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소설] << 흡혈귀 마녀와 동침을 -18 >>

연지바른 마녀2004.08.20
조회1,161

안녕하세요.........(_ _)

음, 노트북을 고쳤습니다. (아직 다른 문제가 있지만, 일단 돌아갑니다)

처음엔 메인보드 문제로, 메인보드 구하려고 열흘정도를 인터넷뒤지고, 노트북 회사에 전화해서 싸우고... 온갖 난리를 치고, 울구불구, 대책없이 화도 내고, 인간불신까지 생겼더랬는데....

구세주 한 분이 나타나셨습니다!!!!

이른바 노트북관련된 까페 운영자분이셨는데, 친절하게 전화까지 주셔서 노트북을 잘 고치는 서비스센타를 알려주셨습니다.

진단결과, 하드가 맛이 갔다더군요.

처음엔 못미더워해서, 수리하시는 엔지니어분 기분까지 상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어쩝니까, 다른 멀쩡한 하드로 갈아끼우니 멀쩡하게 돌아가는 것을 본 저는 그만 쓰러지고 싶었습니다.

더더욱 기가막힌 것은, 처음에 메인보드라고 진단내린 엔지니어분과 나중에 하드쪽 문제로 진단내린 엔지니어분, 두 분이 아는 사이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중간에서 너무나도 헷갈려서 어느 쪽을 믿어야 할지 몰랐던 저는 중간에서 소개해주신 분의 얘기를 듣고서야 두 엔지니어의 사이가 드라마 '대장금'의 장금이와 금영이와 비슷한 관계라는 감을 잡았습니다.

결국 저 때문에 두 분이 전화로 다투셨다고 하더라구요.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저는 참으로 사악하게도- 전화말고 둘을 앉혀놓고 싸웠으면 진짜 드라마틱했을텐데, 아깝다 - 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천재 모짜르트와 일반적인 그 시류에서는 인정받는 톱임에도 모짜르트의 타고난 천재성을 이길 수 없었던 2인자 살리에르와 같은 관계는 - 여러 드라마나 소설에서 변함없이 응용되어 왔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상황에 접하니.... 되먹지 않은 직업병같은 것이 발동을 해서....-_-;;; 지금도 무척 아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ㅎㅎ

 

이야기 들어갑니다.

 

참, 아직까지 선우 모델로 맞추신 님이 없으시네요....영원히 비밀로 남겨둘까봐요 ^^;;;

힌트 하나, 저 구세댑니다.

힌트 둘, 이 이야긴 작년 여름에 1차적으로 쓰여졌었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힘이 막 났어요~!!!!!!

힘내서 노트북 문제 있는 거 고치러, 또 인터넷 뒤지러 갑니다.

====================================================

 

[로맨스 소설] << 흡혈귀 마녀와 동침을 -18 >>

 

쓰는 이 : 연지바른 마녀(mskim0920@nate.com)

 


#
태석형이 보내온 노트북이 도착하면서
마녀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덕분에 나는 침실의 침대 매트를 가져다 거실 중앙에 깔아
당장이라도 언제든 누울 수 있게 앉은뱅이 책상 옆에 배치했다.

 

얼마전부터 마녀가 침실 방 안을 답답하게 여기던 터였다.

나도 마녀와 나란히 누워 형광등 끄고
베란다 밖의 어둠에 잠긴 정원을 내다보는 것도
꽤 운치있게 느껴져서, 좋았다.^^


[선우 : 뭐, 뭐에요!!!]

 

[마녀 : ?_? 뜸이잖아요.]

 

[선우 : 아픈 사람이 무슨 뜸을 떠요?]

 

[마녀 : ^0^ 원기 회복!]

 

[선우 : -_-;;;]


그런 걸로 기운이 날 거 같음... 진작에 했을 거 아냐.


[마녀 : 진통제 줄여요.]

 

[선우 : 왜, 왜요...-_-]


안그래도 더 늘어난 진통제 량을... 줄이면 어쩌자구...


[마녀 : 너무 나른해져, 만사 귀찮단 말이에요.
그래서 어떻게 글을 써요.]

 

[선우 : 그래도 효과가 없어서 아프면, 아프면...]

 

[마녀 : 아픈게 나아요, 아프고 아픈 틈 사인 괜찮을테니까.]

 

[선우 : ...T_T]


그래도... 마녀의 쑥 들어간 눈이
오랜만에,정말 오랜만에
빛난다.


[선우 : 그거 알아요?  나 김작가님이 그렇게 자기 일에
열심인 게 너무 좋아보여서 좋아하기 시작한 거.^^]

 

[마녀 : 피이-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네 ^^]

 

[선우 : 어? 왜요? 칭찬인데.]

 

[마녀 : 그런 말하는 거면 글 쓰는 거 말구
다른 건 하나두 날 모르는 거잖아요.
내가 다른 건 하나도 못하고 얼마나 게으른데.]

 

[선우 : ㅋㅋ 나는 알잖아요.]

 

[마녀 : -_-;;;]


노트북이 부팅되는 동안
마녀의 표정은 기대감과 희열 그 자체였다.


[마녀 : 나 예전엔 인터넷 중독까지 됐었어요, 몰랐죠? ^^]

 

[선우 : -_-;; 글만 써요, 글만!]

 

[마녀 : ^^ 응.]

 

[선우 : 안되겠다, 내가 타이핑 할게요. 
김작가님은 말만 해요, 그것도 힘들면서.]

 

[마녀 : 선우씨 독수리 타법보단
힘들어도 내가 치는 게 더 빠르지롱~ ^^]

 

[선우 : -_-;;;
그렇게 좋아요?
글 쓰는게? 컴퓨터 하는게?]

 

[마녀 : ^^ 응.]

 

[선우 : 나보다?]

 

[마녀 : 응. ^^]

 

[선우 : 칫-!!]

 

[마녀 : 삐쳤어요? ^^]

 

[선우 : 말시키지 마요- 오늘부터 냉전 시대야.]

 

[마녀 : 그럼 별거 할까요? ^^]


씁.... 내가 작가란 사람을 말로 어찌 이기리...


[선우 : 됐어요, 삐치기만 할래요.]

 


#
마녀의 규칙적이었던 생활은 완전히 파탄났다.

정해진 시간에 잠들고,
새벽에 내가 깨우기 전에 새 진통제를 놓고 나서야
깨웠던 생활 패턴은 더이상 소용없었다.

 

통증과 통증 사이, 때로는 약한 통증 동안..에도
마녀는 힘들어하면서도 키보드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아무리 화내고 말리고 얼러도...
아끼는 장난감을 쥐고 놓지 않는 떼쟁이 아이처럼
한번 노트북 앞에 앉으면 쉽게 침대 매트로 들어오지 않았다.

 

게다가 처음엔 거의 잠을 자지 않으려 하는 통에
나까지 몇 일을 꼬박 밤을 샜다.


[마녀 : 선우씨 자라 -]

 

[선우 : 같이 자요, 그만해요!!! 제발!!!]

 

[마녀 : 안돼, 여기서 감정 끊기면 대사가 안나와요.]


