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의 로맨스](36)혼자가 아닌 나

瓚禧200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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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혼자가 아닌 나





몇일동안의 방황탓인지... 아니면 이미 조금 단념이 되어서인지..기분은 한결 많이 나아졌다. 물론 은영이나 부모님께는 죄송했지만, 가끔은 세상을 등지고 혼자이고 싶을때도 있는 법이니깐..


올때처럼 홀가분한 차림으로 흔들리는 기차에 몸을 맡겨 차창밖을 쳐다보면서도 내 눈동자는 초점잃은것 마냥 정처없이 맴돌았다.


몇일만에 다시본 서울은 마치 별천지 같았다.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약간은 시골에서 막 상경한 처녀마냥 두리번 대며 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동안 먹은거라고는 술과 안주거리 밖에 없어서 인지 앉았다 일어나면 밀려오는 현기증으로 잠시 벽을 잡고 서있어야 할 정도로 내 몸은 많이 약해져 있었다.



터덜 터덜 작은 쪽 계단을 올라가자 은영이의 얼굴이 보였다. 은영이는 날 힐끔 쳐다보더니 봇물처럼 퍼붙기 시작했다.




“너 어디 갔다 온거야?! 핸드폰은 어쨌구! 어??! 그리고 하균씨가 그러던데 너 연우씨랑 헤어졌다며?!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지금은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아....”





난 은영이를 살짝 비켜 현관문을 열쇠로 열고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심상치 않은 내 분위기를 느꼈는지 은영이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아마도 오랜시간 내 곁을 지켜온 친구이기에 분위기 만으로도 내 기분을 다 알정도로 친해서 일지도 몰랐다.



은영이 한테는 약간 미안했지만, 현관 앞에 어정쩡 하게 서있는 은영이를 뒤로 한 채 난 침대에 누워 한껏 쪼그려 잠이 들었다. 애정결핍에 쌓인 아이처럼..그렇게 한껏 몸을 쪼그려 누워 잠이 들었다.


어렴풋이 눈을 떴을때는 내 뒤편의 따스한 느낌에 뒤를 돌아보았다. 은영인 나를 꼬옥 안고 내 등에 기대어 잠이들어 있었다. 뒤편에서 밀려오는 은영이의 숨소리와 체온이 얼어붙어 있던 내 가슴을 살며시 녹이는 기분이였다.



그날 저녁, 난 은영이와 또다시 허름한 선술집 앞에서 마주앉았다. 술도 마셔보면 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초록빛 소주병은 하나하나씩 늘어갔지만, 늘어갈수록 정신은 말똥말똥 해지는기분이였다. 빈병이 3개정도 머물렀을때, 은영이는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이젠 말해봐........”





가슴속에 응어리 졌던 말들, 그에 대해 차마 독한말은 못 하고, 이런 저런 상황만 대충 설명해야지 마음속으로 다짐했었으면서도, 막상 은영이에게 털어놓자니 또다시 억울하고 분한 감정들이 일어났다. 눈물 잔뜩 흘려대며, 차디찬 소주로 입을 축이며, 내 이야기를 했고, 은영이는 내 말이 끝날 때 까지 한마디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게 다야?!”


“..........”





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말에 은영이는 앞에 찰랑 차랑 차올라와있는 소주를 힘차게 원샷하더니 말없이 내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때로는 열마디 위로의 말보다 한 번의 행동에 더 감동받는 법이다.




내가 그랬다. 실컷 은영이의 품에 안겨서 울고 나니 이젠 더 이상의 미련도 슬픔도 없는 것 같았다.




“실컷 울어...그리고 잊어.....”


“흑흑흑흑....흑....”





그렇게 대성통곡 한건 오랜만인 것 같았다. 꺽꺽대며 한참을 울어대고 부운눈을 가지고 은영이와 어깨동무를 한 채로 언덕을 올라왔다.



그날밤 은영이와 간만에 서로 꼬옥 껴안고 자면서, 수학여행 온 것 같다며 키득대다 잠이 들었다. 그렇게 그날도 하루가 저물었다.



휴가 기간 내내 난 그에 대해 정리의 시간을 갖었다. 10일간의 휴가는 나에게 그래도 처음보다는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 주었고, 한결 나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10일로 1년여 남짓을 만났던, 결혼하고 싶었던, 사랑했던, 사람을 잊는다는 것은 확실히 무리였을것이다.



누군가가 그랬다.



사랑한 사람을 잊기위해서는 만난시간의 배 이상은 눈물로 지새워야 잊을수 있다고....



나도 그를 만난시간의 배가 지나면....그를.....그를 잊을수 있을까?............




오랜만에 출근하는날...나름대로 화사한 정장 투피스를 꺼내입고, 머리를 매만지고, 화장을 하면서도, 어떻게해서든 그에게 약한 모습만은 보이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 뿐이였다.





“그도 나처럼....힘들까?!.........”



나도 모르게 불현듯 중얼거리다 다시 머리를 매만지고, 조금은 일찍 출근길에 올라섰다.



너무 일찍 온 탓일까?! 부서안에는 김지영씨 혼자 이른 출근을 한 모양이였다.






“잘 다녀오셨어요?! 강대리님?!”


“네..덕분에요....”





점점 업무시간이 가까워져 올수록 내 가슴은 두망망이질 치고 있었다. 아마도 이제 곧 그를 볼수 있으리라는 작은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리라....그때...문을 열고 그가 들어왔다.





“팀장님, 안녕하세요?!”


“네! 지영씨도 좋은 하루네요!”


“네!”





그는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내 앞을 스쳐....지나갔다.





조금은 그도 힘들꺼라고, 사실은 그가 많이 힘들꺼라고 생각했다. 혹시 나처럼 매일 술에 취해 제 정신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헀다. 너무 많이 힘들어 죽음을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그건 모두 나의 기우였다.





그는 예전보다 좀더 깔끔한 모습으로 나타났고, 그는 더 스마트 해 보였으며, 그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듯 싶었다.




내가 예상했던 그 슬픔은 그의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었다.....



나는.... 그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였나 보다.




나도 모르게 두두둑 눈물이 흘러져 나와 재빨리 화장실로 뛰어들어가 눈물을 훔쳤다.




또다시...... 내 심장이 아려왔다.






★★★★★★★★★★★★★★★★★★★★★★★★★★★★★★★★★★★★★★★★★★



요즘 기분 상태 최악이예요.... 뭐랄까?! 맘에 안드는 사람이 나타나서 마음속에 미움이 잔뜩 들어있어요ㅠ.ㅠ)^


상당히 안좋은 현상인건 알지만...더 화가나는건.... 23살이나 먹어서 애처럼 꽁해있는 제 자신이랍니다. 항상 마음을 넓게 가져야지..그런일로 꽁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소심한 성격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저의 정체성에 대해 상당히 도전적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게 요즘 최대의 고민입니다.



물론 그것때문과 다른 이유 때문에 피해버릴려고 준비중이지만..왠지 도망자가 되어버리는 듯 한 기분은 떨쳐버릴수가 없네요...



어쨌든 뭐...나아지겠지요....



오늘은 토요일입니다. 다들 주말 계획은 잘 세우고 계세요?!


전 오늘 약속에 묻히는 날입니다. 다이어트 하기로 해놓고...맨날 이렇게 먹어만 대니 약간 걱정스럽기도 하네요...에휴~


다들 좋은 주말 되시구요! 전 또 글을 쓰러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