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 치우는 아픈 몸을 일으키며 사방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고함 소리와 싸우는 소리에 놀라 마차 밖으로 나왔다. "어! 이게 무슨 일이지?“ 밖엔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백색의 옷을 입은 수 십 명의 사람들이 청연합군의 삼금대의 마병들과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백의 사람들은 얼핏 30여명 정도 되어보였다. 그러나 마병의 숫자는 100여 명이 넘었다. 백의를 입은 사람들의 가슴에는 대동이란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있었다. “대동(大東)!! 대동국 사람들이 우리를 구출하기 위해 온 건가?” 치우는 순간 반가웠다. 자신이 탈출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백의 사람들은 잡혀있는 사람들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하영을 납치하기 위해 삼금대와 싸우고 있는 것이었다. 쇠사슬에 묶여 있던 대동국의 사람들은 치열한 싸움에 다치지 않기 위해 한 쪽에 겁먹은 표정으로 있었다. 백의인들의 몸놀림은 상당히 빠르고 매끄러웠다. 그들의 하나하나가 모두 상당한 무예를 익힌 듯 삼금대의 마병들과 싸움을 했다. 그러나 마병들은 수가 많았다. 백의인 한명에 마병들이 세 네 명이 붙어서 싸우니 백의인들도 쉽지는 않았다. 치우는 처음에는 자신들을 구해주러 온 것인 줄 알았는데 아닌 것을 알고 실망했다. “그래도 도망갈 기회는 지금 뿐이다.” 치우는 다행히 묶여 있지 않아서 혼란스러운 틈을 타 도망가기 쉬웠다. 치우는 뒤 쪽 숲으로 들어가려다 한 쪽에 몰려있는 대동국의 사람들을 보았다. 차마 혼자 도망 갈 수 없었다. 대동국 사람들 주위에는 두 명의 마병이 경계를 하며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치우는 온 몸이 욱신거리고 아팠지만 숨을 크게 숨을 쉬고는 조용히 움직였다. 대동국 사람을 지키고 있던 마병들은 언제 백의인들이 자신들을 공결 할지 몰라 눈을 크게 뜨고 싸움의 현장을 지켜보느라 치우가 뒤 쪽에서 다가오는 줄도 몰랐다. 치우는 등이 쓰리고 아파와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두 놈을 동시에 쓰러트려야 한다. 그렇지 않음 내가 당한다.’ 치우는 입술을 아프게 물며 고통을 참았다. 그의 손엔 바닥에서 주운 몽둥이가 들려있었다. 비록 그는 내력을 잃었지만 칠성지연검의 초식만은 머릿속에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고수를 상대할 바는 아니지만 일반 병사를 상대하는데는 지장이 없었다. 치우가 조용히 다가오는 것을 본 대동국의 사람들은 긴장된 눈빛으로 지키고 있던 마병들을 보았다. 다행히 마병이 눈치 챈 것 같지 않았다. 치우는 마병 뒤 쪽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온 몸의 힘을 다리와 몽둥이에 쏟아 부었다. “이얏!!” “윽!” 치우의 고함과 동시에 앞 쪽에 있던 마병 하나가 머리에 몽둥이를 맞고 쓰러졌다. 그러나 연속된 치우의 공격에 다른 마병은 놀라며 피했다. 온 몸의 힘을 한꺼번에 쏟았던 치우는 그만 다리에 힘이 빠지며 휘청거렸다. 치우의 공격을 피한 마병은 검을 뽑아들고 옆으로 쓰러지려는 치우를 향해 내리쳤다. 차가운 기운이 치우의 가슴에 내리쳐졌다. ‘아! 죽었구나...........!!’ 순간 치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 때 그의 귀에 마병의 신음성이 들려왔다. “컥!!” 놀라 눈을 뜬 치우의 앞엔 백의를 입고 얼굴에 하얀 복면을 쓴 사람이 서있었다. 복면의 사람이 말했다. “대동국 사람이죠?”