뒤잇는 신음...

영양제 링겔 줄에 진통제를 주사했다.


[마녀 : (선우손 잡으려 손이 허공 젓는) 하지마, 하지마요.]

 

[선우 : 먹지도 못하고 잠도 안자고 고급 노동에! 
이러다 반도 못 쓰고 쓰러져요.
김작가님...T_T]

 

[마녀 : 조금만...조금만 더 하다 잘게.
먼저 자요. 선우씨까지 잠 못자면 쓰러져.
힘들면 깨울게...
선우씨 쓰러지면 나 아무것도 못하는 거 알잖아요.]

 

[선우 : 이씨- 고집쟁이!!! T_T]

 

[마녀 : ^^]


화난 척 매트에 누워 등을 보이며, 누워버렸다.

간간히 그러나 끊임없이 들려오는 마녀의 신음 소리...

그러다 어느 샌가 잠이 들었나보다.


[마녀E : 선우씨...선우씨...]


나를 약하게 흔드는 손짓에 벌떡 일어났다.


[선우 : 왜요? 왜요? 0.0]

 

[마녀 : (울상) ...선우씨...]


마녀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오!!! 맙소사!!!


[선우 : 잠깐만 기다려요, 목욕해요.]

 

[마녀 : 아니, 옷만 갈아입혀줘요.]


마녀가 기운을 많이 잃으면서
거동의 범위도 거실 중앙 1m 안이 겨우다.
책상 앞, 침대 매트... 그것도 겨우 기어서 왔다갔다 한다.

그러면서 마녀의 고집도 힘을 많이 잃었다.

 

나는 마녀의 고집에도
욕실로 들어가 더운 물을 받았다.

 

예전에 마녀와 읽었던 '국화꽃 향기' 책에서
아내를 목욕시키는 장면이 생각나서...
침실에 놓아두었던 히터도 갖고 와서 욕실 공기를 데웠다.

거기서도... 아내가 실수로 소변이 나와
그걸 핑계로 목욕을 시킨다.

 

눈물이... 눈물이 나려한다.

 

자기 몸도 이제 자기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얼마나 비참할런지...
그것도 대소변을 가리는 것 조차...


마녀를 안아서 욕실로 데려가 변기에 앉히고, 뒷부분에 기대게 했다.
옷을 벗기면서도 아직 찬기가 있는 욕실 공기가 맘에 걸렸다.
감기라도 걸리면 안되는데...


[마녀 : 선우씨 표정이 그게 뭐야?]

 

[선우 : 네? 네?]


또 표정관리를 못했나보다.


[마녀 : 왜 있잖아, 내일... 수퍼에 주문할 때
성인용 요실금 기저귀두 주문해요.
번번히 목욕할 수도 없구... 옷만 자꾸 버리기 싫어.]

 

[선우 : ...알았어요.]


물 속에 마녀의 몸을 천천히 담궜다.


[마녀 : 선우씨 ^^ 이젠 애 키우는 기분이겠다.]

 

[선우 : ...]


수건에 물 적시면서 마녀의 몸을 문질렀다.
마녀가 내 기분을 달래려고 애쓴다.


[마녀 : 선우씨 나중에 애키우면 잘할거야, 그치?]

 

[선우 : 말하지 마요, 힘들잖아요.]

 

[마녀 : ...화났어요?]

 

[선우 : 아뇨.]


바보같이...
마녀가 내 기분을 맞춰주려는데 장단도 못맞추고...
눈물이 툭- 떨어진다.


[마녀 : 화 낼 사람은 난데, 선우씨가 왜 그래요?
울어두 통곡할 사람은 난데, 선우씨가 왜 울어?]


마녀가 나한테 물을 튕겼다.


[선우 : 우씨- 하지 마요!]

 

[마녀 : ^^]


이번엔 그 마른 팔로 바가지에 물을 담궈
나한테 쏟아버렸다.
티셔츠 중앙이 흠뻑 젖어버렸다.


[선우 : 이씨- 하지 말라니까요!!!]

 

[마녀 : ^^ 선우씨두 들어와라- 같이 목욕해~]

 

[선우 : 싫어요!]

 

[마녀 : 내가 때 밀어줄게 ^^]

 

[선우 : 시러요!]

 

[마녀 : 선우씨 때 많아서 챙피해서 그러지? ^^]

 

[선우 : -_-;;; 아, 아니에욧!!!]


내가 거부하자, 계속 물을 나한테 쏟아붓고
몸 닦아주려는 걸 방해한다.


[선우 : 우씨- 물 줄어요, 하지 마요!]

 

[마녀 : 다 젖었네? ㅋㅋ]


별수없이 살에 착착 감기는 겉옷이 귀찮아 벗어던졌다.


[마녀 : 더 안벗어두 이젠 다 보인다~ ^0^]

 

[선우 : -_-;;;]

 

[마녀 : 물이 차.]

 

[선우 : (당황) 벌써 식었어요?]

 

[마녀 : 들어와서 안아줘.]


더운 물을 더 틀어놓고, 속옷을 벗고 물 속으로 들어갔다.

마녀의 등을 내 가슴에 기대게 하면서 뒤에서 안았다.
가벼운 마녀의 몸이 자꾸 물 속에 뜬다.
지탱하기 힘들었나보다.

그러면 진작에 말을 하지.

 

마녀가 물수건으로 마녀를 끌어안은 내 팔을 문지른다.


[선우 : 괜찮아요.]

 

[마녀 : 내가 하구 싶어서-^^]


마녀의 머리칼에 키스했다.


[마녀 : 나 사실 당신 처음 만나기 전부터 좋아했었어 ^^]

 

[선우 : 그래요? 근데 왜 나 만나선 미운 짓만 했어요?]

 

[마녀 : 당신을 단념한 뒤에 만났으니까. 
당신같은 아름답고 멋진 남자...내 몫 아니라고 생각했거든. 
당신 욕심내면 나 벌받을 거 같았거든. 
그래서 벌받았잖아, 드라마도 못쓰고
이러고 골골거리고 빌빌거리고
온갖 추잡 다 떨고. 
아마 중국,일본, 홍콩, 우리나라 당신팬들이
날 저주해서 그럴거야.]


말하기 힘든가보다,
말하기 힘들 땐 마녀의 말투가 반말이 된다.

용서...해야지...

 

[선우 : -_-;;; 말두 안돼.]

 

[마녀 : 어쩌면 나랑 비슷한 인형을 만들어서
칼로 머리를 맨날맨날 찌르고 있는지도 몰라.^^]

 

[선우 : 끔찍한 소리하지 마요.  내 팬들은 다 착해. 
...정말 나 예전에 좋아했었어요?
나도... 나도... 당신 만나기 전부터 당신 사랑했는데.^^]


웬지 -_-;; 고해성사 분위기로 간다.


[마녀 : 에이, 뻥친다. ^^
남자들 허풍은 알아줘야 돼, 하여튼. ]

 

[선우 : 아니에요, 뻥 아니에요 -.-;;;]

 

[마녀 : 당신은 나 만나기 전에 날 몰랐잖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니? 
당신이야 연예인이니까 내가 먼저 알았다구 해두.]

