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을 헤집고,베란다를 걸쳐 집안의 온갖 가구들이며 놓여있는 화분들,대리석 같은 바닥을 윤기나듯 박박 닦아야 그제서야 바닥들은 반짝반짝 제모양을 찾은 듯하다. 한참을 허리를 굽혀가며 일에 몰입하던 은우가 텁석 주저 앉아 버렸다. 왠지,설움이 복받쳐 오르는듯한 묘한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발버둥쳐가며 했었는데,메말랐던 은우의 눈망울이 그새 그렁그렁 해졌다. 돌아가신 아버지, 어렸을때 채 어머니의 사랑도 받고 자라지 못했던 그런 그녀 윤회장이 죽자마자 갑자기 은우의 눈앞에 닥쳐온 시련들이 너무나 버겁고 힘겨 울 뿐이다. 은우는 다시 자세를 바로 잡았다. 눈에 맺혔던 이슬방울들은 손으로 스윽 닦아 내고,다시 그녀가 걸레를 잡고 바닥 을허리를 굽혀 가며 훔치고 있었다. 방문을 빼꼼히 열어본 진경이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왠지 못마땅해 하는 눈치 같았다. "장난아니네..." 진경은 엄마에게로 다가가며 재촉하듯 얘기한다. "엄마!쟤 진짜 샤니 전자 딸 맞어?왜이렇게 일을 잘하는거유?" 진경의 말을 듣고 있던 김여사는 이를 악물고는 돌아 누워서 머리를 한대쥐어 박는다. "으이그,이거사 언제나 속을 차릴꺼야?그러니 결혼도 오래 못가지, 너,데리고 살았던 남자도 어지간했을게다.쯧쯧" "엄만,지나간 얘긴 왜 자꾸 꺼내고 난리유?" 김여사는 또한번 한숨을 늘어 뜨린다. 정작 자신의 마음을 알아 주는 사람이 없어서 더 애가 타는듯 싶었다. 은우는 부엌에 있던 설거지까지 거뜬히 마치고 난다음 앞치마를 고스란히 벽에 걸어 놓는다. 기지개를 한번 펴고 난후 은후는 방으로 올라가려다,김여사가 있는 방문을 한번 쳐다본다. 그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2층으로 올라간다. 문앞에 당도 했을때도 은우는 조금 망설였다. 아까 철진이 들어온걸 확인하고 철진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그를 어떻게 대할지가 문제였다. 그냥 잠깐 힘든모습을 보고보통남자들이그러하듯 아내에게 그냥 자연스럽게 했던 행동이거니 하고생각했다. 문을 슬쩍 열었을때 철진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자고 있는지,아님 그냥 누워 있는지는 아직까지 보이지가 않았다. 방불은 켜져 있어서 은우를 기다리고 있다는것만은 확실한것 같았다. 은우는 축 늘어진 상태로 씻는것도 다 귀찮아 졌다. 그냥 자리에 편안히 눕고 싶을 뿐이었다. 가까이 갔을때 그가 잠자고 있다는게 확인됐고, 고른 숨소리는 그가 잠을 자고 있다는걸 증명해 줬다. 은우는 조심스레 그에게 신경이 쓰이지 않겠끔 이불속으로 살짝 들어갔다. 이번에는 그와 나란히 누워 잔다는게 어제처럼 떨리고 하는 그런건 없었다. 그가 잠을 자고 있는게 분명했고,은우 자신도 몸이 녹초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누굴 의식하며 잔다는건 그건 오히려 이상한 행동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침대에 누운지 얼마 되지 않아 은우는 깊은 나락의 속으로 빠져 들었다. 그녀는 세상모르고 자는 어린아이같았다. 잠자는 그녀를 이번에는 철진이 지켜보았다. 처음부터 잠을 자지 않고 있었던 철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바로 앞에 있는 소파에 앉아 은우를 바라봤다. 철진이 자신의 행동도 이해가 스스로 되지 않았나 보다. 그녀가 들어 올때까지 기다릴이유가 없었는데,철진은 그녀가 방안에 올때까지 그녈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철진은 입가에 웃음을 지어보였다. 담배 한가치를 피워물며 다피울때까지 자고 있는 은우만 쳐다봤다. 담배를 잿떨이에 비벼끈후,이부자리로 들어가려 했을때 은우의 신음소리가 들린다. 고통스러운 얼굴의 그녀 였다. 