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르다...

dv2004.08.17
조회283

 

마음 속으로 중얼거립니다.

그땐 잘 부르지 못했던 당신의 이름,

혼자 부르면서 늘 눈물나는 이름,

 

어떻게 사나요?

결혼은 했어요?

아님,  예쁜 여자와 사랑하나요?

가족들은 잘 지내세요?

마음 속 이른 겨울바람이 전해준 당신얘기...

너무 놀라서 그만 숨이 멎을 것 같았어요.

이별 후 이렇게 기쁜 일은 처음이지만

난 아무래도 내 인생 두번째 절망에 빠진거 같아요.

 

그 겨울과 봄 내내 아팠습니다.

사람들은 그 때 이유도 모르면서 날 보면 울었어요.

날 꼭 안아주면서 그냥 마음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난 살아야 되기에 당신을 잊었습니다.

늘 생각하면서도 그건 당신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일거라 위안했습니다.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거야하며 스스로 위로도,  다그치기도 했습니다.

난 덤덤해질 줄, 웃을 줄 알았습니다.

당신의 음악, 책, 노트, 당신이 만든 모든 것들,

그걸 절대 꺼내 보지도, 만지지도 않는 걸 대견해하면서.

심지어 그 음악이 나오면 자리를 피하면서까지.

 

근데요.

차라리 그 때 다 앓을 걸 그랬습니다.

이렇게 처절하게 무너지고 마는 걸.

그건 너무 소중해서 고운 천에 잘 싸놓은 것들이었습니다.

소식을 들은 날, 그 날 이후 처음으로 그 cd들을 들으면서 당신의 손길로 만든 선물들을 꺼냈습니다.

난 그날 당신의 튼튼한 어깨도 만져 보고 당신의 혼과 얘기하는거 같았어요.

콘서트홀의 멋진 음향처럼 당신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런 생생함이 과연 또 있을까요.

과연 누구에게서 그런 생생함을 또 느낄 수 있을까요.

 

어느 친구가 오랜 연인과 얼마간 헤어져 있기로 했다고 말하더군요.

어쩔 수 없는, 맺어진 사이기에 자신들은 반드시 만날 수 밖에 없다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난 웃었습니다.

처음엔 씁쓸하게, 그리고 허탈하게, 그리고 울고 말았습니다.

내가 어쩔 수 없는 사람이니까.

당신은 날 잊어도, 이미 다 잊어버렸어도 난 그러지 못하니까.

어쩔 수 없단 말은 나 혼자서 당신을 그리워하는, 그런 내게 맞는 말이니까.

 

그 날,  늦은 밤,  당신의 소식을 아주 조금 알게 됬습니다.

그러나 그뿐,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난 아마 아무 것도 안할 거예요.

그래서 내 안에 또 많은 말들이 쌓이면

바람에 말하고 당신의 사랑스런 선물들에 속삭일겁니다.

 

며칠 전, 처음 이 곳에 와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없이 슬픈 맘을 조금 털어 놓아봅니다.

비가 오네요.

어서 바람도 불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