 

[선우 : 진짠데 Y-Y]


진짠데...
현민이가 녹화해 준 당신 첫 드라마를 보는데,
그 드라마 너머로 누가 있는 것 같아서...
그 누가 자꾸 나를 부르며 손짓하는 것 같아서...
몇 번이고 드라마를 중단시키고
멀거니 앉아있던 적이 있었어.
그게 당신이었을거야....


[선우 : 진짠데 Y-Y 당신 드라마로... 당신이 쓴 대사로..
당신을 알고, 사랑했어.  정말이란 말야, 증명해?
나 아직두 당신이 쓴 드라마 대사들 많이 외운다, 뭐.^^]

 

[마녀 : 거짓말, 그런 사람이 사극 찍을 때
맨날 대사 까먹어서 엔지 냈수? ^^
희영이랑 막상막하 엔지맨~ ^0^]

 

[선우 : -_-;;;
그, 그거야 사극이었잖아요!! 현대극은 잘해요.]

 

[마녀 : 나랑 현대극을 해봤어야 알지.^^]

 

[선우 : 정말인데... 감독님한테 물어봐욧!!!]

 

[마녀 : ㅋㅋ 알았어요... 그럼 테스트 들어간다?]

 

[선우 : -_-;;;]

 

[마녀 : ^^ 증명한다매요.]

 

[선우 : 이씨- 물어봐요, 물어봐-]

 

[마녀 : 준혁이가 수희 보내면서 한 나레이션! ^^]


... 마녀의 첫 트랜디 드라마 속에서도
라스트 회에 나오는 장면이다.

 

'난 그 아이 사랑하는 거 아냐.
사랑은 정신병이야, 미친짓이지'

 

그랬던 준혁이가 사랑하는 여자를 보내면서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했던... 나레이션이다.


[마녀 : 핏- 뻥이었어 ^^]

 

[선우 : 아, 아니에요 -_-;; 내가 엄청 감동먹구 펑펑 울기까지 했는데..]

 

[마녀 : ...^^]

 

[선우 : (흠흠- 감정넣어 읊는) 우린... 다시 만날 수 없을거야.]

 

[마녀 : 오호- ^^]

 

[선우 : 어느 하늘 아래 니가 살고 있다는 거...
그게 날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겠지]


울컥, 목이 메인다.

이 여자... 그 나레이션으로 나한테 뭔가 알려주려는 거다.
또 바보같이 속았다.


[마녀 : 그 담은? ^^]

 

[선우 : ...]

 

[마녀 : 뻥돌이~^^]

 

[선우 : 니가 어디선가... 웃고 있으면 나도 괜히 웃을거고,
니가 울고 있으면...난 영문도 모른채
마음이 아파 울게 될거야... 니 이름조차...]

 

[마녀 : (거드는) 니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날이 와도...]

 

[선우 : 내 영혼엔 이미 니가 깊이 새겨져 있어 항상...]


후두둑- 눈물이 흘러나온다.

다시 마녀를 꼭 끌어안았다.


[선우 : 심장 한 구석이 시리고 저릴거야...]

 

[마녀 : 바보, 아직 한 줄 남았는데...]


울음 때문에... 할 수 없어.


[마녀 : ...사랑했다... 사랑했다, 김수희... 그거잖아.]


나는 엉엉 소리내 울어버리고 말았다.


[선우 : 나보고 그 소리까지 하게 하지마...
난 현재형이야, 항상 현재형이야...]


내 품서 떨리는 마녀의 어깨... 당신도 울고 있니?


[마녀 : (애써 밝게) 그 대사 좋네... 현재형... ^^
지금 시나리오에...써먹어야지...]

 

[선우 : (울면서) 하여튼 분위기 깨는덴 뭐 있어요...
그거 옛날에 내가 출연한 드라마에서 나갔던 대산데.]

 

[마녀 : ...그렇구나...김샌다...]

 

[선우 : ... 세월이 많이 지나면...
니 이름... 니 얼굴... 니 목소리...
잊을 수 있을까..? 내가..?]

 

[마녀 : ... 바보같은 소리 마...
세월이 달리 폼잡고 날라다니는 줄 알아? 
세월은 화살같애, 세월은 약이야.]

 

[선우 : 그런 약 안먹어, 약 먹고 조사받을 일 있어?]


마녀는 나한테 고개 돌리더니
눈에 눈물 대롱 달린 채, 힘없이 푹- 웃었다.


[마녀 : 당신 능청두 많이 늘었다.^^]

 

[선우 : T_T]

 

[마녀 : 당신 담에 우는 연기할 땐, 안약넣구 해라.
눈 퉁퉁 부으니까 눈동자가 안보인다. ^^
당신은 그 눈빛으로 아시아 팬들 죄다 쓰러지게 했는데,
그게 안보이면 당신 연기 생활 위험해. 
나두 당신 눈빛이 좋아.]

 

[선우 : ...(훌쩍) 그러게 왜 울려요?]

 

[마녀 : 내가 언제 울렸다구 그래요?
선우씨가 혼자 울었지.]

 

[선우 : (진심으로) ...사랑해요, 사랑해.]


마녀는 짐짓 내 가슴을 치는 시늉을 했다.


[마녀 : 어쭈, 이젠 내가 피땀흘려 쓴 대사를
맘대루 고쳐 써먹네?
난 당신 사랑 안 해, 절대 안해.
당신같은 울보를 어떤 여자가 사랑하니?]

 

[선우 : ...T-T]


거짓말....내가 모를 줄 알고...
당신이 설핏 잠들 때,
내가 매일매일 묻는 거 모르지?

-김윤아, 너 나 사랑하지?

그러면 자면서도 고갤 끄떡끄떡거리잖아.

그 때가 진실이 나오는 상태거든.
형사 영화 보면... 용의자를 일부러 잠을 안재웠다가
꾸벅꾸벅 잠들 때 형사가 슬그머니 묻는거야.
-니가 범인이야?
범인이 아니면 아니라고 고개를 젓게되지.

그치만 당신은 그렇다고 하잖아....


[마녀 : (때리면서) 나도 울본데,
맨날 같이 울면서 살자는 거야, 뭐야.]

 

[선우 : Y-Y ... 미안해요, 근데 시작은 김작가님이 했잖아요.]

 

[마녀 : 꼭 그걸 따져야 돼? 칫-]

 

[선우 : 울리구 구박하니까 그쵸.]


심통나서 마녀한테 물을 튕겼다.


[마녀 : 앗!]

 

[선우 : 어? 눈에 들어갔어요? 어디봐요?]


마녀가 내 손을 도리도리 피하면서
눈을 비빈다.


[선우 : (멈칫) ....김작가님...나 좀 봐요...]

 

[마녀 : ...(고개 숙이고, 안보는)]

 

[선우 : ...울지 마요, 기운빠져...Y-Y]

 

[마녀 : (주억거리며) ...응...응...]

 


#
마녀의 생일엔 처갓 식구들이 우리 집에 오기로 했다.

몇일 전 전화로 조심스럽게 의향을 물어오시는데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어쩌면 이 생일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밝은 가족모임은 되기 어려울 것 같다.