꿈을 꾸고 있는건지 아님,힘든일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건지 그녀는 알아먹지도 못 한말을 하고 있었다. 철진은 자신도 모르게 충동적인 행동을 하고 말았다. 은우의 입술을 어느새 철진의 입술로 포개고 있었다. 왜그런지는 철진 자신도 모른다. 다만,자고 있는 은우의 입술에 그냥 키스만 해주고 싶었었다. 철진은 부드럽게 은우의 입술을 탐닉하고 있을때,그런 은우도 잠결에 그를 받아들 이고있었다. 철진은 그녀의 수긍에 좀더 적극적으로 하기로 맘먹었다. 그의 혀를 그녀의 입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제서야 은우의 눈이 번쩍뜨였고,매우 놀란 얼굴이었다. 눈을 뜬 그녈 보고 철진도 놀랜건 마찬가지였다. 철진은 자신의 입술을 차근차근 떼어내기 시작했고, 그런은우도 당황했는지, 어찌할바를 몰라 하고 있었다. "미안하군..." 철진은 그녀의 반응에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가버렸다. 철진은 세면대에 물을 쎄게 틀어버린후 차가운 물로 얼굴을 씻어버렸다. "젠장!내가 왜이랬지?" 철진은 후회하는 얼굴은 아니었지만,그녀의 행동을 보고는 자존심이 많이 상했었나보다. 방안에 있던 은우도,자신이 그렇게까지 놀라워 할필요까진 없었는데 하고 미안해 하는 눈치 같았다. 하지만 ,은우는 철진이 자기의 입술을 거치고 지나갔을때의 느낌은 신혼여행에서 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볼이 발그레 해진 은우가 자리에 다시 누워버렸다. 화장실에 들어간 철진은 나오자마자 헛기침을 하고는 은우옆에 아무말없이 누워 버렸다. 시계의 자명종 소리에 은우가 눈을떴다. 옆에서는 철진이 아직까지 자고 있었고,은우자신은 일어나고도 한참을 앉아 있어야만 했었다. 옷을 챙겨 입고 은우는 방을 나오려할때,뒤를 돌아봤다. 철진이 깊은잠에 빠진것 같아 은우는 왠지 철진의 이마에 뽀뽀를 해주고 싶었다. 어제의 미안함 때문인것 같았다. 은우는 살금살금 도둑고양이처럼 철진이 앞에 까지 왔다. 그의 이마가 앞머리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은우는 떨리는 손으로 철진의 앞머리를 옆으로 슬어 넘겨주었다. 그러고는 가벼운 입맞춤을 해주었다. 은우의 입가에는 어느새 웃음이 번졌고,자신의 입술을 손으로 한번 어루만진 후 밖으로나와버렸다. 진작에 잠을깼던 철진도 피식 거렸다. 은우가 누웠던 자리로 얼굴을 돌려 지그시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은우는 아랫층을 내려오면서 두리번 거렸다. 역시나,오늘도 아주머니 두분은 보이지 않은듯 싶었다. 은우는 한숨을 길게 늘어뜨린후,앞치마를 동여 메고 무엇부터 해야 할지 난감해했다. 일단은,식구들 식사를 준비해야 겠기에 밥부터 하기로 했다. 모든게 쑥맥인 은우는 대충 대충 하기로 했다. 냉장고 문을연 은우는 국물거리로는 해물탕을 끓이기로 했다. 모든게 서툴렀고,자신없었지만 일단 다들 일어나기 전에 준비 해야 했기에 서둘러야만 했다. 아침상은 보기에는 그럴싸 했다. 형형 색깔에 은우의 입맛을 돋구기엔 충분했다. 진경이 기지개를 펴고는 부엌쪽으로 들어 온다. "어머!이거 다,올케가 한거야?" 은우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올케 대단하네?.... 아버지 어머니 모시고 올께..." 진경은 자꾸 못미더운듯 식탁에 차려진 반찬들을 물끄러미 쳐다보고는 강회장과 김여사를 모시고 나온다. 은우는 시부모님께 인사를 한뒤,계단에 내려오는 철진도 쳐다본다. 다들 식탁에 둘러 앉았고,김여사도 못이긴척 수저를 들고는 은우가 끓 여논 해물탕부터 맛보기 시작한다. 은우는 침을 한번 꿀꺽 삼킨뒤,김여사가 어떤말을 할지 긴장되는 순간 이었다. "그럼 그렇지,...세상에 이런 해물탕은 처음 먹어보는구나" 김여사는 강회장을 쳐다보고는 한마디 내뱉은다. "당신이나 맛있게 들구려" 그러고는 김여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은우는 고개를 떨구었고,그런모습을 본 강회장은 국물맛을 보더니 은우에게 안심 시켜주는 한마디를 해준다. "맛만 있구만,,허허 ..