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는 님이 낫네요...

왕초짜2004.08.12
조회381

처음에 님의 글을 읽으면서 혹시 내동생이 여기에 글을 남겼나 할정도로 똑같은 부분이 많더군요

하지만 전 님의 생각에 반대의 입장입니다.

예전에 정말 오순도순 정다운 집이였어요.

가끔 싸우기는 하셨지만 부부들간에 안싸우고 사시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저도 님의 나이였을때 차라리 헤어지라고 갈라서라고 부모님들에게 하소연도 해보고 설득도 시켜보고 화도 내보았지만 그렇게 서로 못 잡아 먹어서 으르렁 거려도 사시더군요.

벌써 5년이 넘어가는 이시점에서 두분이 이혼하시겠다네요.

아니 엄마는 이혼을 원하고 아빠는 이혼은 절대 안되고 별거를 생각하고 계시죠.

저 결혼했습니다.

결혼하고 나니 현실이 눈에 보이더군요.

전 두분다 입장을 이해합니다.

저희 엄마 역시 아빠에게 생활비를 타서 쓰셨고, 저희들 키우신다고 집 밖으로 한번 나가신적 없으셨고 아빠 술먹고 와서 집안 살림 다 때려 부수고 저희들에게 회초리를 들었어도 저희 엄마 다 참고 30년 가까이 같이 사셨어요.

하지만 이제 그렇게 살기 싫으시다네요.

예전에 저희들이 어려서 엄마의 손길이 필요해서 참고 살았지만 이젠 그렇게 살기 싫으시다고 저희들에게 얘기를 하시더군요.

저희 엄마 병원에서 당뇨에 고혈압이라고 살을 빼고 운동하고 식이요법으로 몸관리하라는 말에 댄스교실다녔어요.

저도 운동을 해봐서 알지만 그거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재미있고 살도 뺄수 있는 곳을 찾으시다가 다니게 되었고 저희에게 양해를 구할때 저희도 흥쾌히 승낙했어요.

그만큼 고생하셨으니깐 이제 보상받아도 된다는 생각에...

하지만 저희가 생각이 짧았어요.

아빠 입장에선 다른 낯선 남자랑 엄마가 손잡고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면 저같아도 못참을 것 같더군요

예!!! 그래서 엄마에게 아빠도 알게 된 이 마당에 그만두고 다른 건전한 운동을 찾아보라고 했지만 소용이 없더군요.

정말 늦게 배운 도둑이 밤새는 줄 모른다고 새벽에도 들어오고 밤 늦게도 나가고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서 저 엄마에게서 멀어졌어요.

도저희 제 상식으론 이해를 할수 없었으니깐요.

보상받고 싶어하는 심리를 모르는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저런 방법밖에 없을까?

그때부터 저희 엄마의 반항은 시작되었어요.

아빤 회사에서 정년퇴임하셨고 집에서 두분이 계시니 싸우는 시간도 많아지고 엄마가 어디 나갈려고 하면 미행부터 하시고 이곳저곳 엄마를 아는 사람이 있으면 붙잡고 물어보고....

엄만 그런 아빠가 싫어서 집안일에서 완전히 손을 때고 밖으로만 도셨죠.

그때 제 나이가 지금 님의 나이랑 같네요...

그때 저도 그럼 부모님들이 싫어서 친구만나고 늦게 들어가고 일부러 약속 만들고 싸우는 소리 들리면 제 방에서 음악 크게 틀어놓고 딴 걸하면서 쳐다보지도 관심도 가지지 않고 일년을 보냈어요.

그러니 상황은 전혀 달라지는 것도 나아지는 것도 오히려 악화 되더군요.

제가 한 행동은 두분이서 싸우시면 중간에서 중재역활을 했고, 엄마가 안하시는 집안 살림 제가 다 했고, 친구들이랑 만나는 것도 자중하고 회사집회사집하면서 일부러 부모님들이랑 시간을 더 보냈어요.

그러니 조금씩이지만 개선이 되어가더군요.

무진장 노력을 했어요.