[마녀 : 귀찮게 왜 오나 몰라.]

 

[선우 : 그러지 마요.]


손님 대접할 음식거리들을 만드는 내 옆에서
잠깐 쉰다더니, 계속 툴툴댄다.


[마녀 : 시러- 자꾸 감정 맥이 끊기잖아요.]

 

[선우 : 김작가님 식구잖아요, 글이 식구보다 더 중요해요?]

 

[마녀 : 응.]

 

[선우 : -_-;;; 그러지 마요, 벌받어.]

 

[마녀 : 벌은 지금도 받구 있잖아.]

 

[선우 : -_-;;;]


마녀가 삐친 척 의자에서 내려가더니,
비척비척 거실로 기어간다.

 

또 노트북 있는 앉은뱅이 책상으로 가겠지.

 

도와주려해도, 싫다구 내치는 바람에
이젠 그냥 냅둔다.


쨍그랑-


[선우 : 0.0]


후다닥~

다듬던 나물을 내던지고, 소리나는 곳으로 달려갔다.

화장실 거울이 깨져있다.

대체 무슨 기운으로... 무얼 던져서...


[선우 : 왜...?]

 

[마녀 : 못생겨 보이잖아.]

 

[선우 : 김작가님 원래 안 이뻤어요. ^^]

 

[마녀 : 울 엄마아빠한텐 어떤 미스코리아보다 내게 젤 이뻐.]

 

[선우 : -_-;;;]


그랬구나... 부모님한테, 형제한테
지금 모습 보여주기 싫은 거구나.


[마녀 : 당신 얼굴도 못생겨보이게 하려구 하잖아.
당신 배운데.]

 

[선우 : 괜찮아요 ^^ 개성으로 가지, 뭐.]

 

[마녀 : ...]

 

[선우 : 내일 거울 배달시킬게요.]

 

[마녀 : 사람 오는 거 귀찮아, 사지마.]

 

[선우 : 아, 알았어요. -.-;(윽... 마지막 거울인데)]


돌아서서 태연한 척 주방으로 돌아가는데
마녀의 중얼거림이 들렸다.


[마녀 : 선우씨 덕분에 울엄마아빠 소원 풀었는데...]

 


#
일부러 밝게 분위기 띄우며
처갓집 식구가 도착했다.


[마녀 : ^^ 엄마, 아빠~]

 

[윤수 : 나는 안보여?]

 

[마녀 : ^^ 보여 ^^]


휠체어에 앉아 링겔 맞고 있는 마녀를 보곤
모두 충격받은 듯했다.


[선우 : 오시느라 힘드셨죠?]

 

[장모 : 말 마~ 어휴- 주말이라고
왜 그렇게들 도로가 꽉 막히던지.]

 

[윤수 : 운전은 내가 했어.^^]

 

[선우 : 시장하시죠? 음식 좀 했는데, 얼른 들어오세요.^^]

 

[마녀 : 응, 그래. 선우씨 요리 잘한다?]

 

[장모 : 나만큼?]

 

[마녀 : 더~ 잘~ ^^]

 

[장모 : -_-;;]

 

[장인 : 그래두 니 엄마 음식이 최고야~ ^^]

 

[윤수 : 그래서 딸은 키워두 소용없어, 엄마!]

 

[선우 : 아들두 잘 키워두 소용없어, 처남! ^^]

 

[장인/장모 : -_-;;;]

 

....

 

모처럼 식탁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앉았다.
집이 꽉 찬 기분이다.

마녀 앞으로도 과일을 갈은 것을 죽그릇에 담아 내놓았다.

이번 달 들어선 아예 아무것도 먹지 못하지만,
가족을 생각해서 입에 대는 시늉이라도 해줬으면 했다.

그런데 떠먹여주려해도 고개 돌려 피한다.


[선우 : (사정하는) 좀 먹어봐요.]

 

[마녀 : (고집스럽게) 싫어.]

 

[선우 : (애원) 쫌만! 어제도 영양제만 맞았잖아요.]


순식간이었다.
마녀가 그릇을 밀쳐 떨어뜨렸다.


[마녀 : (신경질적으로) 이 새끼야! 안먹는다니까!!!]


마녀의 부모님, 윤수... 모두 얼어붙었다.
마녀는 상관없이 없는 기운으로 바락바락 악썼다.


[마녀 : 너도 술먹구 토해봤잖아! 
먹으면 토하는데 왜 먹으라구 그래!!
안그래도 기운없어 죽겠는데, 토하는 거 귀찮아!!
위산까지 넘어오는 거 싫단 말야!!
싫은 거 왜 자꾸 하라구 그래!!]

 

[선우 : (당황해서) 아, 알았어요. 잘못했어요.]

 

[마녀 : ...화내면 아, ...
(통증에 몸 꺽어지면서) 아픈거 알면서!!
아픈 거 알면서, 나쁜 놈, 나쁜 새끼..]

 

[선우 : 또 아파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마녀 : @#$!@#%%$^%*&(]


이젠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욕까지 퍼부어댄다.

한동안 안그러더니...

 

급히 마녀를 덜렁 안고, 침실로 들어갔다.

 

처갓집 식구들 오기 전에
잠시 거실의 살림살이를 침실로 옮겨놨기 때문에...

침대에 눕히고, 빠르게 진통제 링겔 주사를 놨다.

이제는 양쪽 손에
하나는 진통제를, 다른 쪽엔 영양제를
놓아야 한다.


[선우 : 아까 그 욕은 어디 지방 거였어요?]

 

[마녀 : 제주도.]


어쩐지... 도통 알아들을 수 없더라니. -_-;;

 

왜 이렇게 마녀가 야속한지 모르겠다.

 

당황해서 생각할 겨를도 없었지만,
어른들도 계신 자리에서 꼭 그래야 했나....?


[마녀 : 쉴거야.]


내가 뭐라 할 거 같았는지,
선수쳐서 눈을 감아버린다.

 

뻑하면 피곤하다고 쉰다지...칫.


[선우 : 나갈게요. (일어서려는데)]

 

[마녀 : 자장가.]


내 CD를 들릴락말락 틀고 방을 나왔다.

 

식탁으로 오니
윤수만 장승처럼 꼿꼿이 혼자 앉아있다.


[선우 : 아버님 어머님은?]

 

[윤수 : ...산책.]

 

[선우 : ...더 드시지.]

 

[윤수 : 힘들지 않아요?]

 

[선우 : ^^;;; 힘들어.]

 

[윤수 : 힘들면 우리가 누나 데리고 갈게요.
매형 할만큼 다 하는 거 알아요.]

 

[선우 : 노친네들한테 맡기라구?
지금도 사색되신 거 못봤어?]

 

[윤수 : ...언제부터 욕했어요?]

 

[선우 : ^^;; 쫌 됐어.]

 

[윤수 : 누나 욕같은 거 모를 줄 알았는데.]

 

[선우 : 자네 누나 작가야, 욕 배우러도 다녔대.]