맛있다..아가야 괜히 너희 어머니가 심통이 나서 저러는 구나" 진경과 철진도 강회장의 말에 서로들 국물맛을 맛본다. 미간을 찡그린 진경이 은우를 보며 쏘아부친다. "어쩜,맛이 왜이래?이상하다 했네..나두 밥맛이 없다." 진경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철진과,강회장을 번갈아 바라보며 자리에서 나와 버린다. 이를본 강회장이 철진에게 한마디 한다. "너도,맛이 그러냐?"철진의 표정은 알수 없었으나,분명,찌개는 맛이 없었던것임에는 틀림 없었다. 단지,은우에게 실망을 안겨드리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아니요,괜찮습니다" 은우는 그나마 강회장과 철진이 괜찮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니와,진경이 걸리기는 했지만.... "아가,너도 앉거라" "녜,아버님!" 그녀들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은우는 밥을 아그작 아그작 먹으면서 김여사와 진경의 두모녀지간이 어떤 행동을 하든간에 신경쓰지 않는게 제일 편하다고 생각했다. ---------------------------------------------------------- 철진은 회사에 나오자마자 비서에게 가벼운 인사를 하는걸 잊지 않았다. "사장님!" 비서는 머뭇머뭇 거렸다. "무슨일이지?" "..저기..손님이..." 철진은 아무말도 않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었을때 철진이 눈에 보이는건 소파에 혜린이 앉아 있는모습이 보였다. "여긴 어쩐일이지?" "그냥,당신 얼굴 한번 보려구 왔어요" "여긴 회사야!사적인 감정은 일이 끝나는데로 만나도 늦지 않을것 같은데?" "알아요,잘알아요...하지만 당신 하루도 안보면 미칠것 같았어요 찾아오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그냥...당신 ..얼굴만 보고 가려구.." 혜린은 말이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녀는 걸어나가려다 휘청거려 잠시 균형을 잃었었다. 이를본 철진이 황급히 혜린에게로 다가갔다. "당신 몸이 많이 힘들어 보이는군!가서 쉬도록해 " "기다릴께요" "......." 철진은 말이 없었다. 그는 잡고 있던 혜린의 팔을 빼고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서울 시내가 보이는 창문쪽에다 얼굴을 내보였다. "기다릴께요" 혜린의 말은 간절했다. 모를리 없는 철진이 끝내는 대답을 하고 말았다. "그렇게 해!" 철진은 말을 끝내고는 회전의자에 몸을 기대 혜린이 보는 반대방향으로 몸을 돌려버렸다. "당신,변한거 아니죠?난 알아요,당신 쉽게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 아니라는걸 그누구두요...당신의 빈자리를 매꿀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혜린은 입가에 미소를 보이고는 철진이에게로 다가가 목을 감싼다. "당신은,,나 아니면 안돼요..그렇죠?" 철진은 눈을 감아버렸다. 지금 이순간은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을뿐이었다. ------------------------------------------------------- 은우는 시키지도 않은 시장엘 가기로 맘먹었다. 하루빨리 김여사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도 있었고,갈수록 힘든 집안일 이지만 천직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기로 했다. 걸어서 20분정도 되는 대형마트는 사람들로 붐볐다. 은우는 이것 저것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 음식들을 고르기 시작했다. 