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백의 복면인은 죽은 마병의 허리춤에서 열쇠꾸러미 떼어서 치우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빨리 저들을 구해주고 피하세요. 우리는 얼마 못 버텨요.” 백의 복면인은 말하고는 바로 다른 백의인들의 싸움에 합류했다. 치우는 고마움에 그 백의 복면인을 유심히 보고는 잡혀있는 사람들의 쇠사슬을 풀어주었다. 노인이 치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고맙네.” 다른 사람들도 밝은 얼굴로 치우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치우는 웃으며 말했다. “얼른 피하세요. 백의인들이 오래 못 버틸 것 같아요.” 사람들은 뒤 쪽 숲으로 다려나갔다. 그들이 도망가는 것을 본 마병하나가 소리치며 달려오자 치우가 바닥에 있던 검을 주어 그에게 던졌다. “크억!” 그는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치우는 자신도 숲으로 몸을 숨기려 했다. 그때, 백의 복면인이 마병에게 검을 맞는 것이 보였다. 백의 복면인은 왼 쪽 팔에 검상을 입고 붉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마병은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검으로 백의 복면인의 가슴에 검을 찔러 넣었다. 창!! 그러나 그의 검은 치우가 던진 검에 막혀버렸다. 놀란 마병이 소리쳤다. “뭐냐?” 그러나 마병이 허점을 보이자 쓰러졌던 백의 복면인이 검으로 마병의 가슴에 검을 찔러 넣었다. “윽!!” 마병의 피가 백의 복면인의 가슴에 떨어지며 붉은 꽃을 피웠다. 치우가 달려가 백의 복면인을 부축하며 일으켰다. “괜찮아요?” “고....고마워요.” 백의 복면인은 힘들게 일어나며 치우를 바라보았다. 치우는 그의 검은 눈동자가 너무나 맑고 아름답다고 생각되었다. 그때 치우를 바라보던 백의 복면이이 놀라며 외쳤다. “피해요!” 마병 하나가 순식간에 검으로 치우의 등을 공격했다. 백의 복면인이 놀라며 치우를 밀치고 막았다. 마병의 검이 너무나 순식간에 다가와 백의 복면인은 미쳐 다 피하지 못하고 얼굴에 검 날이 스쳐갔다. 상황을 본 치우는 놀랐다. “아!” 그러나 다행히 피는 보이지 않았다. 겉을 살짝 스친 정도여서 베이지 않은 것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던 치우는 자신의 눈이 갑자기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아니!” 베어진 것은 백의 복면인의 하얀 복면이었던 것이다. 그 복면이 벗겨지자 그곳엔 투명한 백옥색 피부에 맑고 커다란 검은 눈동자를 가진 아름다운 소녀가 살짝 인상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인상을 쓰는 그녀의 볼이 약간 붉은 색으로 변하자 마치 한 떨기 수설화를 보는 듯 했다. 치우가 놀람에 입을 벌리고 있는 동안에 그녀는 마병을 맞아 싸우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의 왼 팔이 더욱 붉게 물들어갔다. 치우는 그녀의 팔에서 떨어지는 피를 보고 곧 정신을 차리고 검으로 마병을 향해 공격했다. 치우가 비록 내력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의 검로는 일반적인 검법이 아니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마병은 백의 소녀와 치우에 의해 목이 잘려나갔다. 백의 소녀는 힘에 겨워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고...마워요! 정말!” 치우가 막 대답을 하려 할 때 긴 휘파람 소리가 숲을 울리며 남자 한명이 달려오며 소녀에게 말했다. “혜민아! 실패 했다. 퇴각한다.!” 그는 말하며 소녀를 재촉했다. 소녀는 치우를 보며 말했다. “같이 가요!” 그녀가 말을 할 때 한 무리의 마병이 말을 거칠게 몰며 달려왔다. “가자!” 