 

[윤수 : -_-;;; 엄마가 욕못하게 해서 나랑 누나... 그런 거 잘 못했어요.]

 

[선우 : 어, 근데 이젠 잘해. ^^;;;
함경도, 평안도 부터 제주도 까지 온갖 전국 욕을 다 해.
이젠 제주도까지 다 들었구 ^^;;;
뭐 외국어로는 몇 개나 알지 몰라,
이젠 국제적으로 들어봐야지, 글로벌 시대잖아.^^]

 

[윤수 : -_-;;; 누나 외국어 약한데...]

 

[선우 : 글쎄... 뻑큐 정돈 알지 않을까? ^^]

 

[윤수 : 매형 한 오백년은 너끈히 사시겠군요, 외국 욕까지 들으면.]

 

[선우 : 오백년이 뭐야, 천년 만년 천만년도 살거야. ^^]

 

[윤수 : ...-_-;;;]


입맛 없지만 다시 수저를 들었다.


[선우 : 밥 다 먹어, 밥 남기면 자네 누나 화낸다.
아, 냉장고에 먹을 거 없어도 화내지.^^
자긴 하나도 못 넘기면서...]

 

[윤수 : ...통증이 기습적으로 오는 거에요?]

 

[선우 : ...화 안내도 수시로 혈압올라
머릿속 온갖 신경들 건드리고,
위도 뒤집어지는 거 같고...
그럼 머리 아프고, 토하고...
.. 통증 오는 건 찰나 같아.]

 

[윤수 : ....]

 

[선우 : 이젠 진통제를 24시간 맞으면서도
통증 땜에 까무러치기도 해.
진통제 량을 늘여도 면역되서
자꾸 효과가 줄어드나봐.
그거 버티느라구 기진하면 금방 잠드는데,
그나마 요즘은 안자려고 난리치고...]

 

[윤수 : 매형 많이 지쳐보여요.]

 

[선우 : ...그래도 아직은 김작가 체온이 따뜻해.
안을 수 있고, 안으면 따뜻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기로 했어.]

 

[윤수 : ...]

 

[선우 : 뭐, 존경한다느니 대단하다느니 그런 말 안해두 돼 ^^]

 

[윤수 : -_-;;;]

 

[선우 : 처남같아두 나같았을 거야.]

 

[윤수 : 우리 누나 어디가 그렇게 좋았어요?]

 

[선우 : 다, 전부 다.
사람 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나?^^
김작가 앞에서 그런 표정 짓지마, 화낸다.
밥 먹자~ 어? 밥먹자~ ^^]


....

 

처갓집 식구가 어영부영 돌아간 뒤에
윤수가 잘 도착했다고 전화했다.

스피커 폰으로 통화하는 동안
옆에 마녀가 가만히 앉아 듣고 있었다.


[선우 : 어머님은 어때?]

 

[윤수E : 내려가는 내내 우셨어요.
누나가 그런 거 충격이 컸나봐요.
아빠도 달래면서 맘 안좋아하고.]


흘낏 마녀를 봐도, 표정 변화가 없다.

전화를 끊고, 마녀가 책상으로 기어가는 걸 보면서
혼잣말처럼 물었다.


[선우 : ... 왜 그랬어요?]

 

[마녀 : 정 떼려고.]


정말... 당신 모질구나.
그렇게 가족 생각하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나한테도 그럴거에요? 응?

 

마녀는 책상으로 가지 않고
침대 매트에 누우면서 덧붙였다.


[마녀 : 그리고.. 당신한테 고마워하라구.]


...아연해졌다.

 


#
예상 외로 마녀의 시나리오는
금방 초고가 나왔다.


[마녀 : 태석씨한테 연락해줄래요?
지금 이메일로 시나리오 보냈다고.]

 

[선우 : 알았어요.]


연락받은 태석형은
다음 날 우리 집으로 날라왔다.


[태석 : (일부러 밝게) 시나리오가 아주 좋아요, 대박날거야.^^]


마녀는 노트북을 통채로 태석형에게 내밀었다.


[마녀 : 아는 사람이 썼다고
너무 비행기 태우시는 거 아니에요? ^^
좀 더 수정 봤어요,
수정 본 건 여기 안에 있구요.
잘 썼어요.]

 

[태석 : ^^  선우가 그동안 꽤나 가슴 졸였겠다. (선우 보고)]

 

[선우 : 핏- (태석에게) 그렇게 재밌어?]

 

[태석 : 어? 안봤어?]

 

[선우 : 목숨걸구 못보게하는데 어떻게 보냐-]

 

[마녀 : ^^]

 

[태석 : 보여주지 그랬어요~ ^^]

 

[마녀 : 화낼까봐.^^]

 

[태석 : 김작가님 걸로 제작하기로 했어요.
어제 스탭들하고 늦게까지 다 돌려봤는데
반응이 좋아요.]

 

[마녀 : 그럼 선우씬 상영되면 봐라-^^]

 

[선우 : 아, 치사해!! 형은 보여주고,
나 못보게 노트북까지 통채루 넘기고...]

 

[마녀 : 태석씨야 제작사 사장이잖아요..^^]


그래두 궁금한 게 있었다.


[선우 : (태석에게) 결론이 뭔데?]

 

[태석 : (의아) ...정말 하나도 몰라?]

 

[마녀 : 해피엔딩이요.]


아... 다행이다, 다행이다...뭔진 몰라도 ^^
마녀가 희망을 갖고 있다는 거니까.


[마녀 : 여자가 죽거든요.]

 

[선우 : 허걱!!! -_-;;;
죽는게 왜 해피엔딩이에요?
세드 엔딩이지!!!]

 

[마녀 : 해피엔딩이죠, 여자가 남자의 사랑을 몽땅 들고 튀거든요.^^]


가슴이 또 덜컥거린다.

나두 이러다 오래 못살지...


[마녀 : 그래서 그 빈자리에서 남자는
다른 사랑을 시작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해피엔딩이죠, 그쵸? 태석씨?]

 

[태석 : -_-;;;;; 그, 글쎄요...]


화나려고 한다.


[선우 : (버럭) 상식적으로 물어봐요, 그게 해피엔딩인가!!]

 

[마녀 : 선우씨나 내가 언제부터 상식적으로 사는 사람이었어요?]


말문이 막혔다.


[마녀 : 그러면 이러고 못살지.]

 

[태석 : =_=;;; 저, 저...]

 

[선우 : 그래서!!! 그래서!!!
글 속에서까지 죽여요?
좀 살리면 안되요?]

 

[마녀 : 풋... 말 되는 소릴 해라-
죽는다고 질질 얘기 끌고가다가
막판에 살려내면 얘기가 뭐가 되요?
개판되지.]


그래도 싫었다... 자꾸, 자꾸...
마녀의 고집이.


[선우 : 이익, 그래도 살려요!!! 당장 고쳐요!!]


태석형 앞에 놓인 노트북을 집어
책상에 올려놨다.


[태석 : 서, 선우야 -_-;;;;]

 

[마녀 : 손 뗐어요, 왜 자꾸 그래요?
언제는 글 쓰는 거 지지리도 싫어하더니.
누가 뭐래두 그건 해피엔딩이에요.
난 해피엔딩이 좋아요!]