어떡해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은우는 무작정 골라 냈다. "어라?잔치라도 치르는 거예요?" 은우는 낯이 익은 남자의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형우씨?" 야구모자를 푹눌러쓴 형우는 그런 은우를 보자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이게 어떤 음식들인줄은 알고나 고른거예요?" 은우는 고개를 저었고,그런 은우의 모습을 본 형우는 다시 모든걸 제자리에 갔다논다음 차근차근히 먹을수 있고,쉽게 만들수 있는것들만 골라 주었다. "와~형우씨 대단하다!척척이네요" 형우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아무렴요,내가 다른건 몰라도 요리하나는 끝내주잖아요" "그럼 저, 형우씨 시간 많을때 저 가리켜 주시면 안돼요?" "맨입으론 안되죠?당근!" "알았어요..제가 수강료는 톡톡히 드릴께요..됐죠?" 형우는 은우를 장나끼 어린 눈으로 쳐다보더니,은우에게 고개를 저은다. "아니예요..은우씨 제가 다른사람도 아닌데..은우씰 돈받고 가리켜 주겠어요?" "그래두,미안하잖아요..공짜로 배우는게 좋긴 좋겠지만" "그럼,좋아요,갑시다" "어딜요?" "어디긴 어디예요?우리가계지" 그러고보니 따지고보면 철진의 집과 형우의 가게는 차로 10분 거리밖에 되지를 않았다. 형우를 따라 은우는 형우 가게 앞에 까지 오게 됐다. 형우가 먼저 들어가고 은우가 들어 가려다 세워진 낮익은 자동차 한대를 발견 했다. 검은 자동차는 철진의 차가 분명 했다. 은우는 세팅되있는 차안을 안간힘을 쓰고 쳐다봤다. 철진은 보이지가 않았지만,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은 여자인듯 싶었다. 순간 은우는 호텔에서 봤던 그여자가 떠올랐다. 거무스름해서 잘보이지가 않았지만 그여자가 틀림 없다고 생각했다. 안에 있던,여자도 은우를 발견하고는 뚫어져라 쳐다봤다. 은우는 멍하니서있었고,그런 은우를 철진은 걸어오다 놀란듯 쳐다봤다. 철진은 어찌할지를 몰라 가만히 서있었고,뒤를 돌아본 은우는 철진을 확인하고는 부르르 떠는 몸으로 철진을 질시 했다. "은우씨!뭐하는거예요..들어오지 않고,.." 형우가 밖으로 나오자 철진과 은우를 번갈아 가며 긴장된모습으로 쳐다봤고, 그런모습을 본 철진이 분노의 눈으로 이글거렸다.
<정략 결혼>제14회-다시 엉키는 사랑-
거실을 헤집고,베란다를 걸쳐 집안의 온갖 가구들이며 놓여있는 화분들,대리석
같은 바닥을 윤기나듯 박박 닦아야 그제서야 바닥들은 반짝반짝 제모양을 찾은
듯하다.
한참을 허리를 굽혀가며 일에 몰입하던 은우가 텁석 주저 앉아 버렸다.
왠지,설움이 복받쳐 오르는듯한 묘한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발버둥쳐가며 했었는데,메말랐던 은우의 눈망울이 그새
그렁그렁 해졌다.
돌아가신 아버지, 어렸을때 채 어머니의 사랑도 받고 자라지 못했던 그런 그녀
윤회장이 죽자마자 갑자기 은우의 눈앞에 닥쳐온 시련들이 너무나 버겁고 힘겨
울 뿐이다.
은우는 다시 자세를 바로 잡았다.
눈에 맺혔던 이슬방울들은 손으로 스윽 닦아 내고,다시 그녀가 걸레를 잡고 바닥
을허리를 굽혀 가며 훔치고 있었다.
방문을 빼꼼히 열어본 진경이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왠지 못마땅해 하는 눈치 같았다.
"장난아니네..."
진경은 엄마에게로 다가가며 재촉하듯 얘기한다.
"엄마!쟤 진짜 샤니 전자 딸 맞어?왜이렇게 일을 잘하는거유?"
진경의 말을 듣고 있던 김여사는 이를 악물고는 돌아 누워서 머리를
한대쥐어 박는다.
"으이그,이거사 언제나 속을 차릴꺼야?그러니 결혼도 오래 못가지,
너,데리고 살았던 남자도 어지간했을게다.쯧쯧"
"엄만,지나간 얘긴 왜 자꾸 꺼내고 난리유?"
김여사는 또한번 한숨을 늘어 뜨린다.
정작 자신의 마음을 알아 주는 사람이 없어서 더 애가 타는듯 싶었다.
은우는 부엌에 있던 설거지까지 거뜬히 마치고 난다음 앞치마를 고스란히
벽에 걸어 놓는다.
