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안 섹시한 여자 이야기 #3

한타2004.07.21
조회336

* 하나도 안 섹시한 여자 / 하린

 

그래,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말하지 않을 거야.

한타.

넌, 넌 말이지.

그냥 친구니까.

 

하나도 안 섹시한 여자 이야기 #3

 

 

 

* 한타

 

아, 이 분위기.

전 가라앉은 분위기는 정말 싫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분위기를 업시키려다가, <때를 모른다>는 소릴 듣기도 합니다.

난... 난 말이지요.

하린이가 평소의 그 용감한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늦었다고 소리도 치고, 군밤도 날리는 그런 여자.

그렇습니다.

하나도 섹시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난 하린이의 그런 모습이 좋아서 보고 싶어했던 겁니다.

글쎄요.

제가 1년 전에 사귀던 수아의 모습과는 정 반대라서

그럴 수도 있단 생각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아 얘기는 지금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수줍고 이쁘기만 했던 아이였단 말만 하겠습니다.

그 애가 상처를 받았다면 그것은 아마 내가 주었을 겁니다.

..

..

 

지금 그런데 하린이는 수아의 모습으로 앞에 앉아있습니다.

 

"무슨 일 있어?"

 

 

 

 

*  하나도 안 섹시한 여자 / 하린

 

한타 녀석, 발랄하더니 걱정스런 얼굴이 되었다.

"무슨 일 있어?"

녀석이 묻는다.

그래... 심각하게 물을 때면 역시 오빠티가 난다.

한타는 나보다 두 살이 많다.

흥.. 그래도 녀석은 녀석이야.

물론 같이 있을 때 난 한 번도 <녀석>이란 말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빠란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그냥 약간 간지러워서...

난.... <너> <니가> 같은 말만 썼다.

그렇다면 형이란 말은?

쿡쿡~

저, 동안인 얼굴을 보면 나와 동갑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형, 형~"할 수가 있어야지.

더구나 새 안경을 쓰니 더 어려 보이는 걸....

 

그런데 말이지.

지금은 오빠, 아니 형같아.

그럼, 형이니까 장난도 못치나?

..

응.

난 성격상 형이라고 상대가 인식되면 말이 잘 나오지 않거든.

하지만 지금은...

그냥 녀석을 형이라고 부르고 싶어. 

 

"너 형할래? 30분 동안?"

 

 

 

 

* 한타

 

뭐?

나보고 형하라고?

이 얘기 하려고 날 불렀나?

언젠가는 "내가 니 형이야!" 그랬다가 국물도 못 추렸는데.

그게 그저께 일입니다.

아직도 엉덩이가 얼얼합니다....

하린이는 내가 조금만 실수하면 군밤아니면, 엉덩이 차기입니다.

군밤은 싫지만, 엉덩이를 차이면 "더 차 줘!"라고 저는 그럽니다.

하지만 하린이는 엉덩이 차기 대신 군밤을 날리지요.

으, 미워...

어쨌거나 얘가 점심에 뭘 잘못먹었나?

나 이런 심각한 분위기 싫다니까.

 

"야, 형 싫다. 오빠해라."

내가 말하자 하린이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나 정말 형되기 싫습니다.

수아가 항상 <형>이라고 절 불렀으니까요.

 

 

 

 

* 하나도 안 섹시한 여자 / 하린

 

싫다고...

형되기 싫다고...

그래. 어쩌면 다행일지도 몰라.

난 네가 <싫다>고 말해 주기를 바랬었을지도 몰라.

네가 형이 되면 난 내 얘기를 전부해야 해.

..

그러면..

어쩌면...

넌 날 싫어할지도 모르지.

 

그 사람이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 얘기.

그걸 쉬는 시간에 내게 얘기했다가

다시 수업시간에 휴대폰 문자로 보냈다는 얘기.

그래서 그냥 수업 중간에 뛰쳐나왔단 얘기.

그리고

그는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

그는 내 지도교수라는 얘기를..

 

어떻게 하겠니, 내가 네게...

 

어떻게 하겠니, 내가 네게...

그 사람 사랑했었단 얘기를.

 

"너 실연당했냐?"

녀석이 농담처럼 묻는다.

정말...

농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