었다.


식사를 하면서 지우가 물었다.


“원래 그렇게 말이 없으세요?”


그러자 바로 수안이 되물었다..

“원래 그렇게 처음 본 사람한테도 친절해요?”


두사람은 서로를 쳐다보며 웃음이 터졌다..

지우가 먼저 웃으며 말했다

“제가 친절한게 좀 지나치죠.. 인정해요..”

“아뇨. 그런 뜻으로 말한거 아닙니다.”

“알아요. 음.. 저도 태어날 때부터 그랬던건 아니구요.. 초등학교 때였을 거에요..

저한테 무지 잘해주는 친구가 있었는데.. 이상하게 전 그애가 싫었어요.. 내가 못되게 구는데도 잘해주니까 더 싫었던 것 같기도 해요.. 그러던 어느 날 그 애가 학교를 안 나왔어요.

주말에 가족과 여행을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하더라구요.. 그 아이에게 제가 안 좋은 기억만 주었다는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그 후로 처음 보는 사람이든.. 누구든 친절하게 대하게 됐어요..

솔직히 손해 보는 일 참 많은데요.. 그래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제가 살수가 없는걸요?“


지우는 웃으며 말했지만 수안은 그녀가 눈물을 삼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착한 그녀의 마음이 상처투성이가 된 것도 수안은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수안은 어느새 그녀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있었다..


식사후..


“오늘 즐거웠어요.. 전 맞선 처음인데 수안씨 덕분에 편했어요”

“맞선 처음...이에요?”

“네^^ 사실 나오면서 많이 걱정했었어요.. 저 그럼 가볼게요..”

“아, 저기 지우씨!”

“네?”

“맞선 처음이라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다음에 언제 만날지 약속도 하고 전화번호도 서로 알려주고... 그리고나서 남자가 여자 집까지 바래다 주는거에요~ 일단 제 차에 타시죠?^^”


그렇게 수안은 먼저 사랑을 시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