남자가 소녀를 재촉하며 숲으로 달려 나갔다. 치우는 소녀와 남자를 쫒아 숲으로 달려 나갔지만 얼마 못가고 마병들에게 포위 당했다. 사내와 소녀는 긴장하며 주위를 경계했다. 곳곳에서는 아직도 백의인들이 다른 마병들과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도 얼마 버티지 못 할 것 처럼 보였다. 사내가 거칠게 말했다. “젠장!! 이하영 저 년을 사로잡지 못할 바엔 죽였어야 했는데....” 그의 말에 포위한 마병의 뒤 쪽에서 추마를 탄 이하영이 모습을 들어내며 말했다. “흥! 네 놈들이 날 죽여? 호호호!! 너희들은 여기서 모두 죽어!” 말을 하던 그녀는 치우를 보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 “호! 거지새끼! 다른 사람 도망 갈 동안 넌 뭐했냐? 내 노예가 되고 싶어 남았구나?” 그녀의 말에 치우가 발끈해서 소리쳤다. “미...........친.....년!!” 이하영은 치우의 말에 눈이 날카로워 지며 소리쳤다. “모두 죽여라! 그리고 저 거지 놈은 산채로 잡아라.” 마병들이 포위하며 백의 남자와 소녀를 공격했다. 그들의 수는 십 여 명이 넘었다. 백의 남자는 무공이 강했다. 마병들의 거친 공격을 그 혼자서 거의 다 막아내고 있었다. 소녀는 검에 상처를 입어 피를 많이 흘렸다. 그래서 그녀의 움직임은 둔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녀 자신의 몸을 지키기도 힘들었다. 치우 또한 서 있을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그러나 이를 악물며 마병들과 싸워야 했다. 여기서 멈춘다면 그의 앞날은 장담 할 수 없다. 백의 남자가 갑자기 도법을 바꾸며 거칠게 내려치자 그의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마병 둘이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보던 이하영이 소리쳤다. “멍청한 놈들!! 삼금대 장군은 어디 갔느냐?” 이하영은 삼금대 대장 추하랑을 찾았지만 그 또한 다른 곳에서 백의인들을 맞아 싸우느라 도울 수 없었다. 순식간에 또 두명의 마병이 사내의 도에 목이 잘려나갔다. 그러나 그 또한 몸이 성치 못했다. 상대의 숫자는 갈수록 계속 불어났고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친 소녀까지 보호해야했다. 백의 사내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소녀에게 말했다. “후후후.....혜민아 너라도 여기서 빠져나가라.....” 그는 말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병들에게 쫒겨 백의인들이 숲으로 도망가는 모습이 보였다. 소녀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안돼! 오빠와 같이 갈 꺼야.” 마병의 검을 쳐내며 백의 사내가 침울하게 말했다. “이미 늦었다. 동지들도 이미 모두 후퇴 했다. 이제 우리만 남았어.” 그들이 말할 때 또 다른 마병들이 그들의 주위를 포위했다. 그들은 수 십명의 마병들에게 포위당해 이미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이하영이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 “호호호. 이제는 그만 포기해라. 순순히 잡힌다면 목숨을 살려 주겠다. 너희들은 누구냐? 어디 소속이냐? 주동자가 누구냐?“ 그녀의 물음에 백의 사내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비록 죽더라도 우리의 대의는 꺽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 대동국의 의기는 다시 살아나서 잃어버린 우리들의 땅을 찾을 것이다.“ “웃기구나. 반쪽짜리 대동국의 황실에서도 눈치를 보고 있는데 너희들이 잃어버린 땅을 되찾아? 정말 웃기구나.“ “우리 대동수호대의 사람들은 결코 너희 청연합군들의 만행을 잊지 않고 있다.” 