피가 마른 적도 한두번이 아니였고, 때려치우고 싶은 적도 한두번이 아니였으며, 집을 나가고 싶은 맘이 굴뚝같았지만 제가 그러면 저희집 이대로 끝날까봐 그러지도 못했어요.

저에겐 피같은 동생 아니 아들같은 남동생이 하나있죠.

어렸을땐 저도 어렸으니깐 돌보지 못했는데 제 앞가림을 하고 부턴 그 동생을 많이 챙겼어요.

지금 초등학교 4학년인 내 동생이 눈에 밟혀서 차마 나갈수도 없었죠.

부모님들이 싸우면 동생을 데리고 밖에서 몇시간씩 방황을 하고 시내에 데리고 나가고 일부러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이곳저곳 전전했죠.

적어도 전 유년기 시절에 이렇게 힘들지도 이렇게 신경쓸일도 없을 정도로 넘 행복하게 살았거든요.

그래서 제 동생에게만큼은 이런 모습들 보여주기 싫어서 제가 데리고 나가죠.

친구들이랑 약속있을때도 데리고 나가던지 그럴 여건이 안되면 볼일만 보고 일찍 들어와서 함께 시간을 보냈어요.

저희 집 내력을 말씀 안드렸네요.

저희집은 1남 4녀로 제가 차녀예요.

근데 왜 제가 다 하냐고요. 다른 자매들은 어디있냐고요.

물론 같이 살죠.

바로 밑에 동생은 대학 다니고 있고(집에 없고 타지에 있음), 저희 언니 성격 정말 천하태평입니다.

자기에게 피해를 주지만 않으면 전혀 신경쓰지도 않고 뒤도 안돌아보고 그냥 나갈정도로 무심한 성격이죠. 막내 동생은 지 밖에 없습니다.

지위에 사람없다고 생각하는 동생에게 제가 아무리 얘기한다고 해도 먹혀들지가 않죠.

집에오면 다녀왔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이만 두마디외엔 전혀 하지도 않고 먹을거리를 사가지고 오면 지방에서 혼자먹고 이런 애한테 제가 뭘 기대하겠습니까/

저 결혼전에 이런 상황속에서도 꾹꾹하게 참고 견뎌다고 아니 저의 소신은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 두분사이가 많이 심각했나봐요.

저에게 아무도 말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깐 전 결혼전보다 나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았을꺼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두분 사이에 더 많은 오해와 벽이 생겨서 더이상 어떻게 해 드리지도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를 정도에까지 다달았습니다.

그런 두분이 이혼이 아닌 별거를 택하신 이유가? 막내동생 때문도 있고, 저희들 언니랑 동생들 결혼할때 흠잡힐까봐 이혼이 아닌 별거를 택하신다네요.

저 그런데 어떻게든 막고 싶은데 정말 몸도 마음도 떨어지게 되면 두분 사이 다시는 회복이 될수 없을것 같아서 무서운데 제가 할수 있는 일이라고는 두분을 설득 시키는 일말고는 없더군요.

이젠 시집까지 가버려서 제말이 먹혀들지도 않지만...

내년에 집 계약이 완료되면 친정 근처로 가서 막내 동생 제가 데리고 키울겁니다.

두분이 별거중이신 그 공간에 저 동생 못두겠습니다.

님도 후회하시지 마시고 님이 할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세요.

전 결혼한 것을 후회합니다.

좀더 두분사이가 괜찮아 지고 나아졌을때 해도 늦지 않았을것을....

그러니 회피할려고 시집가는 것 저 반대입니다.

지금은 님이 할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두분사이가 호전이 되게 하시고 결혼하셔도 늦지 않을것 같네요.

당장은 힘들어서 그런 생각을 할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님 후회합니다.

그래도 부모님들인데 님은 저보다 더 좋은 조건인것 같은데요.

오빠도 계시니깐 적어도 두분이서 합이 하셔서 많이 노력해 보세요.

나중에 님이 후회하지 않으실려면...

저의 긴 글을 읽어주신 님들에게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