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못한 시댁

절망의구렁텅이2004.07.25
조회2,776

울신랑이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목요일저녁 집에와서 화요일까지 구천만원을 못 갚으면 구속이라고 합니다.

꿈을꾸고 있는건 아닌지.

내용은 차마 말할수 없고 대형사고를 치긴했습니다. 은행휴무빼면 이틀 남았습니다.

 

울신랑한테 소리소리 지르고 당장 시모한테 전화했습니다.

시모가 신랑퇴근1분전쯤 전화해서 들어오면 전화하라고 한게 알고 한 전화라고 하길래.

이럴순없다. 제정신 가진사람이 아니다. 뭘 믿고 사냐. 신세한탄 했습니다.

 

울시모 그러니 어쩌냐 우린 능력없다 니들이 알아서하고 시부는 요즘 혈압이 안좋다고얘기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럼 감방 들여보내란 소리냐 했더니 지금 아버님포함 가족들 다알고 있다. 그래도 니들이 알아서 해라 우린 능력없다 하며 끊어버립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신랑앞에서 다들 제정신이냐고  난리를 쳤습니다.

 

울신랑 일터지고 바로 형한테 전화해서 사정이 어찌어찌 되었으니 급히 돈좀 구해달라고 했는데 12시가넘도록 연락도 없습니다. 신랑이 전화했더니 형수가 안된다고 이미 대출있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집팔아 갚을건데 당장 못하니까 급히 구해달라 사정사정했습니다. 시댁에도 전화해서 급하게 좀 구해달라고....부탁에 부탁하고.

 

저는 기막힌건 나중치고 우선 급한돈때문에 새벽1시가 넘어서 동생한테 전화해서 봄에할 결혼자금 적금빌리고 카드대출 받아준다길래 그거 받고 해서 우선 이천오백 확보했습니다.

 

금욜일아침이 되어 신랑은 돈구하러 시댁으로 갔고 전 여기저기 전화해서 푼돈을 모았지요.

다행히 거절없이 몇백씩 구했고. 친구들이 바로 입금해 주고 현금서비스 받아 오백을만들어주기도하고............아주 고마운 일이지요.

 

아파트 입주 얼마 남지 않은 오빠가 돈이 없을줄 뻔히 알면서 얼마라도 혹시 하며 전화를했는데밤새 신랑붙들고 울었는데 오빠 목소리 들으니까 또 눈물만 납니다.

 

사정얘기하고 나니까 그럼 친정부모님께는 아직 얘기말라고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당장얘기하고빌려봐야겠다하고 준비하는데 오빠한테 다시전화가 옵니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다행히 대출쪽에아는사람소개를 받았다고 빨리 서류접수하면 급행으로 화요일에 나올수도 있다고.....

 

애 데리고 서류떼러다니기 힘드니까 집으로 온다고 같이 다니자고 합니다.

아이와 저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며 서류준비해서 대출받는데 가서 사정사정해서 화요일까지 겨우 날짜 맞춰주고 점심도 제대로 못먹고 회사로 돌아갔습니다.

 

친정부모님께는 대충둘러대고 그래도 천여만원 부족한듯 하다고해서 부모님께서 돈부터 만들어놓고가져다 쓰라고 전화하셨습니다.

 

그렇게 제가 구천만원을 만드는동안 시부모님과 아주버님은 백만원도 준비하지 않으셨고 전화한통도 없습니다.

그렇게 나마 하늘이 도와 대출을 받았지만 그렇지 못했으면 동생이 아들이 구속이라는데 다들 강건너 불구경합니다.

 

친정식구들한테 도움받아 해결했고 울신랑은 나보기가 친정식구 보기가 여간 민망하지 않습니다.

엄마 아빠 붙들고 통곡을 하고 싶었습니다. 근데 아직 젊으니까 괜찮다고 신랑 너무 나무라지 말라고 당부를 하고 위로를 하고 해서 그러지도 못했습니다.

 

우선 제집으로 대출을 받았지만 이상태로 팔수가 없으니까 시부모님집 담보로 구천 대출받아 저희집꺼 일부와 주변에서 빌린거 갚고 집팔아 부모님께 갚아야 합니다.

 

울아주버님은 40대. 대기업다니시고  60평이 조금안되는 아파트에서 사시면서 형님이 놀이방하십니다.

시부모님은 서울서 사십여평 아파트에서 공무원연금 넉넉히 받으며 사셔서 용돈 안드리는것도 감사히 생각하며 살긴 했습니다.

누나는 현재 이혼상태로 시부모님과 같이 사니까 제외 시켰고요.

 

저희는 올 3월 생애 처음 마이스윗홈을 만들었지요.

몇년이나 맞벌이 해서 죽도록 아껴 모아 대출껴서 겨우 마련했지만 내집이라 너무 좋습니다.

요즘 같은 땡볕에도 에어컨 안켜도 시원할 만큼 바람 잘 통하고 봄엔 해도 아주 잘 드는 집입니다.

근데 다리뻗고 잔지 얼마나 되었다고 일이 터졌습니다.