[선우 : 세드엔딩이죠!!]

 

[마녀 : 해피엔딩!!]

 

[선우 : 세.드.엔.딩이라니까요!!!]


마녀의 표정이...변하더니, 풀썩 쓰러진다.


[선우 : 왜 그래요?]

 

[태석 : 김작가님!!!]


진통제 링겔병을 봤다,
아직 한참 남아있는데.

...약이 떨어지는 속도를
무리일 정도로 빠르게 조정했다.

시나리오 마무리 짓고 나서
진통제 량을 다시 늘여서
몸이 좀 편해지는가 싶더니...

 

마녀가 좀 나아지는 듯하다.


[마녀 : ^^ ... 해..피 엔딩..이야.]

 

[선우 : -_-;;; 그래... 해피엔딩이든 세드엔딩이든
당신 맘대루 해, 이 고집쟁이야.]

 

[태석 : 휴우-]


그 잠깐 사이, 기진했나보다.
마녀의 눈이 스르르 감긴다.


[마녀 : (잠들어가며) 태석씨... 인사 못해서 미안해요...
선우씨가 배웅할거야.]

 

[태석 : 그래요, 쉬어요.]


태석형은 더 못볼꼴 보기 전에
뜨는게 낫겠다 싶은지
서둘러 자리를 일어났다.

 


#
태석형 차 뒷자석에 노트북 가방을 넣어주었다.


[선우 : 차 좋네~ 나한테 형 옛날 차 헐값에 빨리 처분하더니,
일부러 새 차 사려고 그랬지?]

 

[태석 : -_-;;;
많이 안좋은 거냐?
저렇게 금방 엎어지는 거니.]

 

[선우 : ... 나쁜 사람이야, 자꾸 자길 포기해.]

 

[태석 : ...]

 

[선우 : 건강할 땐 취재한다, 드라마 쓴다...
난 거들떠도 안보고 내 속 새카맣게 태우더니...
나쁜 사람이야.]

 

[태석 : 김작가 니 걱정 많이 한다.]

 

[선우 : (씁쓸) 아직 난 3등이야.
1등은 자기 가족, 2등은 드라마, 영화...
3등이... 나야, 형.]


태석형은 운전석에 타려다 말고
다시 나를 봤다.


[태석 : (한숨-) 나중에 알겠지만, 넌 김작가한테 0순위야.]

 

[선우 : (피식) 형이 잘못안거야.
김작가는 나 사랑 안한대, 죽어도 안한대.]


자꾸... 형한테 떼쓰고 싶었다.
어디에든 말도 안되는 어리광이라도 부리면서
이 답답한 마음을 쏟아내고 싶었다.


[태석 : (콱- 목메는) 사랑 안하면!!
어떻게 그런 시나리오가 나와!!!
멀쩡한 작가도 한 시간짜리 드라마 쓰는데
초죽음 돼, 피 말린다구!]

 

[선우 : ...알어.]

 

[태석 : 그 통증 버티면서, 하루 몇 십분도 제대로 못자면서...
너 김작가가 이번에 수정 본 거 스무 번 이상인 거 아냐?]


초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써내려 간 거 아니었어?
수정보는 건 일일히 대사 하나에,
씬들마다 구성을 뒤집고 엎고...
온갖 신경 곤두세워 보고 또 보고...
그 짓을 스무 번 이상 했다구?


[태석 : 그거 너 때문에 한 짓이야.
그저 그런 시나리오 갖곤 제작해달랄 수 없으니까.]


[선우 : ...형.]

 

[태석 : 사랑 안하면, 반년이라던 김작가... 지 목숨 저렇게 1년 더 안 붙잡았을거야, 사랑안하면!]

 

 

  병원서 말했던 반 년...
+내 옆에서 반 년...
+시나리오 때문에 반 년...
========================
그렇게 1년 반...

 

 

[태석 : 너도 곧 알게 될거야,
김작가가 왜 필사적으로
그 시나리오를 써서 제작하게 하려는지...]

 

[선우 : ...짐작은 가, 우리 얘기지?
...마지막에 여자가 죽는 결론은...]

 

[태석 : ...준비하려는 거지.]

 

[선우 : 그래서 내가 본능적으로 화난 거야.]

 

[태석 : 그래서 또 두 사람 한바탕 붙을거냐?]

 

[선우 : 응. ^^]

 

[태석 : -_-;;;
두 사람 싸우다 종칠래?
좀 애틋하게 살아!!! 얼마나 남았다고!!]

 

[선우 : 김작가가 원하는 방식이니까.]

 

[태석 : !!]

 

[선우 : 그런 거 까지 시나리오에 들어가있어?]

 

[태석 : ...최선우, 너 임마...]

 

[선우 : 알겠드라구, 언제부턴가 알겠드라구.]

 

[태석 : ...]

 

[선우 : 그래두 형한테 진짜 서운하다.
왜 나만 따시키냐?
형네 스탭들까지 다 봤다면서.]


태석형은 조용히 나한테 뻑큐!! 를 날렸다.


[선우 : -_-;;;]

 

[태석 : 또 보자-]


태석형 차가 떠나고 나서,
습관처럼 마녀가 누워있는 거실 베란다 통창 너머
마녀를 바라봤다.

늘 힘겹게 오르락 내리락하는 가슴이 미동이 없다!!!

 

급히 안으로 들어가 마녀의 가슴에 귀를 댔다.


[마녀 : (웅얼웅얼) 걱정마, 나 갈 때 되면 인사할테니까. 
짜증나게 굴지말구 저리 가요.]

 

[선우 : 휴우-]


겨우 숨 돌렸다.
그런데 잠깐!


[선우 : 이, 인사요? 뭐라구?]


마녀는 눈 뜨면서 얼굴을 찌푸린다.
또... 아픈가보다, 계속 진통제 맞으면서도.
나른한 표정이면서도, 말은 독설이다.


[마녀 : 인사가 뭐 별 거 있나? 안녕 그럴게.]

 

[선우 : 안..녕...?]

 

[마녀 : 어, '안녕'할게. (신경질적으로) 좀 떨어져요, 더워.]

 

[선우 : 어, 어...-_-;;]

 


#
잘 되는 놈들은 뭐도 잘 풀리는 모양이다.

 

오늘 신문엔 태석형이 득남한 소식과
현민이가 출연한 영화의 대박 소식이 실려있었다.


[선우 : (읽는) ...영화배우 이태석의 아기의 모습은
오늘 밤 12시 **연예프로에서 볼 수 있다.]

 

[마녀 : (매트에 누운 채로) 애기 이쁘겠다 ^^]


난 심드렁해서 신문을 저만치 던져버렸다.


[마녀 : 보고 싶다. 선우씨, 이따 그 프로 보자.^^]

 

[선우 : TV 화면 어지러워서 못보잖아요.]

 

[마녀 : 잠깐일텐데...]

 

[선우 : 몇 번 순서에 방송할지도 모르고..]