이하영은 다시 차갑게 웃으며 마병들에게 소리쳤다. “저것들이 살고 싶지 않은가 보다. 모두 죽여서 목을 저 나무에 걸어라. 청연합군에게 저항 한다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줘라.“ 그녀의 말에 마병들의 움직임이 사나워졌다. 치우와 백의 사내 그리고 소녀는 수많은 마병들의 공격에 질려 계속 밀렸다. 이미 그들은 싸울 의지를 잃었다. 그저 죽음이 언제 닥쳐올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마병 하나가 치우의 팔을 검으로 내리쳤다. “헛!” 놀람에 찬 치우가 뒤로 물러서자 뒤 쪽에 있던 다른 마병 둘이 치우의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공격했다. 사방에서 공격해오는 마병의 검을 치우는 어떻게 막을 수가 없었다. 그때, 날카로운 소리가 숲에 울려 퍼졌다. 휘............................... 소리는 폐부를 찌르는 듯이 날카롭고 소름 돋게 들왔다. 사람들은 그 소리에 귀를 잡고 인상을 쓰기 시작했다. 치우도 머리가 아프고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없었다. 날카로운 소리를 들은 백의 사내가 소리쳤다. “아버님이시다.” 그의 외침과 동시에 수많은 마병들을 헤치며 거칠게 달려오는 흑추마가 보였다. 그 위에는 머리와 수염 옷까지 온통 하얀색 일색인 노인이 거대한 창을 휘두르고 있었다. 마병들은 거친 흑추마의 뿔에 나가떨어지고 노인의 기운 찬 창에 두 동강이 나버렸다. 거친 파도처럼 달려오는 노인을 마병들은 감히 막지 못하고 피하기 바빴다. 그 모습을 지켜 본 이하영이 놀라서 소리쳤다. “막아라!! 막아!” 그러나 어느새 노인은 이하영의 코앞까지 다가와 그녀의 목을 향해 창을 찔렀다. 놀란 이하영이 급히 백추마를 뒤 쪽으로 몰며 소리쳤다. “막아라!!” 그녀의 위험함을 본 추하랑이 노인의 앞을 막으며 마병들을 향해 외쳤다. “아가씨를 보호해라” 노인은 이하영을 공격하는 듯 하더니 바로 마병들에게 포위 된 백의사내와 소녀가 있는 쪽으로 흑추마를 몰았다. 노인의 등장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마병이 노인을 막으려 달려들었지만 워낙 사나운 흑추마라 감히 대들지 못했다. 노인의 등장에 여유가 생기자 백의 사내가 마병 둘을 베며 소녀의 허리를 안고 노인의 흑추마 위로 몸을 날렸다. 마병들이 보고 막으려 했지만 이미 그들은 흑추마 위에 노인과 앉아있었다. 소녀는 아직 마병들에게 포위 되어있는 치우를 보고 소리쳤다. “오빠! 저 사람도 구해야해요.” 그러나 노인이 흑추마의 방향을 틀며 다급히 말했다. “얘야 안됐지만 저 아이는 포기해야 겠다.” 노인이 말하며 앞을 턱으로 가르켰다. 앞 쪽에 또 다른 청연합군이 시커멓게 달려오고 있었다. 어느새 지원군이 도착한 것이다. 소녀는 안타까운 듯 치우를 보며 말했다. “안돼요. 제 생명의 은인이란 말예요.” 그러나 그녀의 말은 노인에게 이미 들리지 않았다. 노인은 흑추마의 엉덩이를 세차게 차며 몰려드는 마병들의 사이를 달려 나갔다. 안타까운 소녀가 뒤 돌아 치우를 돌아봤다. 치우는 이미 마병들에게 붙잡혀 흑추마를 타고 도망가는 소녀을 보고 있었다. 그들의 눈이 허공에서 만났다. 치우는 안타까워하는 소녀의 눈빛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혜민! 혜민이라....’ 치우는 속으로 백의 사내가 불렀던 소녀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노인의 흑추마를 마병들은 감히 막지 못했다. 흑추마는 순식간에 숲으로 사라져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치우는 다시 붙잡혀 식량을 넣어두는 마차에 갇혔다. 마차에 갇우며 이하영은 말했다. “네 놈은 평생 내 종이 되어야 할꺼야. 호호호” 그녀는 백의인들에게 공격당한 화까지 모두 치우에게 돌렸다. 마차 안에서 치우는 온 몸이 지치고 힘들어 자신도 모르게 잠들었다.