기지개를 한번 펴고 난후 은후는 방으로 올라가려다,김여사가 있는 방문을
한번 쳐다본다.
그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2층으로 올라간다.
문앞에 당도 했을때도 은우는 조금 망설였다.
아까 철진이 들어온걸 확인하고 철진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그를
어떻게 대할지가 문제였다.
그냥 잠깐 힘든모습을 보고보통남자들이그러하듯 아내에게 그냥 자연스럽게
했던 행동이거니 하고생각했다.
문을 슬쩍 열었을때 철진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자고 있는지,아님 그냥 누워 있는지는 아직까지 보이지가 않았다.
방불은 켜져 있어서 은우를 기다리고 있다는것만은 확실한것 같았다.
은우는 축 늘어진 상태로 씻는것도 다 귀찮아 졌다.
그냥 자리에 편안히 눕고 싶을 뿐이었다.
가까이 갔을때 그가 잠자고 있다는게 확인됐고,
고른 숨소리는 그가 잠을 자고 있다는걸 증명해 줬다.
은우는 조심스레 그에게 신경이 쓰이지 않겠끔 이불속으로 살짝 들어갔다.
이번에는 그와 나란히 누워 잔다는게 어제처럼 떨리고 하는 그런건 없었다.
그가 잠을 자고 있는게 분명했고,은우 자신도 몸이 녹초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누굴 의식하며 잔다는건 그건 오히려 이상한 행동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침대에 누운지 얼마 되지 않아 은우는 깊은 나락의 속으로 빠져 들었다.
그녀는 세상모르고 자는 어린아이같았다.
잠자는 그녀를 이번에는 철진이 지켜보았다.
처음부터 잠을 자지 않고 있었던 철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바로 앞에
있는 소파에 앉아 은우를 바라봤다.
철진이 자신의 행동도 이해가 스스로 되지 않았나 보다.
그녀가 들어 올때까지 기다릴이유가 없었는데,철진은 그녀가 방안에 올때까지
그녈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철진은 입가에 웃음을 지어보였다.
담배 한가치를 피워물며 다피울때까지 자고 있는 은우만 쳐다봤다.
담배를 잿떨이에 비벼끈후,이부자리로 들어가려 했을때 은우의 신음소리가 들린다.
고통스러운 얼굴의 그녀 였다.
꿈을 꾸고 있는건지 아님,힘든일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건지 그녀는 알아먹지도 못
한말을 하고 있었다.
철진은 자신도 모르게 충동적인 행동을 하고 말았다.
은우의 입술을 어느새 철진의 입술로 포개고 있었다.
왜그런지는 철진 자신도 모른다.
다만,자고 있는 은우의 입술에 그냥 키스만 해주고 싶었었다.
철진은 부드럽게 은우의 입술을 탐닉하고 있을때,그런 은우도 잠결에 그를 받아들
이고있었다.
철진은 그녀의 수긍에 좀더 적극적으로 하기로 맘먹었다.
그의 혀를 그녀의 입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제서야 은우의 눈이 번쩍뜨였고,매우 놀란 얼굴이었다.
눈을 뜬 그녈 보고 철진도 놀랜건 마찬가지였다.
철진은 자신의 입술을 차근차근 떼어내기 시작했고, 그런은우도 당황했는지,
어찌할바를 몰라 하고 있었다.
"미안하군..."
철진은 그녀의 반응에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가버렸다.
철진은 세면대에 물을 쎄게 틀어버린후 차가운 물로 얼굴을 씻어버렸다.
"젠장!내가 왜이랬지?"
철진은 후회하는 얼굴은 아니었지만,그녀의 행동을 보고는 자존심이 많이
상했었나보다.
방안에 있던 은우도,자신이 그렇게까지 놀라워 할필요까진 없었는데 하고 미안해
하는 눈치 같았다.
하지만 ,은우는 철진이 자기의 입술을 거치고 지나갔을때의 느낌은 신혼여행에서
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볼이 발그레 해진 은우가 자리에 다시 누워버렸다.
화장실에 들어간 철진은 나오자마자 헛기침을 하고는 은우옆에 아무말없이 누워
버렸다.
시계의 자명종 소리에 은우가 눈을떴다.
옆에서는 철진이 아직까지 자고 있었고,은우자신은 일어나고도 한참을 앉아
있어야만 했었다.
옷을 챙겨 입고 은우는 방을 나오려할때,뒤를 돌아봤다.
