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똥구리 이야기 (두 손...의 의미)

심상훈200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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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 화면...

말똥구리가 '똥경단' 을 빚어서 열심히 굴리고 가는데 한 놈이 날아와서 그 위에 올라 타더니 불문곡직 반 만 나눠 먹겠다고 '자겁' 을 시작하는데...


주인이 "야, 이 나쁜 놈아!"... 쫓기도 해 보지만 이윽고 경단은 반 쪽이 나면서 놈이 올라타고 가져 가는 데야 별 수가 없다.  주인은 나머지 반 쪽이라도 갖고 가면 되고, 재료는 저 너머에 얼마든지 또 있다...

 

반 쪽을 짤라간 놈은 일테면 '날강도' 다. 반 만 가져 갔으니 망정이지 힘으로 주인을 쫓아 버리고 자기가 독차지 할 수도 있었는데... 만일 전부 뺏는다면...? 주인으로 부터 필사의 반격을 받을 것이다... 다 뺏겼으니 생각이고 뭐고가 있으랴... 그러나  반 쪽 이라도 마음 붙일 곳을 남겨 주면 거센 저항은 안 받는다... 곤충도 그 정도의 슬기(?)는 있는 듯 싶었다.

 

강도짓... 이란 인간사회 에서는 나쁜 놈(惡)... 이지만, 말똥구리 한테는 자연스런 일이다. 오히려 맛있는 먹이가 쩌~기 지나가는데 그걸 쳐다보고만 있는다는 것도 걔들 한테는 이상한 일일 것이다.

 

강도 짓...그것 역시 '자연계' 에서는 日常事일 뿐... 인간이 법, 관습으로 금지시켜 놓아서 그렇지 강도,절도... 등등은 인간을 위시하여 자연계의 보편적인 프로그램 아닐까요. 자연현상... 즉 아이들이 울고, 장난치고...하는 것처럼 말이죠... 공동체의 규칙... 인위적으로 정도가 심한 것을 '금지항목' 으로 분류해 놓았을 뿐...누구나 다 갖고 있는 것들이죠.

 

목청이 큰 사람도 제재를 받습니다. 느닷없이 '꽥~' 하고 소리 지르면 시끄럽고 불안합니다. 여자들이 과다노출하는 것은 또 어떻습니까. 공공장소에서 담배 피우는 것도 간접살인...이라 합니다.  작은 것은 거짓말, 큰 것은 사기...죄 입니다. 

 

이렇듯 악이란 것은 우리 몸과 자연계의 일부분...인 점을 통찰하여, 맹목적으로 악을 증오하지 말아야 하리라고 봅니다.  즉,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이라고 흥분한다면 이는 無知가 빚은 오해...일 수 있습니다.  사실은 증오하는 본인도 다 갖고 있는 것 아닙니까. 비록 그것이 지금 잘 억제 되고는 있을지언정...조건만 맞으면 발현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옛말에 사흘 굶으면 담장 안 넘을 사람 없다...고 했듯이.

 

한 손 으로는 악을 응징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용서와 관용을 예비하는 것이 성숙한 인격의 모습일 것이라 봅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고 늙어서도 용서와 관용에 서투르다면 그것도 좀 어색한 모습일 꺼라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응징이요, 끝장을 봐야 한다면 ... 또 다른 응어리를 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말똥구리 이야기 (두 손...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