THE MASK(탈)2부 대륙에 부는바람 -10
- 10 -
치우는 아픈 몸을 일으키며 사방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고함
소리와 싸우는 소리에 놀라 마차 밖으로 나왔다.
"어! 이게 무슨 일이지?“
밖엔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백색의 옷을 입은 수 십 명의 사람들이 청연합군의 삼금대의
마병들과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백의 사람들은 얼핏 30여명 정도
되어보였다. 그러나 마병의 숫자는 100여 명이 넘었다.
백의를 입은 사람들의 가슴에는 대동이란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있었다.
“대동(大東)!! 대동국 사람들이 우리를 구출하기 위해 온 건가?”
치우는 순간 반가웠다. 자신이 탈출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백의 사람들은 잡혀있는 사람들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하영을 납치하기 위해 삼금대와 싸우고 있는 것이었다.
쇠사슬에 묶여 있던 대동국의 사람들은 치열한 싸움에 다치지 않기
위해 한 쪽에 겁먹은 표정으로 있었다.
백의인들의 몸놀림은 상당히 빠르고 매끄러웠다. 그들의 하나하나가 모두
상당한 무예를 익힌 듯 삼금대의 마병들과 싸움을 했다. 그러나 마병들은
수가 많았다. 백의인 한명에 마병들이 세 네 명이 붙어서 싸우니 백의인들도
쉽지는 않았다.
치우는 처음에는 자신들을 구해주러 온 것인 줄 알았는데 아닌 것을 알고
실망했다.
“그래도 도망갈 기회는 지금 뿐이다.”
치우는 다행히 묶여 있지 않아서 혼란스러운 틈을 타 도망가기 쉬웠다.
치우는 뒤 쪽 숲으로 들어가려다 한 쪽에 몰려있는 대동국의 사람들을 보았다.
차마 혼자 도망 갈 수 없었다. 대동국 사람들 주위에는 두 명의 마병이 경계를
하며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치우는 온 몸이 욱신거리고 아팠지만 숨을 크게 숨을 쉬고는 조용히 움직였다.
대동국 사람을 지키고 있던 마병들은 언제 백의인들이 자신들을 공결 할지 몰라
눈을 크게 뜨고 싸움의 현장을 지켜보느라 치우가 뒤 쪽에서 다가오는 줄도 몰랐다.
치우는 등이 쓰리고 아파와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두 놈을 동시에 쓰러트려야 한다. 그렇지 않음 내가 당한다.’
치우는 입술을 아프게 물며 고통을 참았다.
그의 손엔 바닥에서 주운 몽둥이가 들려있었다.
비록 그는 내력을 잃었지만 칠성지연검의 초식만은 머릿속에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고수를 상대할 바는 아니지만 일반 병사를 상대하는데는 지장이 없었다.
치우가 조용히 다가오는 것을 본 대동국의 사람들은 긴장된 눈빛으로
지키고 있던 마병들을 보았다. 다행히 마병이 눈치 챈 것 같지 않았다.
치우는 마병 뒤 쪽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온 몸의 힘을
다리와 몽둥이에 쏟아 부었다.
“이얏!!”
“윽!”
치우의 고함과 동시에 앞 쪽에 있던 마병 하나가 머리에
몽둥이를 맞고 쓰러졌다.
그러나 연속된 치우의 공격에 다른 마병은 놀라며 피했다.
온 몸의 힘을 한꺼번에 쏟았던 치우는 그만 다리에 힘이
빠지며 휘청거렸다.
치우의 공격을 피한 마병은 검을 뽑아들고 옆으로 쓰러지려는
치우를 향해 내리쳤다.
차가운 기운이 치우의 가슴에 내리쳐졌다.
‘아! 죽었구나...........!!’
순간 치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 때 그의 귀에 마병의 신음성이 들려왔다.
“컥!!”
놀라 눈을 뜬 치우의 앞엔 백의를 입고 얼굴에 하얀 복면을
쓴 사람이 서있었다.
복면의 사람이 말했다.
