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 어렵게 한다고 대학교육이 정상화되나?

2007.01.04
조회78
기본적으로 입학보다 졸업을 어렵게 한다는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합니다.
하지만 대학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졸업을 어렵게 해봐야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떠넘겨진다는 것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대학은 취업양성소와 다름없습니다.
대학이 대학교육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취업학원으로 전락하고 있는 마당에 졸업요건을 어렵게 한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부담만 지우는 것입니다.
요즘 대학들을 보십시오.
전공공부에 몰두하는 학생이 몇이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도서관에 가면 고시교재, 자격증수험서, 영어, 상식 등 전공과는 상관없는 교재들로 넘쳐납니다.
졸업요건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대학교육 즉 전공교육과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인식됩니다.
만약 공인영어성적점수 커트라인이나 높이고 컴퓨터자격증 취득 등 취업대비용 실무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졸업요건 강화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마십시오.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겠다면 그건 대학이 아니라 취업학원입니다.
그 정도는 기능대학이나 전문대에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습니다.
뭐하러 4년동안 전공이랍시고 비싼 등록금내면서 학교를 다닙니까?
교육부장관님이 무슨 생각으로 졸업을 어렵게 하겠다고 밝히신건지 모르겠지만 죽도 밥도 아닌 졸속행정 펼치실거라면 아예 입다물고 가만히 있으세요.
우리나라 대학이 왜 세계경쟁력에서 뒤지는 줄 아십니까?
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 하나 배출하지 못하고 세계 100위 안에 드는 대학 만들어내지 못하는걸까요?
대학의 연구기능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대학은 진리탐구와 인성배양을 하는 곳입니다. 지성인이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요.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학은 그것과 거리가 멉니다.
워낙 교육열이 높은 나라라 대학은 무조건 가야겠다고 생각하니 대학은 어떻게든 가지만 정작 대학가면 딴전 피우게 되지요.
차라리 그럴 바엔 학부는 전공과 과를 없애고 인문계열, 사회계열, 자연계열, 공학계열 등으로 통폐합하고 정말 학문적인 연구를 할 사람들만 대학원에 진학시키는 시스템으로 바꾸세요.
그래서 학부과정에서는 다양한 교양과목과 실무과목 그리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 과목을 개설하여 기업과 학생들이 입맛에 맞추고 세부전공별로 공부할 사람은 대학원 기능을 강화하여 연구에 힘쓰도록 지원체제를 갖추십시오.
솔직히 대학이 취업학원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면 씁쓸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대학이 이렇게 시장과 기업에 휘둘려 취업을 많이 시키는 교수가 능력있는 교수고 상위기업 취업률이 높은 대학이 우수대학으로 인정받는 경우는 없습니다.
하바드, 예일, 옥스포드, 캠브리지 등 해외 유수의 대학이 학생들 취업못시켜서 안달복달하는 대학들인가요? 학생들 취업못했다고 학교명성이 떨어지는 대학들인가요?
무엇을 위한 대학인지, 누구를 위한 대학인지 한번 깊이 고민해보고 우리 대학교육에 절실하게 필요한 가치와 덕목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