 

[마녀 : 그럼 선우씨가 녹화해놨다가 그 부분만 보여줘요.]

 

[선우 : 꼭 보고 싶어요?]

 

[마녀 : 응 ^^]

 

[선우 : 알았어요... 대신 아프다고 엄살부리기만 해봐라.]

 

[마녀 : ^^ ]


...다음 날, 어제 녹화해 둔 비디오 테잎으로
태석형 아기가 나오는 부분을 보여줬다.


[마녀 : ^0^ 와아~ 이쁘다, 이쁘다.]


저 여자... 언젠가 공원서 어린 아이한테
왜 태어났냐구 하던 엽기적인 사람 맞나?
많이, 정말 많이 약해졌다.
몸 뿐이 아니라 마음도...

 

마녀는 아예 TV 브라운 관에 손을 뻗어
아기를 만지듯이 어루만졌다.


[선우 : 칫- 우리가 낳음 저 놈보다 더 이쁠거에요.]

 

[마녀 : 왜 자꾸 질투해요? ^^]

 

[선우 : 우리도 애기 낳아요.]

 

[마녀 : 쿡-]


말 안되는 투정인 거 안다.


[마녀 : 선우씨 아기 좋아해요?]

 

[선우 : 그럼요~^^]

 

[마녀 : 그럼 나 떠나면, 선우씨 빨리 좋은 여자 만나서 결혼해.]

 

[선우 : 시러요. 자꾸 그런 소리 하지 마요, 듣기 싫어.]

 

[마녀 : ...선우씨가 결혼하면, 나 선우씨 딸로 태어날께.
그래서 우리 오래오래 같이 살자.^^]

 

[선우 : @.@ 말이 되요? 그게?]

 

[마녀 : 야사같은 황당한 책들 보면 그런 얘기 많아...
죽고나서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야겠는데,
아기 태어날 자리는
이미 다른 영혼들이 대기하고 있으니까...
현세에서의 자기 아들이나 딸한테
늦동이라도 낳게 해서
그 몸을 빌어 다시 태어난대요.]

 

[선우 : -_-;;;]

 

[마녀 : 그러니까... 밑져야 본전이잖아요.]

 

[선우 : 그래도...]

 

[마녀 : ^^ 나 선우씨 딸로 태어나면 많이많이 이뻐해줄거죠?]

 

[선우 : 아뇨, -_- 말 안들으면 맨날맨날 꼬집구 미오할거에요.^^]

 

[마녀 : ^^ 선우씨가 약속 안지키면, 희영이한테 갈거야.]

 

[선우 : 잉? 0.0 희영이요?]

 

[마녀 : 아뇨, 내 친구 희영이.]

 

[선우 : 아- 희영씨... 희영씨 말구 희영인 어때요?
걔 나 좋아한다구 고백까지 했는데.^^]

 

[마녀 : 시러... 희영인 분명히 모유도 안주고 분유만 줄거야.
자기가 안키우고 가정부한테 던져놓구
맨날 바깥으로만 돌거야.
철딱서니 없는 애 밑에서 크긴 시러.]

 

[선우 : -_-;;;]

 

[마녀 : 그러니까 빨리 결혼해요? ^^ 약속한거야?]


아...진짜, 그런 터무니없는 소릴...

 

또 새끼 손가락 걸고 약속하는 나도 미친놈이지.-_-;;;

 


#
바로 다음 날도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시나리오 작업이 끝나고
나는 어떻게든 다시 규칙적인 생활로 돌아가
마녀의 상태를 호전시키려 애썼다.

 

마녀가 깨기전에 다시 진통제 링겔을 갈고,
마녀를 살짝 흔들어 깨웠다.


[선우 : ...그만 일어나요...]


마녀가 눈을 떴다.

 

그런데...뭔가 이상하다!!
나를 보고 있지 않아.


[마녀 : ...선우씨?]

 

[선우 : 네.]

 

[마녀 : 거기 있어요?]


쿵- 가슴이 내려앉았다.

마녀의 손이 허공을 몇 번 젓더니
내 뺨에 닿았다.


[마녀 : (차분) ...이젠 선우씨도 안보이네.]


...울지말자, 울지말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툭 떨어졌다.

 

바.보. -_-;;;
당신을 알면서,
나 왜 이렇게 눈물 흔한 약한 남자가 됐는지 몰라..
당신하고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으려면 강해져야 되는데...


[마녀 : 울지마... 잘 알잖아, 이렇게 되는 거.]

 

[선우 : 그래도...]


시나리오 작업 끝내고
모든 것을 놓아버린 사람처럼 행동하더니...
왜 이렇게 쉽게 체념하는거에요? 응?
나보다 더 침착한 당신 보면
내가 미칠 거 같아...


[마녀 : 선우씨...]

 

[선우 : 네, 나 여깄어요.]

 

[마녀 : 통장에 돈 좀 있어요?]

 

[선우 : 그럼요, 많아요, 아주 많아요~=0=]


왜 갑자기 돈 얘기를 꺼내?


[마녀 : 그럼... 나 병원 좀 데려가주라.]

 

[선우 : 왜요?]

 

[마녀 : 눈만 이럴 거 아니잖아...
다른데 또 이상 생길거야...
그거 늦출 수 없나, 진찰 받아보게.]


당신도... 두려운 거지,
내 앞이라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하지만.


[선우 : 그래요, 그래요...]

 

[마녀 : 알죠? 나 안들리면... 그 땐 손바닥에 글씨 써요.
드라마에 나왔던 거 기억하죠?]

 

[선우 : ...응. T_T]

 

[마녀 : 그리구... 감각두 없어지면...
베여도 모르고, 불에 넣어도 모르니까...
선우씨가 항상 내 옆에서 지켜줘야 되요.]

 

[선우 : 알았어요, 그만해요. Y-Y]

 

[마녀 : 나 좀 더 누워있을래.]

 

[선우 : 그래요...]

 

[마녀 : 선우씨두 누워요...]


다시 마녀 옆에 누워서 마녀를 꼭 끌어안았다.

 

극약을 먹고 마지막을 기다리는 사람들 심정이 이럴까.

 

마녀의 손이
내 이마에서 눈으로, 코로, 뺨으로, 입술로...
세심하게 훑어내려갔다.


[마녀 : ...이제 선우씨도 못느끼게 되면 어떻하지... 그건 싫은데...]

 

[선우 : 그런 말 말아요..Y-Y]


내 입술을 어루만지는 마녀의 손에 키스했다.

마녀의 마른 입술이 내 입술에 다가와 닿았다.


[마녀 : 내일... 내가 깨지 않아도, 겁내지 마요.]


나는 마녀를 안고 있는 팔에 힘을 주었다.
사그러지는 그녀 생명의 불꽃을 붙잡고 싶은 나로선
이 부질없는 노력밖에 할 수 있는게 없으므로.

 

사랑해요, 사랑해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내 옆에 있어요.
지난 번에 빨래하면서 짜증낸 거,
나도 힘들다고 - 막 화 낸 거 미안해요.
다신 안그럴게요.
그러니까 포기하지 마요.
힘들어도, 안보여도, ....제발...제발...