“대동국 사람이죠?”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백의 복면인은 죽은 마병의
허리춤에서 열쇠꾸러미 떼어서 치우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빨리 저들을 구해주고 피하세요. 우리는 얼마 못 버텨요.”
백의 복면인은 말하고는 바로 다른 백의인들의 싸움에 합류했다.
치우는 고마움에 그 백의 복면인을 유심히 보고는 잡혀있는
사람들의 쇠사슬을 풀어주었다.
노인이 치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고맙네.”
다른 사람들도 밝은 얼굴로 치우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치우는 웃으며 말했다.
“얼른 피하세요. 백의인들이 오래 못 버틸 것 같아요.”
사람들은 뒤 쪽 숲으로 다려나갔다.
그들이 도망가는 것을 본 마병하나가 소리치며
달려오자 치우가 바닥에 있던 검을 주어 그에게 던졌다.
“크억!”
그는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치우는 자신도 숲으로 몸을 숨기려 했다.
그때, 백의 복면인이 마병에게 검을 맞는 것이 보였다.
백의 복면인은 왼 쪽 팔에 검상을 입고 붉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마병은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검으로 백의 복면인의 가슴에 검을 찔러 넣었다.
창!!
그러나 그의 검은 치우가 던진 검에 막혀버렸다.
놀란 마병이 소리쳤다.
“뭐냐?”
그러나 마병이 허점을 보이자 쓰러졌던 백의 복면인이 검으로
마병의 가슴에 검을 찔러 넣었다.
“윽!!”
마병의 피가 백의 복면인의 가슴에 떨어지며 붉은 꽃을 피웠다.
치우가 달려가 백의 복면인을 부축하며 일으켰다.
“괜찮아요?”
“고....고마워요.”
백의 복면인은 힘들게 일어나며 치우를 바라보았다.
치우는 그의 검은 눈동자가 너무나 맑고 아름답다고 생각되었다.
그때 치우를 바라보던 백의 복면이이 놀라며 외쳤다.
“피해요!”
마병 하나가 순식간에 검으로 치우의 등을 공격했다.
백의 복면인이 놀라며 치우를 밀치고 막았다.
마병의 검이 너무나 순식간에 다가와 백의 복면인은
미쳐 다 피하지 못하고 얼굴에 검 날이 스쳐갔다.
상황을 본 치우는 놀랐다.
“아!”
그러나 다행히 피는 보이지 않았다.
겉을 살짝 스친 정도여서 베이지 않은 것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던 치우는 자신의 눈이 갑자기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아니!”
베어진 것은 백의 복면인의 하얀 복면이었던 것이다.
그 복면이 벗겨지자 그곳엔 투명한 백옥색 피부에 맑고
커다란 검은 눈동자를 가진 아름다운 소녀가 살짝 인상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인상을 쓰는 그녀의 볼이 약간 붉은 색으로
변하자 마치 한 떨기 수설화를 보는 듯 했다.
치우가 놀람에 입을 벌리고 있는 동안에 그녀는 마병을 맞아
싸우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의 왼 팔이 더욱 붉게 물들어갔다.
치우는 그녀의 팔에서 떨어지는 피를 보고 곧 정신을 차리고
검으로 마병을 향해 공격했다.
치우가 비록 내력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의 검로는 일반적인 검법이
아니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마병은 백의 소녀와 치우에 의해 목이 잘려나갔다.
백의 소녀는 힘에 겨워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고...마워요! 정말!”
치우가 막 대답을 하려 할 때 긴 휘파람 소리가 숲을 울리며
남자 한명이 달려오며 소녀에게 말했다.
“혜민아! 실패 했다. 퇴각한다.!”
그는 말하며 소녀를 재촉했다.
소녀는 치우를 보며 말했다.
“같이 가요!”
그녀가 말을 할 때 한 무리의 마병이 말을 거칠게 몰며 달려왔다.
“가자!”
남자가 소녀를 재촉하며 숲으로 달려 나갔다.
치우는 소녀와 남자를 쫒아 숲으로 달려 나갔지만 얼마 못가고
마병들에게 포위 당했다.