철진이 깊은잠에 빠진것 같아 은우는 왠지 철진의 이마에 뽀뽀를 해주고 싶었다.
어제의 미안함 때문인것 같았다.
은우는 살금살금 도둑고양이처럼 철진이 앞에 까지 왔다.
그의 이마가 앞머리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은우는 떨리는 손으로 철진의 앞머리를 옆으로 슬어 넘겨주었다.
그러고는 가벼운 입맞춤을 해주었다.
은우의 입가에는 어느새 웃음이 번졌고,자신의 입술을 손으로 한번 어루만진
후 밖으로나와버렸다.
진작에 잠을깼던 철진도 피식 거렸다.
은우가 누웠던 자리로 얼굴을 돌려 지그시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은우는 아랫층을 내려오면서 두리번 거렸다.
역시나,오늘도 아주머니 두분은 보이지 않은듯 싶었다.
은우는 한숨을 길게 늘어뜨린후,앞치마를 동여 메고 무엇부터 해야 할지
난감해했다.
일단은,식구들 식사를 준비해야 겠기에 밥부터 하기로 했다.
모든게 쑥맥인 은우는 대충 대충 하기로 했다.
냉장고 문을연 은우는 국물거리로는 해물탕을 끓이기로 했다.
모든게 서툴렀고,자신없었지만 일단 다들 일어나기 전에 준비 해야 했기에
서둘러야만 했다.
아침상은 보기에는 그럴싸 했다.
형형 색깔에 은우의 입맛을 돋구기엔 충분했다.
진경이 기지개를 펴고는 부엌쪽으로 들어 온다.
"어머!이거 다,올케가 한거야?"
은우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올케 대단하네?....
아버지 어머니 모시고 올께..."
진경은 자꾸 못미더운듯 식탁에 차려진 반찬들을 물끄러미 쳐다보고는
강회장과 김여사를 모시고 나온다.
은우는 시부모님께 인사를 한뒤,계단에 내려오는 철진도 쳐다본다.
다들 식탁에 둘러 앉았고,김여사도 못이긴척 수저를 들고는 은우가 끓
여논 해물탕부터 맛보기 시작한다.
은우는 침을 한번 꿀꺽 삼킨뒤,김여사가 어떤말을 할지 긴장되는 순간
이었다.
"그럼 그렇지,...세상에 이런 해물탕은 처음 먹어보는구나"
김여사는 강회장을 쳐다보고는 한마디 내뱉은다.
"당신이나 맛있게 들구려"
그러고는 김여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은우는 고개를 떨구었고,그런모습을 본 강회장은 국물맛을 보더니
은우에게 안심 시켜주는 한마디를 해준다.
"맛만 있구만,,허허 ..맛있다..아가야
괜히 너희 어머니가 심통이 나서 저러는 구나"
진경과 철진도 강회장의 말에 서로들 국물맛을 맛본다.
미간을 찡그린 진경이 은우를 보며 쏘아부친다.
"어쩜,맛이 왜이래?이상하다 했네..나두 밥맛이 없다."
진경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철진과,강회장을 번갈아 바라보며 자리에서
나와 버린다.
이를본 강회장이 철진에게 한마디 한다.
"너도,맛이 그러냐?"
철진의 표정은 알수 없었으나,분명,찌개는 맛이 없었던것임에는 틀림
없었다.
단지,은우에게 실망을 안겨드리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아니요,괜찮습니다"
은우는 그나마 강회장과 철진이 괜찮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니와,진경이 걸리기는 했지만....
"아가,너도 앉거라"
"녜,아버님!"
그녀들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은우는 밥을 아그작 아그작 먹으면서 김여사와 진경의 두모녀지간이 어떤
행동을 하든간에 신경쓰지 않는게 제일 편하다고 생각했다.
----------------------------------------------------------
철진은 회사에 나오자마자 비서에게 가벼운 인사를 하는걸 잊지 않았다.
"사장님!"
비서는 머뭇머뭇 거렸다.
"무슨일이지?"
"..저기..손님이..."
철진은 아무말도 않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었을때 철진이 눈에 보이는건 소파에 혜린이 앉아 있는모습이 보였다.
"여긴 어쩐일이지?"
"그냥,당신 얼굴 한번 보려구 왔어요"
"여긴 회사야!사적인 감정은 일이 끝나는데로 만나도 늦지 않을것 같은데?"
