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 니는 내를 몬믿나?

전망200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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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 니는 내를 몬믿나?

 

어제 남편은 아이들과 부곡 하와이로 물놀이 가자고 했다.

넓은 야외 수영장과 다양한 놀이기구가 있는 곳이라 좋긴하지만 지난번 계곡에서 온몸이 검게 타서 엉망진창이 되어 더 이상 야외 수영장은 노땡큐..

 

대신 요즘 꼬맹이들과 내가 다니는 실내 수영장으로 가자고 했다.

회원권이 있는 우리 셋은 무료라 남편만 따로 하루 이용료를 지불하면 온가족이 한나절은

시원하게 놀수 있기 때문에..

 

수영장에서 나는 성인들이 수영 하는 곳으로..

남편은 아이둘과 휴일 임시로 풀장으로 만들어 놓아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으로 향했다.

 

나는 혼자 자유롭게 수영 연습을 하며 3부자가 노는 모습을 확인하고 서로 눈인사와 함께

손을 번쩍 들어 흔들면 아이들도 나를 향해 활짝 웃으며 손을 들어 답을 했다.

남편은 수영을 잘 하는 편이라 꼬맹이 둘에게 수영 강습을 시키느라 바쁘고..

 

아이들은 수영장에서 단체로 강습을 받는 중이기도 하지만 큰아이는 아빠가 가르쳐주는 것을 잘 따라 하며 진도가 쑥쑥 나가는 것이 눈에 띄게 보였다. 뽀빠이는 아직 어리고 힘이

약하지만 남편은 끊임없이 반복 하며 연습을 시키더니 발차기와 호흡하는 것이 조금씩

나아지고..

 

남편은 한시간 가까이 아이를 위해 써비스를 하고 다음 수영이 서툰 내게로 와서 조언을

하기도 같이 수영을 하며 즐거운 한나절을 보냈다.

아니 남편에겐 즐거움 보다 가족을 위해 써비스를 한 것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남편이 안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가족 먹여 살리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하고 일년에 한번 있는 휴가도 가족을 위해

장소에 신경 쓰고 준비를 하고 밖에 나가면 대부분 남자들 할일이 많으니 써비스 하느라

온전히 쉴 시간은 없다.

 

오늘도 점심을 먹고 우리는 다시 수영장으로 향했다.

나는 남편이 자유롭게 수영 할 수 있도록 뽀빠이를 책임 질려고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했더니

뽀빠이는 가까이 오지 않고 뒷걸음을 하며 달아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밖에 나가면 엄마라기 보다 짓궂은 친구처럼 아이들과 함께 잘 논다.

특히 물에 가서 그렇게 위험한 장소가 아니면 아이들을 물에 풍덩 빠뜨리기도 하고..

그런 엄마를 큰아이는 좋아하는데 아직 키가 작은 뽀빠이는 수영장에서 절대 내 가까이 오지 않는다.

 

오늘 나는 나를 실실 피하는 뽀빠이를 유혹해 달콤한 목소리로..

"총각! 니는 내를 몬믿나?" 라며 안심을 시키고 손을 잡아주며 발차기 연습을 시켜주고 한참 놀다 마지막에 물에 풍덩 빠뜨려 버렸다.

 

뽀빠이는 허우적 허우적 파닥거리더니 안간힘으로 수영을 하며 밖으로 나오며 재미있는지

해맑게 웃었다. 우리 가족은 어제 오늘을 그렇게 수영장에서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국수집에서 물국수 한그릇씩을 말아 먹고 올해 삼복 더위를 마무리 했다.

 

총각! 니는 내를 몬믿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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