 

맞벌이 했지만 울신랑 한번도 제날짜에 급여가져와 본적없고 몇년을 다니고도 퇴직금도 못 받고 지금다니는데는 몇달째 급여가 안나와 이달말 그만두기로 했고 아는형과 그간 너무하고 싶던일을 시작합니다. 물론 그만두지만 퇴직금 없습니다.

이상황도 불안하지만 아이가 아직어리고 하나라 내일을 생각하고 희망을 가졌습니다.

울신랑 30대후반이라 직장마련이 쉽지않은터라 훗날을 생각하며...

 

이제 아주 죽을지경입니다.

시부모님집 담보대출도 안해주신다는걸 사정사정해서 겨우 허락받았지만 시아버님이 대출이자 내라고 하십니다. 그돈있으면 남의돈 이자부터 주겠습니다.

여유되면 다 드릴겁니다. 이상황에 그런말이 꼭 하고 싶으셨는지...

 

그리고 집 넘보지 말라고 하시더랍니다. 죽을때까지 누나데리고 살다가 누나 준다고. 누군 자식이고 누군 아닌지.

우리세식군 집까지 팔아 겨우 이삼천이나 건지면 잘 건지는데 그거 가지고 어디가서 살지가 막막한데 그간은 시댁 넓으니까 우리더러 같이 살자고 하더니 일터지니까

어찌할건지도 안물어봅니다.

 

제가 분명 시모랑 통화하면서 월급구경한지도 오래다라고 얘기했건만.

정안되면 들어와 살란소리도 없습니다. 길거리에 내 몰려도 거긴 안갈겁니다.

 

울신랑이 시댁에 갔더니 울시모 다짜고짜 제가 울신랑 구박안하냐고 이혼하자고 안하더냐고 하면서 이미 각오했다고 하더랍니다. 사실대로 얘기하라고 제가 어찌하더냐고.... 그래서 울면서 저 그런애 아니라고 했답니다.

 

아들이 엄청난 일을 저지른지는 알고있는듯 싶은데 제가 생각하던 가족이 아닙니다.

울신랑 시댁일이라면 아버님 말이라면 하던일도 던지고 해결하고 다녔습니다.

심지어 누나 이혼문제까지 울신랑더러 시키는 사람들 입니다.

 

글구 시모 아픈데 전복죽을좀 끓여야 겠다고 수산시장서 전복사오라고 회사로 전화 합니다.

그걸듣고 울신랑 조퇴하고 사다드립니다. 우리 서울안삽니다. 두시간거리에 살고 있는데....그런신랑에게 이번일은 아주 큰 충격인듯 싶습니다.

 

물론 자기가 저질러서 생긴일이긴 하지만  자긴 항상 부모님이 우선순위였는데 이젠 최대한 이용할수 있으면 해야겠다 생각한답니다. 말뿐이지 그렇게 못하는 사람입니다.

 

울신랑 누나가 우선 가족부터 챙기란 소리에 아버님돈 집파는데로 구천 다 가져다 드릴려다삼천만 갚고 나머진 집을 얻는데 쓰겠답니다.

제가 아버님이 가만 계시겠냐 했더니 아버진 손해보는거 없는데 어떠냐 합니다.

우리식구를 위해 큰 결심을 했구나 생각했더니 역시나 였습니다.

그 육천을 이자내고 쓰다가 원금 갚을거니까 괜찮답니다.

 

그런건 굳이 시댁이 아니라도 그렇수 있습니다. 은행서 필요한 최소의 돈만빌리고 이자내면되는데 굳이 싫은소리 들어가며 빌릴이유가 없져.

울신랑 그런 독한맘 못 먹을겁니다.

 

사실 "집만은 지켜라 얼마정도 대출받아주마 나머지 대출 더받아서 이자만 이라도 갚으며 살아라" 내지는 좀 크게 "우리가 좀 줄여갈테니 니들집은 지켜라 지금 놓치면 언제 다시 살수 있겠냐" 이렇게 이런분위기로 나오길 기도하고 또 기도했건만 .......기대가 크다못해 넘어섰지요.

 

그래서 제가 이번에 독한맘 먹어볼라구요.

한 삼천쯤 꿀꺽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야 울세식구 다시 일어서는데 밑거름이 될것 같습니다.

 

다른 식구들이야 그돈 없어도 살지만 우린 그거라도 있어야 방이라도 얻고 다시 기운내고 살수있을거 같습니다.

 

지금은 딱 죽고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번돈이고 어떻게 산 집인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고 헐값에 팔 생각을 하니...차마 제발로 부동산에 들어가 내 놓지 못할것 같습니다.

울딸만보면 불쌍하고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납니다 .

근데 울딸때문에 기운내고 열심히 살아야 겠습니다.

 

정말 남 보다 못한 가족을 뒀습니다. 아무리 부모형제간에도 돈거래는 안한다지만 살만하면서 나몰라라 하고 갚은다는데도 못믿다니.... 평생 돈 빌려달란소리 해본적 없었는데 남한테 부탁한건 부끄럽지 않은데 시집식구한테 부탁한건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확실히 어떤 사람들인지 알았습니다. 제 가족 명부에서 제외시킬랍니다.

저에게 힘을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