"알아요,잘알아요...하지만 당신 하루도 안보면 미칠것 같았어요
찾아오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그냥...당신 ..얼굴만 보고 가려구.."
혜린은 말이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녀는 걸어나가려다 휘청거려 잠시 균형을 잃었었다.
이를본 철진이 황급히 혜린에게로 다가갔다.
"당신 몸이 많이 힘들어 보이는군!가서 쉬도록해 "
"기다릴께요"
"......."
철진은 말이 없었다.
그는 잡고 있던 혜린의 팔을 빼고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서울 시내가
보이는 창문쪽에다 얼굴을 내보였다.
"기다릴께요"
혜린의 말은 간절했다.
모를리 없는 철진이 끝내는 대답을 하고 말았다.
"그렇게 해!"
철진은 말을 끝내고는 회전의자에 몸을 기대 혜린이 보는 반대방향으로 몸을
돌려버렸다.
"당신,변한거 아니죠?난 알아요,당신 쉽게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 아니라는걸
그누구두요...당신의 빈자리를 매꿀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혜린은 입가에 미소를 보이고는 철진이에게로 다가가 목을 감싼다.
"당신은,,나 아니면 안돼요..그렇죠?"
철진은 눈을 감아버렸다.
지금 이순간은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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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우는 시키지도 않은 시장엘 가기로 맘먹었다.
하루빨리 김여사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도 있었고,갈수록 힘든 집안일
이지만 천직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기로 했다.
걸어서 20분정도 되는 대형마트는 사람들로 붐볐다.
은우는 이것 저것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 음식들을 고르기 시작했다.
어떡해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은우는 무작정 골라 냈다.
"어라?잔치라도 치르는 거예요?"
은우는 낯이 익은 남자의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형우씨?"
야구모자를 푹눌러쓴 형우는 그런 은우를 보자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이게 어떤 음식들인줄은 알고나 고른거예요?"
은우는 고개를 저었고,그런 은우의 모습을 본 형우는 다시 모든걸 제자리에
갔다논다음 차근차근히 먹을수 있고,쉽게 만들수 있는것들만 골라 주었다.
"와~형우씨 대단하다!척척이네요"
형우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아무렴요,내가 다른건 몰라도 요리하나는 끝내주잖아요"
"그럼 저, 형우씨 시간 많을때 저 가리켜 주시면 안돼요?"
"맨입으론 안되죠?당근!"
"알았어요..제가 수강료는 톡톡히 드릴께요..됐죠?"
형우는 은우를 장나끼 어린 눈으로 쳐다보더니,은우에게 고개를 저은다.
"아니예요..은우씨 제가 다른사람도 아닌데..은우씰 돈받고 가리켜 주겠어요?"
"그래두,미안하잖아요..공짜로 배우는게 좋긴 좋겠지만"
"그럼,좋아요,갑시다"
"어딜요?"
"어디긴 어디예요?우리가계지"
그러고보니 따지고보면 철진의 집과 형우의 가게는 차로 10분 거리밖에 되지를
않았다.
형우를 따라 은우는 형우 가게 앞에 까지 오게 됐다.
형우가 먼저 들어가고 은우가 들어 가려다 세워진 낮익은 자동차 한대를 발견 했다.
검은 자동차는 철진의 차가 분명 했다.
은우는 세팅되있는 차안을 안간힘을 쓰고 쳐다봤다.
철진은 보이지가 않았지만,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은 여자인듯 싶었다.
순간 은우는 호텔에서 봤던 그여자가 떠올랐다.
거무스름해서 잘보이지가 않았지만 그여자가 틀림 없다고 생각했다.
안에 있던,여자도 은우를 발견하고는 뚫어져라 쳐다봤다.
은우는 멍하니서있었고,그런 은우를 철진은 걸어오다 놀란듯 쳐다봤다.
철진은 어찌할지를 몰라 가만히 서있었고,뒤를 돌아본 은우는 철진을 확인하고는
부르르 떠는 몸으로 철진을 질시 했다.
"은우씨!뭐하는거예요..들어오지 않고,.."
형우가 밖으로 나오자 철진과 은우를 번갈아 가며 긴장된모습으로 쳐다봤고,
그런모습을 본 철진이 분노의 눈으로 이글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