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한나라당, "법안도 안 읽어보고 서명"

그렇지200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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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한나라당, "법안도 안 읽어보고 서명"

최근 한나라당이 이른바 '국가정체성' 논란을 계속 증폭시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가정체성을 운운하는 주요한 이유중에 하나로 의문사위 활동을 문제삼고 있지만 이는 자업자득에 불과하다.

지난 26일 한나라당 정책위원회는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의문사 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을 반대하기로 하고, 의문사위법을 개정하더라도 의문사위 조사권한과 기간을 최소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한심한 것은 열린우리당 원혜영 의원이 의문사법개정안을 내기 전에 이미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이와 매우 유사한 개정안을 발의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거 찬성서명했다는 것이다.

모두 96명이 서명한 이 법안에는 이강두 최고위원, 김형오 사무총장, 전여옥 대변인, 남경필, 박세일, 홍준표, 이계진, 박진, 김문수, 송영선, 이재오 의원등 한나라당 의원 94명이 찬성서명했다. 121명의 의원중 94명이 찬성했으니 78%가 찬성한 것이다.

또, 박근혜 대표도 이 개정안에 서명을 했다가 뒤늦게 무슨 까닭에선지 발의직전 철회를 했다.

원희룡 의원안은 원혜영 의원안과 기본적인 골격이 매우 유사하고, 똑같이 의문사위의 권한과 조사대상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있다. 한나라당이 여당의 의문사법개정을 공격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를 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이 법안에 서명했던 이들중에는 최근 의문사위 논란이 일어나면서 철회를 고심하고 있는 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의문사위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법안도 안 읽어보고 서명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국민을 대표해 법을 만든다는 국회의원들이 도대체 자기가 무슨 법을 만들고 있는 지도 모르는 현실인 것이다. 한 국회의원이 동료의원에게 "실정법, 실정법하는데 도대체 우리가 언제 그런 법을 만들었지?"라고 물었다던 항간에 떠도는 우스개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한나라당은 의문사위법을 처음 제정할 당시부터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99년 12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이 통과될 당시에 거대야당이었던 당시 신한국당은 연립여당인 민주당과 자민련을 합친 것보다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법안을 충분히 부결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법안은 의결됐고, 2000년 1월 15일 대통령이 서명을 하고 공포하게 되면서 의문사위가 설치됐다. 즉, 의문사위의 설치에서부터 현재까지의 활동에서 한나라당은 책임을 갖고 있다. 자신들이 만든 기구를 부정하고, 자신들이 만든 법안을 반대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