사내와 소녀는 긴장하며 주위를 경계했다. 곳곳에서는 아직도 백의인들이
다른 마병들과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도 얼마
버티지 못 할 것 처럼 보였다.
사내가 거칠게 말했다.
“젠장!! 이하영 저 년을 사로잡지 못할 바엔 죽였어야 했는데....”
그의 말에 포위한 마병의 뒤 쪽에서 추마를 탄 이하영이 모습을
들어내며 말했다.
“흥! 네 놈들이 날 죽여? 호호호!! 너희들은 여기서 모두 죽어!”
말을 하던 그녀는 치우를 보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
“호! 거지새끼! 다른 사람 도망 갈 동안 넌 뭐했냐?
내 노예가 되고 싶어 남았구나?”
그녀의 말에 치우가 발끈해서 소리쳤다.
“미...........친.....년!!”
이하영은 치우의 말에 눈이 날카로워 지며 소리쳤다.
“모두 죽여라! 그리고 저 거지 놈은 산채로 잡아라.”
마병들이 포위하며 백의 남자와 소녀를 공격했다.
그들의 수는 십 여 명이 넘었다.
백의 남자는 무공이 강했다. 마병들의 거친 공격을 그 혼자서 거의
다 막아내고 있었다. 소녀는 검에 상처를 입어 피를 많이 흘렸다. 그래서
그녀의 움직임은 둔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녀 자신의 몸을 지키기도 힘들었다.
치우 또한 서 있을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그러나 이를 악물며 마병들과
싸워야 했다. 여기서 멈춘다면 그의 앞날은 장담 할 수 없다.
백의 남자가 갑자기 도법을 바꾸며 거칠게 내려치자 그의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마병 둘이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보던 이하영이 소리쳤다.
“멍청한 놈들!! 삼금대 장군은 어디 갔느냐?”
이하영은 삼금대 대장 추하랑을 찾았지만 그 또한 다른 곳에서 백의인들을
맞아 싸우느라 도울 수 없었다.
순식간에 또 두명의 마병이 사내의 도에 목이 잘려나갔다.
그러나 그 또한 몸이 성치 못했다. 상대의 숫자는 갈수록 계속 불어났고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친 소녀까지 보호해야했다.
백의 사내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소녀에게 말했다.
“후후후.....혜민아 너라도 여기서 빠져나가라.....”
그는 말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병들에게 쫒겨 백의인들이 숲으로 도망가는 모습이 보였다.
소녀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안돼! 오빠와 같이 갈 꺼야.”
마병의 검을 쳐내며 백의 사내가 침울하게 말했다.
“이미 늦었다. 동지들도 이미 모두 후퇴 했다. 이제 우리만 남았어.”
그들이 말할 때 또 다른 마병들이 그들의 주위를 포위했다.
그들은 수 십명의 마병들에게 포위당해 이미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이하영이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
“호호호. 이제는 그만 포기해라. 순순히 잡힌다면 목숨을 살려 주겠다.
너희들은 누구냐? 어디 소속이냐? 주동자가 누구냐?“
그녀의 물음에 백의 사내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비록 죽더라도 우리의 대의는 꺽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 대동국의 의기는 다시 살아나서 잃어버린 우리들의 땅을 찾을 것이다.“
“웃기구나. 반쪽짜리 대동국의 황실에서도 눈치를 보고 있는데 너희들이
잃어버린 땅을 되찾아? 정말 웃기구나.“
“우리 대동수호대의 사람들은 결코 너희 청연합군들의 만행을 잊지 않고 있다.”
이하영은 다시 차갑게 웃으며 마병들에게 소리쳤다.
“저것들이 살고 싶지 않은가 보다. 모두 죽여서 목을 저 나무에 걸어라.
청연합군에게 저항 한다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줘라.“
그녀의 말에 마병들의 움직임이 사나워졌다.
치우와 백의 사내 그리고 소녀는 수많은 마병들의 공격에 질려 계속 밀렸다.
