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겁이 난다...

슬픈녀2004.08.23
조회1,051

얼마전에 이쁘고 건강한 왕자를 낳았다...

 

아기를 낳음과 동시에 우리 부부는 백수가 되었다.

 

신랑도.... 나도.... 둘다 서로를 위로 한다... 위로 아닌 위로...

 

혼자서 다짐을 한다. 저렇게 이쁜 아기를 낳았는데 세상이 뭐가 무섭냐!...

 

뭐든지 할수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이 앞선다...

 

난 출산휴가를 받은건지 아님 무작정 기다리는건지 모르겠다...

 

연락 주겠단 말만 듣고 있다... 그래도 자존심이 남았는지 회사에 사정하진 않았다.

 

배가 덜 고픈지도 모르겠다.

 

신랑도 고생고생 했지 좋은소리 못들었다...

 

신랑은 미련이 많이 남는듯하다... 밀린 봉급도 있다...

 

불경기, 불경기, 불경기.... 하더니 우리 가족이 ........

 

결혼 2년차가 되간다. 내 직장 내가 결혼전부터 정말 열심히 다녔고,

 

어느정도 인정도 받았던 나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이렇게 됐다...

 

눈물이 난다...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선다...

 

산후우울증도 온듯하다... 지금도 아기가 자다 맘마 달라고 울어서 맘마를 주고....

 

잠이 오질 않아서 속이 너무 답답해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하소연을 한다.

 

여러가지 생각을 한다. 장사를 해볼까도 생각을 하고, 취직생각도 한다.

 

근데, 지금당장 아기를 낳은지 삼칠일도 안되서 이런저런 고민에 빠지니 눈물만 나려고 한다.

 

오늘따라 아이가 순하다... 차라리 울고 보챈다면 이런 잡념이 없었을텐데...

 

귀찮다... 아이 보러오는 시모도 싫다... 와서 손하나 까딱 않고, 아이만 안고 있다 간다...

 

미역국도 끓여주고, 산후조리 뒷받침 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우리 엄마랑 언니만 죽어난다... 아이 손탄다고 안아주지 말라고 하면서 자긴 자고 있는 아이도

 

깨워서 안고 앉았다 간다...

 

울 언니가 차려주는 밥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그렇게 우아하게 있다간다...

 

정말 싫다... 내 침대에 앉아서 아이를 안고 있다 간다...

 

왜 갑자기 화살이 시모에게로 갔는지 모르겠다...

 

마음이 정리가 되질 않는다... 가만히 앉아있으면 눈물만 난다.

 

엄마랑 언니는 아무걱정 말고, 몸이나 추스리라고 하지만 난 많이 두렵다...

 

세상에 우리세식구 알몸으로 떨어진 기분이다...

 

참 사는게 겁이난다... 사는게 두렵다....

 

울지 말아야지... 이게 산후우울증 이구나.... 이겨내야지.... 하면서도 운다...

 

가만히 있으면 미칠것 같다... 당장이야 굶진 않겠지만 어떻게든 살겠지만 ....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게 너무 싫다...

 

혼자서 중얼중얼.... 대다가 글로 옮기려니 더욱더 설움만 앞선다...

 

신랑도 안쓰럽고, 여러가지로 복잡하다...

 

게시판 오랫만에 왔는데 이렇게 하소연만 하다 갑니다...