 


#
홍소연씨와 담당의사가 소개해 준
근처 개인 병원을 찾아갔다.

 

행여나 더듬더듬거리지 않게
안아서 차 보조석에 태우고 안전밸트를 매줬다.


[마녀 : 밥 먹었어요?]

 

[선우 : 네.]

 

[마녀 : 그릇소리 안나던데?]

 

[선우 : -_-;;;]


사실은... 안먹었다, 챙겨먹기 귀찮아서.
마녀가 봐줄 때는 억지로라도 먹어야 했는데,
이젠 자취생보다 더 자주 끼니를 거른다.
마녀의 눈이 안보이기에 신경써야 할 부분이
두 배는 더 는것 같고..
그래서 금방 피곤하고 웬만한 건 귀찮고...


[선우 : 갔다 와서 먹을게요.]

 

[마녀 : ...응.]

 

[선우 : 출발해요...?]

 

[마녀 : (끄떡끄떡)]


서울서 받아 온 진단서를 제출하고,
조금 기다리니 금방 우리 차례가 온다.

개인병원이라지만 여러 의사가 여러 전문분야로 나뉘어
작은 중소기업 수준 정돈 되는 것 같다.

 

대기실을 왔다갔다 하는 간호사와 환자
몇몇이 나를 알아보는 것 같다.
모자를 깊이 눌러썼다.
행여 마녀와 떨어지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마녀는 몇 가지 검사를 받았다.
받는 내내 마녀의 한 손은 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의사 : (마녀에게) 잘 아시겠지만,
CT 촬영한다고 더이상 알 수 있는 건 없습니다.]

 

[마녀 : (끄떡끄떡)]

 

[선우 : 그럼... 언제 어디부터 진행될지도 알 수 없나요?]

 

[의사 : 네.  우리도 알아서 대처할 수 있게 알려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선우에게) 환자가 불안하지 않게 잘 다독이십시오.]

 

[마녀 : 선우씨, 잠깐만 나가있어 줄래요?]

 

[선우 : 네?]


검사 받으면서도 불안해서 내 손을 잡고 있더니,
탁- 내 손을 놓는다.


[마녀 : 의사 선생님한테 따로 여쭤볼 거 있어서 그래요.]

 

[선우 : 그래도...]


태도가 워낙 강경해서 일단 진료실을 나왔지만
그 짧은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대체 무엇을 물어보려고 하는 걸까.

 


#
돌아오는 차 안...


[선우 : 뭐 물어봤어요?]

 

[마녀 : 비밀이에요~ ^^]

 

[선우 : -_-;;;]

 

[마녀 : 선우씨, 그거 알아요? 
사람이 죽으면 곧바로 반듯하게 뉘어줘야 된대요.]

 

[선우 : ...]


아... 듣기 싫다.


[마녀 : 안그럼 죽었을 때 자세 그대로 굳어버려서
관 속에 넣으려면 거기에 맞춰
살과 뼈를 꺽어서 펴야 하거든요.]

 

[선우 : 그만해요!]

 

[마녀 : ...듣기 싫어도 들어요.]

 

[선우 : 하지 마요.]

 

[마녀 : ...내 소원두 안들을 거에요?]

 

[선우 : 소원요? 무슨 소원요?]

 

[마녀 : 들어줄거죠? ^^]

 

[선우 : 할 수 있는 거면.]

 

[마녀 : 당신이 태석씨나 현민이... 그리구 다른 사람들하구
좋아하는 술도 적당히 마시구 즐겁게 노는 거.
어머님, 아가씨하구 잘 지내는 거.
그거 보구 싶어, 소원야.]


...별 게 다 소원이다.


[선우 : ^^ 그럴게요. ]

 

[마녀 : 그리고... 나 떠나면 우리집하곤 연락 끊어요.]

 

[선우 : ...]

 

[마녀 : 당신 보면 울엄마아빠 맘 더 안좋을거야.
당신 나쁘다고 안하실거야, 그러니까...]

 

[선우 : 나두 소원 말해도 돼요?]

 

[마녀 : 응. ^^]

 

[선우 : 난요, 김작가님 자꾸 그런 소리 안했음 좋겠어요.]

 

[마녀 : ...]

 

[선우 : 안그래두 말하기두 힘들잖아요, 그만해요.]

 

[마녀 : ...그럼 나 잘까요? ^^]


차라리 그게 낫겠다.-_-

 

잠깐 차를 갓길에 세우고
뒷자석에 있는 담요를 잡아당겨
마녀의 상체에 덮어줬다.

보이지 않던 눈이지만 껌뻑껌뻑거리던
마녀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마녀 : 나 잘께...요...]

 

[선우 : 그래요...]

 

[마녀 : 자장가...틀어줘..]

 

[선우 : (테잎 넣고 작게 소리 맞춘다)]

 

[마녀 : 미안해... 선우씨 심심하게 혼자 운전해야겠다.]

 

[선우 : 괜찮아요.]

 

[마녀 : 좀...오래 잘게...]

 

[선우 : 그래요...]

 

[마녀 : 당신, 바보야.]

 

[선우 : ?]

 

[마녀 : ...1년 반동안 내 맘 반두 못가져갔지.
난 당신 맘 부스러기까지 싹 다 긁어왔는데.]

 

[선우 : ...^^;;;;]

 

[마녀 : 선우씨, 내 손 좀 잡아줘...]


마녀의 손을 잡았다.
새털같이 가볍게... 느껴지는 손...


[마녀 : ...안...녕. (잠들듯...)]

 

[선우 : !!]


그제서야, 그제서야!!
왜 마녀가 자꾸 말을 하려 했는지,
왜 내가 듣기 싫어하는 말도 억지로 들으라구 했는지...

 


***회상*************************************

[마녀 : (웅얼웅얼) 걱정마, 나 갈 때 되면 인사할테니까. 
짜증나게 굴지말구 저리 가요.]

 

[마녀 : 인사가 뭐 별 거 있나? 안녕 그럴게.]

 

[선우 : 안..녕...?]

 

[마녀 : 어, '안녕'할게. (신경질적으로) 좀 떨어져요, 더워.]
*********************************************


아니야!!! 아니야!!! 이건 아니야!!!
잠시 잠든 것 뿐이야-!!!


[선우 : 안돼요!! 안돼요!!! 김작가님!!!]


그래, 병원으로, 다시 병원에 가면!!
어떻게든 깨울 수 있을 거야!!

 

나는 정신없이 비명을 지르면서
옆차선으로 차를 돌렸다.
엑셀을 끝까지 밟았다.

 

얼마 가지 못해 속도를 이기지 못한 차는
살짝 흔들린 핸들의 방향으로 크게 돌아
도로 옆 나무와 정면으로 부딪치고
그대로 아래로 굴러 논에 처박히면서 에어백이 터지고,
나는 천장에 머리를 부딪치면서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허공으로 선 뒷바퀴만이 허무하게 빠르게 돌고 있었다....

 

 

 

 

 

 

 

 

 

<계속..................>

 

 

뱀발 : 음... 결말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