이미 그들은 싸울 의지를 잃었다. 그저 죽음이 언제 닥쳐올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마병 하나가 치우의 팔을 검으로 내리쳤다.
“헛!”
놀람에 찬 치우가 뒤로 물러서자 뒤 쪽에 있던 다른 마병 둘이 치우의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공격했다. 사방에서 공격해오는 마병의 검을 치우는 어떻게
막을 수가 없었다.
그때,
날카로운 소리가 숲에 울려 퍼졌다.
휘...............................
소리는 폐부를 찌르는 듯이 날카롭고 소름 돋게 들왔다.
사람들은 그 소리에 귀를 잡고 인상을 쓰기 시작했다.
치우도 머리가 아프고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없었다.
날카로운 소리를 들은 백의 사내가 소리쳤다.
“아버님이시다.”
그의 외침과 동시에 수많은 마병들을 헤치며 거칠게 달려오는
흑추마가 보였다. 그 위에는 머리와 수염 옷까지 온통 하얀색 일색인
노인이 거대한 창을 휘두르고 있었다. 마병들은 거친 흑추마의 뿔에
나가떨어지고 노인의 기운 찬 창에 두 동강이 나버렸다.
거친 파도처럼 달려오는 노인을 마병들은 감히 막지 못하고 피하기
바빴다.
그 모습을 지켜 본 이하영이 놀라서 소리쳤다.
“막아라!! 막아!”
그러나 어느새 노인은 이하영의 코앞까지 다가와 그녀의 목을 향해
창을 찔렀다.
놀란 이하영이 급히 백추마를 뒤 쪽으로 몰며 소리쳤다.
“막아라!!”
그녀의 위험함을 본 추하랑이 노인의 앞을 막으며 마병들을 향해 외쳤다.
“아가씨를 보호해라”
노인은 이하영을 공격하는 듯 하더니 바로 마병들에게 포위 된 백의사내와
소녀가 있는 쪽으로 흑추마를 몰았다.
노인의 등장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마병이 노인을 막으려 달려들었지만
워낙 사나운 흑추마라 감히 대들지 못했다.
노인의 등장에 여유가 생기자 백의 사내가 마병 둘을 베며 소녀의 허리를
안고 노인의 흑추마 위로 몸을 날렸다.
마병들이 보고 막으려 했지만 이미 그들은 흑추마 위에 노인과 앉아있었다.
소녀는 아직 마병들에게 포위 되어있는 치우를 보고 소리쳤다.
“오빠! 저 사람도 구해야해요.”
그러나 노인이 흑추마의 방향을 틀며 다급히 말했다.
“얘야 안됐지만 저 아이는 포기해야 겠다.”
노인이 말하며 앞을 턱으로 가르켰다.
앞 쪽에 또 다른 청연합군이 시커멓게 달려오고 있었다.
어느새 지원군이 도착한 것이다.
소녀는 안타까운 듯 치우를 보며 말했다.
“안돼요. 제 생명의 은인이란 말예요.”
그러나 그녀의 말은 노인에게 이미 들리지 않았다.
노인은 흑추마의 엉덩이를 세차게 차며 몰려드는 마병들의 사이를 달려 나갔다.
안타까운 소녀가 뒤 돌아 치우를 돌아봤다.
치우는 이미 마병들에게 붙잡혀 흑추마를 타고 도망가는 소녀을 보고 있었다.
그들의 눈이 허공에서 만났다.
치우는 안타까워하는 소녀의 눈빛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혜민! 혜민이라....’
치우는 속으로 백의 사내가 불렀던 소녀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노인의 흑추마를 마병들은 감히 막지 못했다.
흑추마는 순식간에 숲으로 사라져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치우는 다시 붙잡혀 식량을 넣어두는 마차에 갇혔다.
마차에 갇우며 이하영은 말했다.
“네 놈은 평생 내 종이 되어야 할꺼야. 호호호”
그녀는 백의인들에게 공격당한 화까지 모두 치우에게 돌렸다.
마차 안에서 치우는 온 몸이 지치고 힘들어 자신도 모르게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